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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리스너 : 팬텀스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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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운12
작품등록일 :
2017.08.1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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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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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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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 근삿값, 참이 될 수 없는

DUMMY

#037



“팬텀기획에선 언제나 도영도 대표가 찾아 왔었는데, 강한서 실장은 처음 만나는 것 같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송파에 위치한 성하 아카데미의 원장실, 김성하는 마시던 차를 내려 놓고 면담을 신청한 강한서를 쳐다보며 물었다.


“그래, 어쩐 일로 나를 찾으셨습니까?”

“저희 회사 소속, 전설아 말입니다.”

“전설아 교육생, 배우 지망이지요. 그게 왜···?”


강한서는 김성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아직 별 다른 생각이 들려오진 않았다. 하지만 생각조차 않고 있다는 게 더욱 강한서의 화를 부추겼다.


“지도 과정에 의구심이 생겨서 말입니다.”

“의구심이라니, 그게 무슨.”

“연기 학원에 등록한지 몇 주가 지나도 아무도 연기를 가르치지 않는 게 올바른 과정인지 궁금해져서 말입니다.”

“허험.”


-그 천재인지 어쩐지 하는 애가 못참고 또 쪼르르 달려가서 말했나 보군


김성하는 헛기침을 하더니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배우병이라는 말, 들어 보셨습니까? 흔히, 오만한 배우들을 가리켜 그런 표현을 씁니다. 내가 보기엔 전설아 교육생이 그 오만한 배우가 될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들었기에 그에 맞는 수업방식을 택했을 뿐입니다. 물론 몇 주가 되도록 별 다른 연기 수업을 하지 않는 게 이상해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기본 마음 가짐을 잡지 못한 이에게 무조건 연기, 표현을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몰상식한 일입니다.”


시작은 평온 했으나 마지막은 결국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괜한 소리를 한 이를 탓하는 것으로 끝났다.


‘오만?’


강한서는 전설아와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단어에 의문을 품으며 김성하에게 물었다.


“원장님, 설아가 혹시 무슨 잘못이라도 했습니까?”


-잘못? 당연히 잘못했지 그거 좀 따라 한다고 벌써부터 천재니 뭐니 연수를 살살 꼬드겨선


“잘못, 한 건 없습니다. 단지 연기에 대한 태도가···.”


김성하는 속과는 전혀 다른 말로 능숙하게 말했다. 과연 베테랑 연기자다운 처세였다. 강한서는 자연스럽게 테이블 위에 놓인 차에 손을 가져갔다.


-챙그랑


“이런.”

“어허!”


강한서가 놓친 찻잔에서 흘러나온 차가, 테이블을 넘어 김성하에게까지 흘러간다. 김성하는 재빨리 소파에서 일어났지만 바지는 이미 반 이상이 젖은 상태였다.


“죄송합니다.”


강한서는 바로 테이블 위에 놓인 티슈를 뽑아 김성하의 바지에 갖다 댔다.


“됐습니다! 내가 할 테니.”

“뜨거우실 텐데. 이것만 닦겠습니다.”




-교수님!

“이게 누군가, 아침 드라마의 여왕, 박연수 아니신가.”

성하 아카데미의 원장실, 김성하는 의자에 기대 반가운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


-호호호, 교수님도 참. 그 여왕을 키워낸 분이 바로 김성하 교수님이시죠.

“하하하, 잘 지냈나, 여왕님.”

-네, 교수님도 잘 지내셨어요?

“그럼. 요새 뭐 하느라 이렇게 오랜만에 전화하는 거지?”


김성하가 짐짓 엄한 표정을 지으며 목소리를 깔자, 휴대폰에선 바로 기운 없는 박연수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죄송해요, 소속사 옮기고 예능도 나오고, 곧 주말 드라마 들어가느라 정신이 없어요. 조만간 찾아 뵐게요.

“하하하, 아주 좋아. 그런 일이라면 내 연락이 없어도 참고 기다려 주지.”

-호호, 아 저 오늘 전화 드린 이유가, 제 예전 소속사에 새로운 애가 한 명 들어와서요.

