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마도사의 던전사냥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242,279
추천수 :
4,868
글자수 :
166,923

작성
17.09.17 22:05
조회
5,740
추천
94
글자
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1화

DUMMY

헛기침을 두어 번 한 뒤, 태연히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팔러 오셨나요? 아니면 사러?”

“팔려고 왔습니다.”

“물건 좀 볼까요?”


그녀의 말에 나는 인벤토리에서 장검 세 자루를 꺼냈다.

그러자 이를 건네받은 그녀가 검 여기저기를 꼼꼼히 살피더니, 양손으로 손가락 두 개와 네 개를 번갈아 펴 보이며 말했다.

24실버?

얼씨구, 이 아줌마가?


“개당 42실버, 어때요?”


아, 반대였군.

여기서 생각지도 않게 최고가가 나왔다.

그렇게 매입해도 남는다는 건가?

마침 무기점 여러 군데를 돌며 자연스럽게 흥정 스킬 레벨이 3까지 올라있는 상태였다.

원래 초창기 스킬 레벨 업은 꽤 빠른 편이니까.

나는 좀 더 흥정을 하기로 했다.

흥정은 원래 많이 할수록 남는 거거든.


“그렇게 낮은 가격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데요. 품질이 꽤 좋습니다. 제값을 안 쳐주시면, 팔 생각 없어요.”


내가 강하게 튕기자, 그녀의 눈빛이 살짝 반짝인다.

나름대로 주판알을 굴리고 있는 것이겠지. 혹은 흥정 스킬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거나.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좋아요, 46실버.”

“딱 0단위로 맞아 떨어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50실버로 하죠.”


흥정 받고 흥정 더.

나는 48실버 정도를 절충점으로 봤다.

전략적 양보를 해줄 요량은 있다.


“좋아요, 50실버로 하죠. 3자루니까 1골드 50실버, 오케이?”

“좋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얘기가 잘 풀렸다.

거꾸로 생각해보니, 이걸 27실버에 매입하려던 업자는······.

라이크만 상업지구, 제 13호 무기점의 제브라는 놈이었나.

인간 말종 새끼.

이건 꼭 기억해 둔다.




잠시 후.

그녀에게서 매입 대금을 수령했다.

인벤토리에 모두 보관하니, 던전에서 얻은 돈까지 합쳐서 보유 금액이 총 2골드 60실버가 됐다.

이 정도면 얼마의 개념일까?

좀처럼 짐작할 수 없어 골몰하는 찰나.

그녀가 내게 물었다.


“청년, 더 필요한 건 없어요?”


있지, 숙(宿)과 식(食).


“잘 곳이 필요합니다. 겸사겸사 끼니도 해결되면 더 좋고요.”

“호호, 잘 됐네요. 마침 우리 무기점은 여관도 같이 하거든요.”


촤륵!

그녀가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던 공간을 보이자, 환한 햇빛이 스며들었다.

과연 무기점 뒤로는 여관 건물이 이어져 있었다.


“얼마죠?”

“침대 있고 방음 확실한 1인실. 조식, 중식, 석식 제공하는 풀 패키지로 하루 10실버에요.”

‘아라한 사가랑 똑같네.’


가격이 같다.

아라한 사가에서도 동일한 조건의 여관비는 10실버였다.

현실로 따지면 조금 낮은 급의 호텔 느낌이 살짝 났으니, 10만 원 정도 라는 얘기다.

즉, 10실버에 10만 원쯤 되는 것.

그렇다면 장검 하나에 50만원에 판 셈이다. 여기서 내가 아라한 사가에서 경험한 것과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갑자기 질문이 바뀌어 죄송한데, 장검의 판매가는 어떻게 되나요?”

“별도로 세공하고, 날도 다듬어서 완전한 신품으로 만들어야 하니 가격이 좀 돼요. 보통 매입가 두 배 정도라고 생각하면 편할 거예요. 왜요, 너무 싸게 판 것 같아서?”

