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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파이널 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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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필명
작품등록일 :
2017.08.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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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2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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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개막전, 서울의 자존심

DUMMY

-IG 팬들이 부르는 노래가 김기석 투수의 테마 송인 모양이죠?

-그렇습니다. YK 밴드의 파이널 보스를 개사한 것 같아요.

-김기석 투수는 잠실 홈에서 들어야 할 등장 음악을 원정 구장에서도 듣네요.

-애리조나 캠프 때 총기 난사범에게 당구공 던진 피닉스 페이스 샷으로 유명세를 탔고 팬클럽도 생겼다 해요. 소녀 팬이 많다더군요.

-야구 선수답지 않게 곱상한 얼굴이고 광고 모델까지 하니 그런가 보네요. 요즘엔 투수선수 중에 훈남이 많아요.


기석은 YK 밴드의 파이널 보스를 IG 팬들이 직접 불러줘서 뿌듯했다.

흐뭇한 마음으로 140~143 구속의 포심, 투심을 던지고 준비 투구를 마쳤다.

캐스터가 비웃음이 담긴 어조로 말했다.


-공이 그렇게 빠르지 않은데요? 무브먼트도 그다지 좋은 것 같지 않고요.


해설위원이 마뜩잖은 표정이다가 정색했다.


-전력투구한 게 아니니 그렇죠. 예전 패턴, 예전 기록을 생각하시면 안 돼요.

-어쨌건 타격 천재로 불리는 이종호. 또 한때 SF 차세대 에이스로 불렸던 김기석의 대결. 긴장감이 넘치네요. 두 선수 다 고졸 출신으로 드래프트 1순위 입단, 데뷔 연도 신인왕 타이틀을 차지했다는 공통점이 있죠. 프로 3년 차인 이종호, 8년 차인 김기석.

-이종호도 그렇지만 이젠 타자들은 초구를 노리는 게 좋을 거예요. 기다리면 볼 카운트만 불리해집니다.


캐스터가 불신의 눈빛을 보였다.


-김기석의 제구가 그렇게 좋은가요?

-스프링캠프 때 직관했거든요. 초구는 무조건 스트라이크였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75%가 넘어요. 볼도 터무니없이 벗어나는 건 하나도 없고 모두 홈 플레이트 앞에서 변하는 구질이었고요.

“그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일인데요?

-사실이고 김기석이 엄청난 피칭을 합니다.


딱히 약점이 없고 공을 맞히는 능력이 탁월한 이종호.

장거리타자는 아니지만, 스윙이 빠르고 팔로 스루가 좋아 빗맞아도 안타가 될 수 있고 기석으로서는 절대 좋은 공을 줄 수 없었다.

초구를 노릴 게 분명한 이종호고 기석은 초구로 바깥쪽 커터를 던졌다.

좌타에 우투이니 시각적으로도 우타 우투 보다 궤적이 멀어 S 존을 빠지는 걸로 보이고 이종호는 배트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각도 큰 슬라이더처럼 꺾이며 홈 플레이트를 지났다.

구심이 힘차게 소리쳤다.


“스트라이크.”


전광판엔 150이 찍히고 IG 응원단이 열렬히 환호해댔다.


-말씀하신 대로 대단하네요. 백도어성 슬라이더가 150이 찍혔어요.

-슬라이더가 아니라 컷패스트볼이었습니다.


캐스터가 놀란 눈빛을 보였다.


-커터요? 커터가 슬라이더 각도에 150, 포심 구속으로 돌아들어 오면 제대로 칠 수 있는 타자가 별로 없겠는데요.

-그렇습니다. 타자로선 밖으로 빠지는 포심이라 생각했지만 그게 돌아들어 오니 어쩔 수 없었던 거고요. 그런 공은 구질을 읽고 노리고 들어가지 않는 한 못 치죠. 김기석이 저 공을 던진 건 이종호가 초구를 노릴 걸로 판단했기 때문일 겁니다.


2구, 기석은 감악산에서 갈고 닦은 싱킹 패스트볼을 던졌다.

코스는 이번에도 바깥쪽. 그런데 꽉 찬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는 공이다.

