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우유가 나오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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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휘내림
작품등록일 :
2017.08.21 06:54
최근연재일 :
2018.09.1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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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1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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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23 [끝]

DUMMY

띠링-


[144400개의 마을 가운데 1개의 마을이 남았습니다.]


[살아남은 최후의 마을은 한국 시작의 마을 27입니다.]


[한국 시작의 마을 27 7360명 가운데 160명이 살아남았습니다.]


[160명의 생존자에게 특전이 주어집니다.]


[30분 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게이트가 열립니다.]


상연은 시계탑 꼭대기에서 마을을 내려다 보았다. 시계탑을 뺀 마을 전체가 완전히 소멸했다. 살아남았다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았다.


상연은 옆으로 쓰러져 있는 소마를 바라봤다. 에밀리아의 무릎에서 눈을 감고 있었다. 부럽네. 그런데 온 몸은 만신창이였다. 그래도 말도 안 돼는 회복력으로 난도질 당한 몸의 상처가 금새 나았다.


에밀리아는 옷조차 마력으로 만들어졌는지, 옷도 멀쩡했다. 반면 천마는 거의 벌거벗은 상태였다. 딱히 다친 곳은 없었지만, 옷은 성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상연과 칸나의 옷은 멀쩡했다. 땀과 흙이 조금 묻은 것 빼고는 찢어진 곳도 없었다. 맥스도 멀쩡했다.


"끝났다요..."


시계탑 꼭대기에서 무릎을 감싸고 앉은 칸나가 말했다. 옆에서 맥스가 몸을 반쯤 감아 기대고 있었다. 맥스는 멍하니 쌔카맣게 타거나, 크레이터가 생긴 땅, 혹은 태양이 보이지 않는 빨갛게 타오른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맥스는 마을에서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나서 한 번도 짖지 않았다.


모두가 말 없이 쉬고 있을 무렵.


[특전이 주어집니다.]


[3가지 중 1가지를 선택 하십시오.]


1. 6살로 회귀

2. 랜덤 고유능력 추가

3. 랜덤 A+ 스텟 각성


선택 시간은 1분 드리겠습니다.


59...

58..

57.


"아 진짜, 시간 좀 주라고. 2번."


휘이이잉~ 펑!


* [담배]GOLD를 각성하셨습니다.


"... 이,! ... 하아... 욕하기도 힘들다."


상연이 고개를 푹 숙였다. 옆에서 보고 있던 맥스도 선택을 했다.


"끼이? 끼끼낑...!"

(고유 능력은 복불복이 너무 많아. 3번!)


* [속도] A+를 각성하였습니다.


"깨개갱!!?"

(무, 뭐!!?)


둘이 먼저 선택을 하고 그 반응을 봤다. 고유능력을 선택한 상연의 표정이 굉장히 허탈해 보였다. 그걸 본 칸나가 선택을 했다.


"3번이다요."


* 회복 A+를 각성했습니다.


"와! 좋은거 나온 것 같다요."


모두가 특전을 선택했다. 에밀리아, 소마, 천마는 표정이 묵묵했다. 그런데 똑같이 무표정해도 천마의 표정이 유독 어두웠다.


상연은 새로얻은 능력을 확인해 보았다.


"고유능력!"


-

Lv.3

[빵] GOLD

* 1시간마다 빵 1000봉지를 소환합니다. 1000/1000

+ 10%확률로 보급품이 나옵니다.

+ 가끔씩 말도 안 돼는 게 나옵니다.


Lv.3

[우유] GOLD

* 1시간마다 우유 10000병을 소환합니다. 1000/1000

+ 10%확률로 모든 공격을 1조배 반사합니다.

+ 50% 확률로 죽음을 반사합니다.


Lv.1

[담배] GOLD

* 하루에 한 번, 담배 10갑을 소환합니다. 라이터는 서비스. 10/10

+ 담배를 권하면 호감도 5% 상승. (설령 비흡연자라도)

+ 직접 소환한 담배를 피우면 조금 건강해집니다.

+ 소환한 담배를 피우면 매력이 5% 상승 합니다.


@ 일진한테 예쁨 받겠다.

-


상연이 한숨을 푹 쉬었다. 상연은 비흡연자다. 옷에 밴 담배냄새는 아빠 냄새. 익숙하지만 그닥 좋아하는 냄새는 아니었다.


