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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필명
작품등록일 :
2017.08.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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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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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8. 오키나와 캠프

DUMMY

더블 플레이에 대비해 2루수와 유격수가 2루 가까이 붙고 내야수들이 전진 수비를 펼치는 가운데 초구, 바깥쪽 투심.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겠지만 기석은 빠지는 공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겠다는 거였다.

그런데 1루 주자 견제에 신경 써서 그런지 스트라이드부터 좋지 않았다.

손에서 공이 빠지는 순간, 실투가 들어간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안 치기를 기대했지만, 좌타자인 최용한이 엉덩이를 내민 채 손목 힘만으로 배트를 돌렸다.


딱!

배트 끝에 걸리며 3루수 키를 넘겼다.

정상 수비를 펼쳤다면 아웃인데, 헉 소리가 절로 나오는 상황.

설상가상으로 큐샷이 된 타구는 스핀이 걸리며 3루 선상을 지나 담장을 타고 데굴데굴 굴러갔다.


실투한 건 실력이 모자라서다.

기석은 부족함을 인정했다.

수비 시프트를 파괴한 최용한의 타격 기술, 노련미는 대단한 거고.

중견수 쪽으로 치우쳐 있던 좌익수가 전력 질주해 보지만 얼핏 봐도 2타점 2루타 각.

기석의 예상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4 : 5 역전당하고 노아웃 주자 2루.

불 끄러 왔다가 불 지른 꼴이 되고 말았다.

예전엔 흔하게 겪었던 일이지만 이젠 그때와는 몸값이 다른데.

IG 선수들, 코칭 스탭이 괜찮다고 위로해 보지만 기석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한국에서 CF 촬영하느라 며칠 동안 훈련 못 하고 일본 떨어지자마자 등판한 게 화근이었다.

더구나 평소보다 2시간이나 일찍 일어난데다 차가 밀려 공항 가는데 한참 걸렸고 설상가상 비행기까지 연착해서 1시간 넘게 기다렸다.

또 몸쪽 커터로 승부 하라던 강창식 코치의 조언을 따르지 않은 것도 잘못된 일이었다.


한마디로 경솔했고 자만심이 부른 참사.

잠실에 집 생기고 상금, CF로 돈 좀 벌었다고 벌써 감악산에서의 결기, 초심을 잊은 건지, 기석은 그런 자신을 꾸짖었다.

이어 우타 베테랑 5번 타자 김수찬을 맞았다.

기석은 오기로 최용한에게 던졌던 바깥쪽 투심을 다시 던졌다.

이번에도 각도가 좋지 않았다.

김수찬의 배트가 날카롭게 돌아 공을 때리고 3루 선상으로 날아가는 타구.

다행히도 크게 휘는 파울이었다.

또 2루타를 맞을 뻔했다.


기석은 오늘 투심 감각이 좋지 않다 생각하고 커터, 싱커 조합으로 유인구도 던졌다.

하지만 잘 속지 않는 김수찬이고 풀카운트까지 가는 긴 승부.

한가운데 들어오다가 뚝 떨어지는 싱커로 삼진 잡았다.

안 쳤으면 볼넷이었는데 다행히 헛스윙을 해줬다.

그리고 6, 7번을 커터, 싱커로 범타를 유도해 공 14개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제 몸 좀 풀린 것 같아 한 이닝 더 던지고 싶은 기석이었지만 전력 분석팀 평가는 커터, 투심 최고 구속이 143, 무브먼트도 애리조나 때보다 못하는 거였다.

또 최용한에게 맞은 투심은 구속 140에 불과했고 궤적으로 봐서 투심이라 할 수 없다 하고.

최고 구속이 6~7km 떨어진데다 공 끝이 좋지 않은 상황이면 굳이 더 던질 이유가 없었다.

연습 투구하듯 임할 수는 있겠지만 그러다가 두들겨 맞으면 기분만 나쁘고.


***


기석이 내려가자 방망이에 불이 붙은 WIA 타선.

9회 IG 불펜들이 쌍코피가 터지고 경기는 4 : 10, WIA의 대승으로 끝났다.

팀의 3연패를 막지 못하고 역전패의 원흉이 된 기석은 기분이 더러웠다.


“최용한이 걔 백 번에 한번 나오는 후루쿠 날린 거야. 마음에 두지 마.”

“제 스윙 못하고 친 뽀록성 안타는 의미도 없어.”


유상진 감독과 수석 코치는 그렇게 위로했고.


“며칠 쉬었는데도 구위 괜찮았어. 이삼일 훈련하면 피닉스 캠프 때 실력 나오겠더라.”


강창식 투수 코치는 그런 위로의 말을 남겼다.

SF 시절 불문곡직하고 비난만 해대던 코칭 스탭과 비교하면 진짜 좋은 사람들이었다.

IG 선수단은 숙소로 떠났지만, 기석은 남았다.

잘 던졌는데 맞았다면 그건 어쩔 수 없지만, 실투는 나오면 안 되는 거였다.


달리고 또 달리고 100번의 섀도 피칭.

기온이 뚝 떨어지고 어둠이 깔렸지만, 손가락 푸시업 100번.

어깨, 팔뚝 단련은 투수라면 누구나 하는 거고, 최고의 투수가 되려면 하체와 허리, 어깨, 악력, 손가락 힘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기석.