“예전 소속사라면.”

-팬텀이요.

“아아, 팬텀. 그래, 최근 아카데미에 한 명 등록했지.”

-역시.

“역시?”

-그 애가 연기를 엄청 잘 하거든요. 배운 적이 없다고 하는데, 정말 뛰어나요.

박연수의 호들갑 떠는 목소리를 들은 김성하는 인상을 썼다.

“그래?”

-네! 심오한 자기만의 연기 세계가 있다나? 제가 연기 천재라고 엄청 칭찬하니까, 당연하다고 웃더라고요.

“하. 천재라.”


박연수의 말이 이어질수록 김성하 원장의 얼굴엔 점점 짜증이 깃들고 있었다.


-어때요? 제 후배인데, 잘 좀 부탁 드려요. 제가 교수님 제자라니까 어찌나 말을 해달라고 하던지

“연수야, 내 누누이 말하지만 너는 사람 보는 눈을 더 키워야 해. 그런 소속사에서 시작 한 것도 그렇고.”

-무슨 말씀이신지···.

“천재, 그런 소리 하는 애들 치고 제대로 된 애들이 없어. 그건 다 오만이고 착각이지. 팬텀의 그 애 테스트 영상을 봤지만, 전혀. 형편없더군. 그건 연기가 아니야.”

-그래요··· 그 애가 무척이나 고무되어 있는데, 실망이 크겠네요. 당연히 천재라고 생각하던데.

“천재 소리는···쯧, 요즘 애들은 정말 거침이 없네.”

-교수님, 그 애가 뭐든 실증을 잘 내긴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가르쳐주세요. 잘 부탁 드려요.

“쯧쯧··· 끈기까지 없다니.”


혀를 차는 김성하의 목소리에 불쾌감이 가득 담겼다.


-어머, 저 곧 촬영 들어가봐야 해서. 조만간 연락 드릴게요!

“그래, 촬영 잘 하고.”


전화가 끝난 김성하는 책상 위에 꽂아 둔 등록원서 파일을 펼쳤다. 가장 최근의 서류, 전설아의 등록 원서를 살펴본 김성하는 빨간색 펜으로 체크 표시를 그었다.


“최악이구만.”





“강 실장! 이제 됐습니다. 어차피 버린 옷, 갈아입을 테니 그만 하시오.”


김성하는 간신히 화를 참으며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있는 강한서를 나무랐다. 그리고 시계를 힐끔, 보더니 빠르게 마무리를 지었다.


“연기는, 내면으로부터 다져나가야 빛을 발하는 예술입니다. 그런 연기에 있어서 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 뭐라고 보십니까? 발성? 발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대본입니다. 마음가짐을 바로 잡기 위해 그걸 먼저 분석하는 일을 시킨 건 그 이유가 크지요. 우리 아카데미는 학생 개개인에 맞는 수업을 진행 할 뿐입니다.”


-이래서 못 배운 일반인들이란


“정 저희 아카데미에 신뢰가 가지 않으신다면 기꺼이 남은 일자를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 애가 다른 곳에 간다 한들 다른 방법이 없을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강한서는 가만히 서서 김성하의 불쾌로 가득 찬 얼굴을 바라봤다.

진상이 드디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연수가 쌓아 놓은 오해에 당연하다는 듯 넘어간 김성하. 그리고 색안경을 끼고 미리 단정짓는 그의 오만한 성격과 말도 안 되는 수업 방식.


예상 했던 것과 비슷했고, 그만큼 비릿했다.


“알겠습니다. 원장님 말씀, 새겨 듣겠습니다.”

“허험, 그럼 이제 그만··· 시간이 이렇게 지체되어서야.”


-대학으로 출발해야 하는 시간인데 쓸데없이


김성하는 강한서가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 강한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위를 힐끔 둘러보았다. 원장실에는 온통 축하 리본이 달린 화분과 난으로 가득했다.


“대학 교수로 임용되셨나 봅니다.”

“흠, 그렇게 됐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좋은 교수님이 되실 겁니다.”


