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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필명
작품등록일 :
2017.08.09 08:23
최근연재일 :
2018.07.20 08:0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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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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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
글자
8쪽

7. 깜짝 포상

DUMMY

경기가 시작되었다.

니혼햄은 선발로 지난 시즌 승패 기록이 없는 신인 투수를 올리고 몸을 푸는 투수들도 주전은 보이지 않았다.

2진급 투수들 테스트하겠다는 거고 IG로선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주전 투수들을 올린다면 이겨야 본전이고 패하면 개망신.

원래 전력을 다할 생각이었던 IG 코칭 스탭도 불펜, 2군 유망주를 테스트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양 팀 타선은 주전급이어서 점수가 많이 났다.

6회 말까지 치고받고 치열한 타격전을 벌여 8 : 7.

불안한 1점 차의 리드.

니혼햄은 다섯 명의 투수를 올렸고 IG는 매회 투수가 바뀌었다.

기석의 룸메이트인 한민우에게도 5회 등판 기회가 와 1 이닝 묵직한 공으로 삼자범퇴하며 코칭 스탭의 눈도장을 받았다.

기석은 환하게 웃으며 들어오는 한민우의 볼을 꼬집고 머리를 마구 헝클어줬다.


“잘했다.”

“형님 덕분입니다.”

“네 야구는 네가 하는 거고 네가 해낸 거야, 인마.”


한민우는 몸을 굽혀 꼬물꼬물 기석의 품을 파고들었다.


***


7회 초 IG 공격.

원아웃 8, 9번 타석에서 연속 안타가 터지고 주자 1, 3루가 되었다.

니혼햄에선 더는 점수를 줄 수 없다는 건지 주전 셋업맨이 올라오고 니혼햄 1군 필승 계투조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니혼햄 셋업맨은 코너를 찔러가는 공으로 IG 1, 2번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으쓱대며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7회 말, IG도 지난 시즌에 7, 8회를 맡곤 하던 주전 셋업맨을 올렸다.

하지만 커트해대며 10구까지 가는 니혼햄 1번 타자고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

이어 2번 타석에서 안타가 터지고 송구 에러까지 겹쳐 주자 2, 3루가 되었다.

7회 초 IG 공격 때보다 더 나쁜 상황이 되었다.

니혼햄 중심 타선을 상대해야 하는데다 아웃 카운트 0.

이런 상황에서 나가고 싶은 투수는 별로 없다.

기석이 자청했다.


“제가 나갈게요.”


강창식이 미안함이 담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2점은 준다 생각하고 느긋하게 상대해.”

“그럴게요.”


기석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았다.


***


3번 좌타자.

1루도 비어 있고 좋은 공을 줄 이유가 없다. 기석은 초구로 백도어 커터를 던졌다.

빠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홈플레이트 앞에서 크게 휘며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공.

기석이 그린 그림은 그랬지만 횡 변화보다는 종 변화가 커 S 존을 벗어나 낮게 들어갔다.

타자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구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면 불리해지는데 기석으로서는 아쉬웠다.

성공 확률이 떨어지는 백도어 구질이 실전에서 통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니혼햄 벤치에서 작전이 나왔다.

사인을 보고 눈빛이 달라진 타자.

기석은 직감으로 알았다. 타자가 이번엔 번트를 노린다는 걸.

공 하나를 뺄 수도 있지만, 그럼 볼 카운트가 불리해지고 정면 승부 하기로 작정했다.

2구는 몸쪽 빠른 공.

번트하려면 하라는 거였다.

타자는 조금도 물러나지 않고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지만, 내야 높게 뜬 타구.

먼저 스타트 했던 2, 3루 주자들은 귀루하고 유격수가 여유 있게 처리했다.

전력분석팀에 소란이 일었다.


“와, 153! 포심이네요.”

“김기석 대단하네. 번트 대기 어렵게 라이징 패스트볼 던진 거잖아. 당구공 페이스샷 때문에 여기저기 불려다니느라 훈련도 제대로 못 했을 건데 엄청나다.”

“아니에요, 팀장님. 김기석 개인 훈련 열심히 했어요.”

“그랬어?”

“예, 훈련도 안 하고 어떻게 저렇게 던지겠어요?”

“어쨌건 김기석이 일 낼 것 같다.”


기석은 한숨 돌리고, 오늘 전 타석 안타를 치고 홈런까지 있는 4번 우타자를 맞았다.

컨택 능력이 좋으면서도 힘까지 좋은 슬러거.

가장 조심해야 할 타자였고 발끝을 까닥이며 박자를 맞추고 있었다.

기석이 보기엔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추는 걸로 보였다.

그렇다면 이번엔 볼 배합을 달리해 초구로 느린 싱커.

타자의 시선으론 한가운데 들어오는 것처럼 보였다.

힘차게 스윙.

하지만 공은 훅 가라앉으며 안으로 감기는 낮은 볼이고, 배트는 허공을 갈랐다.

기석은 예전엔 오프 스피드 피치로 이런 걸 던지다가 제구가 안 되고 힘 조절이 안 돼 장타를 맞곤 했는데 내심 감격스러웠다.


2구, 몸쪽 포심.

타자의 배트가 다시 돌아갔지만 헛스윙.

다시 153이 찍혔다.

