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독점 천마는 사냥을 간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은남.
작품등록일 :
2017.09.12 20:12
최근연재일 :
2017.10.19 23:0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1,808,666
추천수 :
40,881
글자수 :
131,448

작성
17.10.12 23:00
조회
36,090
추천
1,007
글자
8쪽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3

DUMMY

“스트리밍 방송인 줄 알았더니 녹화방송이더라고.”

그렇다. 그가 보고 있던 방송은 알고보니 녹화방송이었다. 당연하지만 채팅 내용도 녹화 때의 그것이었고, 그렇기에 생방송이었다면 서울에 나타난 게이트로 도배되었을 화재가 재치 있는 스트리머의 입담에 반응하는 것들의 연속뿐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유튜브 시청자 전체에 뜨는 경보가 아니었다면 아직까지도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다.

“크윽! 역시 후원을 해야겠어. 후원 하려고 했더라면 녹화 방송인 걸 알았을 텐데!”

“······.”

도대체 저 남자는 어떤 사고방식으로 살고 있는 것일까?

이예지는 어이가 없는 와중에도 대화를 이어나갔다.

“제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지금 기승전결이 중요해? 상황이 이 지경인데!”

“······.”

그런 사람이 유튜브나 보고 있었냐?

하지만 그런 말을 꺼낼 순 없었다. 이미 현철의 시선은 그녀에게 머물러 있지 않았으니까.

그의 시선은, 2킬로미터 바깥에서 새로운 세상을 향해 피어를 발산하고 있는 50미터짜리 오랑우탄을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저거 킹콩 아니야? 그것도 은색인데?”

“······.”

“폴짝대는 침팬지 녀석들은 털 색깔이 구리네. 아니, 구리다는 게 아니라 구리 색깔이네?”

이예지는 분위기에 맞지 않은 아재개그에 치를 떨며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도감에 없는 것들이에요.”

“그렇구만.”

현철은 원숭이들을 자세히 살폈다. 개체 각각의 강함이 처음에 보았던 악마형 몬스터보다는 못했지만 훨씬 날쌔고 협동심이 강해보였다. 일전보다 훨씬 안 좋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조금씩 밀리고 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버티고 있는 헌터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다. 만약 헌터들이 없었다면, 그가 이곳으로 올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아마 우리 집으로 원숭이들이 직접 찾아와 주었겠지.”

개중에서도 이예지가 담당하고 있는 방어선이 가장 견고하고, 물러서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는 그 뒤가 정확히 현철의 집이 있는 방향이기도 했다.

씨익 웃은 현철이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참 잘했어요.”

“···이, 이게 무슨······.”

화를 내려던 기세와는 달리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현철은 다정하게 화답해 주었다.

“이젠 나한테 맡겨도 돼.”

현철은 온 몸의 모든 감각을 깨웠다. 시각, 후각, 미각, 촉각, 청각. 모든 것이 어우러지며 그의 뇌리에 엄청난 정보를 쏟아 붓는다.

잔챙이들의 수는 정확히 5만 2천 1백 1마리.

“확실히 일일이 상대하긴 귀찮겠군.”

그는 자신의 피를 끄집어내어 재빨리 술식을 전개했다.

우끼이이!

그러는 와중에도 원숭이 한 마리가 그에게로 달려든다. 현철은 그런 원숭이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쥐었다. 아침에 일어나 소일거리를 하듯 능숙한 손짓이었다.

끼이이익!

원숭이는 그 손아귀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었다. 현철은 그런 원숭이에게 속삭였다.

“지옥 끝까지 잠들어라.”


* * *


“다들 고전하고 있구만.”

탱커를 무조건 앞에 세우고, 그 뒤에 원거리 딜러들을 대기시킨다. 사실상 근거리 딜러들은 이럴 땐 크게 할 일이 없다. 맷집 약한 그들은 잘못하면 한 방에 골로 가는 수가 있으니, 방어벽을 뚫고 이탈한 원숭이들을 집단린치를 가하여 상대한다. 맷집이 아무리 약해도 한꺼번에 한 놈을 상대하는 데에는 그들 만 한 스페셜 리스트가 없었으니까.