"맥스 일루와봐. 빵벤토리!"


상연이가 황금스타코어 10개를 꺼내서 먹었다.


와그작 와그작!


"고유능력창."


Lv.1

[담배] GOLD

* 1시간마다 담배 10갑을 소환합니다. 라이터는 서비스. 10/10

+ 소환한 담배를 권하면 호감도 50% 상승. (누구든지, 무엇이든지.)

+ 소환한 담배를 피우면 매우! 건강해집니다.

+ 소환한 담배를 피우면 매력이 50% 상승합니다.


@ 일진이 질질싼다. 가장 좋은 능력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부러워하는 능력.

-


굉장히 좋아졌다. 그래서 인상을 찡그렸다. 좋긴 좋은데 왜 시발 상연이 상상하는 방향쪽의 능력이 아닌건지...


상연이 허공에 손을 내밀었다.


"담배 1갑!"


담배가 떨어졌다. 라이터도 함께.


"음... 디자인이 참 특이하네."


"에...! 상욘센세 담배 피운다요?"


"멍! 멍멍! 머머멍!"

(여긴 공공장소야! 여기서 피우지마!)


기겁하는 두 사람에게 담배 한 까치씩 건네주었다.


"칸나씨 자. 맥스, 너도 피워봐라."


"에... 에에엣!? 칸나는 안 피운다요... 음... 그래도 조금 피워볼까나?"


"머.. 머멍!?"

(개는 담배 안 피워!... 음... 쬐끔만?)


칸나가 담배를 서투르게 빨았다. 빨면서도 연기를 삼키지는 않았다. 입담배인 것이다. 반면 맥스는 담배를 입에 물고 쪽쪽 팔아서 연기를 코로 내뱉어냈다.


"끼이잉!"

(크아아! 젊음을 마신다!)


천마, 소마, 에밀리아까지 모두에게 담배를 권했다. 소마와 에밀리아가 담배를 받자마자 쪽쪽 빨았다.


"에밀리아... 오늘따라 아름다워 보이오. 참 신기하오."


"서방님도... 참 귀여워요. 상연이라고 했느냐? 이 담배는 매력을 상승시키는 특이한 효과가 있구나. 고맙다~"


그러면서 에밀리아가 윙크를 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다행히 칸나의 강력한 최면술 덕분에 매력을 크게 못느꼈다. 다만 굉장히 낯썰고 무서운 에밀리아가 고맙다고 하다니... 게다가 이름으로 불러줬다. 효과가 정말 좋다.


상연은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담배를 바라봤다. 그리고 주저없이 담배를 빨았다.


뻐끔뻐끔...


"스읍...."


담배연기를 깊게 들이쉬었다. 배속에서 회전하는 연기를 상상했다. 그러다가 천천히 연기를 뱉어냈다.


모두가 담배를 나눠 피었다. 절망적이도록 아름다운, 태양없는 노을과 파괴된 세상을 시계탑에서 바라보며. 이렇게 아늑한 휴식은 처음이었다.

그러고 보니 민준만 없었다.


때마침 생각에 잠겨 있던 있던 천마가 상연에게 다가왔다.


"담배 한 갑만 주라해."


"얼마든지. 자,"


담배 한 갑과 라이타를 소환해 거네주었다. 담배를 받은 천마가 시계탑 끝으로 걸어갔다.


"민준 대리고 오겠다해. 이거 받으면 다시 친해질 수 있을 것 같다해."


천마가 시계탑 아래로 뛰어내렸다.


* * *


[2분 후 게이트가 열립니다.]


그 메시지가 울릴 즈음에 민준이 시계탑 아래에 나타났다. 민준이 오는 것을 느끼고 있었던 천마가 민준을 반갑게 맞이했다.


"왔냐해. 늦었다해."


"준비를 좀 하느라 늦었지요."


"기다리고 있었다해. 걱정했다해."


민준은 천마를 제대로 처다보지도 않았다. 멍하니 천마의 머리 위를 바라보다가 시계탑 위를 올려다봤다. 그러더니 느닷없이 말했다.


"싸움을?"


"... 그것도 걱정했다해."


[1분 후 게이트가 열립니다.]


천마가 상연에게 받은 담배를 민준에게 내밀었다.


"상연이 준거라해. 이거 피워보라해..."


민준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면서 품속에 포션을 꺼내, 입안으로 조금 훌쩍였다.


