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슨폰데캠프의 비밀- 브라잇 동맹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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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CindyHwang
작품등록일 :
2017.12.22 11:03
최근연재일 :
2019.11.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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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0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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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DUMMY

“끼이익.”


모두가 꿈나라에 빠져 고요한 가운데 푸다크 별궁홀의 문 하나가 살며시 열리었다. 문 안에서 이안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조용히 튀어나왔다.


“끼이익.”


약속이나 했다는 듯이 이어 바로 옆문이 조금씩 열리었다. 안에서 카할이 고개를 삐죽 내밀었다. 그리고 친구를 발견하고 조용히 나와 문을 닫았다. 그들이 까치발로 조심조심 홀을 나서려던 그때였다.


“끼이익.”


이건 예상치 못한 소리인데? 그들은 화들짝 놀라 동시에 뒤로 돌아보았다. 빨간 핸드백을 맨 수진이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녀가 어둠 속에서 배시시 웃으며 따라오는데 순간 무덤에서 기어 나온 처녀귀신보다도 더 무섭게 느껴지는 그들이었다. 등 뒤로 찬바람이 스쳐 지나간 듯 그들은 소름이 끼치고 다리가 부르르 떨리었다.


이안이 나서서 그녀의 길을 막아 선 채 조용히 속삭였다.


“넌 무슨 일이야?”


“그러는 넌 밤중에 무슨 일이야?”


“우린 할 일이 있어. 넌 어서 들어가서 잠이나 자.”


“나도 따라갈 거야. 아까 네가 왕에게 몰래 쪽지 건네는 것도 다 봤어. 그래서 네 방문에 실을 걸어 내 손목에다 묶어났었지.”


“나랑 카할만 갈 거야. 넌 제발 이 일에서 빠져주라. 응, 제발.”


“싫어. 만약 날 안 데려가면 지금 이 자리에서 크게 고함칠 거야! 그래서 모두 단잠에서 깨게 만들 거야!”


계단을 다 오른 후 복도에서 몇 분을 허비하며 설득하려던 그는 결국 그녀의 황소고집에 두손두발을 다 들고 말았다. 말없이 돌아선 후 그가 카할에게 고개를 절레절레 지으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두 손바닥을 위로 들어 올리고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들은 조용히 별궁문을 빠져나와 소금궁전으로 향하였다. 가는 도중에도 이안은 그녀 옆에 계속 따라붙으며 날카롭게 날이 선 목소리로 위협적인 말을 구시렁대었다.


“만약 일이 잘못되어도 난 책임 안 질 거야. 네가 선택한 거야.”


“알았어. 내 목숨은 스스로 지킬게. 너희들한테 전혀 부담되지 않을 거라고.”


그녀가 떵떵거리며 대답하자 그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이 떠나질 않았다.


그는 아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겁이 많은 그녀가 이런 선택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으로 힘들어했는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솔직히 그녀는 무서웠다. 그렇지만 위험한 모험을 감행하려는 친구들을 마음만이 아닌 행동으로 직접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게다가 그녀는 좀 더 자신을 강하게 성장시키고 싶었다. 친구들에게 몸이나 의탁하며 보살펴 달라 질질 짜고 징징대는 겁쟁이가 아닌 용감한 여전사처럼 되고 싶었다. 막상 닥치면 말처럼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한밤중이라 그런지 낮보다 보초병의 수가 줄어들어 별 제재 없이 궁전 앞에 다다를 수 있었다. 이안이 굳게 닫힌 대문을 두들기려는데 갑자기 그것이 안으로 열리더니 비쩍 마른 병사가 종종걸음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매서운 눈초리로 그들을 쭉 훑어보며 심문하는 어조로 물었다.


“너희들이 이안과 카할이냐? 왕께서 기다리고 계시다.”


수진이 그들 사이에 껴서 같이 들어가려 하자 그는 잽싸게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약속 명단에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안과 카할은 마침 잘 되었다 싶은 표정으로 둘만 들어가려는 내색이었다.


