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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필명
작품등록일 :
2017.08.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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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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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4. 배팅의 미학

DUMMY

***


그러고 두 사람이 숙소 근처에서 저녁 먹는데 IG 투수 코치 강창식에게 전화가 왔다.

조동호는 기석이 들을 수 있게 스피커폰으로 해서 받았다.


“예, 형.”

-너 어디야? 왜 전화를 안 받아?

“라쿠텐 스카우터 만나느라 못 받았었어요. 지금 끝나서 전화 걸려던 참인데 마침 벨이 울리네요.”


강창식이 버럭 소리쳤다.


-인마, 상도의가 있는데 그런 법이 어디 있어?


조동호도 핏대를 세웠다.


“뭐가요? 상도의에서 벗어난 게 뭔데요?”

-내가 우리 스카우터, 운영팀장님 모시고 온 거 너도 봤잖아. 그럼 1빠로 예약한 건데 라쿠텐 사람을 왜 만나느냐고?


조동호가 입을 가리고 킥킥대다가 억울하다는 어조로 말했다.


“예쁜 통역 대동해서 대가리 들이미는 사람을 어떻게 막아요? 니킥 먹일 수도 없고. 저 평화주의잔 거 아시잖아요.”

-설마, 계약한 건 아니지?

“계약서 들이밀고 들러붙는 걸 그냥 명함만 받아 놓고 내일 보자 했어요. 형이 입찰 1순위 가져가게 내가 기석이 설득해 볼게요.

-그래, 고맙다, 동호야, 지금 대빵 결재받는 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려라. 곧 갈 테니.

“그러세요.”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조동호가 활짝 웃었다.


“잘했지? 그런데 대빵이 누구지? 단장일까, 구단주일까?”


기석은 싱긋 웃기만 했다.


***


IG 운영팀장 이수홍은 책임지란 말이 두려웠던지 서울로 영상을 보내고 단장의 명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중이었다.


“들었죠? 라쿠텐까지 나섰는데 마냥 기다릴 게 아니라 독촉 전화라도 좀 해 봐요.”


스피커 폰으로 해서 다들을 수 있게 통화를 한 강창식이 닦달해댔다.

운영팀장 이수홍이 이마 가득 주름을 만들며 짜증을 냈다.


“아, 진짜. 강 코치보다 내가 더 초조해. 단장님도 상부 결재받는 중인데 어떻게 독촉 전화 하냐? 좀 가만히 있어라. 나도 머리 터지겠다.”


그러고 30여 분이 지난 7시 30분, 단장에게 전화가 왔다.


-이 팀장, 오래 기다렸지?

“아닙니다, 단장님.”

-구단주님께서 김기석 기사 보시고 전화 와서 영상 보내드리고 결과 기다리느라 늦었어. 그리고 오늘 토요 대학 경기 영상이 일본 유튜브에 돌아서 오성, 이젠, 해신, WIA까지 난리라니까 김기석, 어떤 일이 있어도 잡아. 2년 25억, 4년 50억이 1차 상한선인데 그걸로 안 되면 나한테 문자 하고.

“예, 단장님.”


통화가 끝나고 투수 코치 강창식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것 보세요. 4년 10억 배팅했으면 바로 까였을 테고 흑역사 남길 뻔했죠. 승리를 굳혀줄 파이널 보스를 모시는데 업계 룰이 어디 있어요?”


운영팀장 이수홍이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시끄럽고, 퍼질러 앉아 노닥거릴 시간 없다. 다른 데서 낚아채기 전에 빨리 가자.”


***


조동호가 숙소에서 게임 하면서 말했다.


“IG 사람들 올 때 됐으니까 입구에서 섀도 피칭이나 하고 있어라.”

“형은요?”


조동호가 씩 웃었다.


“첫 대면에 내가 끼면 안 되지. 너 혼자 만나서 견적서만 받아봐. 그러고 무조건 까고.”

“IG에서 얼마 배팅할까요?”

“연간 7~8억 예상하는데 생각해 보겠다 하고 일어나. 그러고 내가 중재 좀 하고 2, 3차 조율해서 사인하면 되잖아. 못 받아도 10억은 받아야지.”


조동호의 말대로 숙소 앞 공터에서 섀도 피칭을 하던 기석 앞에 SUV가 멈췄다.

강창식이 문을 열고 나오며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기석아, 오랜만이다.”


그라운드에선 봤지만, 초면이나 마찬가진데 부담스럽게 살갑게 구는 그.

예전에 벤치 클리어링 때는 쌍욕까지 들었는데.

기석은 마지못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코치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


강창식이 친한 척 굴며 기석의 손을 잡고 토닥토닥.


“구위도 그렇지만 투구 폼도 멋지더라. 넌 오버스로가 맞는데 그동안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거야. 사이드암은 디셉션도 불리하고 구속도 안 나오는데 SF에서 미친 짓 한 거지. 몸에 맞는 옷 갈아입고 훈련 열심히 한 것 같아 나도 기쁘다.”


디셉션(Deception).

사전적 의미는 속임수를 말하지만, 야구에선 투구할 때 공을 감추는 스킬을 말한다.

우완인 기석은 특히 좌타자에게 시야가 환하게 열려 있어 사이드암 스로 하면 디셉션이 오버스로보다 취약해진다는 건 맞는 말이긴 하다.

기석은 멋쩍은 미소만 짓고 그새 운영팀장 이수홍이 다가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김기석, IG에 와라.”


기석이 시큰둥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약속 잡힌 데가 있어서 지금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네요.”


라쿠텐과도 완전히 끝난 게 아니고 태산 에인절스 테스트가 잡혀 있으니 거짓은 아니었다.