절레절레 머리를 흔드는 타자지만 기석은 표정은 처음 마운드에 오를 때와 달라진 게 없었다.

언제나 초구를 던진다는 마음가짐, 실투하면 목숨을 잃는다는 비장한 결기로 차 있었다.


3구, 바깥쪽 좀 높다 싶은 공.

기석은 결정구로 연습 중인 백도어 투심을 다시 던졌다.

멀다 싶었는지 타자는 배트를 내지 않았지만, 휙 돌아 S존으로 떨어지는 백도어 투심.

제구력의 마법사 그레그 매덕스의 그것처럼 투심인지 싱커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구질이었다.

구심의 손이 번쩍 들리고 3구 삼진.


그 와중에 홈 스틸 할 것처럼 파닥대던 3루 주자가 귀루하다 볼썽사납게 넘어지는 몸개그를 하고 포수의 빠른 송구에 런다운(Rundown)되어 태그아웃.

온화한 걸로 소문난 니혼햄 감독이 격노해 고함치고 IG 더그아웃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기석은 백도어, 프론트 도어 성향의 공이 양날의 검이라는 알았다.

제대로 들어가면 언터쳐블이 되지만 제구가 안 되면 볼 카운트만 나빠지는 공.

성공 확률을 높이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


7회 말, 공 다섯 개만 던진 기석은 8회 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점수는 여전히 8 : 7, 한 점 차의 리드이지만 주자가 없어 여유가 있고 투구 수 줄이게 맞혀 잡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타자가 배트를 낼 수 있게 한가운데로 들어가다가 변하는 커터, 싱커, 투심을 던져 공 아홉 개로 2K, 삼자범퇴.

9회는 9 : 7, 2점 리드한 상태에서 등판해 8회와 같은 패턴으로 2K, 공 열 개로 경기를 끝냈다.

3 이닝 퍼팩트, 투구 수는 24개에 불과했고 포심 비공식 최고 구속 기록은 153, 커터, 투심 최고 구속은 150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현역 시절 대스타였던 방송국 해설위원이 기석에게 다가와 어깨를 토닥였다.


“김기석,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국보급 투수가 될 수 있겠더라. 너 입단식 기자회견 보고 뜨끔했는데, 나도 밤에 안 싸돌아다녔으면 메이저리그 갔을 거야. 너는 한 눈 팔지 말고 열심히 해라. 밤 문화에 빠지지 말고. 찬란한 네온사인, 조명발 죽이는 미인들, 그게 선수에겐 독이야. 알았지?”

“···예, 선배님.”


대스타의 격려와 충고, 기석은 처음으로 받는 관심이었고 국보급 투수란 말이 가슴에 와 닿지 않았다.

대신 밤 문화란 말이 돌처럼 날아와 관자놀이를 때렸다.

발걸음을 옮기며 다시는 밤 나들이 안 나갈 거라 다짐했다.

몸 축나고 돈 깨지고 심야에 여자랑 잘못 엮이면 스트레스도 엄청나고. 그의 말대로 밤을 밝히는 여자란 독과 같은 거였다.




7. 깜짝 포상




다음날, 내일이면 한국으로 가서 1박하고 2차 전훈지인 오키나와로 가야 하는 일정이다.

이젠 정 들었던 이민아와 헤어져야 하고 기석은 가슴에 구멍이 뚫린 듯했다.

한민우는 강창식 코치의 특훈을 받는 중이고, 기석이 짐을 꾸리는데 방으로 이민아가 찾아왔다.

그녀가 선수들 숙소를 찾는 일은 한 번도 없었는데 기석은 뭔 일인가 해서 깜짝 놀랐다.


“어쩐 일이야?”




오늘도 행운, 좋은 기운이 함께하는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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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0 18.07.11 13,935 426 9쪽
36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4 18.07.10 14,701 447 10쪽
35 14. 리벤지 +11 18.07.09 15,707 490 10쪽
34 14. 리벤지 +21 18.07.08 16,244 512 10쪽
33 13. 끝판 왕 +16 18.07.07 16,832 491 10쪽
32 13. 끝판 왕 +25 18.07.06 17,033 482 10쪽
31 12. 언터쳐블 +14 18.07.05 17,559 524 10쪽
30 12. 언터쳐블 +15 18.07.04 17,890 475 9쪽
29 11. 전가의 보도 +12 18.07.03 18,316 504 9쪽
28 11. 전가의 보도 +17 18.07.02 19,038 544 11쪽
27 11. 전가의 보도 +11 18.07.01 19,185 523 9쪽
26 11. 전가의 보도 +14 18.06.30 19,844 510 10쪽
25 10. 개막전, 서울의 자존심 +11 18.06.29 19,994 534 10쪽
24 10. 개막전, 서울의 자존심 +13 18.06.28 20,005 495 9쪽
23 9. 스포츠 과학 +16 18.06.27 19,584 505 9쪽
22 9. 스포츠 과학 +12 18.06.26 20,335 516 9쪽
21 8. 오키나와 캠프 +11 18.06.25 20,961 525 10쪽
20 8. 오키나와 캠프 +16 18.06.24 21,431 470 9쪽
19 8. 오키나와 캠프 +16 18.06.22 22,541 507 9쪽
18 7. 깜짝 포상 +18 18.06.21 23,275 563 9쪽
» 7. 깜짝 포상 +15 18.06.20 23,601 56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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