"크윽!"


민준이 가슴을 쥐어잡았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


천마가 다급하게 민준에게 다가갔지만, 민준이 천마의 손길을 밀쳐냈다. 손에 들려있던 담배가 땅으로 떨어졋다.

민준이 으르렁 거리는 듯한 말투로 차갑게 말했다.


"게이트가 열리고, 친구들이 떠나면... 그때, 우리 관계를 계산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꼭 그래야 한다해?"


이해가 안 간다. 그 한 마디를 더 하려했지만 개니 민준을 자극 할 것 같아서 차마 못했다.


민준이 침묵했다. 그러다가 다시 포션을 훌쩍였다.


[게이트가 열립니다.]


마을 중앙에 게이트가 열렸다. 성질급한 몇몇 사람들이 게이트로 뛰어들었다. 시계탑에 있던 모두가 내려와 천마와 민준에게 다가갔다.


칸나가 민준을 보고 반갑게 뛰어갔다. 그러다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는 것을 느끼고는 반가워했던 표정을 굳혔다. 그러면서 눈치를 봤다.


"왜... 그런다요? 이제 집에 가자요. 끝나다요."


민준은 말없이 다른쪽을 바라봤다. 천마는 고개를 숙였다. 상연도 맥스도 그 분위기를 느끼고는 소마와 에밀리아를 바라봤다. 뭐해? 좀 말려! 그러나 소마도, 에밀리아도 숨만 죽이고 가만히 있었다.


참지 못한 상연이가 말을 꺼냈다.


"둘이 싸웠어요? 아니, 이제 다 끝났는데. 여기서 왜 그래요. 좋게좋게 다 그냥 가면 돼잖아요. 안 그래요?"


"멍... 멍멍!"

(그래... 천마! 싸우지마! 가자!)


"집에 가자요! 칸나 모두와 함께 집에 가고 싶다요!"


"서방님... 좀 말려보세요..."


에밀리아가 소마의 어깨를 흔들었다. 소마가 천마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


"그냥 가는게 좋겠소."


"..."


"우린 먼저 가겠소. 바로 오시오."


소마가 먼저 등을 돌렸다. 그러면서 에밀리아와 함께 게이트로 걸어갔다. 그것을 본 천마가 상연을 보고 말했다.


"따라간다해. 칸나랑 맥스 대리고 먼저 가라해."


"... 알았어. 빨리와. 그리고 민준씨도... 빨리오세요."


상연이 칸나와 맥스를 대리고 게이트로 들어갔다.


민준과 천마를 제외하고 모두가 게이트를 통과했다.


휘이잉...~


서늘하고 건조한 바람이 피부를 스쳤다. 가만히 서있는 민준. 조금 뜸을 들이던 천마가 말했다.


"미안했다해. 그때는 정신이 없었다해."


"그렇죠. 압니다."


"나는 싸우고 싶지 않는다해. 그리고 싸우지 않을 거라해."


"그래요?"


"그렇다해. 그럼. 게이트로 가자해."


"싫습니다."


"왜?"


천마의 입술을 바라보던 민준이 눈을 감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제 능력은 분노가 쌓이면 쌓일수록 큰 폭발이 일어나요. 가끔, 그게 조절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분노의 원인을 해결하지 못할 때 특히 그래요. 지금이 그 상황입니다. 이대로 게이트를 넘는다면... 언제 터질 줄 모르죠. 그래서 여기서 해결해야 됩니다."


"... 나는 안 싸운다해."


천마가 등을 돌렸다. 그리고 한 발자국씩 천천히 게이트로 걸어갔다.

천마는 등으로 흐르는 식은땀에 옷이 축축히 졎었다. 덤으로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에 피부가 오싹거렸다. 그래서 천마의 손 끝이 떨린다. 천마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꿀꺽 꿀꺽...


민준이 포션을 다 입에 털어넣었다. 그리고 게이트로 향하는 천마를 향해 검지를 조준했다.

천마가 걸음을 멈췄다.


"... 하지말라해."


휘이이잉~


"..."


.

.

.



"... 폭!"


쾅!


천마의 몸이 터졌다. 그 순간, 천마의 몸에서 솟아나는 어마어마한 마기가 터져나가는 몸을 실처럼 묶어 잡아당겼다. 기괴하게 형태만 유지한 천마.