그때였다. 그녀가 잽싸게 이안의 손목을 잡더니 매달린 채 절대 놓지를 않는 것이었다. 이안은 계속 이러다가 손목이 빠져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그녀도 같이 들어가게 해달라고 병사에게 왕의 승인을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승인이 떨어지고 나서야 세 명 모두 안으로 들여보내졌다. 그들은 곧장 왕의 침실문으로 안내되었다. 카할이 조심스레 문을 노크했다.


“들어와.”


왕의 대답에 그는 문을 살짝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안과 수진도 조심스레 그 뒤를 따랐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하마터면 그들은 심장마비에 걸려 쓰러질 뻔하였다.


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뭔가 시커멓고 커다란 것이 그들을 가로막으며 위협적으로 서 있었다. 그것은 뒤에서 비쳐오는 불빛에 전체적으로 그늘이 생겨 처음엔 도대체 뭔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곧 알아차렸으니, 털이 복슬거리고 거대한 이빨들을 드러낸 채 두 다리로 일어서서 그들을 막 덮치려는 불곰이었다. 얼마나 생생하게 박제가 되었는지 치켜세운 앞발을 내려 그들을 때리며 날카로운 발톱으로 몸을 갈기갈기 찢어놓을 것만 같았다. 그것의 갈색 눈동자는 살아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매끄러운 유리알처럼 완벽히 보존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헉 놀라 숨을 참은 채 그 자리에 우뚝 서버렸다. 두렵고 무서워서 한 발자국조차 앞으로 내밀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의 눈동자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어서야 겨우 옆으로 지나쳐갔다.


그런데 이럴 수가, 이번엔 입을 크게 벌린 채 으르렁거리는 박제 호랑이가 그들을 맞이하였다. 그리고 그 너머로 세모 모양의 초록색 눈과 혀를 날름거리며 똬리를 튼, 어마어마한 크기의 비단구렁이가 머리를 바짝 들어 올린 채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박제되어 죽었지만 숲 속에 살아있을 당시처럼 자연스러운 자세를 유지하며 윤기 나고 매끄러운 껍질을 여전히 지니었다.


그들은 심호흡을 내뱉은 후에야 겨우 걸음을 떼어 벗어났다.


그들을 향해 서 있는, 정체 모를 이상하고도 기형적으로 생긴 동물들의 박제품까지 다 지나치고 나서야 드디어 활활 타오르는 석탄 난로가 정면으로 나타났다. 난로의 불빛을 받으며 가로 놓인 소박한 일자 모양의 소파를 발견하였다.


그런데 왕은 혼자 앉아있는 게 아니었다. 소파 위로 그보다 머리 하나를 더 얹은 키에 금발머리를 가진 뒷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왕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자는 아주 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지니고 있었다. 아이들은 소파 옆으로 조심스레 나아갔다.


스톰펌 왕과 옆에 나란히 앉아있는 손님의 정면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거리에까지 도달하자, 그들은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순간 넋이 홱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세상에나, 이렇게 잘 생길 수도 있구나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만들 정도로 손님이 매우 아름다웠던 것이다.


비단실처럼 부드럽고 우아하게 구불거리는 금발머리, 난로 불빛에 반사되어 마치 대리석 표면처럼 매끄럽게 빛나는 하얀 피부, 냉혹해 보이지만 수정같이 빛나는 보라색 눈동자, 완벽한 얼굴선과 귀족적으로 뻗은 코, 거기다 날씬하면서도 적당히 근육이 붙은 탄탄한 몸매에 딱 맞게 재단된 회색 모직 양복까지. 마치 고귀함과 우아함이란 성분이 첨가되어 완벽한 남성미를 뽐내는 크림을 온몸에 짝짝 펴 바르고 나온 것만 같았다.


