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선인 을밀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조정우
작품등록일 :
2017.09.29 16:30
최근연재일 :
2017.12.07 21:00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22,811
추천수 :
311
글자수 :
170,430

작성
17.12.01 16:00
조회
333
추천
4
글자
13쪽

을밀과 동귀어진하기로 작정하다

DUMMY

을밀은 두 검이 맞부딪치는 순간, 처음으로 자신이 조금도 뒤로 밀리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이번에는 내가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바로 이 순간, 열째 사형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이런 젠장!"


열째 사형이 반걸음 뒷걸음질치며 욕설을 내뱉은 것이다.


눈을 감고 검을 휘두른 을밀에게 자신이 힘에서 밀려 반걸음 뒷걸음질친 사실을 깨닫자 열째 사형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온 것이다.


을밀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내가 살았구나!'


비록 열째 사형이 반걸음 뒷걸음질쳤을 뿐이었다.


하지만, 을밀과 열째 사형 둘 다 혼신의 일격으로 휘두른 일초에서 열째 사형을 뒷걸음질치게 만들었다.


이제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고비를 넘겼다는 생각에 을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던 것이다.


을밀은 또 다시 눈을 감은 채 기합을 지르며 혼신을 다해 일검을 휘둘렀다.


"이얍!"


열째 사형도 기합을 지르며 혼신을 다해 일검을 휘둘렀다.


"이얍!"


을밀의 검과 열째 사형의 검이 다시 맞부딪치는 순간이이었다.


챙!


이번에도 열째 사형이 반걸음 뒷걸음질치며 욕설을 내뱉었다.


"이런 젠장!"


그리고 이 한마디를 내뱉고서 죽기살기로 마구 검을 휘두르며 발악하듯 소리쳤다.


"제발 황후마마의 만수무강을 위해 죽어다오! 너 혼자 죽는 것이 억울하다면 나와 동귀어진하자!"


열째 사형은 을밀과 동귀어진할 생각으로 열 차례나 기합을 지르며 마구 검을 휘둘러댔다.


"이얍! 이얍! 이얍! 이얍! 이얍! 이얍! 이얍! 이얍! 이얍! 이얍!"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을밀은 열 차례 모두 조금도 밀리지 않고 열째 사형의 검을 막아냈지만, 열째 사형이 동귀어진할 각오로 마구 검을 휘둘러대자 위기 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을밀은 생각했다.


'열째 사형이 나와 동귀어진할 생각으로 마구 검을 휘두르는 것 같은데, 이러다간 나도 열째 사형도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겠는걸!'


바로 이때 뇌리에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 을밀이 소리쳤다.


"연화 사매와 연광 사형이 제때 와주셨군요!"


을밀이 이렇게 소리친 것은 자신이 열째 사형의 주인인 연광과 연화의 사형이란 사실을 일깨우는 동시에 열째 사형이 뒤돌아보게 만들 생각이었던 것이다.


을밀이 이렇게 소리치자 열째 사형은 속고 말았다.


"이런, 내가 속았군!"


얼떨결에 뒤로 고개를 돌려보는 순간, 열째 사형은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을밀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십여 차례 연거푸 검을 휘둘렀다.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열째 사형은 검이 맞부딪칠 때마다 발걸음씩 뒷걸음질쳐 다섯 걸음이나 뒷걸음쳤다.


이로서 까딱하면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위험에서 벗어난 을밀이 눈을 감은 채 마음껏 검을 휘두르자 열째 사형은 계속 검을 휘둘러 막으며 뒷걸음질칠 뿐이었다.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이십여 초에 걸쳐 모두 열걸음 뒷걸음질친 열째 사형은 자신이 을밀에게 속은 것을 생각하자 화가 치밀어 소리쳤다.


"을밀, 네가 나를 속여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위기를 넘겼으니, 네가 을지현공의 손자라는 사실이 부끄럽지도 않느냐!"


을밀은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는 듯 떳떳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부끄러워해야할 사람은 기습으로 나를 죽으려 했던 열째 사형입니다! 살기 위해 계책을 쓴 것이 어찌 부끄러운 일입니까?"


열째 사형은 그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소리쳤다.


"나는 떳떳하다! 이 모든 것은 황후마마를 위해서다! 내가 널 죽일 수 없다면 너와 동귀어진할 것이다!"


그리고는 발악하듯 괴성을 지르며 죽기살기로 마구 검을 휘둘러댔다.


"으아!"


열째 사형의 괴성 소리에 정신집중이 흐트러지자 을밀은 눈을 뜨고 검을 막을 수 밖에 없었다.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눈을 뜨고 열째 사형의 검을 막은 을밀은 십여 초 동안 몇 걸음 뒷걸음질치고 말았다.


"이런!"


