오늘의 악마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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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오메
작품등록일 :
2017.07.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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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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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2.2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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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Phase 10. 1+1=1 - 3

DUMMY

“굳이 들어가시지 않는 게 좋으실 겁니다.”


현재 부대를 책임지고 있는 한진영 대위의 말에 정민은 눈을 찌푸렸다. 상급자의 명령에 반항해서가 아니라, 상급자의 명령에 반항을 해서라도 막아내야 할 만큼 길태건 상사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정확한 상태를 알고 싶군.”

“...알겠습니다.”


한진영은 크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 사건 이후로 관사에서 나온 적이 없습니다. 그냥 연락이 되는 후배들 중 아무나 붙잡고 술을 사오라고 시키는 게 전부입니다. 문밖까지 술 냄새가 풍길 정도입니다.”

“그 정도인가...”

“저도 그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습니다. 저라고 그 기억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저마저 쓰러지면 이 부대는 정말...”

“괜찮아. 대위. 넌 최선을 다하고 있어.”


정민은 조용히 그의 입에 담배를 물려주었다. 진영이 조금 진정하자, 그는 본격적으로 길태건 상사에 대한 것을 물어보았다.


“평소에 그는 어떤 사람이었나?”

“살가운 분이셨습니다. 우락부락한 인상과는 다르게 상당히 속이 깊고 정이 많으신 분입니다. 그래서 간부들은 물론이고 병사들 사이에서도 인망이 두터우셨습니다. 저희 중대가 그동안 아무런 사고가 없었던 건 다 그분 덕택입니다.”

“군인으로서는 어떻지?”

“전투에 관한 것이라면 제가 아는 한 최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르는 게 없으셨죠. 경험도 풍부하신 만큼 임기응변도 뛰어나셔서 저희 중대가 사단급 훈련에서 몇 차례 최정예중대로 뽑히기도 했었습니다.”

“중화기의 달인이라고 들었는데, 직접 본 소감은 어떤가?”

“그분의 중화기 사격술은 정말 예술이었죠. 박격포면 박격포, 기관총이면 기관총, 못 다루는 총기가 없었습니다.”

“가족들은?”

“몇 달 전에 이혼했었습니다. 그분과는 연락이 되지 않고요. 자식은 없습니다. 부모님들께는... 연락드리지 않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군. 잘했어.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야.”


간단한 질문을 마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시겠습니까?”

“뭐, 용무가 있어서 왔으니 한번 말은 꺼내봐야 하지 않겠나. 관사가 어디 있는지만 말해줘.”

“제가 직접...”

“됐어. 여기서부터는 군 기밀사항이야. 이해해주길 바라네.”

“...알겠습니다.”


그는 길태건 상사의 방 위치를 알려주었다.


“만약 상사님이 정신을 차리시면... 다른 곳으로 가시는 겁니까?”

“글쎄... 그건 그의 선택이겠지. 난 강요는 하지 않을 거야. 어디까지나 제안이니까. 만약 그가 나를 따라온다고 하면 자네가 좀 힘들어지겠군.”

“괜찮습니다. 차라리 그쪽이 더 좋습니다.”

“......”


그는 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분을 인간으로서, 군인으로서 존경하며 지냈습니다. 그 사람이 다시 평소대로,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해주시는 분으로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곳이 꼭 여기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보겠네.”


정민과 지희는 길태건 상사의 관사로 향했다.


“상태가 심각한 모양입니다.”

“그래... 예상은 했지만 훨씬 더 안 좋은 모양이군. 첫 관문부터 이 모양인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군인으로서는 실격이군요.”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리는 군인이기 전에 인간이야.”


그들은 길태건의 방 앞에 도착했다. 한진영 대위의 말대로 문밖까지 술 냄새가 나고 있었다. 지독한 알코올 냄새에 이주희 중위는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코를 막았다.


“윽...”

“길태건 상사, 얘기 좀 합시다.”


정민은 선물로 가져온 건강 음료를 내려놓고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굳게 닫힌 문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몇 차례 더 두드려 봤지만 소용없었다.


