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제국3:성전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2in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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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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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8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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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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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진실들(4)

DUMMY

백의제국 3.65 - 진실들(4)




제국 46년 9월 2일 오후 3시 대한제국 식민지 제2구역 수도 고치


-콰앙!


이기붕의 개인 집무실의 문이 박력있게 열렸다. 이기붕은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태연하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하지만 그는 그 다음 대사를 외칠 수 없었다. 그의 앞에는 제복을 입고 있는 황태자가 서 있었다. 황태자의 두 눈에서는 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황태자의 뒤에는 2구역 경비대장인 윤정호가 서 있었다.


"소장님께서 그런 분이셨다니... 실망이 큽니다. 어서 체포해라!"


윤정호의 명령에 대기하고 있던 헌병들이 걸어들어와 이기붕의 양 팔을 꽈악 잡았다. 보통 악력이 아니었다. 그때 황태자가 손을 들자 헌병들이 그를 놓고 뒤로 물러났다. 황태자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고, 이기붕은 두려움에 가득찬 두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기붕의 두 동공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마침내 이기붕은 창틀까지 몰렸다. 황태자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곤봉을 뽑았다.


"이승만의 최측근이면서 각종 비리를 저질렀다. 부정하나? 이승만이 여러 회사의 주요 기술을 빼돌릴 때 자네를 거쳤고, 자네는 묵인했지. 부정하나? 자네는 2구역에서 걷어들인 세금의 일부를 자금으로 빼돌렸다. 부정하나? 자네는 이승만이 2구역에서 한국인과 비슷한 외모의 왜인들을 데려가도록 허용했다. 부정하나?"


이기붕은 달리 할 말이 없었다. 그가 말한 모든 것이 사실이었다. 황태자는 손에 쥐고 있던 곤봉을 휘둘렀다. 이기붕의 오른팔이 곤봉에 맞으면서 그는 그대로 쓰러졌다. 황태자는 다시 곤봉을 허리춤에 꽂아넣고 헌병들을 불렀다. 헌병들은 쓰러진 이기붕을 붙잡고 밖으로 질질 끌고 갔다.


"전하."


윤정호가 돌아가려던 그를 불렀다. 황태자는 뒤로 돌아 그를 바라보았다.


"이기붕이가 갔으니 소장은 누가 됩니까?"


"구역에 경비대장만 있으면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반면 소장만 있어도 구역은 잘 돌아갑니다. 자네가 2구역의 임시 소장을 맡아주십시오. 듣기로는 대장님의 행정 처리 능력도 뛰어나다고 하더군요. 만약 2구역 임시 소장 역할을 잘해주신다면 정식 소장이 되실 수 있도록 힘 써볼 수 있습니다."


2구역 소장이라는 말에 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의 평생 소원이 한 식민지를 운영해 보는 권력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황태자는 윤정호에게 살짝 머리 숙여 인사하고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 윤정호는 하하하 웃으며 집무실 책상에 놓여 있던 이기붕의 명패를 쓰레기 통에 집어던졌다.



같은 시각 대한제국 수도 서울 주한미국 대사관



"이게 무슨 짓 입니까!"


미 대사인 톰 에드먼드가 대사관을 포위한 친위병들을 손가락질하며 홍석천에게 소리쳤다. 그러자 홍석천은 검은 제복모를 벗었다. 그 순간 햇빛이 그의 민들민들한 머리에 반사되어 그의 두 눈을 공격했다. 톰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대한제국의 황제 폐하를 대신하여 황실 친위대장 홍석천이 고한다. 오늘부로 주한미국 대사관은 봉쇄 되며 통행 시에는 황제 폐하의 허락을 반드시 맡아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시에 교도소로 이송될 것이다."


통역관이 영어로 그에게 통역을 해주자 톰이 소리쳤다.


"지금 이게 무얼 의미하는 지 아십니까? 정녕 대한제국은 우리 미합중국을 적으로 돌리려는 겁니까!"


