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본 마지막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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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규보성인
작품등록일 :
2017.08.17 16:13
최근연재일 :
2018.02.17 13:56
연재수 :
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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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285
글자수 :
406,849

작성
17.10.1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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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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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제36화 검은 눈보라가 치다.

DUMMY

주식회사 해일로 본사는 아침부터 밀어닥친 국세청 직원들로 인해 업무가 마비되었다. 모든 통장거래내역을 이 잡듯이 뒤지고 친인척에 대한 급여지급에 대한 원천징수 과세, 매출 누락 여부 확인을 위한 입금액과 세금계산서 대조, 차입금에 대한 사업 관련 지출여부, 원자재 수입에 있어 정부 지원금의 불법이용, 차명계좌를 이용한 법인세의 탈루 등 해일로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서영의 아버지인 한일우 회장에게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여보세요? 김영석 국회의원 사무실이죠? 정보좌관이요? 나 해일로 한일우 회장이요.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김의원하고 당장 통화할 수 있겠소? 뭐라고요? 아니 글쎄... 핸드폰으로 전화를 해도 김의원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까 그렇지! 바빠서 전화를 못 받는 거라고? 알겠소... 국회 소관위 일정 끝나면 나한테 연락 좀 부탁합니다.”


원래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것이 병이 없는 사람도 억지로 병을 만드는 것과 똑같아서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 없다고... 매출누락에 따른 세금탈루 혐의가 있어 시작된 세무조사가 과정을 거치면서 예기치도 않게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법인세를 탈루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거나, 부정한 방법을 이용해서 조세를 환급받은 일이 들통나기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세무조사를 받은 기업들은 기둥뿌리가 흔들린다고 할 정도로 기업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기 마련이었다. 세무조사를 통해 혐의가 입증되든 무혐의처리가 되든 해당 기업의 주가하락은 불 보듯 뻔한 결론이었고 세무조사로 인한 불이익은 고스란히 세무조사를 당하는 기업의 몫이 되는 것이었다.


“아니 도대체 어떤 놈이 이따위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이는 거냐고? 도대체 어떤 놈들이야?”


한일우 회장은 숯덩이처럼 속이 타들어갔다. 경쟁회사의 모함으로 단정하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너무 많다. 상륙작전을 방불케 소리 소문없이 갑자기 들이 닥친 국세청 직원들하며 그들이 세금탈루 혐의라며 들이민 서류는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있는 회사기밀에 해당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회장님! 큰일났습니다.”


해외수출전략팀의 최이사였다. 얼마나 다급한 보고사항이길래 최이사는 회장실에 들어오면서 결재서류철에 보고서류를 정리하지도 않은 채로 그대로 보고서류만 들고 다급한 걸음으로 회장실로 달려들어 왔다.


“무슨 일인데 그러시오? 최이사!”


“회장님! 미국 현지의 투자사들이 우리회사의 기사를 보고 태양광 발전소 건설투자를 보류하겠다는 팩스가 날아들고 있습니다.”


“그그게 무슨... 그럼 우리보고 이미 계약체결이 완료된 태양광 발전단지를 짓지 말라는 거요? 벌써 시공사도 정해졌고 발전단지 건설을 위한 기반공사가 시작된 마당에 투자를 할 수 없다니?”


“여기 미국현지 ooo타임지에 보도된 해일로에 관한 기사입니다. 회장님... 여기 보세요.”


최이사는 한회장에게 팩스밀로로 날아온 현지분위기와 oo타임지의 기사를 보여주었다.

『한국의 대표적 글로벌 선도기업 해일로 알고보니 정관계로비로 부정축재! 경영위기 봉착!』


“뭐뭐라고...우리 해일로가 정관계 로비는 뭐고...부정축재는 또 뭔 소리야?”


“아무래도 미국 현지의 언론사에다 이쪽에서 누군가 투서를 한 모양인데...밑에 기사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가 지난 대선에 ooo당에 불법정치 자금을 제공했다는 구체적인 정황과 시기까지 나옵니다. 그래서 조만간 우리 해일로가 한국정부의 본격적인 세무조사와 검찰조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국내 언론사처럼 구체적인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회장님...! 아무래도 뭔가 낌새가 이상합니다. 조직적으로 누군가가 우리를 궁지로 몰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까...! 그게 누구냔 말이야! 그게 누구냐고...? 잠깐만, 잠깐 지금 그걸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지... 최이사도 당장 김영석의원과 접촉을 시도해보세요. 우리가 지금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김의원뿐이라구... 좀전에 ooo타임지 신문기사에서도 불법정치자금 어쩌고 하는 것 같더만...그래! 그 불법정치자금이 가장 많이 흘러들어 간 데가 바로 김영석 국회의원 사무실이라고... 그 사람 뒷바라지를 우리가 다 했는데 말야. 이제와서 우릴 모른 척 하지는 않겠지! 어서 김의원과 접촉해서 우리사정을 알려야 합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그럼 뭔가 빠져나갈 방법이 나올 거에요.”


최이사가 회장실에서 나가자마자 급하게 인터폰이 울렸다.


“뚜우! 뚜우!”


“뭐야?”


“회장님 전략기획실에서 회장님께 급하게 보고할 것이 있답니다. 전화 연결할까요?”


“어! 연결해. 어서!”


평소 같았으면 비서실장을 통해 전해 들었을 전략기획실의 보고내용이 비서실장을 거치지 않고 직통으로 전략기획실에서 회장실 연결을 요구하는 것은 뭔가 급박하고 비밀스러운 사태가 발생했다는 증거였다.