이미 터져나간 심장과 장기 대신에 그 자리에 마기가 채워졌다. 천마가 입술을 질끈 깨물으며 외쳤다.


"마신 강림!"


우르르릉!


마른 하늘에 천둥번개가 치고 땅이 흔들렸다. 이 세계에서 죽은 수억명의 검은 망령이 천마의 몸으로 빨려들어갔다. 망령들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댔다. 그 상태로 좁고 좁은 천마의 가슴으로 압축되고 압축되었다.


구오오오오!


"크아아아악!"


천마의 몸이 초당 수미터씩 자라나기 시작했다. 피부와 눈이 녹아내리고 그 속에서 새롭게 자라나는 검은 피부. 빨간 눈의 악령!


그것을 지켜보던 민준이 웃옷을 벗어던졌다. 맨몸과 함께 드러난 민준의 몸. 그런데 힘차게 뛰는 심장이 보였다. 심장은 빨간줄과 파란줄의 전기선이 연결되어 있었다. 가슴 가운데는 빨간색 불이 들어왔고 전자식 타이머가 60이라는 숫자에 고정되어 있었다. 전신이 폭탄 센서와 연결되어 있던 것이다. 민준이 가슴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짤깍!


[60초 후 자폭합니다.]


[경고! 분노 게이지가 임계점을 넘어섬. 무한.]


서서히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약 30초가 남았을 쯤에 수백미터에 달하는 마신이 완전체로 서있었다. 붉은 눈에 흐르는 빨간색의 기체가 눈물처럼 뚝뚝 흘러내렸다. 마신이 민준을 내려다봤다.


!!!!

쿠아아!

무어라 따지는 말.

알아 먹을 수 없지만... 의도가 어렴풋이 느껴지는 말.


그러한 거신.

마신의 앞에 두려움 없이 서있던 민준이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마신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마신이 자세를 취했다. 마신의 손에 모든 빛과 에너지를 흡수하는 암흑의 구가 형성되었다.


"크아아아아아아아!!"


쿠오오오오!!!


두르... 미!


[3초...]

[2초...]


팔!


[1초...]


천!


!!!!!!!!!!!!!!!!!!!!!!!!!!!!!!!!!!!!!!!!!!!!!


쿠오오오오!!


무한이 뿜어나오는 빛과 무한이 흡수하는 어둠.


-----------------------------------------!



* * *



상연이 나오고 얼마 후 게이트가 닫혔다.

닫혀버린 게이트를 멍하니 처다봤다. 천마와 민준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둘 중 한 명이라도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소마가 흔들리는 눈동자로 에밀리아를 바라봤다.


"서방님...! 사랑해요."


에밀리아가 소마를 껴안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에밀리아의 몸에서 마기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악!"


사람 형상의 껍질이 찢겨나가고, 그 속에서 검은 그림자가 한 없이 자라났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상연은 칸나와 맥스를 대리고 황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그러면서 멍하니 서있는 소마를 향해 외쳤다.


"소마! 거기서 나와! 얼릉!"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소마가 그저 울고 있었다.


마신으로 변해가는 에밀리아. 그 모습을 피눈물을 흘리며 바라보던 소마가 허공에 뻗었다.


"용사의 검...!"


섬광과 함께 거대한 검이 나타났다. 형태없이 스스로 빛나고 있는 검이었다. 그것은 바라보기도 힘들 빛을 내며 불분명한 형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우르르릉! 쾅!


수백미터로 자라난 마신. 소마가 차마 검을 휘두르기를 주저했다. 그러는 사이에 수백미터 까지 자라난 마신은 완전히 각성했다.

각성한 마신이 발 아래에 빛나는 작은 빛. 소마를 내려다봤다.


한 참 소마를 내려다본 마신. 한 숨에 수천개의 암흑창이 만들어졌다. 소마가 검의 손잡이를 양손으로 잡았다.


"에밀리아... 나요... 제발 알아봐주시오..."


쿠- 가가가가!


소마를 향해 떨어지는 수천개의 암흑창! 소마가 검을 잡아당겼다.


"마신참살...!"


기술명을 외친 용사의 검 끝에 막대한 에너지가 맺혔다. 그런데 소마가 검을 휘두르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떨어지는 암흑창을 바라봤다. 검을 휘두르지 않고 눈을 감아버렸다.


쿠와아아앙!


...

..

.


"...!! 소마!"