“아닙니다, 그냥 시세가 궁금했어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말 대로면 장검 하나에 1골드, 즉 100만 원 쯤 하는 셈이다.

아라한 사가에서 무명 장검은 아무리 비싸야 구매가가 20실버를 안 넘었는데.

여기선 꽤나 비싼 느낌이다.

하지만 이 세계는 게임이 아닌 현실이니 어쩔 수 없나, 싶은 생각도 든다.

어떤 부분은 아라한 사가와 똑같다 싶을 정도로 닮았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또 매우 현실적인 것이다.

젠장, 그 바람에 가벼워지는 듯 했던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느낌이야.


“아마 다른 곳을 가도 여기보다 깨끗하고 질 좋은 곳은 찾기 힘들 거예요. 날 믿어 봐요, 호호.”


환한 미소로 말을 건네며, 살짝 나를 향해 허리를 숙이는데······ 시선 강탈이다.


“오······.”


나도 모르게 그녀의 가슴골에 시선이 갔다.

내 시선을 느낀 걸까?

그녀가 천연덕스럽게 되물었다.


“오?”

“오, 오늘도 영업하죠?”

“물론이에요!”


좋아, 자연스러웠어.

그녀를 보니 드러내놓고 유혹하는 느낌은 아닌데, 은근한 섹스어필을 하는 느낌?

어쩌면 손님들은 이런 그녀의 은근한 유혹에 휘말려 여관을 방문하는 지도 모른다.

원래 남자들이란, 그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유혹에 허튼 착각에 빠지기도 하니까.

어쨌든 여관의 위치를 보니 상업지구 구석이라 조용할 것 같기는 하다.

그건 괜찮지.

시끌벅적 한 곳보다야 조용히 쉴 수 있는 곳이 필요했던 차니까.

나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사흘 머물게요.”

“좋아요, 잘 생긴 우리 손님 얼굴 봐서 10% 할인. 27실버, 어때요?”


아까 던전에서 내 모습을 봤을 때, 솔직히 이 얼굴이 잘 생겼단 생각을 하긴 했다.

그녀도 같은 생각인 가보다.

기분 좋은 흥정은 흔쾌히 받아 줘야지.


“할인 안 받고, 맛있는 음식 더. 그건 어떨까요?”

“호호호, 좋아요! 자, 들어갈 까요?”


끼이이익-

그녀가 무기점 한옆에 난 문을 열었다.

무기점 속의 여관.

참 신기한 곳이야.




4


그녀의 말대로 시설이 깔끔한 곳이었다.

사흘을 묵는 내내.

불편한 것은 전혀 없었다.

음식은 맛있었고, 서비스는 친절했으며, 오는 손님들도 모두 단골인지 진상을 피우는 경우도 없었던 것이다.

그녀가 푸짐하게 내어온 브런치를 먹으며, 나는 그간 수집한 정보들을 정리했다.

사흘 동안 여관 안팎에서 발품을 팔며 모은 정보들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첫째!

이 세계는 아라한 사가의 세계관과 동일한 구조다.

아라한 사가에 유저들이 없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상상해 봤을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둘째.

혹시나 해서 알아본 마도국 스마르카는 타국과 활발한 교류 중이라고 한다.

즉, 내가 정복하기 전의 모습이다.

내가 왕위에 오르자마자 가장 먼저 했던 일이 나라의 빗장을 걸어 잠그는 쇄국이었으니까.


셋째.

아라한 사가에서 존재했던 스킬북 거래와 경매장 개념은 여기에도 존재한다.

단, 시스템 창으로도 할 수 있었던 아라한 사가의 거래와 달리 여기서는 직접 거래를 해야 했다.

게임이 아닌 현실이니까.

국가의 공인을 받은 거래소에서만 가능한데, 왕국이나 제국의 인장이 없는 거래소는 전부 사기라고 한다.

조심하라고 하더군.

