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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공이(firing 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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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클랭지
작품등록일 :
2017.07.07 18:21
최근연재일 :
2017.10.20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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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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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0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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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8-6. Take me home

DUMMY

8-6



한 명이 차의 보닛을 밟고 뛰어 올랐다. 그리고 벌처럼 쇄도하여 영우 앞에 서있는 사내의 목을 도끼로 찍었다. 무리가 스물은 족히 되어 보였다.


"기습이다!"


'촹촹촹'하고 마치 꽹가리 같은 종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렸다. 기습에 대비는 잘 되어있는 듯, 건물 안쪽에서 어느새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나왔다. 영우들이 일으킨 한바탕 소동으로 인해 이미 경계가 강화된 탓도 있었다. 일중과 영우, 지수마저 거센 함성과 기세에 눌려 차를 등지고 주저앉아 꼼짝 못하고 있었다. 상대방을 확실하게 죽이려는 살기와 광기. 구역에서의 살기위한 발버둥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것은 전쟁이었다.


문규의 패거리가 결집되자 굉장한 숫자가 모였다. 최소 백 명은 넘어 보인다. 각자 무기는 다르지만 동일하게 국군 야전상의를 입고 모여 있는 것을 보니, 오합지졸이어도 꽤 그럴 듯해 보였다. 급습에 성공할 줄 알았던 상대편은 상황이 교착상태가 되자, 더 진입을 못하고 무기만 어설프게 휘둘러댔다. 그래도 선뜻 물러나지는 않고 있었는데, 뒤쪽에서 강렬한 화염이 뻗어 나와 문규의 패거리 두어 명을 덮쳤다.


"으아악!"


"불귀신이다! 아영이 불러!"


"불귀신? 촌스럽게."


냉랭한 목소리와 함께 긴 흑발을 날리며 여자 한명이 앞으로 무리 앞으로 나왔다. 그리고 바로 손을 뻗어 앞을 가리키자 지름이 30센티미터는 되어 보이는 큰 불기둥이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화염은 빠르게 여자 앞에 머뭇거리고 있던 세 사람을 집어삼켰다.


"아악! 으악! 살려줘!"


끔찍한 광경에 수비건 공격이건 모두 질려서 가까이 가질 못하고 있었다. 영우일행도 상상을 초월한 일이 벌어지자 눈만 끔뻑였다. 그 때, 불에 타 팔다리를 마구 휘두르는 사람들에게 사람 키만 한 물 한 덩이가 부어졌다. '촤아악' 소리와 함께 몸에 붙은 불이 꺼지고, 그 사이 정신을 잃은 사람들을 뒤로 끌어당겼다.


"사람 죽이는 게 전보다 더 서슴없어 졌네요."


차분하고 온유한 목소리가 문규 패거리에서 나왔다. 영우일행이 아는 목소리였다. 불귀신이라 불린 여자는 손을 뻗어 목소리가 흘러나온 방향으로 화염을 쏘았다. 그러자 사람들이 반으로 갈리며 물기둥이 세차게 뻗어 화염에 맞섰다. 3초간 화염과 물기동이 맞서다 거두어지고, 문규의 무리 사이로 영우일행에게 빵을 먹여주던 성아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둘 다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는 것이 방금 전 힘깨나 쏟아낸 듯 했다. 문규의 무리 뒤에서 돌멩이가 불귀신을 향해 날라 오자 불귀신 옆에 있던 남자가 여자를 감쌌다. 돌멩이는 남자의 어깨를 치고 떨어졌다. 소중한 능력자다 보니 전담 보디가드가 있을 법 하다. 아마도 물을 만들어 내는 성아영에게도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 이다.


대치는 길지 않았다. 기습이 실패한 시점에서 압도적으로 사람이 부족한 공격 측이 불리하다. 불귀신여자는 몇 초간 성아영을 노려보더니 무리를 이끌고 신속하게 물러났다.


모여 있는 사람들만 130여명은 된다. 지수는 벌레 씹은 얼굴로 땅바닥에 주저앉아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을 노려봤다. 다행히도 자신들을 별로 공격할 뜻은 없어 보였다. 멀리서 문규가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지시하면서 다가온다. 화살에 목이 뚫려 죽은 남자의 시체에 이르러선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부릅뜬 눈을 감겨줬다.


“리더쉽도 있고, 능력도 좋은 사람이었는데...”


고개를 숙이고 묵념을 하자, 주위 사람들도 따라서 고개를 숙였다. 1분정도 묵념 후, 일어선 뮨규는 일중을 향해 몸을 돌렸다. 일중과 영우, 지수도 엉거주춤 일어섰다.


“내일 풀어준다 했잖습니까. 왜 몰래 나왔습니까?”


마치 아끼던 부하가 죽은 것이 영우일행 탓인 양, 강한 어조였다. 일중은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한편으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우린 당신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모릅니다. 그런 식으로 가둬놨는데,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고 가만히 있겠어요?”


