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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7공모전참가작 천마 더 비기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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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眞明
작품등록일 :
2017.07.24 14:33
최근연재일 :
2017.08.17 22:05
연재수 :
4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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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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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46
글자수 :
210,662

작성
17.08.12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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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
글자
7쪽

천마 -37-

DUMMY

“가라.”


짧지만 거역할 수 없는 목소리.

비틀, 비틀. 문정이는 너무도 무서워서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왜일까? 이 안도감은?


“끄.. 끄윽! 놔, 놔! 이 새끼야..”

괴인은 홍삼이의 목을 잡은 채 그대로 가게 입구로 향했다. 마치 목각인형처럼 괴인의 손에서 무력하게 흔들리는 홍삼이. 정말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

두 손을 모아 입을 가리고 섰던 문정이는 침을 꿀꺽 삼켰다.

어떻게 해야 하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문정이의 눈이 가게를 멍하니 향한다.


.


.



띨릴리리리리리!


“김 반장님! 그놈입니다!”


경찰서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김 경사의 외침에 강력반 형사들이 전부 벌떡벌떡 일어났다.


“어디야?”

김 반장은 날카롭게 외친다.


“구월동이랍니다!”

“근데 뭣들하고 있어! 빨리 출동해!”

“인원은요?”

“있는 놈들 다 나가야지 뭘 물어!”

“넵!”

“빨리빨리 움직이자고! 어서!”


형사들이 경찰서를 나와 우르르 봉고차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조수석에 앉은 김 반장은 약하게 신음을 흘렸다.


“으음..”

이번엔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가 두 눈 가득하다.


도복 입은 괴인은 약 4년 전부터 출몰했다.

이놈이 얼마나 동해 번쩍, 서해 번쩍 신출귀몰하는지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도 현장에 도착하면 그림자조차 볼 수 없었다. 놈이 남긴 거로 추정되는 지문도 떠보고, 인근 CCTV도 확보해봤지만, 흐릿한 사진이 전부. 지문은 등록조차 안 됐다. 치렁치렁한 머리칼 때문에 몽타주도 그릴 수 없는 수준. 그래서 처음엔 불법체류자가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었다.


“이번엔 뭐야?”

구월동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김 반장은 브리핑을 받는다.


“거, 백화점 뒤 주점 골목 있지 않습니까?”

“애들 데리고 장사하는 거기?”

“예. 그중 립 서비스라는 곳을 기습했답니다.”

“왜?”

“그거야 저도 모르죠. 그놈이 언젠 이유가 있었습니까?”


지난 4년.

도복 괴인이 일으켰다고 추정되는 사건만 폭력72건, 살인미수 4건, 기물파손 52건이다. 어떤 날은 한 남자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얻어터져서 경찰서 앞에 널브러져 있었는데, 신원을 조회해보니 추적 중이던 연쇄 강간 용의자였다.

뿐인가? 노상방뇨 하던 취객이 뒤통수를 얻어맞고 자빠져서 코가 깨졌다며 경찰서를 찾아오고, 자기 개를 누가 발로 찼다며 하소연을 하러 온 아줌마도 있었다.


‘네놈의 자경단 놀이도 오늘이 끝이다!’


물론 미담도 있긴 했다. 성폭행을 당할 뻔한 여자를 구해주기도 하고, 교통사고로 크게 다칠뻔한 아이를 구했다거나 불이 난 화재현장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하지만 제 놈이 뭐라고 이리 날뛰나? 그런 것들은 국가에서 공인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공권력이 땅에 추락해 있는 판국에 이런 놈들이 날뛰면 경찰은 설 자릴 잃는다.

자기가 아무리 배트맨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해도 결국엔 범죄는 범죄일 뿐!


“반장님! 놈이 다른 건물로 이동했답니다!”

“거긴 또 어딘데?”

“그.. 그게.. 양동이파 본거지입니다.”

“허억..”

“미친..”

“뭐, 뭐라고?”

김 반장은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되물었다. 양동이파라면 인천 전 지역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폭력조직 아닌가?


“그놈이 거길 왜 가?”

“립 서비스가 양동이파 소유입니다. 아마 일이 번졌지 않을까요?”

“아니, 그게 아니라 그놈 혼자서 뭘 어쩌려고 그러냐는 말이야!”


순간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조직원만 80명. 어중이떠중이나 조폭이 되겠다고 고등학교 때부터 밤거리를 싸돌아다니는 예비 꿈나무까지 합치면 얼추 150명은 모을 수 있는 거대 조직이다. 그런 곳에 혼자 쳐들어가서 뭘 어쩌겠다는 말인가?


