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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군단장 랭코르의 개인 기록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GP32
그림/삽화
시베리아인
작품등록일 :
2017.09.03 17:09
최근연재일 :
2019.03.17 18:00
연재수 :
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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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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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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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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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make believe (3)

DUMMY

3



나는 국왕이 건네준 새하얀 편지봉투를 왼손에 쥔 채 바실레우스 교단 포르토스 대교구좌 신전으로 향했다. 봉투를 밀랍으로 봉인하고 그 위에 왕실의 인장을 찍었기에 무슨 내용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마 나를 수녀를 호위할 기사로 소개하는 내용일 터였다. 겨우 한 명이라며 대놓고 실망할 것 같은데, 과연 왕이 편지를 어떻게 썼을지 궁금하군. 아무리 달변이어도 쉽게 무마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만 신전 내에서 무구를 패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에 잠긴 채 신전 문턱을 넘어가려던 찰나, 문 옆쪽 리셉션 데스크 비슷한 곳에 앉아서 들어오던 방문객을 관찰하고 있던 신관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확실히 신전에는 검이나 창 따위의 무구를 소지하지 않고 들어가는 것이 예의이기는 하지만...


“들어가시고 싶으시다면 갖고 계신 검을 제게 맡겨주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만, 이것이 저희 교의 방침인지라...”


바실레우스 교단은 다른 교단에 비해 좀 강하게 규제하는 모양이었다. 보통은 슬쩍 눈치를 주는 선에서 끝나거나 끈으로 동여매서 뽑지 못하게 하는 정도로 합의를 보는 편이니까.


“...”


하지만 저쪽에서 요구하는 대로 맡기고 들어갈 수도 없었다. 이 녀석들은 나의 분신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정이 잔뜩 든 애검인걸. 그럴진대 어찌 몸에서 쉬이 떼어놓겠는가. 그것도 이런 변변치 못한 이유로 말이다.


“왕실기사 앙리 랭스 남작입니다. 국왕 전하의 명을 받들어 이렇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국왕의 인장이 선명하게 새겨진 편지봉투를 꺼내서 보여주며 그 이름을 팔아먹었다. 썩어도 준치라고, 그래도 왕은 왕이니까.


“대주교 각하를 뵙고 국왕 전하의 서신을 직접 전달하고자 합니다. 안으로 안내해 주시겠습니까?”

“아, 그, 그렇습니까? 죄, 죄송합니다. 왕실에서 오신 분께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왕실을 내세우자 신관은 바로 꼬리를 내리고 나를 신전 안으로 직접 안내했다. 완전히 저자세로 일관하는 그 모습을 통해 바실레우스 교단이, 아니, 최소한 이 포르토스 대교구만큼은 정치에 전혀 관심도, 식견도 없다는 사실이 다시금 증명되었다.


- 수녀는 지금 대교구에 머무르며 대주교의 보호를 받고 있소. 그러니 대주교를 먼저 만나면 자연스레 그녀도 만날 수 있을 것이요.


국왕이 내게 편지를 주며 했던 말을 잠시 마음속으로 떠올린 나는 잠자코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시꺼먼 풀 플레이트 아머에 꽉 막혀 눈구멍만 슬릿 형태로 가늘고 길게 뚫린 투구, 거대한 대검 두 자루로 단단히 무장한 기사가 신전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본 신자들이 눈을 휘둥그레 떴지만 신경 쓰지 않고 신관의 등만 내려다보았다.


“대주교님께서 왕실에서 사람이 오면 바로 안으로 모시라 하셨습니다. 이쪽으로...”


대주교가 미리 언질을 해둔 모양이었다. 하긴 저자세로 전환하는 속도가 좀 빠르긴 하더라.


“감사합니다.”


나는 짐짓 점잔을 빼며 그가 안내하는 대로 신전 안쪽 깊숙한 곳까지 들어갔다. 참배객들을 위해 준비된 성수반에 손을 살짝 집어넣어서 성수를 찍어 투구에 묻히는 것을 잊지 않으면서. 성직자들이 제법 정직한 편인 모양인지 신성력이 꽤 담겨 있는 정결한 성수였지만, 내가 마력을 안쪽으로 꽉 억누르고 있어서 별다른 반발 작용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주교님, 말씀하셨던 대로 왕실에서 기사 한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대주교의 집무실 앞에 멈춰선 신관은 가볍게 주먹을 쥔 손을 뻗어서 약하게 세 번 노크한 다음 내 방문을 알렸다. 그러자 안쪽에서 시원시원하고 칼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시고 들어오게.”

