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우유가 나오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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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휘내림
작품등록일 :
2017.08.21 06:54
최근연재일 :
2018.09.1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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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1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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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DUMMY

"덩크, 너는 전사의 수치다."


내려 앉은 시선. 대전사 듀칸은 자신의 아들이자 부족의 수치인 덩크를 내려다 봤다.


덩크는 온 몸에 날붙이에 베이거나 찔려서 벌어진 상처 사이로 초록색 피가 흘러 붙었다. 숨울 쉬면 근육과 함께 등이 올라가다가 내려가는 덩크의 뒷모습.


인간과 정당한 싸움에 패배하고 숨이 붙어있는 덩크는 같은 부족을 죽이고 도망갔다. 그것도 모자라 마을에 돌아와 거짓 보고를 했고 정찰병에 의해 그 거짓이 들통났다. 그러자 덩크는 마을에서 도망쳤다. 한나절을 쫓기고 쫓긴 덩크는 결국 대전사 듀칸에게 붙잡혔다.


피의 댓가를 치뤄야 할 때가 왔다. 참수병이 길쭉한 도끼를 들고 나타났다. 쇠사슬에 사지가 결박되어 있는 덩크. 참수병을 보다가 다시 듀칸을 노려봤다.


밤하늘에 떠야 더욱 빛나는 달빛. 그 빛이 닿은 덩크의 눈동자는 다가오는 어둠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눈빛.


"너는 명예로운 결투에서 패배했고,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동료를 죽였으며, 거짓말을 했고 도망을 쳤다. 그러므로 나 듀칸은 덩크에게 참수를 명한다."


참수를 선포한 듀칸이 노려보는 덩크를 마주 보았다. 수백마리의 오크가 있는 이 자리다. 자신의 아들이라고 봐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듀칸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나마 죽는 방식이 덜 고통스러운 참수를 선포하는 것이다.


"미안하다."


!?


미안하다. 그 한마디에 수백마리의 오크가 숨을 멈췄다. 덩크도 듀칸을 향한 노려보는 눈빛을 거두고 시선을 땅으로 옮겼다.


듀크가 참수인을 향해 말했다.


"고통없이. 부탁한다."


"알겠다."


무릅을 꿇린 덩크가 고개를 숙였다. 얌전히 고개를 숙이면서도 덩크는 어둠속에 흐르는 매서운 기운이 이 주변을 감싸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덩크에게 있는 날카로운 직관은 자신의 죽음보다, 자신 이외의 죽음에 대해 속삭인다. 그리고 너는 오늘 죽을 운명이 아니라고.


참수병이 천천히 도끼를 들어올렸다. 죽음이 다가오려 하자, 다가오는 죽음보다 더 빠르게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심장이란 몸이 죽어서도 얼마동안 스스로 뛰는 것. 심장이란 죽음을 인정 할 수 없는 자에게 허락된 마지막 울림.


그 강렬한 심장의 울림에 덩크의 몸과 영혼이 고동쳤다.


"크르르,, 크르르르륽!"


덩크의 눈동자가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입에 초록색 거품을 물었고 두근거리는 요동소리에 상체가 들썩였다.


참수병의 근육에 핏줄이 돋아났다. 전력을 다해 도끼를 내리쳤다.


푹!


도끼가 덩크의 목에 박혔다. 참수병이 입을 악물었다. 실수를 해버린 것이다. 목을 한 번에 베지 못한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졌다. 도끼를 회수하려고 손잡이를 뒤로 잡아당겼다. 그런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 참수병이 당황했다.


"으으으으! 으으으으아아아! 크아아아아!"


덩크가 발작을 일으켰다. 한 참을 부들부들 떨고 경렬을 일으킨 덩크.

포박한 쇠사슬이 터치듯 끊어저 날아갔다. 쇠사슬이 옆에 서있던 참수병의 얼굴로 날아갔다. 참수병의 얼굴이 으스러졌다.


"크어어억!"


어둠속에 붉은 눈.

하얀 연기가 흘러나오는 입.

목에 박혀있는 도끼를 장식처럼 걸어둔 덩크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일어섰다. 스스로 포박에서 벗어난 덩크가 듀칸과 오크들을 바라봤다. 그리곤 입안에 머금은 연기를 토해내며 말했다.


"... 이곳은 덩크가 죽을 자리가 아니다!"


샤샥!


덩크의 신형이 사라졌다.


듀칸의 눈이 어둠속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덩크를 추적했다. 오크들 사이를 파고드는 놀라운 속도! 섬뜩하게 튀어나온 붉은 손톱으로 주변에 있는 오크들을 난도실 하기 시작했다. 덩크가 스쳐 지나간 자리에는 초록색 피분수가 사방으로 터져나갔다.


"크아아아악!"


"커어억!"