3세트를 반복했다.

민아는 먼발치서 기석을 지켜보다가 훈련이 끝난 뒤에야 다가왔다.


“오빠, 우리 저녁 뭐 먹을까요?”

“단백질이 필요한 것 같은데. 철판 스테이크?”


민아가 눈웃음 지으며 엄지를 세웠다.


“굿 초이스.”


기석은 영양가 없는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는 민아가 예뻐 보였다.

힘들 땐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좋은 그였으니.


***


돌리고 뿌리고 불 쇼까지 하며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요리사.

민아는 이런 광경을 처음 보는지 연신 즐거워했다.

기석은 작은 일에 기뻐하는 민아를 보고 흐뭇했다.


스테이크에 해산물까지 해서 저녁을 먹은 기석은 숙소로 돌아와 다시 웨이트 트레이닝.

찡그리지 않고 언제나 미소 짓는 민아가 함께해서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


다음 날, 훈련이 없었지만, 기석은 캄캄해질 때까지 개인 훈련하고 강창식의 말대로 하루 더, 이틀을 훈련한 뒤 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오키나와에 온 지 나흘째 되는 날, 캠프 다섯 번째 연습 경기인 SF 스콜피언스와의 경기에 등판 준비했다.


어제 해신 자이언츠에 역전패한 IG고 오늘 패한다면 5연패의 수렁에 빠진다.

SF는 기석에게 방출의 아픔을 선사한 친정팀이지만 방출한 건 구단 프런트였다.

기석은 경기 전 SF 선수들과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6,400 받다가 2년 총액 27억 받고 IG로 온 거였으니 모두가 축하의 말을 했다.

SF 코치들도 농담이 가미된 덕담을 건넸다.


“기석아, 올 시즌 세이브왕은 네가 먹어라. 대신 친정팀 상대로는 세이브 올리지 말고.”

“야, 너는 작년에 그렇게 던졌으면 이번 시즌 연봉 1억은 넘게 받았을 텐데 겨우 27억 받고 IG로 가냐?”

“청와대 가서 시계 받았지? 그거 나한테 넘겨라. 내가 시게 쳐줄게.”


굳이 답변할 필요가 없는 말들.

1억 > 27억?

세게 사투리가 시게?

이게 뭔가 싶은 아재 개그고 기석이 꾸벅 인사하고 뒷걸음질했다.


“가볼게요. 오늘 진짜 매운맛 보여 드릴 테니 기대하세요.”

“안 돼, 인마. 난 라면도 순한 맛만 먹는데.”

“그래, 김기석 표 매운맛 먹고 폭풍 설사 한 번 해보자.”


다 쓸데없는 말들이었다.

늘 중위권을 맴돌다가 에이스 투수가 복귀하고 투타 외국인 선수 영입까지 대박 치면서 상위권으로 도약한 SF.

투타가 균형을 이뤄 어느 팀과 붙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지난 시즌, 기석이 등판할 수 있었던 건 오버핸드 스로, 스리쿼터와 궤적이 다른 사이드암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상대 타선이 폭발해 그 누구도 나가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진 등판해서였고.

기석은 그 시절을 생각하니 씁쓸했다.

언제 2군으로 떨어질지 몰라 조마조마해 밤에 잠도 잘 못 들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어쨌건 오늘은 SF 4선발이 나오고 IG는 외국인 2선발이 나와 해볼 만했다.


***


경기가 시작되었다.

이제 컨디션이 돌아왔는지 오늘은 돈값을 하는 IG 외국인 2선발 투수.

6회까지 던져 사사구 1, 피안타 4, 탈삼진 6.

피안타 중에 솔로 홈런이 있어서 그렇지 5 : 1로 IG가 앞서고 있다.

하지만 중간 계투진이 화끈한 불 쇼를 시작하고 8회 초 5 : 4, 원아웃에서 연속 안타로 주자 1, 2루.

다음 타자는 3번 홈런왕 최경이고, SF는 7번까지 한방이 있는 대포군단이다.


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오던 날 포함해서 오늘 BP 타임까지, 4일을 훈련해 페이스를 찾은 그였고 WIA 등판 때와는 눈빛이 달랐다.

짧은 준비 투구를 끝내고 유성고 선배 최경을 맞았다.


고교 시절 2학년 전반기까진 3루수, 유격수로 뛰며 3번을 치던 기석이었다.

그땐 선배 최경이 우상이었고 SF 시절에도 친했다.

방출됐을 때, 또 IG랑 27억 계약했을 때, 가장 먼저 전화해 위로하고 축하해준 게 최경이었다.

오늘 인사하러 갔을 때, 다른 선수들이 되먹잖은 농담할 때도 최경은 시즌 중엔 단 하루도 훈련 거르지 말고, 밤 나들이도 끊으라며 진심으로 충고해줬다.

기석으로선 이제 학창 시절 우상을 상대해야 할 시간이었다.




오늘도 행운, 좋은 기운이 함께하는 하루 되시길


작가의말

아쉬움이 큰 경기였네요.

스웨덴 전 골도 그렇고
멕시코 전 2골도 안 먹어도 될 골이었는데...

끝이 아니고, 독일을 이기면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있네요.
손흥민의 레벨이 다른 골이 위안이었고,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습니다.
태극전사 끝까지 파이팅!!!
독자님들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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