“돌아가시죠, 중대장님. 안 될 거 같습니다.”

“길태건 상사! 나 3대대 한정민 대위입니다. 지금은 소령이 됐습니다만 그쪽 이름을 더 많이 썼으니 그쪽이 더 익숙하겠죠. 할 말이 있어서 왔습니다.”

“중대장님...”


주희가 그를 말렸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태건을 향해 말했다.


“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용건을 말하겠습니다! 내가 이번에 참모총장님 명령으로 새로 팀을 하나 짜게 됐습니다! 그 팀에 당신이 필요합니다! 그 팀의 목적은! 저번 사건의 원흉인 신정지회의 잔당들을 완전히 뿌리 뽑고, 또한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는 특별수사팀입니다!”

“......”


신정지회의 일까지 말해봤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이대로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그는 길태건이 원래대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었던 한진영의 말을 떠올렸다.


“강요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군에 입대해서, 그 악마들과 싸운 이유는 무엇입니까! 또 당신이 이토록 절망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가능성을 제시할 뿐! 이대로 술에 빠져서 평생을 후회와 절망 속에서 지낼 것인가! 자신과 같은 사람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군인으로 돌아와 최전방에서 싸울 것인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중대장님...”

“...음료수는 앞에 두고 가겠습니다. 술 대신에 드시죠.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 겁니다.”


그들은 관사를 나왔다. 대성이 차량 손잡이에 발을 올리고 기대어 앉아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민과 지희는 차에 올라탔다.


“어땠습니까?”

“최악이야.”

“예상대로군요.”

“재기할 수 있기를 바라야지. 다음으로 가지.”

“기계화사단입니까?”

“그래.”


그들은 다음으로 한상봉 준위를 만나기 위해 수도기계화사단으로 향했다.




“지금 시간이면 정비대에 있겠군. 뭐, 항상 거기에 있지만.”

“거기에서 주로 무엇을 합니까?”

“기름칠하고 살지. 매일 뭔가 만들기는 하는데, 성공하는 건 10개 중에 하나 정도야.”


정민은 한숨을 푹 쉬었다.


“...뭐, 술 냄새보다야 기름 냄새가 낫겠지.”

“뭐?”

“아니, 아닙니다. 만나볼 수 있겠습니까.”


수도기계화사단 정비대대 대대장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정민을 째려봤다.


“그거야 어렵지 않지만... 수도방위사단에서 무슨 볼일이지?”

“하하하, 별 일 아닙니다.”


정민은 사람 좋은 웃음으로 대충 얼버무렸다. 고작 중령에게 군사 기밀을 말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영 아니꼬웠지만, 그들이 본부에서 가져온 명령서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시켜 그들을 정비대로 안내했다.

정비대 안은 기계 소리와 철 두드리는 소리로 온통 시끄러웠다. 안내를 맡은 소위가 복잡한 정비대 내부를 이리저리 헤집고 들어갔다. 정민과 지희가 끙끙거리며 도착한 그곳에 한상봉 준위가 보호장비를 입고 열심히 납땜을 하고 있었다.


“한상봉 준위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

“한상봉 준위님!”


소위의 큰 소리에 놀란 한상봉이 인두기를 그만 놓쳐버렸다. 불꽃이 이리저리 사방으로 튀었다. 주위가 한동안 소란스러워졌다가 이내 잠잠해졌다.


“아이고, 깜짝이야... 소대장님, 갑자기 놀래키시면 어떻게 합니까.”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 제게 말입니까?”


그는 방진 마스크와 고글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30대를 바라보고 있는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는 천진난만한 얼굴이 드러났다. 거기에 조금 작은 신장까지 어우러져서 잘 쳐주면 10대로도 봐줄 수 있을 만 했다. 그들은 이미 사진으로 봤었지만 이렇게 실물로 보고 나니 귀엽다,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크흠, 수도방위사단의 한정민 소령입니다.”


한상봉 준위는 자세를 바로 하고 거수경례를 붙였다.


“맹호! 어이구, 수도방위사단에서 제게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실력 좋은 정비사라고 들어서 직접 와봤습니다.”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그는 그를 안내한 소위를 보며 말했다.