문규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신들이 다음으로 수신기를 전달하려는 무리들이 바로 저들입니다. 우리 의도는 순수하게 여러분들을 강원도 바깥에 인도하는 것입니다.”


일중이 손바닥으로 차의 옆문을 ‘탕’ 하고 쳤다.


“배터리는 방전에 차 연료는 다 빼놓고, 지금 그걸 믿으라고 하는 소린가요?”


문규는 일중에게 시선을 고정한 체 차의 앞쪽으로 서서히 걸어갔다.


“저 흉악한 사람들에 의해 오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공격과 수비는 언제든 바뀔 수 있지요. 이만한 무리들을 이끌고 있는데, 가만히 지키고만 있을 셈입니까?”


일중이 이죽거리자, 문규는 갑자기 ‘아하하’ 하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몇 초간 쉬지 않고 웃음소리를 내던 문규는 미소와 함께 일중을 비롯한 일행을 돌아가며 눈을 마주쳤다.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설마 그럴 리가? 강원도는 도적들에게 관대하지 않습니다.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겠지요.”


‘행세는 도시사인데, 하는 소리는 어디 장군 같군.’ 하고 일중은 생각했다. 나름 도지사다운 품위를 조금 걷어 올린 문규는 예리하게 눈을 빛냈다.


“오늘 꽤 특이한 것들을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화제를 돌리는 문규의 말에 세 명의 고개가 멈칫했다. 일중은 빠르게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네, 뭐... 사람들이 그렇게 잔인해질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지요. 한정된 물자,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더 좋은 선택도 있지 않을까요?”


뻔 한말. 의미 없는 대화를 하며 문규는 차 앞쪽에서 일행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뒷짐을 지고 한가롭게 돌아서더니 얼굴에서 미소를 지웠다.


“불을 내뿜는 저쪽 여성. 물을 내뿜은 우리 아영양. 모두 잘 봤을 겁니다.”


이번엔 일중이 ‘아하하’ 하고 괜히 가볍게 웃었다.


“놀랍더군요. 세상에 그런 일이? 방송국이 아직 있다면, 분명 엄청 매스컴을 탓을 것 같아요. 아, 그렇지. 아직 언론기능을 하고 있는 곳을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 쪽에...”


“옆에 있는 영우라는 친구도 제법 대단한 능력이 있나 보더군요.”


문규가 말을 잘랐다. 일중은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대화의 주도권이 완전히 문규에게로 넘어갔다. 안 좋은 예감이 든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네요.”


그때, 문규 옆으로 네 명의 남자가 머리에 붕대를 두르고 지수를 노려보며 다가왔다. 탈출할 때, 부득이하게 때려눕힌 사람들이었다.


“이제 우리는 바로 저쪽 도적들을 공격하기 위해 출발할 겁니다.”


일중은 다급해졌다.


“그렇군요. 너무 성급하지 않나요? 왠지 대비하고 있을 것 같은데.”


문규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


“괜찮습니다. 저 도적놈들도 꼼짝 못할 강력한 아군이 생겼거든요.”


이쯤해서는 일중도 도저히 웃을 수가 없었다.


“어린애 한명이 큰 도움이 되겠습니까?”


가만히 듣던 영우와 지수도 흘러가는 상황을 이해하고 소리쳤다.


“누가 갈 것 같아요?”


“개소리 하고 앉았네! 뒤질려면 혼자 죽어, 애먼 사람 붙들지 말고!”


문규가 눈짓을 하자, 두 명씩 지수와 일중에게 달려들어 붙들었다. 영우가 놀라 손을 내뻗으려는데 문규의 외침에 멈칫했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마! 네가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수가 자신을 붙든 남자의 손을 콱 물어뜯었다. ‘아악!’ 하는 비명소리가 높게 울렸다. 옆에 있던 사람이 급히 전기 충격기로 지수를 기절시켰다. 부들거리며 축 늘어지는 지수를 보고, 영우는 섣불리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문규가 말투를 바꿔 음성을 낮게 깔아 으르렁거렸다.


“허튼 짓 말고, 내말 잘 들어. 순순히 협력하면 무사히 보내준다.”


그러더니 일중과 늘어진 지수를 붙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손짓을 했다. 강제로 건물 안쪽으로 옮기자 일중도 폭발해서는 소리쳤다.


“야이, 위선자야! 공기관이랍시고 하는 짓은 강도랑 다를 게 뭐냐! 도지사가 협박해도 되는 거야!”


문규는 쳐다보지도 않고 ‘엣헴’ 하고 헛기침 하며 말했다.


“비상시에는 강제징집을 해야 전쟁도 치를 수 있지 않겠소. 그러려니 하세요.”


건물 안으로 끌려가며 일중은 울상을 지으며 연신 소리쳤다.


“영우야,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건물 안에 두 명을 데리고 모습을 감추자 소리도 잦아들었다. 어쩔 줄 몰라 당황하고 있는 영우에게 문규가 다가와 친근하게 어깨를 툭 쳤다.


“자, 이제 작전을 세워서 가야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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