이수홍이 뜨악한 표정을 짓고, 강창식이 얼른 기석을 잡아끌었다.


“기석아, 이 바닥에 구두 약속은 공수표야. 프로의 약속은 서면 계약이지. 새벽 칼바람 맞고 날아와서 온종일 대기했는데 그러지 말고 저기 가서 따끈한 사케 한잔하면서 이야기하자. 결코, 실망할 배팅 안 할 거야.”


운영팀장 이수홍도 기석의 등을 밀며 거들고 나섰다.


“그래, 실망하는 일 없을 거다. 그런 조건 만드느라 시간이 좀 걸린 거야.”


낮엔 추잡하면서도 꿀꿀한 공기가 맴돌았는데 기석은 그동안 상황이 변했다는 걸 감지했다.


“그럼 딱 한 잔만 하시죠.”

“그래, 딱 한 잔이면 이야기 끝나.”


얼마를 준비해서 딱 한 잔이면 끝난다는 건지. 기석은 느낌이 괜찮았다.


***


앉고 주문하자마자 이수홍이 바로 배팅했다.


“4년 총액 40억, 계약금, 연봉 포션은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줄 테니 지금 바로 계약서 쓰자.”


40억이란 거액에 조금은 놀란 기석이지만 바로 고개를 저었다.


“4년 계약은 안 할 겁니다. 2년 생각하고 있어요.”


아직 젊고 더 발전할 여지가 많은 기석으로서는 2년 뒤 FA 한 번 더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또 팀 분위기가 엿 같으면 4년이 지옥 같을 것이고 장기 계약은 하고 싶지 않았다.

질척대며 4년 계약에 매달릴 줄 알았는데 바로 고개 끄덕이는 이수홍.


“그래, 2년도 괜찮지. 그럼 2년 18억?”


기석은 그의 동공이 출렁이는 걸 보고 다시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그럼 20억?”


불안한 눈빛 뒤에 일렁이는 히든 카트를 본 기석이 다시 고개 젓고, 이어진 23억 배팅에도 다시 고개 흔들었다.

이수홍이 조금 뜸들이다가 말했다.


“25억. 이게 내 권한으로 배팅할 수 있는 상한선이다.”


포커페이스를 보이려 하지만 손끝이 떨리는 이수홍이고 기석은 그가 한 말을 분석했다.

‘내 권한으로 배팅?’

분명 구단 고위층과 접촉하고 배팅하는 건데 단장 혹은 구단주의 상한선은 다를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도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급한 쪽은 IG니 잘게 썬 3단계 시간차 공격.


“오늘 동호 형이랑 이야기해 보고, 내일 한국 가서 좀 더 생각하고 모레나 글피쯤 연락드릴게요.”


시간을 다투는 급한 상황인데 이삼일 후면 물 건너간 뒤가 될 가능성이 99% 이상.

완곡한 거절을 그렇게 표현한 걸 수도 있었고, 운영팀장 이수홍, 강창식 코치, 스카우터의 눈빛엔 불안감이 가득했다.

상대의 불안감을 극대화하는 것만큼 좋은 전략은 없고 지금이 타이밍이다 생각한 기석이 일어났다.


“그럼, 먼저 일어날게요.”


이수홍이 손을 번쩍 들었다.


“잠깐! 조금만 기다려 봐라. 아직 패가 하나 남았다. 남은 패는 보고 가야지.”


그러면서 강창식과 스카우터에게 나가라 눈짓하는 그.

강창식과 스카우터가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이수홍이 휴대폰을 빼 들었다.


“사실 패가 뭔지는 나도 몰라. 단장님 상한선 알아보고 마지막 배팅하마.”


그러고 손가락을 놀리기 시작하다가 한참 만에 기석에게 휴대폰을 보였다.

기석이 읽어갔다.

찍힌 금액은 2년 총액 27억.

계약금 17억에 연봉 5억씩 2년.

그건 대외적인 거고 거기에 이면 계약, 옵션이 걸려 있었다.

60이닝 채우면 보너스 5천만 원. 추가되는 이닝마다 5백만 원.

SF에서도 70이닝을 넘게 던진 그였고, 70이닝만 던져도 연간 1억 추가.

또 25세이브에 세이브가 추가될 때마다 1천만 원, 홀드는 세이브의 절반인 500만 원, 또 승리는 세이브의 2배.

그건 정규시즌 옵션이고 포스트시즌은 그 2배였다.


배팅의 미학이 주옥같이 담긴 아름답고 판타스틱한 구절들.

기석은 IG에서 보여준 성의, 기대, 간절함에 가슴이 뿌듯했다.




오늘도 행운, 좋은 기운이 함께하는 하루 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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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5 18.07.12 13,732 446 9쪽
37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0 18.07.11 14,083 428 9쪽
36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4 18.07.10 14,853 453 10쪽
35 14. 리벤지 +11 18.07.09 15,856 492 10쪽
34 14. 리벤지 +21 18.07.08 16,392 515 10쪽
33 13. 끝판 왕 +16 18.07.07 16,975 494 10쪽
32 13. 끝판 왕 +25 18.07.06 17,166 485 10쪽
31 12. 언터쳐블 +14 18.07.05 17,690 528 10쪽
30 12. 언터쳐블 +15 18.07.04 18,025 479 9쪽
29 11. 전가의 보도 +12 18.07.03 18,443 506 9쪽
28 11. 전가의 보도 +17 18.07.02 19,166 548 11쪽
27 11. 전가의 보도 +11 18.07.01 19,311 525 9쪽
26 11. 전가의 보도 +14 18.06.30 19,978 5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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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0. 개막전, 서울의 자존심 +13 18.06.28 20,130 49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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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9. 스포츠 과학 +12 18.06.26 20,461 52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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