“회장님! 전략기획실장입니다.”


“어...무슨 일이야?”


“죄송합니다만...워낙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 직접 회장님께 연결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래, 무슨 일인데 그래?”


“네! 우리 해일로 주가가 주식시장에서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오전 장에서 우리 해일로의 단일주 급락으로 시장에서 2분간 주식거래를 금지하는 버레이트리티 인터럽션이 발령되기도 했습니다.”


“뭐라고? 우리가 세무조사를 받는다고 해서 당장 망하는 것도 아닌데... 그동안 해일로가 시장에 쌓아놓은 신뢰라는 것도 있질 않나? 아무리 악재가 발생했다고 해도 미래 에너지 사업분야에서는 우리 해일로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기업인데...어떻게 변동성 방지조치까지 내려졌다는 거야? 그래! 그래...후우...알았어. 지금 시장상황은 어떤가?”


한일우 회장은 사각 링 위에 여러 명의 복서들에게 둘러 싸인 채 그들이 한꺼번에 내질러대는 소나기 펀치를 속절없이 맞고 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어떡하든 직면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속으로 진정하자...진정하자를 한없이 되뇌이면서 전략기획실장에게 어떡하든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작정이었다.


“그런데 회장님, 그보다 한가지 이상한 점이 포착이 되었습니다. 주가하락으로 시장에 매도되고 있는 우리 해일로 주식을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나오는 족족 사 모으고 있다는 첩보가 있습니다.”


“뭐라고? 누군가가 우리 주식을 사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그건?”


“네 그렇습니다. 기업사냥꾼들이 쓰는 전형적인 방식입니다만...”


“알았어. 당장 우리 해일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는 데가 해외투자 법인인지, 아니면 국내법인인지...사모펀드인지 그것부터 알아보도록 해.”


한일우 회장은 그제야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가 느껴졌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먹구름 떼가 그를 향해 해일처럼 밀려들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 먹구름 떼를 한일우 회장이 감당할 수 있을지... 감당할 수 있다면 어떤 댓가를 치러야 할지...그는 의자에 기대 뻑뻑하게 눈물샘이 말라버린 두 눈을 감아버렸다. 그때였다. 전광석화처럼 그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얼굴이 있었다. 김은호였다. 멀지 않은 장래에 그의 사윗감이 되기로 김의원 집안과 약속을 한 은호가 아무래도 한회장을 이 위기에서 구해줄...그가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동아줄이 될 것만 같았다. 얼마 전 집으로 찾아온 은호와 서영 간에 다툼이 있었지만 한회장은 그건 연인사이에 있는 단순한 사랑싸움으로 치부했던 것이다. 한일우 회장은 곧바로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띠리리... 여보세요!”


“여보 나야! 당신 마침 집에 있었구만. 서영이 집에 있어?”


“서영이요? 갑자기 서영이는 왜요?”


“답답한 사람아... 당신은 뉴스도 안 보냐고? 지금 우리회사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고...지금 회사가 난리가 났어!”


“어머머... 이를 어째!”


“그러니까...지금 당장 서영이한테 은호군 데리고 내방으로 빨리 나오라고 그래. 알았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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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제80화 심판 18.02.17 253 4 11쪽
79 제79화 뿌린대로 거두리라. 18.02.13 242 2 15쪽
78 제78화 외줄타기 18.02.11 199 2 11쪽
77 제77화 그렇게 쉽게 당하지는 않아 18.02.09 196 2 12쪽
76 제76화 서영 집에 돌아오다 +1 18.02.06 246 2 13쪽
75 제75화 담판을 짓다. 18.02.02 176 2 12쪽
74 제74화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2 18.02.01 207 2 16쪽
73 제73화 자식까지도 잡아먹을 인간. 18.01.30 410 2 18쪽
72 제72화 제72화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18.01.27 190 2 11쪽
71 제71화 비자금 18.01.25 620 2 9쪽
70 제70화 급소를 물리고 요동을 치다 +1 18.01.23 215 2 11쪽
69 제69화 올가미 +2 18.01.18 219 2 13쪽
68 제68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2 18.01.16 196 2 8쪽
67 제67화 추행 +2 18.01.13 196 2 8쪽
66 제66화 금고를 털어라! 18.01.11 171 2 11쪽
65 제65화 손님 +2 18.01.09 198 2 13쪽
64 제64화 적과의 동침 18.01.06 197 2 14쪽
63 제63화 너는 대한민국 검찰이야! +2 18.01.04 583 2 15쪽
62 제62화 미끼 18.01.02 195 2 13쪽
61 제61화 라이벌보다 친구가 좋아 +2 17.12.30 700 2 12쪽
60 제60화 그녀를 만나다. 17.12.28 219 2 10쪽
59 제59화 미치지 않으면 얻어먹을 게 없다구! 17.12.26 184 2 10쪽
58 제58화 운명이었다구요! 17.12.23 221 2 12쪽
57 제57화 숨겨왔던 이야기들2. 17.12.21 228 4 12쪽
56 제56화 숨겨왔던 이야기들 +2 17.12.19 224 2 16쪽
55 제55화 축포로 쓸 탄알들 +4 17.12.05 365 3 14쪽
54 제54화 잊혀진 계절! 잊혀진남자. 17.12.04 237 1 12쪽
53 제53화 허락을 받아야 할 사람이 둘이었네! +2 17.12.01 410 2 11쪽
52 제52화 행복 17.11.28 389 2 11쪽
51 제 51화 크리스마스 선물 17.11.24 253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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