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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필명
작품등록일 :
2017.08.09 08:23
최근연재일 :
2018.07.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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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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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0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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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2. 언터쳐블

DUMMY

2구, 직접 사인 내고 다시 똑같은 코스의 투심. 공 반 개 정도 높게 던졌다.

포수 장상운은 바깥쪽으로 확실히 빠져 앉고 기석이 마음먹은 대로 들어갔다.

이번엔 구심의 손이 올라갔다.


“스트라이크.”


-같은 코스, 같은 구질의 투심. 이번에는 잡아 주네요. 초구랑 뭐가 다른가요?

-거의 같은 구질이었습니다만 이번엔 포수가 조금 바깥쪽으로 빠져 앉았거든요. 그래서 구심도 그쪽에 있었고 제대로 봤겠죠.


2구 연속 바깥쪽으로 던지자 배터 박스에 바짝 붙는 박명후.

그러면서도 살짝 발을 빼 오픈 스탠스를 취하며 몸쪽 공에도 대비했다.

기석은 다시 직접 사인 내고 3구를 던졌다.

이번에도 바깥쪽 공.

박명후는 홈런을 노리며 큰 스윙을 했지만 바람만 갈랐다.

공은 종 방향으로 떨어지는 커터였다.


-구속 149의 커터였습니다. 기가 막히게 떨어지네요. 박명후는 공이 사라진 줄 알았을 거예요.

-공 3개를 전부 바깥쪽으로 던졌어요. 극단적인 아웃 코스 승부사 톰 글래빈이 생각나네요.

-4구도 바깥쪽일까요?


톰 글래빈.

그레그 매덕스, 존 스몰츠와 함께 애틀랜타 삼인방으로 불리며 사이영상 두 번에, 월드시리즈 MVP 수상한 레전드다.


-커맨드 갑인 김기석이고 사실 어딜 던져도 상관은 없는데 1점 차이고, 홈런 타자인 박명후에게 몸쪽 공을 주지 않으려는 것 같네요.

-또 바깥쪽이라는?

-그럴 것 같습니다.


기석은 4구도 거의 같은 코스로 던졌다.

박명후가 팔을 쭉 뻗으며 배트를 돌렸지만 헛스윙.

홈플레이트 앞에서 낮게 깔리는 볼이었다.


-삼진 당하는 박명후. 152의 싱킹 패스트볼. 바깥쪽 낮게 깔리는 볼에 배트가 헛도네요.

-구질이 너무 다양한 김기석이고 어쩔 수 없었어요.


5번 김해산도 4구 만에 삼진, 6번 타자는 초구를 건드려 포수 팝플라이로 아웃.

기석은 오랜만에 맛보는 승리에 내심 짜릿했다.

어퍼컷 세러머니를 하며 환하게 웃는 유상진 감독.

길길이 뛰며 좋아하는 IG 선수들이고 홈에서 스윕 당한 이젠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1⅓ 이닝, 투구 수 12개, 3K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된 김기석. 오늘도 퍼펙트를 이어갑니다.

-김기석의 매직 쇼로 IG는 스윕을 거두고 당당히 1위에 자리매김하는군요. 신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선두입니다.

-MLB도 불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KBO도 확실히 그렇죠?

-그렇습니다, 10년 가까이 하위권에서 맴돌던 신화 이글스가 지난 시즌 불펜이 탄탄해지고 확실한 마무리가 생기면서 강팀으로 변했죠.

-선발진이 아무리 강해도 불펜이 약하고 확실한 마무리가 없으면 강팀이 될 수 없겠죠. 잘 뽑은 마무리 하나, 열 선발 안 부럽다는 소리 나오겠는데요.

-IG가 김기석을 데려온 건 신의 한 수였어요.


기석은 최근 몇 년간 치욕의 현장이었던 고척 구장에서 퍼펙트 피칭을 해서 더 뿌듯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고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월요일은 경기가 없고 주중 3연전은 잠실 홈경기.

만년 하위권이다가 지난 시즌 감독이 바뀌면서 강팀으로 변모한 신화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KC 레인저스를 스윕하고 3승인 신화고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1위 자리가 걸린 경기다.




12. 언터쳐블




오늘은 구단 버스가 아닌 자신의 차로 출근한 기석.