통역을 받은 홍석천은 피식 웃으며 제복모를 재착용한 후 팔짱을 낀 채 말했다.


"미국은 악 그 자체입니다. 미국의 역사는 침략과 폭력의 역사라고 할 수 있죠. 미국인들은 그 습성을 버리지 못할 것이며 어떠한 형태로든 제국주의를 실현시키려 할 겁니다. 당신이 그 대표적인 예 입니다."


"그럼 당신들은 선하다?"


홍석천이 그의 말을 듣더니 콧방귀를 꼈다. 톰은 발끈하여 주먹을 꽈악 쥐었다.


"우린 선하도, 악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뭐, 미국이 대놓고 아국과 전쟁하겠다고 달려들 마음이 없었다면 일이 이렇게 번지지 않았을 것 입니다. 허나 미국은 그리하기로 선택했고, 우리는 우리의 이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 뿐 입니다. 대한제국은 당한 것 이상으로 되갚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미국 침략자들을 신성한 아메리카 땅에서 몰아내어 원주민들에게 평화를 가져다줄 수도 있겠군요?"


그는 그 말을 끝으로 뒤로 돌았다. 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큰소리를 쳤으나 친위병들이 그들에게 총구를 겨누자 꼬리를 내리고 즉시 안으로 들어갔다.

미국 대사관에 대한 소식은 즉시 전세계에 퍼져나갔다. 이 소식을 먼저 들은 루즈벨트 대통령과 아돌프 히틀러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미국의 힘을 잘 알고 있을 대한제국이 이렇게 나온다는 것에 당황스러워 했고, 히틀러는 미국과 전쟁을 피해야 한다고 했던 대한제국이 미국과 전쟁하려는 태도로 나와 당황스러워 했다. 반면 스탈린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위기가 끝날 때까지 소련과 미국은 상호협력 관계이며, 지금 대한제국은 미국을 자극했으니 말이다.



제국 46년 9월 10일 오후 4시 30분 대한제국 수도 서울 00종합병원



이나현이 서서히 눈을 떴다. 기분 나쁜 중환자실 특유의 냄새와 톡톡거리는 링겔액 떨어지는 소리, 중환자들의 기분 나쁜 신음 소리가 그녀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곧이어 그녀는 어머니들만 느낄 수 있는 감각을 느꼈다. 그녀는 천천히 목을 움직여보려 했다. 목이 너무 뻐근했다. 어느 정도 이상으로 돌리기 시작하면 목이 아팠다. 그녀는 눈동자를 굴려보았다. 그녀의 하나 뿐인 사랑스러운 딸, 이예린이 침대에 엎드린 채 세상물정 모른채 쿨쿨 자고 있었다. 팔을 움직여보려 했으나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녀의 팔은 철저히 고정되어 있었다.


"엄마?"


인기척을 느낀 이예린이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녀는 딸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이예린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오오! 일어나셨어!"


"의사! 여기 일어났어!"


이나현이 정신을 차린 걸 본 다른 환자들이 기뻐하며 의사를 불렀다. 의사는 즉시 이나현에게 달려왔고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나현의 몸은 엉망진창이었으나 눈빛에서 강력한 힘이 느껴지고 있었다.


"제 몸 상태는 어떤가요?"


그녀는 또박또박 말했다. 의사는 진찰표 몇 장을 넘긴 후 그녀와 진찰표를 번갈아가며 보았다. 그녀가 어서 말하라고 하자 의사가 헛기침을 한 번 하고 읊기 시작했다.


"자동차가 살렸습니다. 많은 돈이 들어간 자동차가 트럭을 상대로 그정도나 버텼으니... 우선 양 어깨는 탈골 되고 근육이 손상 되었습니다. 탈골된 건 끼웠으나 파손된 근육이 회복하는 데에 시간이 걸립니다. 목 쪽의 근육도 조금 손상 되었고, 오른팔은 부러졌습니다. 양쪽 종아리 뼈는 십수개의 조각으로 박살났습니다. 전부 끼우기는 했으나 한 번 부러진 뼈는 금방 부러집니다. 무리하게 뛰시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은 불가능 합니다. 그리고 몸 곳곳에 1도 화상이 있었고..."