"소마상!"


"멍...!"


온몸을 암흑창에 꿰인 소마가 용사의 검을 떨어뜨렸다. 정수리에서 직선으로 꽂혀버린 것이다. 주인을 잃은 용사의 검이 서서히 빛을 잃고 형태를 잃어버렸다. 용사의 검이 사라지고, 소마도 스르륵 눈을 감았다.


칸나와 맥스는 말 없이 그것을 지켜봤다. 그러다가, 거대한 무언가의 시선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처들었다.


거대한 형상. 검은 피부의 빨간 눈. 오직 그것 뿐이었다.


마신.


다리가 풀려 주저앉은 칸나와, 오줌을 지리고 벌벌떠는 맥스. 그들과 똑같이 공포에 질리면서도 상연은 빠르게 거리로 뛰쳐나갔다.

칸나와 맥스는 마신의 두려움에 고개가 고정되어서 그 모습을 보지도 못했다.


소마가 서있던 자리에 서서 상연이 마신을 올려다봤다. 칸나와 맥스를 향하던 시선이 상연에게로 옮겨졌다.


포... 포... 포!


괴상한 웃음 소리를 낸 마신. 하늘에서 수천개의 암흑창이 만들어졌다. 상연이가 바라던 것.


암흑창이 상연를 향해 떨어졋다. 상연이 두 팔을 벌렸다.


콰!르르르르르르르르륵!


"커억!"


얼굴을 제외한 전신에 창이 꽂힌 상연이 그 자세 그대로 허공에 고정되었다.


! 10% 확률로 1조배 반사 성공!

! 10% 확률로 1조배 반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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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확률로 1조배 반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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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으로 떠오르는 메시지와 함께. 붕괴된 마신.


* * *


"사, 상욘센세!!!"


"멍! 머멍! 멍!"

(인간! 일어나라! 인간!)


"커어억... 이... 이상하게 별로 ... 안 아프네..."


"흐흐흑... 상욘센세!"


"끼이끼잉..."


암흑창은 사라졌지만, 상연의 몸은 이미 구멍 투성이었다. 살 가망이 없었다. 맥스가 옆에서 울었다.


"커억.... ㅎ... 허... 허무... 하네... 이게 다... 내 피?"


말 없이 상연의 손을 잡아주는 칸나.


말 없이 상연의 옆을 지키는 맥스.


상연이 힘겹게 말했다.


"피... 피프티... 피프티...날... 어서..."


"상욘센세..."


"어... 어서..."


"..."


"제발...!..."


"흐흑... 피... 피프티 피프티."


상연의 옆에 새로운 상연이 생겨났다. 그러나 그 상연도 상태는 좋지 못했다. 상연은 씨익 웃었다. 정말 완벽하게 복사하네...


"씨... 씨발..."


마지막 숨이 넘어가는 순간.


맥스와 칸나의 손을 잡았다.


"고마워 ... 친구들..."


스르륵 눈이 감겼다.


[50% 확률의 죽음 반사가 실패했습니다.]


* * *


그곳은 작은 동산이었다.

풀과 고사리가 자라나는 한국의 흔한 어느 동산.

작고 좁은 언덕에 새 무덤과 비석이 세워졌다.


25세 동정남. 여기에 잠들다.


비석에는 이름 한 줄이 없었다. 그게 전부였다.


"스읍... 후..."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상연은 착잡한 마음으로 자신의 무덤을 내려다봤다.

그러다가 피식 웃었다.


"씨발... 동정으로 죽다니."


이곳에 잠든 사람은 상연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오리지날 상연이다. 마지막에 두 명의 상연이 쓰러졌고 결국 오리지널은 죽었다. 그런데 복사판은 죽음을 반사해 살아남았다.


"멍! 머멍! 멍!"

(무덤에서 담배 피우지마!)


"상욘센세.. 예의를 지켜주라요."


"괜찮아요."


"안 괜찮다요!"


"멍! 머멍! 멍 흐흐크흑흐흑 커어허흐흑"


왈칵!


맥스가 무덤에 대가리를 처박고 울기 시작했다.


"야이 개새끼야 울지마!"


"흐흑! 상욘센세!"


칸나도 무덤에 얼굴을 처박고 울었다. 어이가 없었다. 상연이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씁쓸하게 한쪽 구석에 가서 앉았다.


"후..."


담배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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