별로 좋지 못한 분위기 속에 오가는 축하 인사였으나, 마땅히 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에 김성하는 작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를 받았다.




성하 아카데미 건물의 지하 주차장.


강한서는 운전석에 앉아 김성하 원장에 대해 고민했다. 지나치기 않기로 한 이상, 가만히 있진 않을 생각이었다.


“교수라···.”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저마다 다 달랐다.

대부분은 돈이나 행복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중요한 것은 희망이나 기대였다. 넓게는 미래가, 작게는 눈 앞에 희망이 있는 한 사람들은 내일을 기대했다.

그렇다면 그 희망이 눈 앞에서 사라진다면?


“오만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되돌아 오는 법이지.”


그 누구보다도 오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강한서였다. 그는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김성하의 차를 힐끔거린 뒤, 시동을 걸었다.



**



“조교님, 저 이번 외래 교수님 수업 말인데요.”


예술대학의 연극영화학과 사무실. 노크를 하고 들어온 여학생이 책상 위에서 공부를 하고 있던 조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느 분?”

“김성하 교수님이요.”

“아, 그분. 연기의 이론과 실제(A) 맡으시기로 하셨나?”

“네, 근데···.”

“왜?”

“저 신청취소 해도 돼요?”

“너까지? 야, 이거 겨우 딱 15명 정원 차서 배정된 건데 니가 빠지면.”


조교는 곤란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여학생이 필사적으로 매달리면서 호소했다.


“살려주세요, 저 이번 학점 빵꾸 나면 안 된단 말이에요!”

“이거 듣는다고 왜 빵꾸가나.”

“그게, 어우 제발요!”

“다른 애들도 그렇고 줄줄이··· 혹시 학교 커뮤에 뭐 올라온 거 있어?”

“···..”


조교는 수강 취소를 요청하는 학생이 벌써 열명이 넘는 것을 상기하며 학교의 공식 커뮤니티 사이트를 열었다.


-달칵


“여기요.”


여학생이 가리킨 곳은 강의 정보 게시판으로, 학생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 받는 익명 게시판이었다. 그곳엔 덧글이 100개가 넘어가는 글이 하나 있었는데, 여러 곳에 쓴 글을 캡쳐해 한 데 모아놓은 글이었다.


-ㅅㅎ시간 강사 시절, 성적 절대 A안나옴. 절대평가시 B+가 최고. 실제로 매일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연기에 백점은 없다

-ㅅㅎ 다니는 중임. 학원에서 매일 듣는 말은 넌 재능이 없으니까 더 해야 해. 난 정말 재능이 없는 걸까

-ㅅㅎㅇㅋㄷㅁ 등록 할거면 주의 해야 함. 멘탈 주의. 한 번 눈밖에 나면 절대로 돌아보지 않음 돈도 마다하시는 분

-이번에 교수 됐던데 그 학교는 이제 멘탈이랑 성적 갈리는 일만 남음 X망이지

-연기도 별론데 대체 왜 교수가 된건지 모르겠음



“···아니, 이 사람이.”


조교가 당황한 얼굴로 스크롤을 내렸으나, 그 끝이 보이질 않을 정도였다.


-똑똑


“조교님, 저 연기와 이론 A···.”


또 한 명의 학생이 들어와 취소를 요청한다. 조교는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저었다.


“후우, 폐강 가겠네··· 걔네들 다 어디로 다시 넣냐···.”


조교는 오직 어그러진 학사 행정이 걱정될 뿐이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도운12입니다.

