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마도사의 던전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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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향潤香
작품등록일 :
2017.09.09 18:26
최근연재일 :
2017.11.0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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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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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5화

DUMMY

한편 거리를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호객 행위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어이, 형씨! 구경만 하지 말고 와서 한 번 보고 가요! 검 한 자루 근사하게 뽑고 싶지 않아요?”

“캬, 얼굴 조각처럼 빚어놓은 것 보소! 저 얼굴에 반짝이는 금장식이 달린 검 한 자루면, 여인네들 가슴이 벌렁벌렁 하겠는데! 어때, 검 사실라우?”


알아, 잘 생긴 거.

근데 자꾸 들으니까 좀 질리네.

너무 칭찬하지 마요, 버릇 나빠지니깐.

나는 적극적인 그들의 호객 행위를 웃어넘기며, 좀 더 거리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이 공방 거리는 내가 묵는 여관의 쭉쭉 빵빵 여주인, 예리나가 알려준 곳이었다.

라이크만 시에 온 사람이면 상업 지구와 공방 거리는 꼭 가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명물이라 했는데, 예리나의 말이 허풍은 아니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사방에 내 눈에 들어오는 시야 안에 있는 건물들은 전부 공방이었다.

굴뚝으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

그리고 공방 안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장인과 도제들의 모습은 분명 가슴 속의 무언가를 끓어오르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다만 수많은 공방이 있음에도, 거리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슬슬 시작 해야겠군.”


공방을 보니, 드는 생각이 있다.

언데드의 무장이다.

지금까지는 언데드가 되기 전, 녀석들이 쓰던 무기를 그대로 썼다.

그렇다보니 군단의 무기 구성이 조악하기 짝이 없었다.

지금 옆에 있는 스컬도 방패는 없다. 검만 내가 던전에서 얻어 장착시킨 무명 장검 하나를 들고 있을 뿐이다.

던전에서 만나는 홉고블린이나 코볼트는 기껏해야 가시나 못을 박아 넣은 몽둥이가 고작이었고, 스켈레톤은 반쯤 부서진 석검(石劍)이 주무기다.

그나마 철검을 든 스켈레톤의 경우, 무기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녹이 잔뜩 슬어 검이라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다.

이런 무기를 인벤토리에 보관했다가 언데드들에게 보급해봤자, 전투력이 썩 좋아질 리 없는 것이다.

지금이야 어찌 저찌 이게 먹힌다지만, 앞으로 던전의 공략 층계를 높이려면 확실한 무장은 필수.

육중한 몸집을 자랑하는 오우거, 트롤 같은 녀석들 앞에서, 이쑤시개 느낌도 안 나는 나무 몽둥이를 휘두를 순 없잖은가?

두꺼운 외피와 그 안의 살점을 베어줄 날카로움과, 무지막지한 공격의 위력을 반감시켜줄 단단함은 필수인 것이다.


“창과 방패, 혹은 검과 방패만 있어도 괜찮은 진용을 꾸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공방마다 걸려 있는 방패와 무기들을 보니, 영감이 확장됐다.

기본 무장만 가능해져도, 언데드 군단의 전투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렇다면 반드시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로 좁혀진다.


“제작이 필수네. 이 세계에서도 결국 잡캐 행이구만. 확실히 순정은 힘들어. 올라운더가 최고지.”


메인은 네크로맨서지만, 서브가 필요하고 그것이 제작이다.

혹자는 네크로맨서 외길 인생을 걷는 게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줄 것이라 말하겠지만, 내 생각은 전혀 다르다.

그래봤자 남는 건, 뒤통수에 꽂히는 외골수 꼴통이란 얘기밖에 없거든.

이를테면 제작을 배우면 그만큼 무기나 방어구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약학(藥學)을 배우면 포션값이 절감되는 것이다.

내가 잡캐가 되어야만 하는 이유다.

순정, 개나 주라 그래.


“관청을 가봐야겠어.”


생각이 구체화 되니, 부동산에 관심이 생겼다.

아라한 사가에서는 관청에서 토지 거래와 부동산 매매를 전담했다. 당연히 거래 대상에는 공방도 있었다.

이 세계라 크게 다를 것 같진 않다.

내가 제작 스킬을 배우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장인의 도제로 들어가는 것.

둘째는 공방을 통째로 산 뒤, 장인과 기술자들에게서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다.

두 방식 모두 반복 작업으로 스킬 습득이 되겠지만, 전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감이 오지 않는다.

갈 길 바쁜 내가 마냥 공방에서 죽치고 망치질과 무두질만 할 순 없잖아?

후자가 돈만 있으면 시간 절약이 확실히 된다. 제작에 시간을 올인 할 필요도 없고.


“일단 관청으로 가야겠다.”


나는 바로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둘째를 선택하려면, 공방 가격부터 알아보는 게 우선이니까.




2


관청으로 향하는 길은 올곧은 직선 길이었다.

덕분에 복잡하게 눈을 돌릴 필요가 없었고, 나는 막간의 여유를 틈타 상태창 전체를 쭉 훑었다.



[이름 : 커즈]

[종족 : 인간]

[레벨 : 12]

[직업 : 죽음의 사도]


[근력 : 10]

[체력 : 10]

[민첩 : 10]

[마력 : 70]

[행운 : 10]

[보너스 포인트 : 0]


[언데드 생성 : Lv 6]

[죽음의 마력 : Lv 3]

[죽음의 지배자 : Lv 2]



걷기나 흥정 같은 비전투 스킬은 스킬창 뒷페이지에 배치해 두어서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 사라진 것은 아니고.

