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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나만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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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공
작품등록일 :
2017.10.11 05:32
최근연재일 :
2018.01.1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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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1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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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조우 (3)

DUMMY

"웃쌰!"


따악!


"그렇지!"

9회 말에 1대 2로 한 점을 뒤지고 있는 히어로즈.

1사 2루의 클러치 상황에서 심현석의 안타가 터져나왔다.

직구를 노린 타이밍에 갑자기 나온 변화구. 그대로 헛스윙이 나오는 듯하던 찰나, 심현석은 당황한 기색 없이 침착하게 배트를 조정하며 공을 그대로 걷어냈다.

그리 강하지 않은 타구.

잘 하면 플라이 아웃으로, 안 좋더라도 단타면 끝날 수 있을 타구였지만 그 방향이 절묘했다.

수비수가 꽤나 달려야 할 위치에 떨어지는 타구. 하필 상대는 발 빠른 심현석이었다.

우익수가 욕을 뱉으며 전력질주 했지만, 타자는 어느새 1루를 돌아 2루로 향하는 상황.

잡자마자 곧바로 2루를 향해 쏴봤지만, 공이 도착한 건 심현석이 2루로 들어온 한참 뒤였다.

그렇게 히어로즈는 한 점을 얻어내며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원점으로, 그리고 상황은 다시 한 번 무사 2루.

그 광경을 지켜보던 히어로즈의 타격코치 박평국은 자신의 기특한 제자를 대견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벌써부터 터지는 그 모습에 내심은 크게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으나, 코치의 체면을 생각해서인지 '그렇지!' 하고 작게 속삭일 뿐이었다.


한편 2루에서 보호구를 벗고 있던 심현석 역시도 들뜨긴 매한가지였다. 9회 말 동점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과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의 발로였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기뻤던 건 실전에서 한 번도 성공해본 적 없는 타격을 성공시켰다는 사실이었다.

성공할 거란 기대를 가지고 했던 일이라기 보단, 평소와 마찬가지로 거의 본능적으로 행한 움직임일 뿐이었다.

다만 평소와 다르게 무게중심이 그의 뒤를 단단히 받쳐주고 있었기에,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주저앉는 일은 피할 수 있었다. 그 덕에 안타가 나왔음은 말할 필요도 없고.


그간 해왔던 훈련의 성과는 물론이요, 자신이 가진 능력의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의 일면까지 엿본 듯한 느낌에 심현석은 그 들뜨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


[심현석의 1타점 2루타! 상황은 다시 무승부가 됩니다!]

[기술적으로 잘 때려냈네요. 방향도 아주 안정적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아주 깔끔한 타격이었어요. 젊은 선수답지 않은 노련한 타격이었습니다.]


"잘 치네~"

핸드폰으로 중계를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던 주승우의 뒤로 웬 그림자 하나가 접근해왔다.

뭔가를 느낀 것인지 주승우는 대뜸 고개를 앞으로 푹 숙였고, 숙인 머리 위로 웬 손 하나가 지나갔다.

"어쭈? 이젠 뒤통수에도 눈이 생겼어?"

"아, 형! 제가 얼마나 자주 맞았으면 몸이 먼저 느끼겠어요?"

"자식이, 엄살은... 짐은 다 쌌냐?"

"예. 근데 좀 느닷없네요."

얼마 전 주승우의 콜업이 결정되었다.

정작 본인은 짐작도 못하고 있었던 사실이기에 당황했고, 그 와중에 콜업은 자신 하나라는 것에 더욱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별 기대 안하나보지."

"큼... 뭐 그럴 거 같긴 한데요..."

"농담이야 인마. 근데 힘들 거라는 건 말 안 해도 잘 알겠지? 배운다고 생각하면서, 진득하게만 붙어있어."

"예. 제가 어디 당장 욕심 부릴 처진가요. 근데 형은 왜..."

주승우보다도 경험도 많고, 성적도 좋은 공진수가 콜업되지 않은 건 의외였다. 포지션이 아예 다르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겠으나, 그런 것도 아니었다.

"나? 나는 내가 안 된다고 말했어. 아직 좀 일러서."

"예?"

볼 때마다 이상한 구석이 많은 선배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1군 콜업을 마다하는 건 또 뭔지...'