말도 안 되는 치명타와 엄청난 속도! 덩크가 오크의 괴담에나 등장하 광포화 상태가 되버렸다. 미친오크 전설. 심장을 터치지 않는 이상 죽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었다. 덩크는 마치 그런 전설속의 오크 같았다.


듀칸조차 덩크의 움직임을 육안으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속도'를 각성했단 말인가?"


밝은 곳에서 자신의 주먹을 빠르게 날려보면 잘 보이지만, 어두운 밤 곳에서 주먹을 빠르게 움직이면 육안으로 가늠하기 어려웠다.


더욱이 이 어두운 밤에 덩크는 너무 빨랐다. 듀칸의 눈은 덩크의 잔상이 시작점을 반박자 늦게 따라가고 있었다. 본체의 움직임을 못 따라가는 것이다. 일반 오크들은 사라지는 잔상만 보였다.


잔상을 향해 횃불을 휘두른 오크. 이미 등 뒤에 나타난 덩크가 손으로 등을 찔러 심장을 잡아 빼버렸다.


푸악-


힘차게 뛰는 오크의 심장을 집어던지고 덩크는 떨어지는 횃불을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어둠보다 빠르게 숲속을 질주했다.


누구도 잡을 수 없었다. 듀크는 망치를 챙겨들고 전속부관에게 말했다.


"마을에서 제일 건강한 오크를 모아서 무겁고 튼튼한 무기로 무장시켜라! 덩크를 쫓는다!"


듀크가 오크 20명을 이끌고 멀어져가는 횟불을 따라갔다.


"크르르륷!"


마을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덩크.

덩크가 목에 박힌 도끼를 뽑았다. 벌어진 살점 사이로 피가 콸콸 흘렀다. 하얀 연기는 거품이되어 덩크의 턱을 타고 떨어졌다.


상처에 횃불을 갖다 대는 덩크. 오크살점이 타는 냄새는 고무를 태운 냄새같았다. 지독한 냄새였다.

자신의 살점이 타들어감에도 덩크는 고통을 못 느끼는지 입술을 굳게 닫았다.


흐르는 피가 멈췄다. 하지만 뒤통수부터 왼쪽 볼까지 완전히 익어버렸다. 전사에게 익숙한 것이 고통이라지만, 덩크는 고통에 무감각한 것처럼 보였다.


휘이이익- 휘이익- 휘휘 휘이이익-


새소리로 위장한 휘파람 소리.

수십에서 수백마리로 늘어난 추격대가 산 전체를 촘촘히 포위하며 전진했다. 그 가운데 소수의 실력자들이 빠르게 덩크의 흔적을 쫓고 있었다.


덩크는 다시 달렸다. 결국 숲밖으로 나가버리게 됐다. 이곳부터는 더 이상 오크의 영역이 아니었다. 오른쪽과 왼쪽의 갈림길에서 덩크는 인간이 살고 있는 시작의 마을을 향해 질주했다.


"덩크다! 아닛? 덩크가 시작의 마을로 간다!"


색맹이지만, 밤에는 호수에 있는 물고기도 구별 할 수 있는 오크 정찰병이 외쳤다.


듀칸이 추적을 포기했다. 폭포에 뛰어들면 물길을 막고 물과 흙을 다 걸러내서 시체를 찾을때까지 포기하지 않겠지만, 덩크가 도망친 곳은 시작의 마을이다. 오크 한 마리를 잡으려고 수백마리의 오크를 인간마을에 보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다만 덩크가 살아서 돌아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마을의 입구 주변과 돌아오는 길목마다 오크 감시원을 투입했다.


발바닥 가죽이 갈라지도록 달린 덩크는 결국 시작의 마을 입구에 들어섰다. 순찰을 돌고 있던 방범대를 보고는 멈춰선 덩크가 벽에 몸을 숨겼다.


느긋하게 순찰하던 방범대원이 지나가고 덩크는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그제서야 오크의 추적으로 부터 자유로움을 느꼈다.


"크윽..."


뒤늦게 찾아오는 고통. 입을 악물고 따감고 쿡쿡쓰리는 고통을 견뎌냈다. 그러다가 마을 광장에 있는 우물을 발견하고는 몸을 낮추고 그곳으로 갔다.


밧줄에 감긴 물통을 내리고 푹 담궜다가 한가득 떠서 퍼올렸다. 꿀렁이며 넘처 흐르는 물을 보고 메마른 입술을 햝은 덩크가 우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꿀꺽, 꿀꺽!


휘이이잉~


펑!


물을 마시는데 느닷없이 들려오는 폭발음에 덩크의 표정이 굳었다. 식은땀이 줄줄 흐른다. 덩크는 멍청하게 고개를 처들었다. 꺼져가며 추락하는 황금색 불꽃이 바닥에 떨어졌다.


* GOLD등급 고유능력 [최면술]을 각성하셨습니다.


