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군단장 랭코르의 개인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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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32
그림/삽화
시베리아인
작품등록일 :
2017.09.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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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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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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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아버지의 바다 (6)

DUMMY

6



“이런 개인적인 일에 너희들을 끌어들이게 되어서 미안하다.”


나는 바로 앞에서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댄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죽음의 기사에게 말했다. 그는 하이델이 엄선하여 보내준 지원군의 임시 조장으로, 나머지 인원은 마당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 마당조차도 스무 명이나 되는 죽음의 기사에겐 너무나도 좁은 공간이었지만. 차라리 그 공터에서 대기시키는 게 나았을 뻔했군.


“저희는 모두 주군의 날카로운 검이요, 든든한 방패가 되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이 마음에 일말의 흔들림도 없습니다.”


죽음의 기사는 여전히 고개를 깊이 수그린 채 단호하게 대답했다. 참으로 반석 같은 충심이로다. 너무 과해서 가끔은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말이다. 그래, 허구한 날 은근슬쩍 들어다 바치는 그놈의 왕관 얘기다. 젠장.


“얘야, 이분은 대체...”

“제 부하에요, 엄마.”


뭔가 이상한 기척을 느끼셨는지 거실로 나오신 어머니가 해 뜨기 전에 드리우는 어둠처럼 시꺼먼 갑옷을 걸친 죽음의 기사를 보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며 물어보셨다. 나는 짧게 대답한 다음,


“준비는?”


짧게 물었다.


“게이트만 열린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출발할 수 있습니다.”

“알았다. 내가 연락하마.”


나는 손가락을 들어 관자놀이 즈음에 척 올리려다가 고개를 휘휘 저었다. 마당이 너무 좁은 게 아직도 마음에 걸렸던 탓이었다. 그래서 고개를 살짝 내려 죽음의 기사를 바라보며 명을 내렸다.


“이 집 뒤쪽에 커다란 공터가 하나 있다. 거기로 부대 전원을 이동시켜라. 게이트는 거기에 열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죽음의 기사는 투구를 뒤집어쓴 머리를 바닥에 거의 부딪히기 직전까지 숙인 다음 일어서서 현관문 밖으로 걸어나갔다. 잘 훈련받은 기사 출신답게 절도 있고 깔끔한 동작이 오늘따라 유독 눈에 띄었다. 나는 결코 흉내조차 내지 못할 모습이었다.


“다녀올게요.”


마당 쪽에서 조금이지만 부산스러운 기척이 났고, 나는 거실로 나온 어머니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걱정스런 기색을 얼굴에 역력히 띄우며 내게 물었다.


“어, 어딜 가는 거니?”


한 발짝씩 걸어오며 떨리는 목소리를 내는 어머니가 오늘은 평소보다 더 약하고 안쓰럽게만 보였다. 그래서일까, 나는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어머니에게로 걸어가 조심스레 안아드렸다.


“얼마 안 걸려요.”

“그러니까 어디를...”


나는 어머니를 다시 품에서 떼어놓은 후,


“아버지의 바다를... 되찾으러 가요.”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을 내려다보며 착 가라앉은 목소리를 한숨처럼 내뱉었다.


“... 알았다. 몸조심해라.”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소매로 훔쳐낸 어머니가 정말 간신히 쥐어짜낸 듯 갈라지는 목소리로 나를 배웅했다.


“네.”


그리고 나는,


‘전 괜찮으니까 엄마 몸이나 걱정하세요, 제발...’


목구멍까지 치솟은 말을 끝내 삼키고 또 삼키며 서둘러 집을 나섰다.




“조장 포함 총원 21명, 주군 앞에...”


엘드리치 영감이 열어준 게이트를 타고 도착한 곳은 시계태엽 로봇이 알려준 본사 건물 뒤편에 있는 작은 공터였다. 한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대학교와 산학협력을 맺고, 제법 거대한 부지를 확보해서 연구소를 빙자한 데이터센터를 착공하려고 하는 회사의 본사 치고는 꽤 낡고 너절한 건물이었다. 그나마도 이 건물을 제외하면 텅 빈 폐건물이나 폐공장만 있어서 사람은커녕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 적적한 동네.