동시에 가장 뒤에 위치한 고귀한 신분을 지켜낸다.

고귀한 신분은 바로 귀족인 힐러였다.

이처럼 무려 2천이 넘는 헌터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물론 이들은 이런 상황에 대한 훈련을 받은 적이 없었다. 아, 물론 예비헌터훈련이라고 해서 1년에 2번씩 유사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한 훈련을 받긴 하지만, 예비군 훈련만도 못한 것을 받는다고 이런 협동성이 생기진 않는다.

그런 이들을 한 몸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능력!

이해준은 그 능력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힐러가 귀족이라면, 그는 그 귀족 중에서도 공작위 쯤 될 것이다.

대한민국 헌터 랭킹 3위이자, 4대 길드 중 하나인 현무 길드의 길드마스터. 이예지를 무력으로건, 상관으로써의 지위로건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나이!

그런 그가 무거운 엉덩이를 떼고 이러한 무한 디펜스에 휘말리는 건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무언가를 지휘하여 막아내는 것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좀처럼 남을 위해. 국가를 위해 희생하지 않는 사람.

그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알량한 의무 때문이 아니었다.

“이곳에 내가 올린 빌딩이 몇 갠데, 땅값 떨어지는 꼴은 절대로 볼 수가 없지.”

물론, 그의 귀여운 부하인 이예지에게는 절대로 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나저나 잘 막고 있네.”

그는 힐끗 이예지 쪽을 바라봤다. 약간 걱정이었던 그의 부하직원 이예지는 전기를 풀풀 풍기며 학살의 마녀라는 별명에 걸맞은 짓을 마구마구 하고 있었다.

수천의 탱커와 원거리 딜러들이 감당하고 있는 것을 혼자만의 힘으로 감당하고 있는 그 모습!

“하···언제 봐도 매력적이라니까. 나한테 언제 시집오려나.”

그가 그렇게 정신을 파는 사이,

윽!

크흑!

정신지원이 흐트러진 찰나의 시간, 연결이 끊겼음을 인지한 탱커들이 순간 자율적인 판단을 못하고 주춤거리며 구멍이 뻥 뚫린다.

“어익후. 또 정줄 놨네. 미안미안.”

물론 이예지를 곁눈질하며 생긴 그 틈은, 그가 정신을 차리자 다시금 메워진다. 힐러들 역시 탱커들에게 힐을 퍼부우며 다시금 견고해진다.

하지만 방어선이 조금 뒤로 물러지고, 몇몇 탱커들의 몸에 새겨지지 않아도 되었을 상처가 남아버렸다.

“미안미안. 뭐, 이럴 수도 있는 거지. 죽은 사람 없으니까 뭐. 꼬우면 찾아오던가.”

대충 그리 말하며 피식 웃어버리는 이해준. 그가 지금처럼 딴 짓을 하며 연결이 끊기지만 않았더라면, 그는 방어선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 뭐, 돈 받고 하는 일도 아니고 굳이 그렇게 열심히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러다가 끝나겠지?”

균열에서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 수가 몇 만이고, 그것을 막고 있다.

하지만 끝없이 막고 있지는 않았다. 실지로 원숭이들이 쏟아지던 균열의 입구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원숭이들만 처리하면 더 이상의 적은 없다는 뜻이다.

“대충 견적 나왔으니까 무리할 필요 없어. 대충대충 하자고.”

그리 말하며, 다시금 곁눈질을 한다. 이번엔 이예지가 아닌, TOP 10안에 있는 녀석들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었다.

“역시 밑천을 드러내진 않는 건가.”

이예지처럼 무투파이건, 이해준 자신처럼 후방 지원파이건 간에, 그들은 딱 세간에 알려진 것만큼의 힘만을 사용하여 원숭이들을 적당히 상대하고 있었다. 그러한 표정들 속에는 무료함을 뛰어넘은 구태의연한 감정마저 묻어나온다.

물론 이해준 자신 역시 저들과 같은 표정이겠지.

“이번 일 끝나면 데이트 신청이나 해 볼까? 요즘 기분도 좋아 보이던데.”

물론 일주일 전에 까였지만,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도와주겠지.”

