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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필명
작품등록일 :
2017.08.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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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06.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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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8. 오키나와 캠프

DUMMY

***


청와대를 나온 기석은 민아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감악산 자락 그 전원주택에 도착했다.

오늘은 IG 기업 이미지 CF 촬영하는 날이었다.


입구엔 ‘IG 김기석 투수 캠프장’이란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고 집주인 내외, CF 촬영팀이 열렬히 환영했다.

민아는 업계 전문 용어를 사용하며 IG 본사, 광고기획사, 제작스튜디오 사람들에게 당당했다.

전공도 아니면서 광고 촬영 쪽은 어떻게 아는 건지.

기석은 그런 민아가 달리 보였다.

다양한 재주가 있고 자신의 코디네이터나 하고 있기엔 아까운 인재라는 느낌이 물씬 들었다.


분장하며 콘티를 훑고 첫 번째 씬이 장작 패기.

집주인이 할 일을 대신해 준 거였고 당시엔 트레이닝복을 입고 했지만, 감독이 소리쳤다.


“기석 씨, 복근 좀 볼까요?”


많은 스탭이 있지만 해지기 전에 찍어야 하는 씬이 많고 기석은 망설임 없이 셔츠를 올렸다.

빨래판 에잇 팩 복근에 관계자, 스탭들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감독이 소리쳤다.


“그림 죽입니다. 웃짱 까고 갑시다.”


기석이 상의를 벗자 다시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여자 스탭들이 환호하고 폴짝폴짝 뛰며 난리를 해댔다.

오일 코팅에 이어 분무기로 땀 연출하고 장작 패기가 시작되었다.

한 방에 쫙쫙!

불과 1분 만에 끝나고 다음엔 손가락 푸시업.

그것도 1분.

그다음엔 상의 탈의한 채 달리기.

그 씬은 장소를 몇 차례 옮기느라 1시간 넘게 걸렸다.

그리고 섀도 피칭과 그물망 피칭.

해진 다음엔 장소를 파주 시내 피트니스 센트로 옮겨 웨이트 트레이닝과 크로스 핏.


나머지는 스프링캠프 경기 화면을 따오고 마지막이 ‘김기석의 꿈이 바로 IG의 꿈입니다’라는 오글오글 멘트로 끝나는 CF였다.

대사가 없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고 기석은 이렇게 하고 3억을 받는다는 사실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단기간에 이렇게 쉽게 돈 버니 연예인들이 CF에 환장하는 거였다.

저녁은 스탭들과 회식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일정을 마쳤다.


***


다음날은 스튜디오에서 하는 IG 전자 인공지능 스피커 CF.

제일 잘 나가는 걸 그룹 비주얼 담당과 같이 찍는 거였고 팀원들까지 몰려와 기석에게 사인받고 사진도 일인 일 컷씩.

기석은 아크로 바틱에 가까운 어려운 동작들을 대역을 쓰지 않고 해냈다.

예전이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지만 유연하면서 민첩하고 강한 코어를 갖춰 가능했다.


친근하게 구는 소녀들이었지만 기석은 적당한 거리를 뒀다.

걸그룹에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다.

SF 시절 4년 차, 회전근개 수술하고 재활 훈련할 때 만났던 여자 Y.

생애 첫 키스 상대였고 걸그룹 데뷔를 꿈꾸는 연예기획사 연습생이었다.

당시엔 엉뚱 발랄한 게 매력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상식과는 거리가 먼 애였다.

면전에서 거절당하고도 며칠 명품 백 사달라고 톡질 해대고 연봉 삭감 기사가 나가자마자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걸 알았는지 속물 운운하며 톡 보낸 뒤 연락을 끊었다.

기석은 모친상에 실연까지 더해져 아픔이 세 배로 증폭되었고 재활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그렇게 계산 빠르고 모진 그녀였는데 데뷔를 못한 건지 TV에서 볼 수 없었다.


***


마지막은 상큼 발랄한 이미지로 A급으로 대접받는 연기자와 함께 IG 휴대폰 CF.

야구 선수에 안 좋은 기억이 있는지 눈을 내리깔고 찬바람을 일으키는 그녀고, 기석으로서는 매우 고마운 일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최고급 명품 매달고 공주처럼 굴며 코디, 매니저에게 까칠함이 만렙이어서 처음부터 비호감이었고 말 섞기도 싫었는데 천만다행.

그래도 감독과 스탭, 광고기획사 사람들에겐 예의를 차리고 앵글이 향하면 상큼 발랄하게 구는 프로긴 했다.

그렇게 모든 촬영을 끝내고 집으로 향하는 길에 민아가 말했다.


“오빤 제가 오키나와 따라가는 게 좋아요, 안 가는 게 좋아요?”

“당근 가는 게 좋지.”

“그럼 가야겠네요.”


기석은 콧구멍이 빵빵해져 있는 민아를 봤다.

기쁜 일이 있으면 콧구멍 평수가 넓어지는 그녀고 뭐가 기쁜 건지.


“그게 마음대로 돼?”


민아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제 임무가 IG 파이널 보스 김기석 서포트 하는 거잖아요.”

“내 서포트만 한다는 거야?”

“개막하면 통역 업무도 하죠. 지금 주 임무는 오빠는 서포트하는 거고요. 구단에서 오빠 챙기라고 IG 타워빌 헬스까지 끊어줬어요.”


기석은 얼마 안 되는 월급 받고 고생문에 들어선 민아가 안쓰러웠다.

개막하고 외국인 선수 세 명을 맡아 통역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선수들과 그 가족들의 의식주, 경기 외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야 하고, 출근해 팀 미팅에도 참가해야 하고, 또 BP 타임, 훈련할 땐 뛰어다니며 통역해야 하고, 전력분석 미팅에도 참가해야 하고. 그리고 더그아웃에서 통역, 또 경기 끝나고 미팅까지.