"그만해주십시오."


이나현은 이 부상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자신보다 더 처참한 꼴로 망가졌던 최민아는 지금 멀쩡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 그녀는 제국 친위대가 돌아오면 해결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돈도 걱정할 바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대기업의 회장이다. 물론 연간 소득의 대부분을 어려운 사람들이나 국가에 기부를 하기에 일반 가정집과 소득이 비슷했으나 몇달 동안 그 활동을 멈추면 그만이었다.


"그나저나 그 놈은 왕좌에 앉아 있겠군."


그녀가 걱정하는 건 부회장이었다. 그가 회장직에 앉아버리는 순간 그를 막을 수 있는 건 없어져버린다. 대양조선은 그만큼 거대한 회사이다. 그녀는 대양조선이 너무 커져서 정부의 강도 높은 압박을 받기 전에 여러 조선 회사로 분리시킬 생각이었으나 실현하기도 전에 사고를 당했다.


"그 놈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무도 없다고 했었지?"


이예린이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여유로움이 묻어있었다. 순간 이나현은 자신이 한가지를 놓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녀의 양 입고리가 씨익 올라갔다.


"그래. 하지만 이제 알겠어. 그 놈보다 위에 있는 건 제국이다."



회장실의 문이 강제적으로 열리고 제복을 입은 친위병들이 들어왔다. 이영진 회장은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친위병들 뒤로 경찰 네 명이 들어왔다. 이영진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었다.


"대양조선의 회장 이영진... 아니, 민족반역자 이영진. 너는 대양조선을 얻고자 전회장이자 민족영웅인 이 회장에 대한 암살을 사주했고, 그 증거물이 우리들의 손에 있다. 그리고 쿠데타 세력에 회사의 자금을 지불했다는 증거도 우리 손에 있다."


친위장교가 그의 서명이 적힌 종이를 보여주었다. 그 순간 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얼마 전, 그와 회장실에서 관계를 가진 미모의 여자가 가져왔던 그 종이였다. 하지만 그는 그게 그런 내용인 줄은 상상도 못했다. 더군다나 서명란에는 오직 그의 서명만 적혀 있었다.


"억울하다! 그건 어떤 계집년이 내게 시킨거란 말이다!"


그는 어떻게든 이 상황 속에서 그나마 나은 결과를 도출해내려고 소리쳤다.


"어떤 계집년? 뭐, 자세한 건 국정원에 가서 이야기 하자고. 더군다나 전 거기에 끝나지 않고 제국 전력 공사, 경동제약과 함께 대한제국 경제를 장악하려고 했다는 증거도 있다. 너 같은 병신 같은 부자들은 돈만 있으면 천하에 무서울 게 없다고 떠들지... 하지만!"


친위장교는 무릎을 꿇고 있는 그의 앞으로 다가가 복부에 세게 발길질을 했다. 다행히 실전용 군화가 아니었고, 그렇게 세게 차지도 않았기에 복부 파손이라는 피해는 면할 수 있었다.


"네놈들의 머리 위에 있는 건 바로 황제폐하이시다! 대한제국의 어떠한 재벌도 폐하의 머리 위에 있을 수는 없다! 이 놈을 끌고 가라!"


이 날, 황제의 명령으로 인해 대양조선의 회장 이영진을 비롯하여 대양조선의 주요 인물들은 물론이며 이승만과 협력한 제국 전력 공사와 경동제약의 주요 인물들이 친위병들과 경찰에게 끌려가는 소동이 있었다.