그런 곳은 파는 물건도 정품이 아닐 경우가 있고, 재수 없으면 도난 물품이라 샀다가 철창신세도 진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 번째.

네크로맨서나 흑마법사에 대한 인식은 생각보다는 괜찮다.

단, 인신매매나 인간을 이용한 실험은 모든 국가에서 최고 형법으로 다스리기 때문에 그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근데 왜 다들 네크로맨서나 흑마법사 하면, 저런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올리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작가의말

일요일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매일 밤, 22시 5분에 연재됩니다. 17.09.09 7,492 0 -
5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5화 +4 17.11.03 1,960 69 6쪽
5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4화 +7 17.11.02 1,986 58 7쪽
5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3화 +6 17.10.31 1,964 62 7쪽
5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2화 +5 17.10.30 2,012 63 7쪽
5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1화 +8 17.10.29 2,143 70 7쪽
5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0화 +7 17.10.28 2,243 68 7쪽
4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9화 +8 17.10.27 2,261 66 7쪽
4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8화 +8 17.10.26 2,288 73 7쪽
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7화 +3 17.10.25 2,448 78 7쪽
4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6화 +7 17.10.24 2,487 70 7쪽
4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5화 +7 17.10.23 2,591 92 7쪽
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4화 +6 17.10.22 2,652 71 7쪽
4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3화 +6 17.10.21 2,750 81 7쪽
4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2화 +6 17.10.20 2,792 82 7쪽
4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1화 +5 17.10.19 3,024 75 7쪽
4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0화 +5 17.10.18 2,941 80 7쪽
3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9화 +6 17.10.17 3,033 83 7쪽
3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8화 +8 17.10.16 3,125 85 7쪽
3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7화 +7 17.10.15 3,299 87 7쪽
3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6화 +9 17.10.14 3,319 90 7쪽
3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5화 +8 17.10.13 3,497 99 6쪽
3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4화 +8 17.10.12 3,406 94 7쪽
3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3화 +6 17.10.11 3,594 100 7쪽
3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2화 +5 17.10.10 3,785 92 7쪽
3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1화 +10 17.10.09 3,793 88 7쪽
3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0화 +8 17.10.08 4,152 88 7쪽
2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9화 +8 17.10.07 3,961 97 7쪽
2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8화 +5 17.10.05 4,219 101 7쪽
2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7화 +4 17.10.04 4,239 85 7쪽
2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6화 +10 17.10.02 4,345 88 7쪽
2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5화 +3 17.10.01 4,584 96 6쪽
2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4화 +4 17.09.30 4,572 86 7쪽
2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3화 +3 17.09.29 4,627 88 7쪽
2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2화 +4 17.09.28 4,652 88 7쪽
2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1화 +5 17.09.27 4,669 90 7쪽
2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0화 +4 17.09.26 4,908 86 7쪽
1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9화 +4 17.09.25 4,914 84 7쪽
1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8화 +2 17.09.24 4,910 92 7쪽
1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7화 +5 17.09.23 4,995 87 7쪽
1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6화 +6 17.09.22 5,224 80 7쪽
1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5화 +5 17.09.21 5,443 89 7쪽
1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4화 +5 17.09.20 5,463 94 7쪽
1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3화 +3 17.09.19 5,663 91 7쪽
1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2화 +5 17.09.18 5,709 90 7쪽
»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1화 +3 17.09.17 5,741 94 7쪽
1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0화 +2 17.09.16 6,051 93 7쪽
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9화 +5 17.09.15 6,272 111 7쪽
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8화 +5 17.09.14 6,405 98 7쪽
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7화 +6 17.09.13 6,655 105 7쪽
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6화 +6 17.09.12 6,834 108 7쪽
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5화 +6 17.09.11 7,354 108 7쪽
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4화 +8 17.09.10 7,790 105 7쪽
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3화 +6 17.09.09 8,266 111 7쪽
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2화 +8 17.09.09 9,250 131 7쪽
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1화 +6 17.09.09 10,986 128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