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파이널 보스

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새글

진필명
작품등록일 :
2017.08.09 08:23
최근연재일 :
2018.07.20 08:05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931,442
추천수 :
23,622
글자수 :
186,088

작성
18.07.13 08:10
조회
13,250
추천
458
글자
11쪽

16. 프로란

DUMMY

중계진도 부산했지만, IG 더그아웃은 난리였다.

벤치에 앉았던 선수들이 일어나 구경하고 유상진 감독은 강창식 투수 코치에게 질문 공세를 퍼붓는 중이었다.


“기석이가 투수판 바꿔 밟고 변형 슬라이드 스텝 하는 것 알았어, 강 코치?”

“모, 몰랐습니다.”

“그럼 도대체 언제 연습한 거야?”

“오늘 불펜 피칭할 때 한 것 같은데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참! 아까 불펜에 민아 씨가 같이 갔잖아.”


유상진, 강창식의 눈길이 민아에게 향했다.

어쩔 수 없이 민아가 나섰다.


“어젯밤에 섀도 피칭하며 연습했고 아까 불펜에서 여섯 개 던져 봤는데 제구며 투구 폼에 문제가 없었어요. 부상당할 일은 없으니 안심하셔도 될 것 같아요.”


강창식은 난감한 표정으로 머리를 벅벅 긁어대고 유상진 감독도 불안한 눈빛을 거두지 못했다.

당장 최용한을 잡는 게 문제가 아니라 기석이 부상당할까 걱정하는 두 사람이었다.


3구, 평소 패턴대로 하면 커터를 던질 차례였고 장상운도 바깥쪽 커터 사인을 냈다.

기석이 직접 사인 냈다.

그리고 이번엔 니 투 니 모션으로 피칭.

배트가 안 나올 수 없게 한가운데 들어가지만, 뚝 떨어지는 싱커였다.

최용한의 배트는 힘차게 돌았지만, 이번에도 바람만 갈랐다.


-3구 삼진 당하는 최용한. 구속 144의 오프 스피드 피치였어요.

-한가운데 들어오니 배트가 안 나갈 수 없었죠.

-최용한, 어제 경기에 이어 또 삼진 당했어요. 하지만 다음 타자가 어제 김기석에게 안타를 친 5번 김수찬입니다.

-어제 그림 같이 휘는 몸쪽 투심을 오픈 스트라이드 하며 때려냈죠. 오늘도 타격 감각이 좋은 김수찬이고 김기석도 신중하게 던져야 할 겁니다.


***


어제 안타 때렸던 우타자 김수찬을 맞은 기석은, 1루 측 투수판이 아닌 3루 쪽 투수판을 밟았다.

그건 김수찬이 우타자라는 점도 있지만, 그를 상대로 굳이 투수판 위치를 바꾸고 싶지 않아서였다.

어제 안타 맞았을 때 밟았던 그 투수판 밟고 아웃카운트 잡을 작정이었다.


-아! 김기석이 원래대로 3루 쪽 투수판 가까이 서네요.

-아마 김수찬이 우타자여서 그럴 겁니다. 우타자에겐 3루 측 투수판을 밟아야 몸쪽 공을 던질 때 타자에게 더 위압감을 주거든요. 하지만 투심 계열의 공은 불리해집니다. 그건 1루 쪽 투수판 밟는 게 낫죠.

-투수판 이용 메커니즘이 단순한 게 아니군요.

-메커니즘이 복잡하고 이론이 다양해 정설이 제대로 확립되진 않았는데 투수판 바꿔 성공한 투수도 있고 오버 로테이션 때문에 부상당해 실패한 투수도 있어요.


초구, 몸쪽 커터 사인을 내는 포수 장상운.

기석이 슬쩍 1루를 보고 살짝 왼발을 들어 중심축인 오른발에 붙이는 힐킥 무브먼트로 던졌다.

몸쪽 바짝 붙는 공이었지만 휘어지는 커터인 걸 간파한 건지 김수찬이 오픈 스트라이드 하며 스윙했다.