어쨌든 스탯창이 참 간결하다.

마력만 제외하면 누군가가 성의 없이 복사 붙여넣기를 했다고 해도 믿겠어.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던전에서 사냥을 할 때도, 나는 거의 몸을 쓰지 않았다.

언데드들이 대신 싸우니 뛸 필요도 없었고, 직접 공격을 막을 필요도 없었다. 부지런히 상대의 움직임을 봐가며 피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 스탯의 변화가 없었지 싶다.

게다가 정말 토나올 정도로 나오지 않는 마정석을 보니, 다른 건 몰라도 행운 스탯은 확실히 그 값을 하는 것 같고.


“아윽, 누가 좀 도와주세요······.”


바로 그 때.

남자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주인님, 저쪽인 것 같습니딱.]


스컬이 가리킨 곳은 대로변에서 가지를 치듯 뻗어 나온 어느 골목의 샛길이었다.

골목길, 신음.

썩 유쾌한 조합은 아니다.

시끌벅적 하지 않은 것을 보니, 어떤 일이 벌어졌건 상황은 끝난 것 같다.

그렇지 않았으면 어디 소설에서나 볼 법하듯이,



- 어이, 형씨. 가진 거 다 내놔.

- 이 새끼가 맞아야 정신을 차리나!



같은 목소리가 들렸을 테니까.

골목길 안으로 들어서니, 얼굴에 피멍이 든 남자가 마른기침을 토해내고 있었다.

맞은 사람은 있는데, 때린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이미 뭔가 손을 쓰기엔 늦은 상황.

나는 그의 손을 붙잡았다.

괜찮아요? 무슨 일이에요?

같은 질문은 의미 없다.

보아하니 안 괜찮고, 일은 벌어졌는데.

괜한 정의감도 이런 경우에는 의미 없다.

그저 이 사람이 필요했던 그 ‘도움’만 주면 되는 거지.


“가, 감사합니다······.”


힘겹게 몸을 일으킨 남자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남자의 시선은 저 멀리 대로 방면의 어딘가로 향해 있었는데, 나도 자연스레 시선이 향했다.

남자 3인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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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5화 +4 17.11.03 1,960 69 6쪽
5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4화 +7 17.11.02 1,986 58 7쪽
5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3화 +6 17.10.31 1,964 62 7쪽
5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2화 +5 17.10.30 2,012 63 7쪽
5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1화 +8 17.10.29 2,143 70 7쪽
5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50화 +7 17.10.28 2,243 68 7쪽
4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9화 +8 17.10.27 2,261 66 7쪽
4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8화 +8 17.10.26 2,288 73 7쪽
4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7화 +3 17.10.25 2,448 78 7쪽
4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6화 +7 17.10.24 2,487 70 7쪽
4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5화 +7 17.10.23 2,591 92 7쪽
4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4화 +6 17.10.22 2,652 71 7쪽
4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3화 +6 17.10.21 2,750 81 7쪽
4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2화 +6 17.10.20 2,792 82 7쪽
4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1화 +5 17.10.19 3,024 75 7쪽
4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40화 +5 17.10.18 2,941 80 7쪽
3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9화 +6 17.10.17 3,033 83 7쪽
3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8화 +8 17.10.16 3,125 85 7쪽
3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7화 +7 17.10.15 3,299 87 7쪽
3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6화 +9 17.10.14 3,319 90 7쪽
3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5화 +8 17.10.13 3,497 99 6쪽
3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4화 +8 17.10.12 3,406 94 7쪽
3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3화 +6 17.10.11 3,594 100 7쪽
3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2화 +5 17.10.10 3,785 92 7쪽
3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1화 +10 17.10.09 3,793 88 7쪽
3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30화 +8 17.10.08 4,152 88 7쪽
2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9화 +8 17.10.07 3,961 97 7쪽
2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8화 +5 17.10.05 4,219 101 7쪽
2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7화 +4 17.10.04 4,239 8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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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5화 +3 17.10.01 4,584 96 6쪽
2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4화 +4 17.09.30 4,572 86 7쪽
2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3화 +3 17.09.29 4,627 88 7쪽
2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2화 +4 17.09.28 4,652 88 7쪽
2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1화 +5 17.09.27 4,669 90 7쪽
2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20화 +4 17.09.26 4,908 86 7쪽
1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9화 +4 17.09.25 4,914 84 7쪽
1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8화 +2 17.09.24 4,910 92 7쪽
1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7화 +5 17.09.23 4,995 87 7쪽
1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6화 +6 17.09.22 5,224 80 7쪽
»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5화 +5 17.09.21 5,444 89 7쪽
1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4화 +5 17.09.20 5,463 94 7쪽
1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3화 +3 17.09.19 5,663 91 7쪽
1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2화 +5 17.09.18 5,709 90 7쪽
1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1화 +3 17.09.17 5,741 94 7쪽
10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10화 +2 17.09.16 6,051 93 7쪽
9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9화 +5 17.09.15 6,272 111 7쪽
8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8화 +5 17.09.14 6,405 98 7쪽
7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7화 +6 17.09.13 6,655 105 7쪽
6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6화 +6 17.09.12 6,834 108 7쪽
5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5화 +6 17.09.11 7,354 108 7쪽
4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4화 +8 17.09.10 7,790 105 7쪽
3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3화 +6 17.09.09 8,266 111 7쪽
2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2화 +8 17.09.09 9,250 131 7쪽
1 흑마도사의 던전사냥, 01화 +6 17.09.09 10,986 12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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