핏빛의 안광을 밀어내고 두 눈이 황금색으로 변했다. 안 그래도 어두운 밤에 붉은 안광은 눈에 띈다. 그런데 이제는 눈동자가 황금색에 스스로 빛을 내고 이었다.


"이 시간에 어떤 새끼가 능력의 샘을 처먹은거...?"


저녁 순찰을 돌던 방범대원이 달려왔다. 그도 느닷없이 터진 폭죽때문에 깜짝 놀랬지만, 별일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광장에 도착한 그는 우물에 서있는 황금색 안광의 오크를 발견하고는 몸이 굳어버렸다. 뇌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뒤늦게 손을 들어올린 방범대원. 손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손끝으로 에너지를 웅축시킨 대원이 오크의 머리를 조준했다.


"저격!"


퓩!


레이저가 오크의 왼쪽 볼을 뚫어버렸다. 얼굴에 구멍이 생긴 덩크가 뒤로 쓰러졌다.

방범대원은 놀란 가슴을 쓰러내리며 한 숨을 내뱉었다.


"휴..., 살다살다 정말 또 어처구니 없는 걸 봐붜렸구만."


오크의 시체를 확인하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얼굴을 관통당했으니, 죽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까이서 얼굴을 살핀 방범대원.


순간 죽은 줄 알았던 덩크가 팔을 뻩어 방범대원의 목을 잡아당겼다. 두 눈을 가까이 맞댄 덩크. 황금색 눈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그 빛이 방범대원의 눈으로 빨려들어갔다.


"최면술!"


띵-


정신이 아찔해진 방범대원이 표정을 찡그리며 머리를 떨었다. 그러다가 정상적으로 되돌아온 방범대원. 덩크가 붙잡은 목을 놓아주었다. 목이 놓인 방범대원이 두 발자국 물러났다.

덩크가 말했다.


"지금 당장 특이한 능력을 가진 인간 네 명을 대려와라."


"알겠습니다."


방범대원이 몸을 돌렸다. 멀어저가는 방범대원을 바라보던 덩크가 자신의 두 손바닥을 펼쳐보며 웃기 시작했다.


"크하하하! 듀칸! 너를 죽이겠다. 너를 죽이고 모든 오크를 통합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놈들을 쓸어버리겠다. 고유능력!"


-

Lv.1

[최면술] GOLD

* 최대 5명에게 최면을 걸 수 있습니다. 4/5


+ 최면이 가능한 종족 [고블린, 오크, 인간, 엘프, 수인족 등.].

최면술의 묘미는 쎾쓰! 쎾쓰! 폮풍 쎾ㅆ! 엘프 다이스키!


+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최면술을 쓰세요.

-


얼마 후 네 명의 방범대원이 추가로 나타났다. 최면술에 걸린 방범대원이 대려온 것이다. 네 명의 방범대원은 광장에 당당히 서있는 오크를 보고는 신기하다는 듯 가까이 다가섰다.


"어? 오크잖아. 왜 마을에 들어온 거야?"


"하! 진짜 어이없네, 무슨 이벤트라도 발생하는 건가?"


"퀘스트 줄 지도 모른다. 또 씹사기 능력을 얻는 거 아냐?"


그 모습을 보던 덩크가 피식 웃었다. 그러면서 네 사람의 눈과 마주쳤다.


"최면술!"


띵-


아찔한 고통에 머리를 붙잡은 네 사람, 몇초가 흐라자 몸을 바로세우고 덩크로부터 두 걸음 물러섰다. 덩크가 만족스러운 듯 다섯명을 둘러봤다. 하나 같이 능력좀 있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각자 자신의 능력을 말해보아라."


"저는 에너지를 자유롭게 다루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저는 순간이동이 가능합니다."


"저는 강력한 방어력과 뛰어난 신체능력을 함께 지닌 백병전의 달인입니다."


"저는 불을 능숙하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저는 빵과 우유가 나옵니다."


!?


마지막 말에 덩크와 네 사람이 빵과 우유가 나온다는 사나이를 바라봤다. 지금 자신들이 잘 못 들었는가? 덩크가 다가갔다.


"지금 뭐라고 했나?"


"예! 저는 빵과 우유가 나옵니다."


"..."


할 말을 잃어버린 덩크가 그 남자를 노려봤다. 그러다가 한 숨을 푹 쉬었다.


"너는 꺼져라."


"옙!"


빵과 우유가 나오는 사나이가 떠나고, 새로운 대원이 나타났다. 물을 다스리는 능력자였다.


"이제 좀 싸울만해지겠군."


다섯명의 능력자를 거느린 덩크가 마을 밖으로 나갔다.

리벤지 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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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18.09.15 234 2 13쪽
18 18 18.09.15 253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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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18.09.15 254 3 16쪽
15 15 18.09.15 267 6 17쪽
» 14 18.09.15 286 2 12쪽
13 13 18.09.15 295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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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 18.09.15 283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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