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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필명
작품등록일 :
2017.08.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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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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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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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전가의 보도

DUMMY

민아는 눈이 동그래져 있고 막 불펜에 전화하려던 강창식이 유상진 감독을 바라봤다.

유상진이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지금 나가면 7회까지 던지고 내려와야 하는데 그래도 상관없겠어?”


기석이 말했다.


“이닝에 무관하게 투구 수 30개가 되면 내려올게요.”


유상진이 고개 끄덕였다.


“그래, 나가라.”

“예, 감독님.”


포수가 먼저 백업인 장상운으로 교체되고 이어 기석이 걸어나왔다.

IG 응원단이 열렬히 환영하며 YK 밴드의 파이널 보스를 불러대고 중계진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뭔가요? 김기석이 더그아웃에서 걸어나옵니다. 불펜 투구도 안 하고 나오는데요?

-제구에 자신이 있는 김기석이니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6회는 너무 이른 등판이네요.

-마무리로는 한민우나 정시헌이 나올 모양이죠? 이게 바른 투수 운용일까요?


해설 위원이 묵직한 신음을 흘리고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요, 세이브가 아닌 홀드 상황에서 나오는 건데 김기석 개인으로 보면 안 좋죠. 하지만 팀을 위해서는 바람직하다 생각되네요.

-확실한 마무리를 홀드 상황에 소진하는 건데 바람직하다고요?

-여기서 역전당하면 김기석이 나올 여지가 없어지잖아요. 유상진 감독이나 강창식 투수 코치의 지시는 아닐 거고 김기석의 자진 등판일 겁니다.

-아! 그럴 수 있겠네요. 팀을 위한 헌신이군요.

-개인 기록에 연연해 하지 않는 자세가 IG 투수진의 귀감이 될 수도 있을 거고, 결과가 좋으면 IG 사기는 크게 오르겠죠.


개막전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상황.

어제는 8회 투아웃 주자 2루에서 커터, 싱커, 싱커, 철저히 바깥쪽으로 던져 3구 삼진 잡았고 오늘은 6회 원아웃 주자 1, 2루.

벤치에서 2루수와 유격수에게 2루 쪽으로 붙으라는 사인이 나왔다.


-병살에 대비한 더블 플레이 뎁스(Double play depth)를 펼치는 IG.

-아! IG 내야진이 병살을 노리는데 그럼 빈 공간이 많아지거든요. 타석에 이종호가 있는데 정상적인 수비를 해야죠.


기석은 작전에 협조해 이종호가 초구에 배트를 낼 수 있는 공을 준비했다.

못 치면 삼진 잡는 거고 잘 되면 투구 수 줄일 수 있어 좋은 거고.

그리고 힘차게 투구.

초구, 한가운데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는 공이었다.

이종호는 절대 놓쳐서 안 되는 공이라 판단하고 빠르게 배트를 돌렸다.

하지만 공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몸쪽으로 꺾이는 커터였고.


탁!

둔탁한 소리가 나며 맞긴 했다.

배트 손잡이 부근에 맞으면서 배트가 두 동강 나고 바운드 되면서 낮게 깔려 오는 타구.

1, 2루 간이었지만 기석이 바람처럼 달려가 잡으며 몸을 틀었다.

3루로 던지기엔 위험 부담이 크고 2루로는 발 빠른 이젠 리드 오프 서희찬이 달려오고.

기석은 2루 커버 들어온 유격수에게 송구했다.

일직선으로 날아오는 빠른 공.

팔을 쭉 뻗어 잘 받은 유격수고 2루에서 포스 아웃.

유격수가 서희찬의 슬라이딩을 피해 1루로 던졌다.

좌타자에 발 빠른 이종호고 아슬아슬한 상황.

딱 30cm 차이로 공이 먼저 들어가고 1루심의 손이 올라갔다.

IG 더그아웃에선 탄성이 터지고 유상진 감독의 입꼬리가 한껏 찢어졌다.


-16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 구속 152의 커터, 배트가 쪼개지면서 1, 2루 간으로 갔어요. 그걸 김기석이 잡아 병살을 만드네요.

-1루 주자 서희찬이 빠르거든요. 2루수가 잡았으면 주자 2, 3루가 되었을 겁니다.

-김기석 수비가 엄청나게 좋은데요? 저 정도면 내야수 해도 되겠어요.


기석은 몸을 사리지 않고 멋진 수비를 한 유격수를 향해 어퍼컷을 쳐올리고 척, 엄지를 세워줬다.

그러자 고개 저으며 기석에게 엄지를 세우는 유격수.

해설위원이 자료를 뒤적이며 말했다.


-기록을 보니 유성고 때 2학년 초반까지 유격수, 3루수를 봤네요.

-어쩐지 자세가 다르다 싶었더니 그랬군요. 수비도 좋고 상대 타자 분석도 많이 하나 봐요. 어제는 이종호를 맞아 철저히 바깥쪽으로 승부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초구부터 몸쪽으로 던졌어요.

-우투수, 좌타자의 몸쪽 커터여서 구위가 안 좋으면 장타를 맞을 수 있는 코스였습니다만 슬라이더 각도에 152, 포심 구속의 공이 들어갔고 이종호가 배트 중심이 아닌 손잡이 부분에 맞히면서 병살이 되고 말았죠. 그건 타격 타이밍이 늦었다는 거예요.