하지만 공은 이미 포수 미트에 들어간 뒤였고.


-151의 커터. 헛스윙하는 김수찬. 스윙 타이밍이 늦었어요.

-김기석의 레그 행에 타이밍을 놓쳤죠. 그래도 프론트 도어성 커터에 배트가 나간다는 건 자신감이 붙었다는 거예요.

-그런 자신감이 있어서 어제 안타를 쳤겠죠?

-WIA 전력분석팀에서 김기석을 정밀 분석한 결과인 듯합니다. 그러니 김기석이 신기술 장착해서 등판한 거고요.


2구, 기석은 초구와 똑같이 몸쪽으로 던졌다.

김수찬이 다시 배트를 돌렸지만, 이번에도 허공만 갈랐다.


-구속 154의 몸쪽 라이징 패스트볼에 배트 헛돕니다. 이번엔 타이밍은 맞았는데 스윙 궤적이 아래였습니다.

-그게 김기석의 포심 무브먼트가 워낙 좋아 타자 예상보다 높게 들어오거든요. 김기석의 포심을 치려면 생각보다 조금 높게 스윙해야죠. 이론은 그렇지만 실제 감각적으로 그러긴 어렵습니다. 눈과 몸이 따로 놀기가 어렵거든요.

-아무튼, 김기석 때문에 9개 구단 전력분석팀 일거리가 엄청나게 늘어나겠네요.

-일은 많을수록 좋은 거예요.


기석은 내심으로 김수찬을 칭찬했다.


‘저 형, 타이밍 감각 죽이네.’


3구는 1루 쪽 투수판 밟고 밖에서 돌아들어 가는 투심을 던졌다.

몸쪽 공 두 개만 보다가 바깥쪽으로 멀어 보이는 공이 오니 가만히 보기만 하는 김수찬.

하지만 플레이트 3미터 앞에서 예리하게 휘어 S 존을 파고드는 구질이었고 구심이 격한 주먹질로 삼진 아웃을 외쳤다.


-151의 백도어 투심을 보기만 하는 김수찬. 최용한에 이어 3구 삼진 당하네요.

-김기석이 신기술 장착하고 나와서 공 여섯 개로 WIA 대표 타자 둘을 잠재웠어요.

-이번엔 1루 쪽 투수판을 밟았거든요. 투심을 던진다는 거였는데 타자가 알았어도 대처 못했을 것 같아요.

-투수판 이리저리 밟으면 타자로선 계산이 복잡해지겠어요.

-영리한 김기석이 역으로 허를 찌를 수도 있고 타자는 생각 안 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어요.

-워낙 위력적인 김기석의 공이고 어딜 밟아도 큰 차이는 없겠죠?

-타자는 다른 궤적의 공을 봐야 하니 어려움이 많아지고 김기석은 별로 손해 볼 게 없죠. 하지만 제구의 마법사 김기석이니 저럴 수 있는 거고 다른 투수들이 함부로 따라 하면 안 되죠.

-DL 오르고 조기 은퇴할 수도 있겠죠?

-오버 로테이션이 되면 어깨, 팔꿈치 부상 올 수가 있죠. 피칭 매커니즘을 제대로 아는 코칭 스탭의 감독하에 해야 합니다.


***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기석은 유상진 감독, 강창식 코치에게 한참 동안 추궁당해야 했다.

투수판 바꿔 밟은 것에 스트레치 동작에 변형을 준 레그 헤지테이션까지 합쳐서.

설명을 듣고 강창식은 수긍하는 듯했지만 그래도 우려의 눈빛이 가시지 않는 유상진.


“정말 이상 없어? 오버 로테이션 느낌은 없어?”

“SF 시절, 사이드암으로 던질 때도 가끔 투수판 바꿔 밟고 던진 적 있어요. 또 슬라이드 스텝도 여러 가지로 던졌고요. 3루 쪽 밟을 때와 같은 정상적인 숄더 로테이션이고 어깨, 팔꿈치, 골반, 허벅지까지 전부 이상 없으니 안심하세요, 감독님.”