“예.”


대주교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신관은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문이 완전히 열리자 책상 앞에 앉아서 검은 가죽으로 장정된 경전을 읽고 있던 대주교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서며 나를 맞아들였다. 얼굴만 보았을 때는 30대 초중반 정도로 보이는 준수한 인상이었으나, 정수리 부분이 휑하게 벗겨져 있어서 얼굴과 머리숱을 합쳐서 보면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불우한 남자였다.


“어서 오십시오. 부족하나마 이 포르토스 대교구에서 사목하고 있는 미천한 종, 카리타스라고 합니다.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눈처럼 새하얀 제의를 입은 대주교가 일어나 문 앞으로 걸어오며 오른손을 내밀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화답하면서 오른손을 내밀었고,


“저야말로 대주교님께서 직접 맞이해 주셔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왕실기사 앙리 랭스 남작입니다.”


서로 맞잡은 두 손이 위아래로 몇 번인가 가볍게 살랑거렸다. 한쪽은 금속, 한쪽은 생살.


“아침부터 언제 오시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왕실에서 마법 전문으로 기별을 넣었던 터라...”


대주교가 환하게 웃으면서 늘어놓은 그 말을 듣자마자 급속도로 배알이 꼴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무르하드 국왕, 이 양반이 진짜? 아침에 기별을 넣었다는 건 다시 말해 내가 무조건 수락할 거라는 전제를 깔고 있었다는 뜻이잖아. 이 인간, 내가 말은 험하게 해도 대놓고 거절한 적은 없다는 걸 이렇게 악용하고 있어. 아주 능구렁이야, 능구렁이.


“하하, 그렇습니까. 국왕 전하를 알현하고 오느라 좀 늦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억울하더라도 이 자리에서 티를 낼 수는 없으니까 속으로는 피눈물을 쏟으면서도 끝내 허허 웃으며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 어쩌겠어. 내가 참아야지. 관대한 내가 참고 넘어가줘야지. 암, 그렇고말고.


“전하께서 대주교님께 전하라 명하신 서신입니다.”


나는 손에 소중히 쥐고 있던 편지봉투를 대주교에게 내밀었다. 대주교는 그것을 꽤나 공손하게 받아든 다음 봉인을 뜯어내어 편지를 끄집어냈다.


“흠... 잘 알았습니다. 랭스 남작님께서 체칠리아 수녀를 사이프러스 교구까지 호위하시는 겁니까?”


잠시 편지를 읽던 대주교가 편지 마지막 부분에 이르자마자 나와 편지를 번갈아 보면서 물었다. 아마 나 혼자서 호위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필요하다면 제 휘하의 기사를 몇 명 더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타협안을 제시했다. 나 혼자서 호위해도 별 문제는 없겠지만, 대주교가 그것을 알 리가 없지 않겠는가.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면, 나란 녀석은 그저 ‘평범한 왕실기사 A’에 불과할 뿐이니 말이다.


“제 휘하 기사들은 왕족을 비롯하여 요인을 경호하는 임무에 자주 투입되었던 바가 있는 정예 중의 정예입니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수녀님을 호위하는 임무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으리라 자신합니다.”


사실이다. 동궁, 즉 국왕 다음가는 왕족인 세자를 경호하는 임무를 지금도 조를 짜서 교대로 수행하고 있는 녀석들이니까. 그리고 살아생전에도 일국의 근위기사였으니 왕족을 호위했던 경험은 꽤 있겠지.


“오오, 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사실 본 교단의 역사가 짧아 성기사단을 비롯한 무력 배경이 다소 미흡한 편인지라 결례를 무릅쓰고 왕실에 청원하였는데, 이토록 훌륭한 무인을 보내주시다니... 전하께 제가 감사하고 있음을 꼭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도대체 편지에 뭐라고 적었기에 내 말 한 마디만 듣고 훌륭한 무인 어쩌고 하는 것일까. 이쯤 되니 편지 내용이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봉인을 뜯고 몰래 본 다음에 급하게 말을 타고 오느라 훼손되었다고 둘러댔을 걸 그랬나.