더구나 원정 경기까지 따라다녀야 한다.

민아가 그 힘들고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염려스러웠다.




8. 오키나와 캠프




기석은 민아와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IG는 오키나와 캠프에서 두 번의 연습경기를 해 2패.

한때는 우승을 밥 먹듯 하는 강팀이었지만 구단이 지갑을 닫으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한 오성 라이언스에 패하고, 1.5군이 나온 요코하마에 대패했다.


선발진이 컨디션 난조로 무너졌다는 게 문제였다.

불펜이 탄탄한 것도 아니고 타격도 약한데 선발진까지 무너지면 좋은 성적은 기대할 수 없다.

언론은 IG를 중위권으로 전망했다가 수정해서 중하위권이라 하고, 오늘은 2017시즌 우승한 바 있는 WIA와 연습경기가 있는데 또 털릴 것 같고, 기석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런 와중에 유창한 일어를 구사하며 차를 렌트하고 IG 훈련장인 이시카와 구장으로 향하는 민아였다.

기석은 가만히 있으려다가 민아가 섭섭해할 것 같아 질문을 던져줬다.


“일어는 또 언제 배웠어?”

“틈틈이 독학으로요. 그래서 발음이 엉망이에요.”


발음이 엉망이라는 건 겸손한 표현이고, 공부에 재능있는 여자를 처음 접한 기석은 외계인을 보는 듯했다.

Y, H는 무식함이 상상을 초월해 기석은 자신이 그래도 지식인으로 알았는데 살짝 기도 죽고.

민아가 생긋 웃으며 기석을 바라봤다.


“나도 오빠처럼 체육에 특출한 재능 있으면 공부 안 해도 됐을 건데. 부럽다.”


기석이 시크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데. 유성고 시절에도 운동선수 중엔 내가 1등이었어.”

“네, 그러셨군요.”


킥킥대는 민아고, 기석은 무리수 투척 했다 싶어 자는 척했다.


***


가는 길에 숙소에 들러 짐 내리고 밥도 먹고 이시카와 구장에 도착했다.

애리조나와 비교하면 많이 초라한 구장이고 그라운드 상태도 좋지 않았다.

기온은 15도 정도, 바닷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 떨어지고 경기하기 좋은 여건이 아니었다.


기석은 선수, 코칭 스탭의 격한 환영을 받고 바로 훈련에 참가했다.

투수 코치 강창식은 오늘은 몸만 풀고 등판하진 말라 했지만, 기석은 1이닝이라도 던질 생각이었다.


WIA의 선공으로 시작되었다.

IG 야수들의 에러가 속출했지만, 다행히도 IG 3선발 투수 컨디션이 좋았다.

구속도 좋고 슬라이더, 스플리터가 잘 먹혀 헛방망이질해대는 WIA 타자들이고 오늘따라 컨디션이 엉망인 WIA 외국인 투수.

5회 말 4 : 3으로 IG가 리드하고 있었다.


양 팀 선발이 내려오고 롱 릴리프가 올라간 6회 초, 3B-1S에서 한가운데 들어오는 공.

타자는 힘차게 스윙하고 3루타.

바로 투수가 교체되었다.

하지만 바뀐 투수도 제구가 흔들리며 볼 셋을 연속해서 던지고, 주자 1, 3루가 될 판이었다.


다음 타자는 WIA 4번 백전노장 최용한.

3할대 타율에 연간 30홈런을 날리는 좌타 거포다.

IG 벤치로선 투수 교체하고 싶지만 마땅한 투수가 없고, 지난 시즌 최용한에게 만루홈런을 맞은 바 있는 기석이 등판을 자청했다.

결국, 볼넷으로 주자 1, 3루가 되고 강창식이 투수 교체 사인을 냈다.


“기석아, 1점은 주고 몸쪽 커터로 병살 유도해서 잡자. 아니다, 연습 경기니까 부담가지지 말고 그냥 던지고 싶은 공 던져.”


포수도 장상운으로 교체되고 기석은 병살보다는 삼진으로 잡아 1점도 안 주겠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오늘도 행운, 좋은 기운이 함께하는 하루 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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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0 18.07.11 14,076 428 9쪽
36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4 18.07.10 14,845 45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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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4. 리벤지 +21 18.07.08 16,387 515 10쪽
33 13. 끝판 왕 +16 18.07.07 16,971 494 10쪽
32 13. 끝판 왕 +25 18.07.06 17,161 485 10쪽
31 12. 언터쳐블 +14 18.07.05 17,685 528 10쪽
30 12. 언터쳐블 +15 18.07.04 18,020 479 9쪽
29 11. 전가의 보도 +12 18.07.03 18,439 506 9쪽
28 11. 전가의 보도 +17 18.07.02 19,161 548 11쪽
27 11. 전가의 보도 +11 18.07.01 19,308 525 9쪽
26 11. 전가의 보도 +14 18.06.30 19,975 512 10쪽
25 10. 개막전, 서울의 자존심 +11 18.06.29 20,108 537 10쪽
24 10. 개막전, 서울의 자존심 +13 18.06.28 20,126 497 9쪽
23 9. 스포츠 과학 +16 18.06.27 19,711 508 9쪽
22 9. 스포츠 과학 +12 18.06.26 20,455 521 9쪽
21 8. 오키나와 캠프 +11 18.06.25 21,082 527 10쪽
20 8. 오키나와 캠프 +16 18.06.24 21,549 473 9쪽
» 8. 오키나와 캠프 +16 18.06.22 22,666 5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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