이종호의 배트가 빠르게 돌았다. 하지만 허공을 가르고 공은 살짝 밖으로 휘면서 낮게 깔려 포수 미트에 들어갔다.


-헛스윙. 구속 151. 투심이었나요?

-밖으로 살짝 휘긴 했습니다만 아래로 떨어지는 각도가 컸고 싱킹 패스트볼로 분류해야 할 것 같네요.

-100번을 휘둘러 3번을 헛스윙하는 이종호인데 배트가 바람을 갈랐어요.

-저런 공은 맞힌다 해도 내야 땅볼이죠. 스프링캠프 때도 싱커를 자주 던진 김기석입니다만 불과 3주 만에 구속이 상당히 늘었어요.

-슬라이더 각도에 포심 구속의 커터, 또 싱킹 패스트볼까지 장착한 김기석이고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겠네요.

-IG가 시범경기에 김기석의 투구를 보여주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 커터, 싱킹 패스트볼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감독이어도 안 보여주고 싶겠네요.

-그렇죠, 요즘 각 구단 전력분석팀들 분석 능력이 대단하죠.


바깥쪽 공을 연속해서 두 번 던진 기석이고 포수 장상운이 공격적으로 몸쪽 커터 사인을 냈다.

그것도 이론상 괜찮은 선택이긴 하지만 바깥쪽 공 두 개에 이은 몸쪽 공은 너무 교과서적이다.

이종호 또한 몸쪽 공을 노릴 것이고.


기석은 SF 시절이 생각났다.

주전 포수였던 장상운이고 고졸 신인이었던 기석은 사인대로만 던져야 했다. 직접 사인을 낸다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고.

하지만 IG에선 아니었다.

기석은 에이스이고 장상운은 백업 포수.

기석이 고개 저은 다음 직접 사인 내고 3구를 던졌다.

감악산에서 갈고 닦은 오프 스피드 구질의 싱커.


이번에도 바깥쪽 꽉 차게 들어오는 공. 그런데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빠른 공에 대비하던 이종호는 타이밍을 놓친 데다 몸쪽 공을 기다렸는지 엉덩이가 빠지며 커트라도 하려는 듯 어정쩡한 자세로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훅 가라앉는 공이고 포수가 블로킹하며 잘 걷어 올렸다.

3구 삼진.

이종호가 깊은 탄식을 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아! 구속 143의 낙차 큰 싱커. 이종호는 몸쪽을 노린 것 같은데 이번에도 바깥쪽 볼이었어요.

-저도 몸쪽으로 생각했는데 김기석이 허를 찔렀네요.

-결국, 공 세 개 중 두 개가 볼이었는데 이종호 선수가 초구 스트라이크는 그냥 보내고 계속 볼에 배트를 내고 말았어요. 스트라이크에 배트를 내야겠죠.


해설위원이 눈매를 좁히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평가할 건 아니죠. 선구안이 좋은 이종호고 타석에서 보기엔 분명 스트라이크였거든요. 초구는 확실한 볼처럼 보였고 타자로선 어쩔 수 없었던 거고, 김기석 투수의 제구와 구질이 워낙 좋았던 겁니다.

-그런가요? 8회 말, 투아웃 주자 2루 상황에서 등판해 불을 끄고 내려가는 김기석입니다. IG는 김기석이란 확실한 클로저를 얻었고 이젠은 이제 내일, 모레 경기에도 김기석이 몸만 풀어도 다급해지겠는데요.


해설위원이 실실 웃었다.


-예전의 해태가 생각납니다. 선동렬 투수가 몸만 풀면 상대 팀은 쫓기듯 타격하느라 제대로 된 스윙도 못했죠. 또 몇 해 전까지 우승을 밥 먹듯 하던 오성 라이언스처럼 확실한 마무리가 있는 팀이 리드한 상황에서는 상대 팀이 초조해지죠.

-그랬었죠, IG는 1선발보다 더 가치 있는 마무리 투수를 얻었습니다. 2년 27억이 비싸 보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냥 껌값이었어요.


기석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하며 더그아웃에 들어가자 감독 유상진이 불끈 안고 등을 탁탁 쳐댔다.


“멋졌다. 이종호가 삼진 먹을 정도면 이젠 다른 타자들도 네 공 못 쳐.”