한가지 요즘 한가지 고민이 있습니다만, 봐주시는 독자분들께 여쭙고 싶어서 공지를 쓸 예정입니다. 괜찮으시다면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좋은 주말되시길 바라며...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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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065 빚이자 빛 +8 17.10.30 2,048 96 13쪽
64 #064 빚이자 빛 +7 17.10.28 2,160 101 16쪽
63 #063 언럭키데이즈 +10 17.10.27 2,111 93 14쪽
62 #062 언럭키데이즈 +11 17.10.26 2,144 99 12쪽
61 #061 언럭키데이즈 +7 17.10.25 2,229 100 11쪽
60 #060 나방효과 +10 17.10.21 2,431 97 9쪽
59 #059 나방효과 +9 17.10.20 2,409 108 16쪽
58 #058 나방효과 +8 17.10.19 2,519 102 18쪽
57 #057 이중주의 부름 +6 17.10.18 2,538 1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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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054 이중주의 부름 +8 17.10.13 2,991 126 14쪽
53 #053 끝과 시작의 교차점에서 +13 17.10.12 3,032 136 26쪽
52 #052 끝과 시작의 교차점에서 +9 17.10.11 3,030 108 19쪽
51 #051 끝과 시작의 교차점에서 +6 17.10.10 3,086 109 16쪽
50 #050 끝과 시작의 교차점에서 +5 17.10.09 2,930 114 13쪽
49 #049 끝과 시작의 교차점에서 +10 17.10.07 3,155 107 10쪽
48 #048 끝과 시작의 교차점에서 +8 17.10.07 3,196 105 12쪽
47 #047 데뷔, 만인으로부터의 지표 +23 17.10.04 3,254 115 10쪽
46 #046 데뷔, 만인으로부터의 지표 +6 17.10.03 3,080 105 15쪽
45 #045 데뷔, 만인으로부터의 지표 +11 17.10.02 3,060 108 11쪽
44 #044 데뷔, 만인으로부터의 지표 +15 17.09.30 3,206 104 11쪽
43 #043 데뷔, 만인으로부터의 지표 +8 17.09.29 3,153 9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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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039 데뷔, 만인으로부터의 지표 +12 17.09.25 3,487 93 17쪽
38 #038 데뷔, 만인으로부터의 지표 +3 17.09.23 3,660 10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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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31 근삿값, 참이 될 수 없는 +6 17.09.16 3,652 110 12쪽
30 #030 근삿값, 참이 될 수 없는 +4 17.09.15 3,713 111 11쪽
29 #029 가치의 증명 +5 17.09.14 3,664 113 12쪽
28 #028 가치의 증명 +3 17.09.13 3,624 106 11쪽
27 #027 가치의 증명 +4 17.09.12 3,786 102 15쪽
26 #026 가치의 증명 +4 17.09.11 3,842 101 14쪽
25 #025 찻잔을 벗어난 태풍 +4 17.09.09 3,746 116 15쪽
24 #024 찻잔을 벗어난 태풍 +3 17.09.08 3,737 102 15쪽
23 #023 찻잔을 벗어난 태풍 +4 17.09.07 3,770 101 12쪽
22 #022 찻잔을 벗어난 태풍 +3 17.09.06 3,955 96 14쪽
21 #021 우연과 의도의 벽을 허문 것 +2 17.09.05 3,859 111 17쪽
20 #020 우연과 의도의 벽을 허문 것 +7 17.09.04 3,996 110 16쪽
19 #019 우연과 의도의 벽을 허문 것 +2 17.09.03 4,119 110 16쪽
18 #018 우연과 의도의 벽을 허문 것 +6 17.09.02 4,139 114 15쪽
17 #017 우연과 의도의 벽을 허문 것 +6 17.09.01 4,401 104 15쪽
16 #016 유령과 설원 +3 17.08.31 4,342 102 12쪽
15 #015 유령과 설원 +4 17.08.30 4,412 104 9쪽
14 #014 유령과 설원 +3 17.08.29 4,609 91 15쪽
13 #013 유령과 설원 +3 17.08.28 4,635 104 15쪽
12 #012 유령과 설원 +5 17.08.27 4,647 106 9쪽
11 #011 유령과 설원 +4 17.08.26 4,857 113 13쪽
10 #010 딱 한 명만 +13 17.08.25 4,922 116 16쪽
9 #009 딱 한 명만 +4 17.08.24 5,105 102 13쪽
8 #008 딱 한 명만 +5 17.08.23 5,445 106 13쪽
7 #007 마지막 잎새? +7 17.08.22 6,054 10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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