제국 46년 9월 12일 오전 9시 20분 대한제국 수도 서울 여의도



송유민은 신영민이 모은 '황실 지지파' 사람 열세명과 함께 제국 의회 의사당 앞에 도착했다. 제국 의회 의사당의 건물은 언제나 봐도 그들을 압도하고 있었지만, 그 압도감을 뛰어넘는 사람들이 주변에 쫙 깔려 있었다. 친위병들과 헌병들은 완벽하게 의회 건물 주변을 장악하고 있었다. 상황맥락을 모르는 누군가가 보면 황제가 완벽한 독재를 위해 폭주하고 있는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다.


"신원을 밝혀라."


대위 계급을 달고 있는 친위장교가 다가왔다. 송유민이 앞으로 다가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수고들 많으십니다. 대한 청년당 총재 송유민이라고 합니다."


"대한 청년당 총재? 내가 알기로는 안창호 총재이실 텐데?"


사각턱 대위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송유민은 그에게 얼마 전에 있었던 대한 청년당 당대회에 대해 알려주었다.

1개월 전에 있었던 청년당 당대회에서 안창호는 공식적으로 총재직에서 내려가기를 선언했다. 그와 동시에 여러 차기 총재 후보들이 올라왔고, 두 명의 후보만이 살아남았다. 당대회가 있은지 3일 후, 투표가 시작 되었고 송유민이 압도적인 득표를 하며 총재가 되었다. 안창호는 고향으로 돌아가 소박하게 가족과 살고 있다.


"흥. 그렇군. 여기 온 이유는?"


"안에 의장님이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일에 관련하여 의장님께 급히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대위는 팔짱을 낀 채 이를 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입장을 허가한다."


신영민은 자신들에게 반말을 찍찍하는 대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대한제국에서 군인은 황제와 총리를 제외한 모든 정치인들에게 고개 숙이지 않는다. 정치인과 군인은 서로 동등한 위치에 있으며 서로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내릴 권리가 없다. 설령 국회의원이 군 부대를 방문해도 단 한 명의 병사도 국회의원에게 경례 조차 하지 않는다. 군인들은 오직 부모와 총리, 그리고 황제에게 경례를 할 뿐이다.

그들은 별다른 무리 없이 제국 의회 의사당에 입장할 수 있었다. 의회 안에서 그녀는 여러 의원들을 만날 수 있었으나 확실히 그 수는 적었다. 그때 신영민은 그녀에게 의장이 4층에 있다고 했고, 그녀는 그를 따라 4층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4층에는 사람이 없었다. 의장이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이쪽 방 입니다."


신영민은 문이 두 개가 있는 한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송유민은 별 의심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송유민은 그제서야 무언가가 잘못 되었음을 깨닫고 뒤로 돌았으나 그녀가 본 것은 단검을 뽑은 신영민이었다.


"어째서 네가..."


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전쟁터에서 함께 싸웠던 신영민이 지금 그녀에게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목에 칼을 겨누고 있었다.


"넌 정녕 국가와 민족을 져버릴 것이냐!"


송유민이 우렁찬 목소리로 소리치자 그가 발길질을 했다. 복부를 타격 당한 그녀는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그는 쓰러진 그녀의 위에 올라타 다시 목을 겨누었다.


"내 조국은 중화민국이다. 내 민족은 수천년 간 천하를 호령한 한족이다. 위대한 한족의 대표로써 한족의 부활은 재개 되어야만 한다."


"너 같이 열등한 놈이 한족의 대표라고? 하하하! 앞으로 천하를 호령할 민족은 우리 한민족이다. 너 같이 더럽고 추잡하고 열등한 족속들에게 미래는 없다."


그는 주먹으로 그녀의 관자놀이를 연달아 가격했다. 그녀의 볼이 붓고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지만 그녀는 여전히 승자처럼 웃고 있었다.


"옛 정을 생각하여 마지막 말은 들어주마."


그러자 그녀는 피가 섞인 침을 그의 얼굴에 뱉었다. 그리고 우렁찬 목소리로 최후를 외쳤다.


"우리는 승리한다! 제국 만세!"