“체칠리아 수녀는 신심이 매우 돈독한 수도자입니다. 불과 아홉 달 전에 거룩한 아르가스 수도회에 입회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두터운 신심과 고결한 품행으로 인해 유기서원 기간을 대폭 감경받고 종신서원을 앞두고 있었지요. 그녀가 마침 그 순간에 성물을 맡고 있었고, 악한의 손에서 무사히 도망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모든 것이 신의 은총이겠지요.”

“... 그렇습니까.”

“그렇고말고요! 아, 이거 제가 손님을 너무 오래 세워뒀군요. 자, 어서 앉으십시오. 여기 이쪽에...”


이 사람도 투 머치 토커의 자질이 꽤 있는 것 같군. 아플 리가 없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는 것을 느낀 나는 일단 대주교가 권하는 대로 자리에 앉았다. 일국의 수도 교구를 책임지는 대주교의 집무실 치고는 꽤 좁고 안에 들어찬 비품도 퍽 검소한 편인지라 그 청렴결백함에 조금은 감탄하면서.


“사이프러스는 여기서 굉장히 먼 편입니다. 시일이 상당히 소요될 터인데... 대략 언제쯤을 출발일로 잡고 계십니까?”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실무적인 이야기로 넘어갔다. 이런 일은 엘드리치에게 조율을 맡기면 참 좋겠지만, 불행히도 지금은 그의 도움을 바랄 수 없었으니 내가 직접 할 수밖에.


“아마 전하께 들어서 잘 알고 계시겠지만, 여러 정황상 아무래도 운반 중이던 성물을 노린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자들에게 포착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기 위해 지금 교구 소속 마차를 개조하여 성표나 문장을 모두 떼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지요. 그래서 아무리 빠르더라도 내일 모레에나 출발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그러자 대주교는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몹시 죄송해하는 표정으로 응수했다. 내일 모레라, 나도 준비를 좀 해야 할 테니까 나쁘지는 않겠어.


“상관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습니다.”

“너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야기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여행에 필요한 물품은 모두 교구에서 준비하기로 했고, 말 구입 대금은 교구에서 부담하되 고르는 건 내가 직접 하기로 했다. 교구에서 보유하고 있는 말은 모두 의전용으로 구입한 것이라서 털이 하얗고 반짝거린다는 것을 빼면 아무런 장점도 없었으니까. 요컨대 주력(走力)이 워낙 형편없는데다가 생긴 것은 또 눈에 확 띄는 편이라서 이번 임무에는 도저히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또 마시장인가. 말에 대해서는 나보다 하이델이 훨씬 더 빠삭하니까... 이번에도 녀석을 데리고 갈 수밖에 없겠어.


“개인적으로 체칠리아 수녀님을 좀 만나 뵙고 싶습니다. 가녀린 여인의 몸임에도 괴한의 흉수를 피해 성물을 끝까지 지켜낸 그 높은 용기와 의지에 절로 경의를 표하게 되더군요.”


실무와 관련된 조정이 대충 끝나자마자 나는 원래 목적 중 하나를 털어놓았다. 체칠리아라고 했던가, 아무튼 그 수녀를 만나는 거 말이다. 만나고 싶은 이유야 뭐 내가 호위해야 할 사람인지라 미리 얼굴 좀 익히자는 것도 있고, 앞서 말한 이유도 꽤 비중을 차지하기는 했다.


“체칠리아 수녀... 말씀이십니까?”

“예. 가능하겠습니까?”


하지만 대주교는 예상 외로 난색을 표하며 얼마 남지 않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저, 그게... 체칠리아 수녀는 이 일이 있기 전까지 봉쇄 수녀원에 있었습니다. 그녀의 신심이 워낙 깊어서 사이프러스에 신설할 예정인 수녀원의 원장 대리로 보임된 터라 성물을 운반하던 신관단에 끼어서 함께 가게 된 것이지요.”

“봉쇄 수녀원이라...”


봉쇄 수녀원, 세속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수녀원이란 말인가. 그것보다는 원장 대리로 보임되어 가던 중이었다는 게 더 대단하군. 아직 종신서원도 하지 않았거늘.