그리 말하며 대충대충 상황을 지휘하고 있을 때, 그런 그의 무료한 표정이 단 한 번에 날아가는 현상이 벌어졌다.


작가의말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8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마는 사냥을 간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추석 연휴간 연재주기 공지.(feat. 글 진행에 관해서) +10 17.10.03 8,075 0 -
공지 연재시간 공지입니다. +5 17.09.26 74,608 0 -
41 천마는 사냥을 간다 - 40 NEW +48 6시간 전 6,928 390 11쪽
40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9 +43 17.10.18 23,882 858 7쪽
39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8 +75 17.10.17 29,295 1,081 7쪽
38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7 +54 17.10.16 31,908 996 7쪽
37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6 +59 17.10.15 33,716 952 7쪽
36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5 +51 17.10.14 34,651 1,046 8쪽
35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4 +60 17.10.13 34,257 1,032 8쪽
»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3 +48 17.10.12 36,091 1,007 8쪽
33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2 +49 17.10.11 37,399 1,065 8쪽
32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1 +41 17.10.10 38,102 1,032 7쪽
31 천마는 사냥을 간다 - 30 +33 17.10.09 39,059 978 7쪽
30 천마는 사냥을 간다 - 29 +71 17.10.08 41,205 1,116 9쪽
29 천마는 사냥을 간다 - 28 +85 17.10.07 41,758 1,145 7쪽
28 천마는 사냥을 간다 - 27 +38 17.10.06 42,825 1,069 8쪽
27 천마는 사냥을 간다 - 26 +28 17.10.05 43,028 1,016 7쪽
26 천마는 사냥을 간다 - 25 +31 17.10.04 44,352 972 7쪽
25 천마는 사냥을 간다 - 24 +28 17.10.03 44,383 1,020 7쪽
24 천마는 사냥을 간다 - 23 +31 17.10.02 45,227 1,005 7쪽
23 천마는 사냥을 간다 - 22 +46 17.10.01 46,336 1,031 7쪽
22 천마는 사냥을 간다 - 21 +38 17.09.30 45,640 1,039 7쪽
21 천마는 사냥을 간다 - 20 +18 17.09.29 45,723 944 7쪽
20 천마는 사냥을 간다 - 19 +22 17.09.28 45,722 946 7쪽
19 천마는 사냥을 간다 - 18 +30 17.09.27 46,016 1,003 7쪽
18 천마는 사냥을 간다 - 17 +16 17.09.26 46,274 967 7쪽
17 천마는 사냥을 간다 - 16 +22 17.09.25 46,296 962 7쪽
16 천마는 사냥을 간다 - 15 +18 17.09.24 46,747 962 8쪽
15 천마는 사냥을 간다 - 14 +20 17.09.23 46,889 935 7쪽
14 천마는 사냥을 간다 - 13 +23 17.09.22 46,472 961 7쪽
13 천마는 사냥을 간다 - 12 +21 17.09.21 46,763 924 7쪽
12 천마는 사냥을 간다 - 11 +18 17.09.20 47,208 906 7쪽
11 천마는 사냥을 간다 - 10 +15 17.09.19 47,558 921 7쪽
10 천마는 사냥을 간다 - 09 +22 17.09.18 48,063 920 7쪽
9 천마는 사냥을 간다 - 08 +29 17.09.17 49,142 978 7쪽
8 천마는 사냥을 간다 - 07 +22 17.09.16 50,881 977 7쪽
7 천마는 사냥을 간다 - 06 +30 17.09.15 51,646 1,023 7쪽
6 천마는 사냥을 간다 - 05 +23 17.09.14 53,001 1,039 7쪽
5 천마는 사냥을 간다 - 04 +22 17.09.13 54,368 1,057 8쪽
4 천마는 사냥을 간다 - 03 +19 17.09.12 55,299 1,069 7쪽
3 천마는 사냥을 간다 - 02 +28 17.09.12 57,562 1,184 7쪽
2 천마는 사냥을 간다 - 01 +31 17.09.12 65,310 1,194 7쪽
1 천마는 사냥을 간다 - 프롤로그 +44 17.09.12 71,339 1,159 3쪽

신고 사유를 적어주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

'은남.'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