민아가 운전석에 앉고 기석이 옆에 앉았다.

민아가 활짝 웃었다.


“구단 버스 안 타고 오빠랑 같이 퇴근해서 너무 좋다.”


기석도 장단 맞춰줬다.


“나도.”


기쁨도 잠시, 민아가 출발과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목요일 밤엔 광주 원정 떠나야 하는데 덩그러니 혼자 앉아 가면 지루할 것 같다.”


연차와 관계없이 원정 경기 자유이동을 할 수 있는 IG.

구단 버스를 타건 자유 이동을 하건 상관없다.

화수목 주중 경기면 월요일 저녁 7시까지 원정지 숙소에 도착하면 되지만 주말 3연전은 시간 관계상 목요일 밤에 구단 버스로 가야 한다.

민아는 심야에 구단 직원들과 함께 이동해야 하는 게 싫은 듯했다.

기석은 요구 사항이 있으면 언제라도 이야기하라던 강창식의 말이 떠올랐다.


“그럼 나랑 같이 앉아 가면 되잖아.”


민아가 입을 내밀었다.


“그게 내 마음대로 안 되지.”

“민아가 컴퓨터, 스포츠 과학 전공자로서 내 피칭 분석 요원 또 피트니스 PT 겸직하면 되지 않을까? 가면서 피칭 영상 분석하고 식단 관리, 트레이닝 스케줄도 짠다는 거지. 어때?”


민아가 눈을 반짝였다.


“오빠 아이디어 멋진데. 나 요가랑 헬스 트레이너 자격증도 있어. 그래도 지원팀장님이랑 전력 분석팀장님, 감독님이 조율해야 할 문제 아닐까?”


기석이 싱긋 웃었다.


“감독님한테 바로 말씀드리긴 그러니 일단 강 코치님한테 이야기해 볼게.”

“그게 먹힐까?”

“먹힐 거야. 내가 강력히 원한다 하지 뭐. 사실 그렇기도 하고. 나도 삭막하게 상운이 형이나 민우랑 같이 앉아 가는 건 별로 거든. 너랑 가는 게 좋지.”


민아가 곱게 눈웃음 지었다.


“이제 야구 공부 진짜 열심히 할게.”

“지금 실력으로도 충분해. 그리고 내 상태를 네가 제일 잘 알잖아.”


칭찬 듣기 쑥스러운지 민아가 화제를 바꿨다.


“화요일은 잠실 홈경기니까 오늘 저녁부터 월요일, 화요일 오전까지 시간도 많네. 오빤 뭐할 건데?”

“저녁 먹은 다음에 너 집에 바래다주고 장비 일습 챙겨서 감악산 집에 가려고. 오랜만에 야간 산행도 좀 하고.”


민아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입을 열었다.


“나도 오늘 오빠 따라갈까?”


기석은 심장이 멎는 듯했다.

내심 기대는 했지만 차마 말은 못했는데 기대했던 말을 들어서.


“너도 거기서 자게?”

“응, 오빤 2층에서 자고 난 1층에서 자고. 아니다, 내가 2층에서 잘게.”

“난 괜찮은데 오해받으면 어쩌려고?”


민아가 입을 삐죽였다.


“오빠가 괜찮으면 난 상관없어. 나만 떳떳하면 되지 뭐. 밑반찬은 내가 챙겨 가고 바비큐 해 먹게 장 봐서 가자.”

“바비큐 좋지.”

“오빠 따라다니다가 살찌겠다.”

“넌 3킬로는 더 찌워도 돼.”

“이 님, 뭐라는 거야?”


입을 삐죽이지만, 기분 좋은지 콧구멍이 빵빵해지는 민아고 기석의 입꼬리도 길게 찢어졌다.

두 사람은 저녁 먹은 다음 장 보고 짐 챙겨 감악산으로 향했다.


***


스트레칭 한 후 장작 패고 모래더미에 손가락 박고 거머쥐기 100회, 이어 손가락 푸시업 100개.

감악산에서의 루틴을 끝낸 기석은 민아와 야간 산행에 나섰다.

길이 험하면 손잡아주고 당겨주면서.

그리고 귀가해 민아가 만들어 준 야식 좀 먹어준 뒤 웜업 엑스사이즈, 섀도 피칭 좀 해주고 민아를 따라 파워 요가.