“예, 그래서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이 조금 서툴 수도 있습니다. 기록을 살펴보니 그녀가 평화와 침묵을 간구하면서 유기서원을 했다고 되어 있기도 하고... 굳이 만나시고 싶으시다면, 예, 어차피 사이프러스까지 함께하시면서 계속 얼굴을 마주해야 할 입장이시니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그 점에 대해서 미리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대주교는 내 앞에서 살짝 고개를 숙여 보이면서 약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그녀가 내게 뭔가 결례라도 저지를까봐 걱정하는 모양이었다. 고작 아홉 달에 불과하지만 봉쇄 수도원에서 외부와 격리된 삶을 살았으니 그런 걱정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설사 수녀님께서 제게 뭔가 결례를 저지른다 할지라도 결코 고의가 아니겠지요. 행여나 그런 일이 있더라도 언짢게 생각하거나 노여워하지 않겠습니다.”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시름 놓았다는 듯 밝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대주교,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는 나. 그래서 말인데, 대관절 언제쯤 그 수녀님을 만날 수 있단 말입니까. 저는 다른 게 아니라 그게 몹시 궁금합니다만.


“체칠리아 수녀는 2층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지금 시간이라면... 저녁 기도를 드리고 있을 것 같군요. 해질녘이니까...”

“그렇습니까. 기도 중이라...”


그러시는 너님은 성직자시면서 기도도 안 하시고 계십니까. 따지고 보면 이건 내가 그를 붙잡고 있는 탓도 있겠다만.


“랭스 남작님을 2층 기도실로 안내해 드리게. 혹시 기도 중이거든 방해하지 말고...”


내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알 리가 없는 대주교는 부드러운 눈길로 옆에 배석한 신관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나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저... 체칠리아 수녀가 기도를 드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정말로 죄송합니다만... 기도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약간 난처해하는 듯 미세하게 흔들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상관없습니다. 얼마든지 기다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경께서는 정말 마음이 넓으시군요. 제가 직접 축복이라도 해 드리고 싶습니다. 아니지, 지금 당장 준비를...”


내가 별 반발 없이 넘어가주자 몹시 감격한 듯 좋아하는 대주교. 하긴 여기 들락거리는 귀족들의 위세가 좀 대단하긴 했겠지. 그래서 상대적으로 덜 개차반인 나를 대하자 마치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온 느낌이 들었을 테고. 하지만 축복은 좀... 그런 짓을 했다간 마족이라는 사실을 들키고 만다고. 절대로 안 돼.


“죄송합니다만 축복은 사양하겠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이 검이 보이십니까?”


그래서 나는 나의 오랜 벗인 애검 두 자루를 팔아먹을 수밖에 없었다.


“무사 수행 중에 우연히 얻었던 마검(魔劍)입니다. 쌍둥이 마검이죠. 그래서 축복을 받았다간 마검의 마력과 충돌하면서 저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유로 신성 마법도 받을 수가 없고...”


물론 새빨간 거짓말. 내 마력을 중개하는 역할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수행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체적으로 마력을 가진 마검인 것은 아니다. 미안하구나, 나의 애검이여. 너희를 팔아먹을 수밖에 없는 이 못난 주인을 용서해다오.


“아, 그렇습니까. 이거 제가 실례를...”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죄송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호의를 베풀어 주시겠다 하셨는데 이리 거절하였으니...”

“하하, 그렇게도 되는군요. 그럼 서로 비긴 것으로 치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고개를 숙이고 다시 훈훈한 분위기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자, 2층으로 올라가셔서 기도실로 가시면 체칠리아 수녀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안내는 여기 이 친구가 해줄 테니 걱정 마시고 따라가십시오.”

“예, 감사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Archfiend Legion Commander Rancor's Personal Record" by GP32,
All Rights Reserved.


작가의말

이번에는 평소보다 1000자 정도 더 나와버렸네요. 분량 조절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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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Evolving Souls (2) 18.12.09 65 1 12쪽
85 Evolving Souls (1) 18.11.30 80 1 7쪽
84 EE: Emulated Emeth (시즌 1 完) +2 18.09.08 474 3 14쪽
83 make believe (Epilogue) 18.09.05 432 4 8쪽
82 make believe (7) 18.09.04 415 4 14쪽
81 make believe (6) 18.09.03 418 2 13쪽
80 make believe (5) 18.08.31 425 3 14쪽
79 make believe (4) 18.08.30 429 2 14쪽
» make believe (3) 18.08.29 430 3 16쪽
77 make believe (2) 18.08.28 430 3 14쪽
76 make believe (1) 18.08.27 442 3 8쪽
75 피의 신에게 바치는 공물 (Epilogue) 18.08.25 440 3 10쪽
74 피의 신에게 바치는 공물 (5) 18.08.24 443 3 14쪽
73 피의 신에게 바치는 공물 (4) 18.08.23 455 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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