강창식이 거들고 나섰다.


“기석이가 괜찮다면 괜찮을 겁니다, 감독님.”


유상진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애매하게 고개 끄덕였다.


“그래, 그래도 전력분석팀 자료 나오는 것 봐야 안심되겠네.”


민아는 끼어들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


9회 초, IG의 공격은 무위로 끝나고 9회 말, 기석이 마운드에 올랐다.

6, 7, 8 타순이지만 쉬운 타자가 없는 WIA.

기석은 13구를 뿌려 세 타자 모두 삼진 잡았다.


-위닝 시리즈 확보하고 7승 2패, 1위를 유지하는 IG. 김기석은 1⅔이닝 다섯 타자 연속 삼진 잡고 세이브 하나 추가해 10⅓이닝 평균자책점 0, 무사사구 1피안타 탈삼진 18개군요.

-2승 3세이브 2홀드. 투수 부분 모든 기록이 1위입니다.




16. 프로란




일요일 오후, 고속도로는 꽉 막히고 기석은 민아, 한민우, 장상운과 함께 KTX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앞에 앉은 한민우, 장상운은 곯아떨어져 자고, 기석의 옆에 앉은 민아가 속삭였다.


“오빠, 잠실 집에 가지 말고 바로 감악산 집에 가자. 피칭 폼도 더 다듬고 준비 잘해서 SF 상대해야지.”


7년간 몸담았던 SF의 연고지 인천에서 열리는 주중 원정 경기.

기석으로서는 지난 시즌 야유까지 했던 SF 팬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고, 화요일 오전까지는 시간이 있다.

그래도 일주일에 하루 쉬는 월요일이고, 기석은 휴식일 훈련에 민아를 끌어들이기 미안했다.

그래서 오늘은 잠실 집에서 피트니스만 하고 내일 아침 잠실 구장에 가서 훈련할 계획이었지만 생각을 바꿨다.


“내려서 밥 먹고 차 렌트해서?”


민아가 기석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밥 먹으면 너무 늦잖아. 장 봐서 가서 해 먹자.”


밥해 먹는 재미가 쏠쏠하고 기석도 동의했다.


“그러자.”

“신 난다. 난 감악산 가면 피크닉 하는 기분이야.”


민아가 활짝 웃었다.

기석도 그랬다. 여자친구와 피크닉 가는 기분.



***


서울에 도착해 출구로 향하며 장상운이 말했다.


“민우야, 기석이도 그렇고 나도 휴식일에 훈련하는데 넌 집에서 뭐하냐? 평소 연습량이 부족해서 몸이 늦게 풀리는 거잖아. 내일은 놀지 말고 훈련하러 꼭 나와라. 열심히 해서 연봉 1억은 받아야 월세 면하지, 이 자식아. 최저 연봉 받고 은퇴할 거야?”


기석은 SF 때 까칠하던 장상운의 모습을 오랜만에 봤다.

한민우가 월요일에 훈련하지 않는 건 사실이다. 몸이 늦게 풀리는 것도 사실이고.

한민우는 하늘 같은 선배인 장상운의 일침에 바짝 움츠러들었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서 내일 나온다는 거야 또 자빠져 논다는 거야?”

“훈련 나가겠습니다, 선배님.”

“꼭 나와라. 안 나오면 다시는 나 볼 생각하지 말고.”


그러곤 기석과 민아에게 손 흔들고 걸음을 옮기는 장상운.

기석은 한동안 야구가 안 되자 숨을 죽이고 있다가 이제 활기 넘치는 그를 보니 흐뭇했다.

야구가 잘 되자 기가 살아났다.


잘 자고 일어나 욕먹은 한민우는 울상이 되어 있었다.

기석은 지하철 타러 가는 그에게 택시비 하라며 봉투를 줘서 보냈다.

200만 원이 든 봉투.