“우선... 내 개인적인 가족사와 관련된 일에 경들을 동원하게 된 점에 대해 사과한다.”


나는 그들의 앞에 서서 평탄하고 조금 낮은 어조로 첫 물꼬를 텄다. 그러자 곧바로 그쪽에서 술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천부당만부당하옵니다. 저희의 모든 것은 주군의 것이오니 그 망극한 말씀을 부디 거둬주시기 바랍니다.”


하이델이 임시 조장으로 정하여 보냈던 그 죽음의 기사가 내게 머리를 조아리며 황송하다는 듯 항변했다. 아까 집 안에서 있었던 일이 다시 재현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때는 어머니께서 가로막았던지라 금방 끝났지만 이번엔 브레이크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


“됐다. 더 이상 논하지 말거라.”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직접 브레이크를 걸 수밖에 없었다.


“하, 하오나...”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부차적인 문제가 아니니까. 이만 본론으로 넘어가겠다.”


엄정하게 군기가 선 그들인지라 임무에 대해서 얘기하자는 말로 간단하게 제동을 걸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기사 출신이라 조금 귀찮게 굴 때도 종종 있지만, 그래도 이런 쪽에선 퍽 확실한 것이 참 마음에 든다니까.


“지금 그대들이 바라보고 있는 이 건물이 적들의 본거지다. 대부분의 층은 비어 있는 상태고, 5층과 6층만이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은 별다른 전투력이 없는 민간인이니 사살을 허용하지 않겠다. 무기를 들고 저항하는 게 아니라면 적당히 무력화만 시켜라.”


마침 그 순간에 정찰을 보냈던 그림자 마물이 되돌아왔다. 게이트가 열리자마자 가장 먼저 안으로 들여보낸 후 건물 내부 정찰을 맡겼던 녀석이었다.


“정찰은 끝냈나.”


나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그림자 마물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러자 땅바닥에 붙은 채로 미끄러져 다가온 녀석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양을 취했다.


“수고했다. 네가 본 것을 모두에게 보여줘라.”


그러자 그림자 마물이 땅에서 슥 튀어나오더니 자신의 몸을 옆으로 길쭉한 직사각형 모양으로 변화시키며 공중에 둥실 떴다. 그리고 곧 그 넓은 몸체 위에 건물의 층별 단면도가 떠올랐다. 그림자 마물을 이런 식으로 써먹는 건 소환주의 마력을 꽤나 잡아먹는 짓이긴 하지만, 나에게 마력 수급 따위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결행할 수 있었다.


“머릿속에 잘 새겨두도록 해라. 그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도록 건물을 봉쇄해야 한다. 두 개 조로 나눠서 하나는 출입구 봉쇄에만 전념해라. 나머지 하나는 나와 함께 간다.”


내 명령이 떨어지자 죽음의 기사들이 앞으로 몰려와 그림자 마물의 몸에 띄워진 건물 단면도를 외우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나는 조장과 머리를 맞대고 부대를 어떻게 둘로 나눌 것인가에 대해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


“출입구를 봉쇄할 조가 보다 실력이 좋아야 하지 않겠나.”

“주군의 옥체를 온전히 지키는 것이 저희의 최대 목표입니다. 동행할 조에 실력자를 몰아넣는 편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이 세계 인간들의 무력 수준이라고 해봤자 별거 없지 않습니까. 도망하는 자를 저지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건 확실히 그렇지만... 우리가 일을 끝내기 전에 탈출하는 자가 생기면 곤란하겠지. 그리고 내가 위험에 빠질 정도가 된다면 너희들 정도로는 아무 도움도 안 될 텐데.”

“최악의 경우에는 저희가 방패가 되어 적들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부디 윤허하여 주십시오.”


