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군단장 랭코르의 개인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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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32
그림/삽화
시베리아인
작품등록일 :
2017.09.0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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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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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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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Heart of Steel (7)

DUMMY

7



총관의 안내를 받아 들어간 서재에서 맞닥뜨린 영주는 내 갑작스런 방문이 당혹스러웠는지 좋지 않은 안색을 하고 있었다. 적당히 마른 얼굴에 아까는 쓰지 않았던 안경을 덧쓰고 있는데다가 미간에 주름까지 살짝 잡고 있어서 얼핏 보면 영주가 아니라 학자 같은 모습이었다.


“랭스 경이십니까. 대체 어, 어인 일로...”


읽고 있던 책을 탁 덮으며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선 그의 얼굴은 멀찍이 떨어진 문간에서 봐도 명백히 티가 날 정도로 거무죽죽하게 죽어 있었다. 책상 위에는 귀족들이 많이 쓰는 양피지 대신 갈대 비슷한 식물로 만든 조잡한 종이가 몇 장인가 어지럽게 놓여 있었고, 열린 잉크병 속에는 털이 반들반들해질 정도로 오래 쓴 깃펜 하나가 얌전히 꽂혀 있어 학구적이면서도 어딘지 안쓰러운 면모를 풍겼다.


“경께서 베푸신 과분한 배려에 너무 기댄 나머지 오찬 도중에 심각한 결례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이대로 그냥 넘어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여...”


나는 팔을 살짝 들어 가슴에 갖다 붙인 다음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면서도 눈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책상 쪽으로 잽싸게 향했는데, 안력을 힘껏 돋웠지만 아무래도 각도가 좋지 못해서 책 제목이나 종이에 적힌 내용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다.


“저, 저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제 욕심이 과하여 몸이 성치 않으신 분을 붙잡고 있었으니 오히려 제가 사죄를 드려야 할 일입니다. 이러지 마십시오. 모두 제가 부덕한 탓입니다.”


내가 고개를 숙이자 영주가 얼굴에서 식은땀을 주르륵 흘리며 사뭇 당황한 듯 허둥거렸다. 이제 와서 하는 짐작이지만, 영주가 내 결례에 대해 당장 따지고 들지 않았던 것은 겉만 번지르르한 허깨비인 영주성의 실상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탓도 있겠지만 왕실기사로서 국왕의 전권대사 자격을 가진 나에게 빚을 만들어두자는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예법 문제로 빚을 지워서 대신 상납금 건에서 양보를 받자는 얇은 술책이었겠지. 그런데 내가 사과를 함으로서 그 계획이 무위로 돌아간 것이니 당황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아닙니다. 객의 입장에서 주인의 위신을 세워주는 것이 마땅하거늘, 아직 작위를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제가 유서 깊은 드라헤부르크 가에 큰 오점을 지웠습니다. 이 어찌 사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무리해서 오찬에 초청한 것이니 경께서 사과하실 일이 결코 아닙니다.”


이런 낯간지러운 짓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이델 덕분에 보고 배운 건 있어서 필요할 때엔 유창하게 잘도 쏟아내는 나와 당황해서 계속 사양하는 영주 사이에서는 계속 평행선이 흘러갔다. 사과하려는 자와 사과 받고 싶지 않은 자의 끝없는 술래잡기였다. 내가 사과하러 굳이 여기까지 걸음한데다가, 사과를 받지 않는 순간 나에게 사과해야 할 입장이 되어버리고 마는 지독한 딜레마에 빠져 있는 영주가 질 수밖에 없는 줄다리기였지만.


“경께서 이러실 필요가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무리해서 오찬에 모신 제 잘못도 있으니만큼... 그냥 없던 일로 하고 넘어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래서 결국은 이런 미봉책으로 대충 끝나게 되었다. 일종의 휴전 제안이라고 봐도 무방한 미봉책. 어차피 나도 이런 알맹이 없는 얘기나 하려고 온 건 아니니까 슬슬 넘어가주는 게 인지상정이겠지.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경의 높으신 배려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이쪽이야말로 죄송스럽고 또 감사합니다.”


우리 둘은 서로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휴전 협정에 도장을 찍었다. 내가 정말로 사과를 하러 여기까지 온 평범한 귀족이었다면 이렇게 쉽게 끝나지는 않았겠지만, 그는 너무 당황했던 모양인지 이런 미묘한 위화감을 깨닫지 못한 듯 한층 편안해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말 훌륭한 서재로군요. 책을 굉장히 많이 모으신 것 같습니다.”


이제 사과 문제는 얼추 끝났으니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야 할 타이밍이겠군. 나는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리기 위해 책장으로 둘러싸인 넓은 서재를 두리번거리며 감탄하는 척을 했다. 그러자 영주가 만면에 미소를 띠며 밝은 목소리로 응수했다.


“하하, 그렇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어려서부터 광물학과 마법에 흥미를 가졌던지라 관련된 책을 제 힘 닿는 데까지 수집했습니다. 덕분에 분야가 치중되어 있어 다양성은 별로 없는 편이지요.”