기석이 최저 연봉 받던 시절 매달 조동호가 하던 짓이기도 했다. 그땐 액수가 100만 원이었고.


한민우가 월요일에 연습장에 안 나오는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라 아르바이트하기 때문이다.

고졸 드래프트 끄트머리에 뽑혀 계약금도 푼돈 받은 그고, 최저연봉으론 용품 사고 집 월세 내기도 빠듯한 살림.

기석은 매달 200만 원 보조할 테니 아르바이트하지 말라 하려다가 자존심 건드리는 것 같아 택시비라는 우회로를 택했다.

그리고 렌트카 빌리고 장 봐서 감악산으로 향했다.


***


화요일, 감악산에서 민아와 함께 즐겁고 신 나게 훈련한 기석이 SF 구장에 도착했다.

BP 타임 때도 ‘김기석’을 연호하고 사인해 달라며 볼을 넘기는 인천 홈팬들이고 기석은 친정 팬들의 환대에 흐뭇했다.

비록 IG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금의환향한 기분이랄까?


전력분석팀은 기석의 투수판 사용, 투구 폼이 부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지만 괜찮은 걸로 결론 내렸다.

기석은 건강검진 결과 받은 것처럼 후련했다.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해도 뜻대로 했을 기석이었지만 그래도 전력분석팀에서 브레이크 걸면 피곤해지는데 다행이었다.




오늘도 행운, 좋은 기운이 함께하는 하루 되시길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파이널 보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6 18. 잠실벌의 주인-지옥의 종소리 NEW +10 17시간 전 6,765 280 10쪽
45 18. 잠실벌의 주인-지옥의 종소리 +12 18.07.19 9,210 345 11쪽
44 18. 잠실벌의 주인-지옥의 종소리 +23 18.07.18 10,031 389 10쪽
43 17. 물러설 수 없는 게임 +12 18.07.17 10,878 412 10쪽
42 17. 물러설 수 없는 게임 +16 18.07.16 11,727 423 10쪽
41 16. 프로란 +18 18.07.15 12,219 445 10쪽
40 16. 프로란 +19 18.07.14 12,736 448 10쪽
» 16. 프로란 +14 18.07.13 13,251 458 11쪽
38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5 18.07.12 13,727 446 9쪽
37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0 18.07.11 14,076 428 9쪽
36 15. 내가 편하면 상대도 편하다 +14 18.07.10 14,847 453 10쪽
35 14. 리벤지 +11 18.07.09 15,853 492 10쪽
34 14. 리벤지 +21 18.07.08 16,388 515 10쪽
33 13. 끝판 왕 +16 18.07.07 16,971 494 10쪽
32 13. 끝판 왕 +25 18.07.06 17,162 485 10쪽
31 12. 언터쳐블 +14 18.07.05 17,686 528 10쪽
30 12. 언터쳐블 +15 18.07.04 18,022 479 9쪽
29 11. 전가의 보도 +12 18.07.03 18,442 506 9쪽
28 11. 전가의 보도 +17 18.07.02 19,164 548 11쪽
27 11. 전가의 보도 +11 18.07.01 19,309 525 9쪽
26 11. 전가의 보도 +14 18.06.30 19,975 512 10쪽
25 10. 개막전, 서울의 자존심 +11 18.06.29 20,108 537 10쪽
24 10. 개막전, 서울의 자존심 +13 18.06.28 20,128 497 9쪽
23 9. 스포츠 과학 +16 18.06.27 19,713 508 9쪽
22 9. 스포츠 과학 +12 18.06.26 20,457 521 9쪽
21 8. 오키나와 캠프 +11 18.06.25 21,084 527 10쪽
20 8. 오키나와 캠프 +16 18.06.24 21,551 473 9쪽
19 8. 오키나와 캠프 +16 18.06.22 22,671 510 9쪽
18 7. 깜짝 포상 +18 18.06.21 23,406 566 9쪽
17 7. 깜짝 포상 +15 18.06.20 23,740 570 8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진필명'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