또 다시 넝떠러지 쪽으로 밀리기 시작하자 을밀의 입에서 외마디가 나온 것이다.


괴성을 지른 것이 효과를 보자 열째 사형이 기괴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으하하하하하...... 을밀, 이 모든 것이 황후마마를 위해서이니, 너는 죽어도 나를 원망하지 마라!"


열째 사형이 다시 괴성을 지르려는 순간, 을밀은 여기서 승부수를 띠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하늘높이 솟구쳐 열째 사형의 머리 위로 공중제비를 돌았다.


"으아!"


열째 사형이 괴성을 지르며 자신의 머리 위로 공중제비를 도는 을밀을 향해 검을 휘두르자 을밀은 기합을 지르며 승부수를 띠웠다.


"이얍!"


열째 사형의 머리 위에서 오른손으론 검을 휘두르며 왼손으론 수기를 내뿜으려한 것이다.


열째 사형은 놀랍게도 을밀과 동귀어진할 생각으로 을밀의 검을 막을 생각도 하지 않고 을밀의 급소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이크!"


깜짝 놀라 외마디를 내뱉은 을밀은 간신히 몸을 비틀어 공중제비를 돌아 열째 사형의 검을 그야말로 가까스로 피했지만, 옷이 검에 배여 찢어지고 말았다.


찍!


열째 사형의 머리를 넘어 착지한 을밀은 이로써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을 위기를 넘긴 것이다.


땅에 착지하는 순간, 을밀은 기선을 잡기 위해 기합을 지르며 열째 사형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이얍!"


열째 사형은 괴성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으아!"


챙!


을밀이 몇 걸음이나 뒷걸음질쳤지만, 낭떠러지에서 멀어지도록 일부러 몇 걸음 뒷걸음질친 것이다.


이제는 정반대로 열째 사형이 낭떠러지 방향에 있게 되었으니 뒷걸음질치는 것이 오히려 을밀에게 유리했다.


을밀을 낭떠러지에 떨어뜨려 죽일 수 없게 되자 열째 사형이 분한 듯 중얼거렸다.


"을밀과 내 위치가 바뀌었구나! 그래도 내 검이 을밀보다 한 수 위이니, 동귀어진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괴성을 지르며 을밀을 향해 죽기살기로 마구 검을 휘둘러댔다.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을밀은 눈을 뜨고 열째 사형이 휘두른 열 차례의 검을 침착하게 막아냈지만, 동귀어진할 생각으로 괴성을 지르며 죽기살기로 마구 검을 휘두르는 열째 사형의 검을 계속 막아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열째 사형의 괴성 소리에 을밀은 정신집중이 흐트러져 눈을 감고 혼검일체의 검술을 펼칠 수 없었으니, 을밀은 열째 사형의 검에 계속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을밀과 열째 사형의 위치가 바뀌어 을밀이 밀리면 밀릴수록 낭떠러지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열째 사형이 괴성을 지르며 휘두른 열 차례의 검을 또 다시 뒷걸음질치며 막아낸 을밀은 생각했다.


'열째 사형은 최소한 쉰 살은 되실 테니, 내가 계속 버티면 열째 사형의 체력이 결국은 바닥날 것이다.'


열째 사형은 동안이라 외관으로 봐서는 마흔 살 쯤 밖에 안 되어 보였었지만, 열째 사형이 을밀의 할아버지 을지현의 제자가 된 것이 사십여 년 전의 일이었으니, 을밀은 열째 사형이 최소한 쉰 살은 되었으리라 짐작한 것이었다.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열째 사형은 끝없이 괴성을 지르며 죽기 살기로 마구 검을 휘둘러댔다.


열째 사형이 이처럼 괴성을 지르며 죽기 살기로 마구 검을 휘둘러대면 제풀에 지칠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작 을밀이 오히려 체력이 떨어져 땀을 뻘뻘 흘리며 간신히 열째 사형의 검을 막아내고 있었다.


이때서야 을밀은 속으로 아차 하며 깨달았다.


'아차! 내가 얼마 전에 공주마마와 백여 초를 겨루어 열째 사형보다 체력이 떨어져 있는 것이구나!'


을밀은 얼마 전에 안학공주와 궁전에서 온 힘을 다해 백여 합을 겨룬 것을 깜빡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때서야 깨달았던 것이다.


안학공주와 온 힘을 다해 백여 합을 겨룬 후 또 다시 열째 사형과 목숨을 걸고 백여 합을 겨루고 있으니 체력이 떨어질 수 밖에.


평소같으면 천여 합을 겨루어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는 을밀이었지만, 첫째 사형으로부터 연황후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듣고 마음이 심난해진 을밀은 오늘따라 평소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빨리 체력이 떨어져버린 것이다.