“그렇습니까. 마법에 흥미를 가지셨다면 혹시 상아탑에서 수학을...”

“아니오, 불행하게도 마나 친화력을 타고나지 못해서 그럴 기회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살짝 떠보려 했던 말에 슬픈 낯빛을 역력히 드러내며 처량하게 고개를 젓는 영주. 그 모습이 다분히 안쓰러워 보였다.


“그렇군요. 이토록 열정이 뛰어나신데...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딱히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 그저 형식적인 유감만 표할 수밖에 없었지만. 잠시 고개를 숙이고 있던 영주는 내 말을 듣자 곧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 보이며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마법사가 될 재능은 아주 희귀하니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온 것만으로도 전 충분히 복 많은 사람입니다. 이런 제가 마나 친화력을 타고나지 못했다는 이유로 운명을 저주한다면 천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겠지요.”


영주는 살짝 미소를 머금은 채로 푸념 비슷한 말을 쏟아내며 한 손으로는 황급히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던 종이를 정리했다. 그제야 나는 아까 기를 쓰고 보려고 했던 그 종이에 생각이 닿아서 슬그머니 아래쪽을 곁눈질했다.


‘골렘... 설계도인가.’


종이에 적힌 내용물은 그가 생각하고 있을 완벽한 골렘을 크로키 수준으로 그려낸 스케치와 내부 마나 엔진 설계도였다. 아까 자리에 앉아서 보고 있던 두꺼운 책 역시 마찬가지로 골렘에 관한 이론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골렘에 대한 그 열정 하나만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조용히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마법사였다면 역사에 이름을 남겼을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잠시 박수를 쳐준다고는 해도 결국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마법사나 학자가 아니라 한 도시를 책임지는 통치자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골렘 개발비를 대겠다고 세금 폭탄을 때려 민생을 도탄에 빠지게 하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영지 재정이 파산 직전까지 몰린 상태라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분명했으니. 뭐 사실 상납금을 못 낸다 하더라도 왕실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작은 영지 하나도 제대로 벌할 수가 없겠지만, 상아탑에 대금 체불을 한 것은 향후에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컸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경이 부럽습니다. 이렇게 무거워 보이는 갑옷을, 그것도 몸이 다소 좋지 않으신 와중에도 별 무리 없이 입고 다니시다니... 제가 아무리 몸을 단련한다 해도 그런 경지에는 닿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내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책상 위를 다 정리한 영주가 다시 슬픈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며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까는 그렇게 말했어도 결국은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항상 한탄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저도 처음부터 타고난 건 아니었습니다. 부단히 수련한 결과일 뿐이지요.”


나는 나의 신으로부터 검술과 마력을 다루는 법을 사사받았던 옛 기억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마력이야 타고난 건 사실이지만, 검술 자체는 꽤 고생해서 배웠으니까 아주 거짓말은 아니었다.


“마나 친화력을 수련으로 얻을 수 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을...”


어느덧 영주의 눈에는 눈물방울이 조그맣게나마 맺혀 있었다. 다 큰 어른이 이렇게 눈물짓는 모습을 보니 여간 당혹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것도 오늘 만난 남 앞에서 말이다. 그만큼 서러웠던 것일까. 재능이 없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꿈을 향해 달려왔지만, 파산이 눈앞에 다가와 주저앉을 수밖에 없게 된 자신이 너무나도 서러웠던 것일까.


“그랬다면... 그랬더라면 난...”


나는 책상 위에 양손을 짚은 채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는 영주를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참으로 가련하고, 참으로 안타까운 남자가 거기 있었다. 이루지 못할 꿈에 매몰되어 결국 아무것도 붙잡지 못하는 남자였다. 가정은 깨지고, 돈은 바닥나고, 골렘은 미완성으로 남고.


“아... 이거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다가 퍼뜩 정신을 차린 모양인지 고개를 들어올린 영주가 손수건으로 눈가를 살짝 닦으며 얼버무렸다. 아직 눈가는 촉촉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정리는 된 모습이었다.


“경께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모든 게 확실해졌다. 이 남자는 정말 진심으로, 골렘에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된 남자였다. 최소한 나는 그렇게 판단했다. 그래서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다고,


“... 아, 물론 괜찮습니다. 허면 무슨 말씀을 여쭙고 싶으신지...”


그렇게 결심했다.


“도대체 어떤 골렘을 만들고 싶으신 겁니까.”

“...”


내가 던져낸 돌직구를 얻어맞은 영주는 입술을 꽉 깨문 채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어지간히 당황스러웠던 모양이었다.


“경께서 골렘 개발에 거금을 투자하고 있다는 건 이미 퍼질 대로 퍼진 소문입니다.”


사실이 아니다. 엘드리치 영감의 자료집을 인용한 하이델을 통해 처음으로 들은 정보였고, 왕도에는 그런 소문 따위 일절 돌지 않았다. 심지어 웬만한 정보는 다 술술 털어놓았던 기네즈 백작조차 언급하지 않았을 정도였으니 알만하지 않은가. 다만 그를 떠보기 위해 블러핑을 했을 뿐이다.