이해를 못하고 있는 주승우를 보며 공진수가 한 마디 더했다.

"때 되면 어련히 올라갈 테니까, 잘 붙어있기나 해. 그 전에 내려오지나 말고."


*


"그래. 아무튼 그건 그렇고. 우리 쪽에서도 문제없다는 이야기는 들었어. 어깨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문제? 아아... 문제없대요?"

"그렇다던데? 너한테는 말 안 해줬나?"

정확한 사정은 들어봐야 알 일이겠으나, 눈치로 봐선 별도의 보고는 하지 않은 듯했다.

그만큼 가벼운 증세라고 봐야할까?

"네, 뭐. 문제없으면 된 거죠."

본인도 확신을 못 한다고 하니, 당장은 신경 쓰지 않은 편이 좋을 것 같았다.

며칠 내로 어떻게든 결론이 날 테고.


"일단 좀 먹읍시다. 해치울 게 산더미예요."

나와 앤디 사이의 상 위에는 없던 음식들이 한가득 올라와 있었다.

물론 앤디가 주문한 메뉴는 아니었고, 사장님의 단순 서비스였다.

상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올라가있는 해산물의 향연에 절로 마음이 풍성해진다.

"매번 궁금했던 건데. 너는 평소에 어떻게 하고 다니면, 가는 데마다 이 사단이 나는 거야?"

마찬가지로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앤디 역시도 바쁘게 젓가락을 놀리고 있었다.

"식당 사장이 반길 게 뭐 있겠어요. 우등 고객 말고 더 있어요?"

"나도 나름 여기저기 자주 간다지만, 이런 대접은 받아본 적 없거든. 하기야 야구선순데 오죽할까."

큼직한 회 한 점을 집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하긴. 워낙 야구들을 좋아하시니... 근데 그거랑 또 좀 다를 거예요."

"어떻게?"

"우리 팀 선수들이 음식에 쓰는 돈이랑, 제가 쓰는 돈이랑 비교하면 아마 비슷할 걸요?"

이번엔 석화를...

"근데 그게 뭐 어떻단 말이야? 비슷한데 왜 후한 대접을 해줘? 또 야구 잘 한다고 자랑하려고?"

"음? 아..."

무슨 소리를 하나 했다.

"우리 팀 전원이 쓰는 돈이랑 제 돈이랑 비슷하다고요."


*


따악!

따악!


배트로 공을 때리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었다.

“좋아! 그대로!”

박평국은 심현석과 함께 훈련하는 중이었다.

심현석의 동점타에 이어 후속 역전타점까지 터져 나오며, 결국 경기는 히어로즈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심현석의 대활약으로 승리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판단 한 그는 박 코치에게 특타를 부탁했다.

그것이 경기 끝난 지금까지도 박 코치가 퇴근하지 못 하고 있는 이유였다.


따악!


“좋아. 이제 좀 안 흔들리네. 근데 오늘도 잘 해놓고, 왜 하자고 한 거야?”

“아직도 좀 불안합니다. 아까 동점 만들 때도 솔직히 좀 흔들리더라구요.”

“그 상황이면 누구나 흔들리는 게 정상이지.”

“뭔가 감이 오는 데, 그게 정확히 뭔질 파악할 수가 없어서요. 좀 더 하면 알 것 같기도 하고...”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차분해질 필요도 있어. 딱 열 개만 더 하고 이만 가자.”

“예.”


박 코치는 얼마든 더 해 줄 용의가 있었다.

하지만 그가 보기에는 심현석은 충분히 잘 하고 있었다. 이런 페이스에서 과한 훈련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었다.

‘이런 놈을 얼마 만에 보는 건지...’

그렇게 심현석을 자제시키고는 있었지만, 이리도 의욕 넘치는 선수의 모습에 박평국 본인의 가슴이 다 뜨거워지고 있었다.


*


경기가 끝난 베어스의 락커룸에는 훈훈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트윈스와의 3연전을 2승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그 훈훈한 승리의 중심에는 결승 홈런을 때려낸 김명후가 있었다.

그에게 감독 코치들의 치하가 있었던 건 두말 할 필요도 없었다.


라이벌전을 승리로 마무리 한 베어스 팀원들이 기쁜 마음으로 샤워를 하며 퇴근할 준비에 열심일 그때, 승리의 주역인 김명후의 표정이 영 좋지 못했다.