그는 그대로 칼을 눌렀다. 칼은 정확히 기도를 끊었다. 그녀는 고통스러웠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녀는 숨이 멎을 때까지 그를 보며 켁켁 웃었다. 마침내 그녀가 절명하자 신영민은 칼을 뽑고 자리에서 일어나 뒤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품 속에서 특별 제작된 소이 수류탄들을 꺼냈다. 그리고 방 밖으로 나가 소이 수류탄을 아무렇게 던지며 소리쳤다.


"공화 만세! 이승만 만세!"


소이 수류탄이 터지면서 뜨거운 화염이 번지기 시작했다. 내부 건축물을 이루는 대부분이 암석류였지만 영화탄에서 사용하는 같은 물질로 특수 제작된 이 화염은 그런 거 가리지 않았다. 더군다나 4층에는 대리석만 있는 게 아니었다. 여러 사진들과 여러 목재 부품들이 있었고, 그것들은 화염을 키우는 데에 일조했다.


"진압해!"


"뭐?"


신영민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입한 친위병들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방독면을 쓴 친위병들은 최루 가스를 살포했다. 최루 가스에 그대로 노출된 여섯 명이 난리법석을 피웠다. 친위병들은 순식간에 여섯 명을 생포했다. 신영민은 품 속에서 권총을 꺼냈다. 검문소에서 소지품 검사를 하지 않은 덕이었다. 그는 친위병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방패에 막혀버렸다.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은 즉시 방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친위병들은 가차없었다. 그들은 방문을 폭파시키고 그냥 갈겼다. 신영민은 자신이 숨은 방문이 박살나기 직전 자살했다.


"소방대! 소방대!"


"전원 대피시켜!"


의회에서 있었던 갑작스러운 난동은 황제를 다시 한번 더 열 받게 만들었다. 자칫 큰 불로 번질 뻔한 4층 화재는 소방관들의 뛰어난 대처 덕분에 진압 되었으나, 친위장교가 직접 생포한 사람들을 즉석으로 심문하여 그들이 국민당 소속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비록 국정원에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친위장교의 허접한 심문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으나 아래층에서 '공화 만세! 이승만 만세!'라는 외침을 들은 증인들도 몇몇 있었다. 황제에게는 아주 좋은 시점이었다.


"국민당 이 놈들 예전부터 거슬리더니 이제는 아주 제 멋대로 날뛰는구나! 여봐라! 당장 친위병을 끌고 국민당을 강제 해산시켜라!"


그 날, 분노한 황제는 친위군을 이용해 국민당을 강제로 해산시켜버렸다. 이 사건은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제아무리 황제라 해도 정당을 강제 해산시키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었다. 이에 반발하는 국민들이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황제의 결단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반황제 세력의 주력은 사실상 와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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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백의제국 1권 줄거리 17.07.22 4,813 0 -
110 에필로그(완결) +5 17.11.18 1,506 10 19쪽
109 외전 8. 이질적인 거울(3) +5 17.11.18 1,015 11 13쪽
108 외전 8. 이질적인 거울(2) (1996년 지도 첨부) +7 17.11.17 1,312 11 16쪽
107 외전 8. 이질적인 거울(1) +5 17.11.16 1,050 10 13쪽
106 외전 7. 철혈 여제(2) +4 17.11.15 1,015 13 15쪽
105 외전 7. 철혈 여제(1) +5 17.11.15 1,136 12 15쪽
104 외전 6. Deutschland(1970년 지도 첨부) +5 17.11.13 1,270 13 13쪽
103 외전 5. 제국 친위대 +5 17.11.10 1,124 11 13쪽
102 93 - 봄은 찾아온다(3) +5 17.11.05 1,358 9 18쪽
101 92 - 봄은 찾아온다(2) +4 17.11.04 1,022 9 14쪽
100 91. 봄은 찾아온다(1) +7 17.11.03 1,099 11 13쪽
99 90. 날개 부러진 독수리(3) +5 17.11.02 1,099 12 14쪽
98 89. 날개 부러진 독수리(2) +6 17.11.01 1,073 9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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