“... 알고 계셨습니까.”

“예. 골렘 때문에 상납금을 낼 형편이 못 되신다는 것도. 그래도 민생을 생각하셔서 세율을 올리지 않은 것은 왕실기사로서 칭찬해 드리고 싶습니다.”


나는 높낮이를 최대한 평준화한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동정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들키고 싶지는 않았다. 그랬다간 오히려 내가 끌려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 이미 알고 계시다면 어쩔 수 없지요. 말씀드리겠습니다.”


영주는 한숨을 푹 내쉰 다음 의자에 주저앉으며 마지막 숨결을 토해내듯 중얼거렸다. 의자에 주저앉은 그의 모습이 유독 조그맣고 볼품없게 느껴진 것은 그가 몸을 움츠리고 있는 탓이었을까.


“제가 어렸을 때... 한 열두 살 정도 되었을 무렵이었던가요. 그때 꿈을 꾸었습니다. 유채꽃이 핀 푸른 언덕이었죠. 거기서 아주 커다란... 영주성 첨탑보다 조금 낮은 아이언 골렘을 만났습니다.”


‘보았다’가 아니라 ‘만났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아를 갖고 말을 하는 골렘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지금도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골렘이죠. 저를 손바닥에 태우고, 어깨 위에 올려준 그 골렘은 저와 온갖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다 털어놓으며 즐겁게 산들바람을 맞았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영주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아직도 촉촉이 젖어 있는 눈가에는 다시금 눈물방울이 조금씩 맺히고 있었다.


“헤어지기 전에... 제가 깨어나기 전에 그 골렘이 말했습니다.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제가... 반드시 그렇게 할 거라고 믿는다고.”

“...”

“저는... 그 믿음을 배신할 수 없었습니다.”


영주는 다시 고개를 숙인 다음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다. 한없이 초라하고 한없이 안타까운 모양으로.


“제가 원하는 골렘은 바로 꿈에서 봤던 그 골렘입니다. 이 영주성만큼 커다란 아이언 골렘. 그리고... 영혼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하는 골렘...”


어릴 시적 꾼 꿈을 아직도 꿈으로 간직하는 순수한 남자였다. 그게 너무나도 가슴 아팠다. 포기했더라면 좀 더 편했을 텐데. 왜 포기하지 못했던 것일까.


“하지만 상아탑에서 초빙한 마법사들조차도 난색을 표했습니다. 골렘의 지성은 고작 명령을, 그것도 아주 간단한 것만을 알아듣는 데에 그치기 때문이었습니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지만, 그 수준에서 도저히 나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골렘의 대형화만큼은 성공적으로 해냈지만... 껍데기일 뿐 여전히 영혼은 없었으니까 제겐 아무 의미도 없었지요.”


계속 이야기가 이어져 나갔지만 내게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초반부에 모조리 몰려 있었다. 오히려 자꾸 골렘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을 엘드리치 영감이라도 된 듯 열성적으로 강의하려 들어서 곤란했을 뿐. 나는 결국 그의 말을 중간에 끊을 수밖에 없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집중하다 보니...”


영주가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사과했다. 본인도 자신이 너무 막 나갔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런가. 그게 너의 꿈이로군.”


나는 천천히 양손을 들어올려 투구 쪽으로 뻗었다. 갑자기 하대를 듣자 당황하는 영주를 가볍게 무시하면서. 그리고,


“그 꿈을 위해 너는 무엇을 바칠 수 있는가.”


거무튀튀한 투구를,


“기회를 붙잡겠나, 카를 페르디난트 폰 드라헤부르크.”


벗겨냈다.


“내 손을 잡는다면 너의 꿈을 이뤄주마. 이 랭코르의 이름을 걸고 약속한다.”




"Archfiend Legion Commander Rancor's Personal Record" by GP32,
All Rights Reserved.


작가의말

다음 편이 이번 에피소드의 에필로그입니다. 다행히도 8편까지는 안 가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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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아버지의 바다 (6) 18.08.20 509 3 14쪽
67 아버지의 바다 (5) 18.08.18 489 3 13쪽
66 아버지의 바다 (4) 18.08.18 487 3 13쪽
65 아버지의 바다 (3) 18.08.16 480 3 14쪽
64 아버지의 바다 (2) +2 18.08.15 503 4 13쪽
63 아버지의 바다 (1) 18.08.14 499 3 8쪽
62 Heart of Steel (Epilogue) 18.08.11 504 3 8쪽
» Heart of Steel (7) 18.08.10 509 2 14쪽
60 Heart of Steel (6) 18.08.09 506 1 13쪽
59 Heart of Steel (5) 18.08.06 534 2 14쪽
58 Heart of Steel (4) 18.08.02 549 2 14쪽
57 Heart of Steel (3) +1 18.07.31 545 2 13쪽
56 Heart of Steel (2) 18.07.29 551 2 14쪽
55 Heart of Steel (1) 18.07.25 561 3 7쪽
54 Dead Heart 18.07.24 578 4 15쪽
53 Starting Point II (Epilogue) 18.07.15 601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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