"명후. 표정이 왜 이리 안 좋아?"

"아, 형."

친한 선배인 홍승헌의 부름에 답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표정의 김명후.

"어디 아프냐? 오늘 잘 했잖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좀 피곤해서요."

"짜식. 젊은 놈이... 밖에서 밥이나 먹고 갈래?"

"그냥 다음에 얻어먹을 게요. 하하."

그의 말에 피식 웃은 홍승헌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

그렇게 잠시 혼자 남은 김명후의 표정은 다시 알쏭달쏭하게 변했다.



처음엔 과거로 돌아왔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질 않아서 정신을 못 차렸었다.

하지만 엄연히 마주한 현실이었고, 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기뻐해야 할 수도 있는 변화였다.

얻은 게 없다곤 말 할 수 없었지만, 이래나 저래나 메이저 행이 실패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 실패 자체가 무로 돌아갔으니 더 열심히 해서 재도전을 하는 것도, 혹은 그저 국내의 고액 연봉에 만족하는 것도 가능해진 셈이었다.


물론 한 번 그 맛을 본 입장에서, 그리고 다시 도전할 기회가 생긴 입장에서 메이저 무대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한 번 겪어봤으니 더 잘 할 자신도 있었다.

그 때부터 과거로 돌아온 것 자체에 대한 김명후의 고민은 사라졌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사용 할 것인지, 어떤 길이 가장 효과적인 길인지를 생각하기에만 급급했다.

그것은 꽤 즐겁고도 행복한 고민이었기에, 달라진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것이 크게 어렵진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의 생각이 전혀 달라진 것은 오늘 아침.

인터넷 기사 제목에 나와 있는 이상한 이름 하나를 보고 나서였다.


[신진한의 우승 천명과 백동임의 응답.]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약간 갸웃하는 정도였다.

‘신진한이라는 선수가 있었나?’, ‘기억을 못 하는 건가?’ 하는 정도의 생각이 전부.

그런 자신이 기억하지 못 할 정도의 선수가 우승을 천명했다는 말도 이상했기에 기사를 열어봤다.


팀의 코어 유망주이자 진즉부터 그 가치를 뽐내고 있는 백동임보다도 그 비중이 더 큰 것이 아닌가?

더더욱 이상함을 느낀 김명후가 신진한이라는 이름을 검색해 봤을 때, 그는 뭔가 심각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신진한

2009년 데뷔.

2009년 한국프로야구 2관왕 & 신인왕 & 골든글러브

2010년 한국프로야구 4관왕 & mvp & 골든글러브

2011년 한국프로야구 3관왕 & 골든글러브

2012년 한국프로야구...

...


이런 투수는 없었다.

자신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 정도 투수를 기억하지 못 할 리 없었다.

세부 기록은 그냥 황당할 지경이었다.

그걸 본 순간, 여기가 어디지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기억하는 선수들을 하나하나 검색해봤다.


모두 존재했다.

각 팀의 라인업을 보면서도 어디 하나 빠진 사람이 없었다.

그저 신진한이라는, 자신이 모르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뿐이었다.


‘진헌이 위상은 아주 그냥 개똥이구나...’

자신이 마지막 시즌을 보내던 그 때만 해도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긴 했다.

하지만 진출 이후 화려한 기록을 남기고 있는 현 시점은 전혀 사정이 달랐다.


화려한 데뷔와 함께 한국 최고 투수의 자리에 오른,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메이저리그 직행자이자 역대 최대 포스팅 금액을 받고 넘어간, 엄연한 메이저리그 구단의 선발진 중 1인.

그것이 현 시점의 류진헌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신진한이라는 미지의 존재가 하나 삽입되고 나니, 그 위상이 예전 같지가 않았다.


여기가 과거는 맞는 건지, 아니면 그 사이에 뭐가 어떻게 달라진 건지, 아무런 감이 잡히질 않았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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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Aftermath (3) +3 17.12.11 1,001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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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악마의 피칭 (2) +7 17.12.03 1,239 13 11쪽
20 악마의 피칭 (1) +1 17.12.02 1,111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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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해야 하는 것들 (2) +3 17.11.25 1,337 1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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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천적 (3) +1 17.11.22 1,594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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