-투수, 유격수가 서로 수비를 칭찬하고 있네요. 훈훈한 모습입니다.


공 하나로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잡고 이닝을 끝낸 기석은 짜릿했다.

치라고 던진 공이긴 하지만 헛스윙할 가능성이 50% 정도로 생각했는데 컨택 능력이 좋은 이종호이다 보니 때렸다.

그래도 좋은 타구가 나올 수 없는 공이었고, 어젠 삼진 잡는 데 주력했지만, 오늘은 맞혀서 잡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럼 투구 수를 줄일 수 있다. 주자가 나가면 그때 삼진 잡으면 되는 거고.

야수들, 코칭 스탭의 환한 얼굴을 보니 기석도 기분 좋았다.


“수비 멋졌다. 굳이 공 세 개 던져 삼진 잡을 것 없지. 공 하나로 두 명 보내는 그 손맛. 너도 짜릿했지?”


투수 코치 강창식의 말에 기석은 마운드의 전사, ‘Hoot’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밥 깁슨의 명언이 떠올랐다.


‘공 아홉 개로 삼진 세 개 잡는 것보다 공 세 개로 아웃 카운트 셋 잡는 게 낫다.’


밥 깁슨.

선발 등판해서 절반이 넘는 경기를 완투했고, 승리의 22%가 완봉승인 강철 어깨.

1루로 달려갈 듯한 과격한 투구 폼, 또 무서운 눈매로 빈볼도 자주 던지던 마운드의 야수.

그래 놓고는 매 시즌 200삼진 잡으며 MLB 역사상 두 번째로 3,000탈삼진을 기록한 레전드다.

치라고 던진 건데 애들이 못 친 거다, 하면 할 말은 없고.


기석은 그래도 밥 깁슨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투구 수를 줄일 수 있다는 건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고 팀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니까. 삼진은 꼭 필요할 때 잡으면 되는 거고.

기석은 끝으로 민아와 하이파이브하고 자리에 앉았다.


***


7회 초, 투구 수 100개를 넘기며 힘이 빠진 이젠 외국인 선발 투수.

IG 타자들이 안타에 이어 볼넷으로 출루하며 원아웃 이후 1, 2루를 만들었다.

이젠은 연패를 당할 수는 없다는 각오인지 불펜을 총가동했다.

IG는 총력전에 당해 잔루 2개를 기록하고 추가 점수 못 올리고.


7회 말, 기석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가능한 긴 이닝을 던지는 게 목표였다.

3번 해리스.

초구, 딱 치기 좋아 보이게 한가운데로 가는 공.

기석은 수비를 믿고 치라고 던진 거였다.

거침없이 배트가 나왔다.

하지만 안으로 감기며 낮게 깔리는 투심 플러스 싱킹 패스트볼이고 빗맞으며 1루수 방면 느린 땅볼.

1루수가 여유 있게 베이스를 밟아 처리했다.


-이젠 타자들 배트가 너무 쉽게 나오네요. 이러면 김기석이 끝까지 던질 수도 있겠어요.

-김기석이 작정하고 한 가운데서 좌우로 변하는 공을 던지고 있어요. 그냥 보내면 볼 카운트만 불리해지고 그렇다고 안 칠 수도 없는 상황이에요.

-이종호도 초구를 건드려 병살당했는데 이젠으로선 답답하겠네요.

-투수의 제구가 왜 중요한지 김기석이 확실히 보여줍니다. 스트라이크로 보이지만 스트라이크가 아니고 볼로 보이지만 볼이 아닌 공을 던지고 있어요.


투수 코치 강창식이 들뜬 음성으로 말했다.


“감독님, 기석이가 투구 패턴을 바꿨네요. 어제는 삼진 잡으려 하더니 오늘은 맞혀 잡는 쪽으로 가고 있어요.”


유상진 감독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기석이가 야구 센스도 좋지만 영리하네. 한가운데 던지는데 안 칠 수도 없고 치면 요리조리 휘며 가라앉고. 맞혀도 내야 힘없는 땅볼이고.”

“이런 식이면 9회까지 던질 수도 있겠는데요?”

“그건 욕심이지. 투구 수 25개 근처 가면 불러들여야지.”

“기석이가 30개까지는 던질 수 있다 했는데요?”


유상진이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야구 오늘만 할 것도 아닌데.”


4번 박명후.

스탠스며 어깨 움직임으로 봐서 초구를 노리는 듯하고 홈런왕을 맞혀 잡을 수는 없는 일.

기석은 초구 바깥쪽 투심을 던졌다.

S 존 밖으로 빠지는 포심으로 생각한 건지 배트를 안 내는 박명후.

하지만 홈플레이트 앞에서 살짝 꺾이며 정확히 S 존을 지났다.


“스트라이크.”


구속 150의 백도어 투심에 당한 박명후는 쓴 입맛을 다셨다.

2구, 이번에는 가운데서 몸쪽으로 휘어 들어오는 공.

타격 순간 달라진 궤적을 감지한 건지 어정쩡한 자세로 배트를 돌리는 박명후였다.

탁!

탁한 소리가 나며 배트가 부러지고 바운드 되어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타구.

1루에서 여유 있게 아웃 되었다.




오늘도 행운, 좋은 기운이 함께하는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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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11. 전가의 보도 +12 18.07.03 18,314 504 9쪽
28 11. 전가의 보도 +17 18.07.02 19,034 54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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