피칭에 필요한 유연성, 코어 강화를 위한 동작이고 자세 교정을 해주는 민아의 포근한 손길에 기석은 흐뭇했다.

민아가 있는 한 여자 친구는 필요 없을 것 같고···


***


감악산에서 즐겁게 훈련을 마친 기석은, 화요일 민아와 함께 잠실에 왔다.

BP 타임, 민아는 통역하느라 바쁘고 달리기에 이어 몸풀기를 마치고 섀도 피칭하는 기석에게 강창식 투수 코치가 다가왔다.


“컨디션 어때?”

“좋습니다.”

“어제 뭐했어?”

“감악산 집에서 쉬었어요.”


강창식이 피식 웃었다.


“개인 훈련한 게 쉰 거야? 훈련에 필요한 거나 요구할 것 없어?”


기석은 말이 나온 김에 민아 이야기를 했다.

다 듣고 고개를 끄덕이는 강창식.


“그래, 감독님한테 말씀드릴게. 안 그래도 프런트 팀장님들, 단장님까지 민아 씨 덕분에 네가 안정적으로 훈련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선수들도 민아 씨랑 같이 가면 정서적으로도 좋을 거고 큰 활력소가 될 것 같다. 민아 씨가 일을 몇 배로 하는데 단장님한테 말씀드려 연봉도 올려주게 할게.”

“감사합니다, 코치님.”

“뭘 감사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인데.”


그러고 걸음을 옮기려던 강창식이 멈춰 섰다.


“참, 너 원정 경기 숙소 문젠데, 어떻게 할래? 혼자 지내는 게 편하겠지?”


에이스 접대 차원에서 호텔 객실을 혼자 쓰게 해주겠다는 말.

기석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민우랑 한 방 쓸게요.”


강창식이 활짝 웃었다.


“그럼 그렇게 해. 민우가 캠프 때 너랑 한방 쓰고 많이 좋아졌더라. 민아 씨랑 나란히 붙은 객실로 잡을게.”

“저는 아무 데나 괜찮은데요.”


강창식이 싱긋 웃으며 기석의 어깨를 탁 쳤다.


“너랑 가까이 있어야 민아 씨가 편하지. 너 투구 분석도 민아 씨가 하고 체크 할 게 많을 거잖아. 또 웨이트 트레이닝하러 같이 가면 되고.”


그러고는 미소 지으며 걸음을 옮기는 그.

기석은 민아가 원정 따라가는 게 불안했는데 옆방에 있게 되어 다행이었다.


***


잠실 홈 경기, IG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경기가 시작되었다.




오늘도 행운, 좋은 기운이 함께하는 하루 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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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16. 프로란 +19 18.07.14 12,739 448 10쪽
39 16. 프로란 +14 18.07.13 13,254 458 11쪽
38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5 18.07.12 13,732 446 9쪽
37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0 18.07.11 14,083 428 9쪽
36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4 18.07.10 14,854 453 10쪽
35 14. 리벤지 +11 18.07.09 15,859 492 10쪽
34 14. 리벤지 +21 18.07.08 16,394 515 10쪽
33 13. 끝판 왕 +16 18.07.07 16,976 494 10쪽
32 13. 끝판 왕 +25 18.07.06 17,168 485 10쪽
31 12. 언터쳐블 +14 18.07.05 17,691 528 10쪽
» 12. 언터쳐블 +15 18.07.04 18,027 479 9쪽
29 11. 전가의 보도 +12 18.07.03 18,445 506 9쪽
28 11. 전가의 보도 +17 18.07.02 19,167 548 11쪽
27 11. 전가의 보도 +11 18.07.01 19,312 525 9쪽
26 11. 전가의 보도 +14 18.06.30 19,979 512 10쪽
25 10. 개막전, 서울의 자존심 +11 18.06.29 20,112 538 10쪽
24 10. 개막전, 서울의 자존심 +13 18.06.28 20,134 498 9쪽
23 9. 스포츠 과학 +16 18.06.27 19,718 508 9쪽
22 9. 스포츠 과학 +12 18.06.26 20,462 521 9쪽
21 8. 오키나와 캠프 +11 18.06.25 21,091 527 10쪽
20 8. 오키나와 캠프 +16 18.06.24 21,559 47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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