대놓고 칭찬하는 법이 없는 유상진 감독이 이렇게 말하는 건 최상의 칭찬이었다.

기석은 그 말보다 민아가 눈웃음치며 소리 없는 물개 박수 쳐대다가 양쪽 엄지를 세운 게 더 기분 좋았다.


***


9회 초, 승리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이젠은 마무리 투수를 올렸다.

구속은 괜찮지만 제구가 좋은 투수는 아니었다.

3연전 첫 경기이고 IG 벤치에선 끈질긴 승부를 하라고 지시했다.

선두 타자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 나갔다.

후속 타자들도 끈질기게 버티고, 점수는 못 냈지만, 투구 수가 24개였다.


점수는 여전히 4 : 3.

9회 말, 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타석에는 애리조나 캠프 연습 경기 때와 같은 얼굴들이 대기 중이었다.

이젠 우타 대포 타선 3, 4, 5번.


3번 MLB 출신의 외국인 타자 해리스가 배터 박스에 바짝 붙었다.

그런다고 몸쪽으로 안 던질 기석이 아니었다. 직접 사인 내고 초구, 타자 옆구리를 향해 날아가는 공을 던졌다.

해리스가 화들짝 놀라 몸을 빼냈지만, 공은 절도 있게 꺾여 정확히 S 존을 통했다.


“스트라이크.”


해리스가 판정에 구시렁대며 불만스러운 눈빛을 보였다.


-150. 커터인가요?

-그렇습니다. 이종호에게 던졌던 초구와 같은 코스였어요. 이종호는 좌타자니 상관없었지만, 우타자인 해리스는 몸에 맞는 볼로 생각했나 봅니다.

-그렇다고 저런 프런트 도어성의 공을 피하지 않을 수도 없는 거잖아요.

-저런 상황을 면하려면 배터 박스에서 좀 떨어져야겠죠. 김기석은 해리스가 바짝 붙은 걸 보고 그렇게 던진 것 같습니다.


해리스는 몸에 맞아 출루하는 것보다는 부상 안 당하는 게 낫다 생각한 건지 배터 박스에서 조금 떨어졌다.

커터 감을 확실히 잡은 기석은 예감이 좋았다.

2구, 직접 사인 내고 초구와 정반대 궤적을 준비했다.

이번엔 안으로 감겨 들어가는 바깥쪽 투심이었다.

멀다 싶었는지 배트를 안 내는 해리스.

하지만 공은 야멸차게 휘어 S 존을 통과했다.


“스트라이크!”


초구 볼 판정에 불만을 표시한 해리스가 얄미웠는지 구심이 쩌렁쩌렁하게 소리쳤다.

인상을 구기고 발을 구르며 불만의 눈빛을 보이는 해리스.

구심이 경고를 줬다.


-147, 그림 같은 백 도어 구질의 투심이 들어갑니다.

-김기석이 다양한 구속, 다양한 구질의 싱커와 투심을 던지거든요. 휘는 각도를 크게 한 구질이고 해리스는 불만을 보입니다만 어떻게 봐도 스트라이크고 아주 눈에 띄게 휘었어요. 앞문, 뒷문, 정신없이 들어가네요.


기석은 큰물에서 놀았던 해리스를 상대로 같은 구종은 던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나왔다.

3구, 이번엔 몸쪽 포심.

해리스는 패스트볼을 노린 건지 기다렸다는 듯 배트를 힘차게 돌렸다. 하지만 배트는 공이 들어간 뒤에 지나갔다.

3구 삼진.




오늘도 행운, 좋은 기운이 함께하는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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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4 18.07.10 14,699 44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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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4. 리벤지 +21 18.07.08 16,242 5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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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13. 끝판 왕 +25 18.07.06 17,032 48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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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2. 언터쳐블 +15 18.07.04 17,890 475 9쪽
29 11. 전가의 보도 +12 18.07.03 18,314 504 9쪽
28 11. 전가의 보도 +17 18.07.02 19,036 544 11쪽
27 11. 전가의 보도 +11 18.07.01 19,184 523 9쪽
26 11. 전가의 보도 +14 18.06.30 19,843 5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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