“자네는 그만 돌아가게.”

“네, 알겠습니다. 맹호!”

“그래.”


소위가 자리를 떠나자 정민은 상봉을 조용한 장소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자신이 이곳에 온 목적을 설명해주었다.


“...그래서 준위님이 제 팀에 와주셨으면 합니다.”

“흠... 특별수사팀이라... 거기서 제가 정확히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 겁니까?”

“저희들이 작전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장비들을 공급해주시면 됩니다. 방금 만들고 계시던 신형 DT 중화장치 같은 것 말이죠.”

“오, 알아보셨군요!”


정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뭐, 옆에 내장을 드러내고 누워있던 것이 수도방위사단에서 많이 보던 물건이니 말입니다. 구조부터 다 뜯어내고 내부를 보강하고 계시던 것 같은데.”

“이야, 꽤 눈썰미가 있으십니다. 제가 DT 중화장치를 꽤 소형화하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서 말입니다. 여전히 이 장치를 운반하려면 전용 차량이 필요하죠. 이번엔 이 녀석을 사람이 들고 운반할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볍게 만들 계획입니다.”

“진전이 어느 정도 있으십니까?”

“거의 완성되긴 했습니다만, 아직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아무래도 크기가 줄어들다 보니 출력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요. 아직 멀었습니다.”

“그렇습니까... 뭐, 시간문제겠지요. 수도기계화사단의 미다스가 직접 만들고 있으니.”

“하하하! 과찬이십니다.”


정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희 팀에 오시면 그동안 만드신 장비들을 전부 시험해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것도 최전방에서 말이죠. 듣자하니 너무 위험하거나 실용성이 떨어져서 폐기된 작품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

“제안은 천천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당장 급한 문제는 아니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정민과 상봉은 서로 거수경례를 하며 헤어졌다. 이제 남은 인원은 한명 뿐이었다.


작가의말


분명 등록 버튼을 누르고 잤는데... 업데이트가 안 되어 있군요. 신기해라.


등장인물 소개 2탄입니다... 다다음편까지는 이럴 거 같군요.


추천과 선작, 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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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6 18.03.22 182 4 10쪽
114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5 18.03.19 98 2 8쪽
113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4 18.03.16 144 3 10쪽
112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3 18.03.15 116 2 7쪽
111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2 18.03.13 97 3 9쪽
110 Phase 11. 약은 약사에게, 악마는 악마사냥꾼에게 - 1 18.03.12 127 3 12쪽
109 Phase 10. 1+1=1 - 9 18.03.09 131 2 10쪽
108 Phase 10. 1+1=1 - 8 18.03.07 115 3 8쪽
107 Phase 10. 1+1=1 - 7 18.03.05 153 3 15쪽
106 Phase 10. 1+1=1 - 6 18.03.04 127 3 13쪽
105 Phase 10. 1+1=1 - 5 18.03.02 108 2 15쪽
104 Phase 10. 1+1=1 - 4 18.03.02 155 2 9쪽
» Phase 10. 1+1=1 - 3 18.02.28 142 1 10쪽
102 Phase 10. 1+1=1 - 2 18.02.26 132 3 9쪽
101 Phase 10. 1+1=1 - 1 +1 18.02.25 135 3 9쪽
100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3 18.02.23 129 3 15쪽
99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2 +2 18.02.18 265 7 7쪽
98 Phase 9. 큰일은 한꺼번에 해결하는 게 좋다 - 1 +1 18.02.18 164 7 12쪽
97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2 18.02.17 154 8 16쪽
96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1 18.02.15 128 7 13쪽
95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20 18.02.14 157 7 10쪽
94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9 18.02.11 132 5 10쪽
93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8 18.02.11 305 5 13쪽
92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7 18.02.07 187 5 8쪽
91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6 18.02.03 138 6 8쪽
90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5 18.01.31 138 4 9쪽
89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4 18.01.28 157 6 7쪽
88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3 18.01.25 155 7 12쪽
87 Phase 8. 누구를 위하여 문은 열리나 - 12 18.01.21 225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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