이 고지식한 녀석들은 가끔 내 머리를 지끈지끈 아프게 만들고는 했다. 이미 아플 머리 같은 건 없는 몸인데도 말이다. 물리적인 머리가 아니라 정신이 피폐해지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온 몸을 적시고 지나갔다.


“아니, 봉쇄조가 더 중요하다. 명령이다. 봉쇄조에 더 큰 전력을 할당해라.”

“... 알겠습니다.”


그래도 역시 기사라서 권위로 찍어 누르면 어느 정도는 통하는 편이었다. 그 점에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안 된다고 계속 버텼으면 나라고 뭐 어찌할 방도가 있었겠는가. 아무튼 명령을 받은 조장이 마지못해서 내 의향대로 조를 편성하자 나는 죽음의 기사들을 다시 불러다 모아 대열을 맞추게끔 했다.


“봉쇄조와 동행조가 결정되었다.”


봉쇄조로 가게 된 죽음의 기사들이 대놓고 실망하는 기색을 엿보이긴 했지만 나는 애써 무시하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출정이다. 모두 맡은 바 임무를 행하라.”


나는 총원 열 명으로 구성된 동행조를 이끌고 선봉에 섰다. 그 뒤를 봉쇄조가 따랐다. 뒷문에 두 명을 남겨놓고, 반 바퀴 돌아 정문에 다시 두 명. 굳이 정문으로 들어간 건 딱히 긍지 높은 기사라서 그런 건 아니고 – 나는 기사도 아닐뿐더러 – 그냥 별 뜻 없었다.


“여기 한 명, 그리고 계단에 한 명씩 남아라.”


미리 내부 구조를 파악하고 계획을 짰던 터라 봉쇄조 배치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우선 엘리베이터 두 대가 마주보고 있는 복도에 봉쇄조 한 명을 남기고, 건물 안에 두 개 있는 계단 출입구에도 각각 한 명씩 남겼다. 마지막으로 건물 양 사이드에 달린 옥외 비상계단은 사실상 건물 바깥이나 다름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두 명씩 붙이고 1층부터 최상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하며 순찰하도록 명령했다. 이것으로 봉쇄조는 배치가 모두 완료되었다.


“가자.”

“예.”


나는 나머지를 모두 이끌고 계단으로 향했다. 처음에는 기척을 최대한 죽이고 기습할 요량이었지만, 어차피 이렇게나 난리를 쳤는지라 저쪽에서도 이미 눈치를 챘겠거니 싶어서 그냥 대놓고 내달렸다. 갑옷 부딪히는 소리를 신경 쓰지 않는다면 최소한 엘리베이터는 확실히 제칠 수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금방 지치고 말겠지만, 우리는 모두 피로와는 거리가 한참 먼 놈들이니까.


“5층이군.”


제압해야 할 곳은 5층과 6층, 총 두 곳. 그래서 동행한 인원을 반으로 뚝 갈라 다섯을 5층에 남겨두었다. 저항하지 않는 민간인에 대한 사살은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지침을 재차 강조한 나는 나머지 다섯을 데리고 6층으로 성큼성큼 뛰어 올라갔다.


“여긴가.”


계단을 올라가 도착한 곳은 사무실로 이어지는 기다란 복도였다. 복도 맨 끝에는 제법 두꺼워 보이는 철문이 있었고, 그 바로 앞에는 ‘주식회사 와일드번치디지털 고객센터 경인지역본부’라고 적혀 있는 명패가 달려 있었다. 내게 이 정보를 준 그가 틀린 게 아니라면 필시 위장의 일환이리라. 위장이 맞을 것이다. 고작 고객센터 따위에 저런 육중하고 무뚝뚝한 철문을 달아놓을 리가 없지 않은가.


“슬슬 실력 발휘를 해봐야겠어.”


나는 등에 둘러맨 검집에, 정확히 말하자면 칼자루 쪽에 오른손을 가져다 대면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고는 앞장서서 길고 긴 복도를 걸어가며,


“내가 말주변이 별로 없어서...”