“지원 요청하고! 영장 받아! 인근 도로 통제하고! 오늘은 반드시 잡는다!”

“네!”

김 반장은 속이 타들어 갔다. 놈이 도망가기 전 어떻게든 현장에 도착하고 싶다는 마음에 조급해지는 것이다. 이건 다시 말하면, 녀석이 조폭들에게 당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우선되고 있는 거다.


부아아아아앙!

성난 엔진음과 함께 도로를 질주하는 봉고차.


.


.


건물 옥상에서 그걸 내려보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으이그..”

교복을 입고 아슬아슬하게 난간에 선 현이다.


“하여간 성질머리 하고는.”


12층 높이의 건물. 아래를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이곳에서 현이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목에 맨 넥타이가 바람에 춤을 추고, 파라라라락- 옷깃이 요동을 치지만 현이는 약간의 떨림도 없다.


“언제나 뒤처리는 내 몫이지?”


누군가는 이 도시를 마계라 부른다. 그만큼 사건·사고가 잦은 곳. 그래서일까? 범이 녀석이 옛날 그 골목길에서 만화가를 구했을 때부터 밤마다 이러고 있다는 것을 안다. 매일은 아니었지만, 사흘이 멀다고 엄마 몰래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녀석을 따라나선 것도 이젠 밤 산책만큼이나 자연스러워진 일과.

처음엔 도대체 뭐하나 싶었는데, 녀석은 한결같다.

그저 돕는 거다. 특별한 기준도 없다. 어떤 날은 거리의 쓰레기를 줍기도 하고, 어떤 날은 녹색 어머니들처럼 교차로에서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처럼 녀석이 본격적으로 옷을 갈아입고 나서면 항상 큰일이 터졌다.

악이 악을 징벌한달까? 천마 주제에 다른 마魔를 까고 다닌다는 것이 묘하게 황당하지만, 놈은 자기만의 기준으로 밤을 살아가고 있었다. 뭐, 아녀자를 겁간하고 아이들의 정기를 쪽쪽 빨아대는 천마의 모습은 아닌지라 현이는 지금까지 녀석의 행동을 묵인하고 있었고.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뒷수습을 한달까?


“쯧.”

오늘도 일찍 들어가긴 글렀다고 생각하며 내력을 끌어올리는 현이.


고오오오오오-

그의 주변으로 금빛 광망이 번뜩이기 시작한다.


우드득, 으드드득.

골격이 소름 끼치는 소릴 내며 변한다. 근육의 위치가 미묘하게 뒤틀렸고, 어깨는 무공을 사용하기 알맞게 넓고, 등은 곧게 펴졌다.


파스스스스.

그러면서 온몸이 재구성되듯 머리칼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강호에선 이걸 환골탈태라 부르겠지만, 그 정도까진 아니다. 역용술의 묘를 살려 육체를 변화시키는 것뿐이니까.


“······.”

이제 현이는 없다. 교회 오빠처럼 차분하고, 이목구비가 여성스럽던 청담중 2학년 현이 대신 과거 무림을 호령하던 무림맹주 독고윤의 날카로운 그 모습이다.


우둑, 우두둑.

목을 꺾으며 관절을 풀던 현이는 가방에서 도복을 꺼낸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도복. 빠르게 그걸 갈아입고, 가방을 등에 멘 채 훌쩍.

그대로 뛰어내렸다.


후우우우웅-

바람이 미칠 듯이 그의 몸을 때렸지만, 현이는 가볍게 건물의 벽을 차며 훅- 뛰어오른다.

지난 4년. 인고의 노력 끝에 3할의 무공을 되찾았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이 세상엔 적수가 없다. 무적無敵


텅!

현이의 경공술이 극성으로 펼쳐지며 옆 건물로 훌쩍 이동한다. 그리고 바람 소리 틈으로 비명이 아련하게 전해진다.


-으아아아악! 이 괴물! 허, 헛! 오지 마! 끄아아아악!


저기 저 앞.

우리 형이 있다.


작가의말

문정이와 립 서비스는 감명깊게 본 예술작품의 오마주! 입니다. 오마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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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천마 -28- +17 17.08.03 13,892 442 13쪽
27 천마 -27- +12 17.08.03 13,757 442 11쪽
26 천마 -26- +14 17.08.03 13,691 470 12쪽
25 천마 -25- +10 17.08.03 13,775 442 11쪽
24 천마 -24- +35 17.08.03 13,786 513 10쪽
23 천마 -23- +25 17.08.02 15,206 501 17쪽
22 천마 -22- +23 17.08.01 15,300 473 11쪽
21 천마 -21- +27 17.08.01 15,349 50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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