을밀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보다 체력이 떨어지면 열째 사형이 죽기살기로 휘두르는 검을 막기 힘들어질 텐데 어쩌지?'


순간 을밀은 깨달았다.


'그래, 체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정신을 집중해 눈을 감고 혼검일체의 검술을 펼쳐보자!'


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눈을 감고 혼검일체의 검술을 펼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순간, 눈을 감은 을밀은 안학공주를 생각하며 정신을 집중했다.


'내가 죽으면 공주마마께서 슬퍼하실 것이니, 공주마마를 위해서라도 나는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안학공주를 생각하며 정신을 집중하자 을밀 스스로 놀랄만큼 정신집중이 잘 되어 무아경지의 경지에 이르렀다.


'공주마마를 생각하며 정신을 집중시키니, 나 스스로 놀랄만큼 정신집중이 잘 되는구나!'


이때 열째 사형이 을밀의 정신집중을 방해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욱 큰소리로 목청껏 괴성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으아!"


챙!


을밀이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해 검을 휘두르자 오히려 여유있게 열째 사형이 괴성을 지르며 마구 휘두르는 검을 막을 수 있었다.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열째 사형이 계속 괴성을 지르며 마구 검을 휘둘러 을밀의 정신집중을 흐트러뜨리려 했지만, 아무리 괴성을 질러봐도 무아지경의 경지에 이른 을밀의 정신집중을 흐트러뜨릴 수 없었다.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으아!"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챙!


어느새 이백여 합에 이르렀을 때였다.


"어서 그만 하지 못하겠느냐!"


놀랍게도 연화의 목소리였다.


열째 사형은 연화가 외치는 목소리를 듣자 동작을 멈추고 말았다.


연화가 을밀 앞으로 달려가 을밀의 앞을 가로막고 서자 열째 사형은 검은 복면을 벗은 후 연화 앞에 무릎을 꿇었다.


"주인 아씨...... 저는......."


열째 사형은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려다 말문이 막힌 것이다.


어찌 감히 주인 아씨인 연화가 호감이 있는 을밀을 죽이려 했다고 말을 꺼낼 수 있으랴!


격분한 얼굴로 열째 사형을 노려본 연화는 손가락으로 열째 사형의 검을 가리키며 호통쳤다.


"열째 하인아, 대체 네가 어째서 을밀 사형을 죽이려 한 것이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의선인 을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 17.12.20 242 0 -
34 연황후와 독대한 열째 하인 17.12.07 380 5 13쪽
33 열째 사형의 거짓말 17.12.04 338 3 12쪽
» 을밀과 동귀어진하기로 작정하다 17.12.01 334 4 13쪽
31 모란봉을 찾아온 검은 복면의 사내 17.11.28 346 4 13쪽
30 안학공주에게 궁 외출을 금지시킨 연황후 17.11.24 356 5 13쪽
29 을밀에게 진검 승부를 제안한 안학공주 17.11.21 485 6 13쪽
28 안학공주와 상의해 결정하기로 결심하다 17.11.15 410 7 11쪽
27 마음의 병 17.11.11 417 5 11쪽
26 연황후와 을지현의 과거를 말하기 시작한 첫째 하인 17.11.09 406 7 11쪽
25 을밀의 첫번째 패배 17.11.06 466 8 11쪽
24 연광의 하인 열명의 정체 17.11.02 440 6 11쪽
23 혼검일체의 경지에 이른 안학공주 17.11.01 508 7 11쪽
22 연화의 사형이 된 을밀 17.10.29 597 6 11쪽
21 을지현과 연황후의 옛 관계 +2 17.10.28 510 8 10쪽
20 연화와 안학공주의 검술 대련 17.10.25 595 7 10쪽
19 을지현과 연화의 검술 대련 17.10.23 472 9 11쪽
18 혼검일체의 경지에 이르다 17.10.22 654 9 11쪽
17 검 하나로 안학공주의 쌍검을 상대하기로 한 을밀 17.10.21 504 8 11쪽
16 모란봉을 다시 찾아온 안학공주 17.10.20 543 9 11쪽
15 신두수 대제의 무예 대회의 규정 +2 17.10.18 571 7 11쪽
14 연황후와 을지현의 관계 17.10.17 619 8 11쪽
13 연황후 17.10.16 824 13 11쪽
12 검은 복면의 중년 여인의 정체 17.10.14 644 11 11쪽
11 을밀에게 대련을 청한 검은 복면의 중년 여인 17.10.13 640 10 11쪽
10 조건부로 혼담을 내건 문자왕 17.10.12 929 16 11쪽
9 안학공주의 비밀 17.10.11 705 9 11쪽
8 안학공주의 조언 17.10.10 758 13 11쪽
7 을밀과 안학공주와의 첫 대면 17.10.09 854 13 11쪽
6 안학공주 17.10.07 892 11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