한 자루만 가볍게 뽑아들어 마력을 불어넣고는,


“이런 대화밖에 못 하거든.”


앞으로 척 들이밀면서 굳게 닫힌 철문을 향해 일직선으로 겨냥했다. 그러자 검은 기류가 검신 전체를 감싸며 나선형으로 돌다가 정확히 그쪽으로 날아갔다.


“그러니 이해해라.”


작은 회오리바람처럼 휘몰아치는 검은 기류를 온몸으로 맞아들인 철문은 마치 종잇장처럼 우그러지다가 결국 버티질 못하고 바닥으로 툭 떨어지고 말았다. 경첩이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니었다. 철문뿐만 아니라 거의 벽 전체가 뜯겨져 나가떨어진 것이다. 벽도 철문 이상으로 신경을 쓴 듯 매우 두꺼운 편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내 앞에선 별 소용이 없었다.


“안심해라. 난 딱히 살인을 즐기는 편은 아니니까.”


나는 천천히 열린, 아니, ‘뚫린’ 문으로 걸어가면서 안쪽에 있는 이들에게 말을 건넸다. 갑작스런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듯 한동안 멍하게 있던 그들은 곧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로 슬금슬금 물러나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전화기를 들고 바쁘게 번호를 눌러대는 사람도 몇 있었다. 아, 맞다. 전화.


‘이런, 전화기 생각을 못 했네.’


현대 문명과 동떨어진 생활을 너무나도 오래 해온지라 전화 같은 전자 문명의 이기에 생각이 닿지 못한 나 자신을 자책했다. 하지만 자책도 잠시, 이 실수를 어떻게든 만회해야만 했다.


- 만약 안에 있는 자들이 길쭉하게 생긴 물건을 귀에 대고 버튼을 누르려고 한다면 무조건 저지해라.


일단 5층에 있는 부하 녀석들에게 사념을 보내고,


“그렇게는 안 되지.”


다시 한 번 검을 들어올려서 마력을 방출했다. 그러자 시꺼먼 마력의 덩어리가 수십 개로 나누어지고 순식간의 화살의 형태를 이루어 전화선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사무실 안에 있던 모든 전화기를 끈 떨어진 인형 신세로 만드는 건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새였다.


“으아아악!”


그 중 몇 명, 직접 전화기를 들고 있던 사람은 마력 화살이 손목도 함께 후비고 들어가는 바람에 극심한 고통이 절절히 느껴지는 비명을 토해냈다. 그 꼴을 본 나는 매우 연극적이고 과장된 태도로 고개를 숙이면서 중얼거렸다.


“미안하다. 전화는 몸에 해롭다고 미리 말해줬어야 했는데.”


당연하지만 별로 미안하지는 않았다. 어머니 눈에 피눈물 낸 놈들 아닌가. 뭐 그들이 그 자리에 얽힌 사연에 대해 알고 있지는 않았겠지만,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내게 중요한 건 이 빌어먹을 회사 때문에 어머니께서 눈물을 보이셨다는 점, 그거 하나뿐이다.


“자, 이제...”


처음부터 전의 따위는 없었고, 이제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않는 그들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면서,


“얘기나 좀 해볼까. 할 말이 좀 있거든.”


아직도 검은 기운을 뚝뚝 흘리고 있는 대검을 등 뒤에 둘러맨 검집에 부드럽게 끼워넣었다.


“걱정하지 마라. 빨리 끝날 테니까.”


시뻘건 안광이 투구 밖으로 넘실대는 것을 굳이 통제할 생각도 않은 채로.




"Archfiend Legion Commander Rancor's Personal Record" by GP32,
All Rights Reserved.


작가의말

7편으로 가느니 그냥 빠르게 끝내는 쪽을 선택. 덕분에 용두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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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make believe (6) 18.09.03 480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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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피의 신에게 바치는 공물 (5) 18.08.24 522 3 14쪽
73 피의 신에게 바치는 공물 (4) 18.08.23 504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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