수진은 흡사 그가 지상에 강림한 천사인지 아닌지 가늠하기 위해 눈을 여러 번 비비며 관찰하기까지 했다. 그러자 그녀의 반응이 재미있었는지 그가 살짝 입술을 올리며 웃음을 지었다. 그의 얇은 입술 아래로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났다. 뱀파이어였던 것이다.


한순간 그에 대한 환상이 살짝 깨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람을 끄는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그들은 깨끗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왕의 목소리가 들리자 다들 최면에서 깨어난 듯 그에게서 시선을 떼어 왕에게로 돌리었다. 손님과 비교하여 그의 외양이 너무 초라하고 못나 보여 다시 한 번 깜짝 놀라는 그들이었다.


“그래, 나한테 할 말이 뭐지?”


“옆에 손님이 계신 데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서요. 잠시 자리를 옮기시는 것이 어떨는지요?”


이안의 말에 손님이 나른한 몸짓으로 소파에서 일어나려 하자 왕이 그를 저지했다.


“아니야, 그냥 앉아있게. 같이 듣자고. 어차피 자네도 딥언더니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잘 알고 있잖나? 방금 전 저 아이 둘이 광산에서 살아온 이야기도 들었고 말이야.

이 분은 나의 오랜 친구인 ‘샤를르 리’란다. 뱀파니아 왕국 출신이지. 그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말해 보거라. 왜 날 보자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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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4 19.11.18 120 1 10쪽
72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3 19.11.08 38 1 10쪽
»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2 19.11.01 35 1 9쪽
70 18. 위험한 모험을 계획하다 - 1 19.10.25 34 1 13쪽
69 17. 돌비 마스터 - 3 19.10.18 28 1 6쪽
68 17. 돌비 마스터 - 2 19.10.11 29 1 9쪽
67 17. 돌비 마스터 - 1 19.10.04 41 1 8쪽
66 16. 학을 드디어 보다 - 6 19.08.30 31 1 5쪽
65 16. 학을 드디어 보다 - 5 19.08.23 48 1 8쪽
64 16. 학을 드디어 보다 - 4 19.08.09 33 1 10쪽
63 16. 학을 드디어 보다 - 3 19.07.26 48 1 7쪽
62 16. 학을 드디어 보다 - 2 19.07.19 48 1 11쪽
61 16. 학을 드디어 보다 - 1 19.07.12 36 1 9쪽
60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9 19.07.05 46 1 11쪽
59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8 19.06.28 39 1 10쪽
58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7 19.06.14 39 1 8쪽
57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6 19.06.07 43 1 10쪽
56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5 19.05.24 42 1 10쪽
55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4 19.05.17 39 1 7쪽
54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3 19.05.10 58 1 7쪽
53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2 19.05.03 42 1 7쪽
52 15. 도둑맞은 토르의 망치 - 1 19.04.26 59 1 9쪽
51 14. 대장간 박물관 - 5 19.04.12 46 1 10쪽
50 14. 대장간 박물관 - 4 19.04.05 45 1 7쪽
49 14. 대장간 박물관 - 3 19.03.29 40 1 6쪽
48 14. 대장간 박물관 - 2 19.03.22 51 1 6쪽
47 14. 대장간 박물관 - 1 19.03.19 47 1 6쪽
46 13. 아이런 대장간 - 2 19.03.08 61 1 7쪽
45 13. 아이런 대장간 - 1 19.02.22 63 1 7쪽
44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3 19.02.15 61 1 7쪽
43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2 19.01.25 51 1 7쪽
42 12. 스톰펌 왕과의 아침식사 - 1 19.01.18 48 1 8쪽
41 11. 화과산의 손오공 - 7 19.01.11 59 1 4쪽
40 11. 화과산의 손오공 - 6 19.01.04 52 1 8쪽
39 11. 화과산의 손오공 - 5 18.12.28 49 1 8쪽
38 11. 화과산의 손오공 - 4 18.12.21 80 1 8쪽
37 11. 화과산의 손오공 - 3 18.12.14 54 1 9쪽
36 11. 화과산의 손오공 - 2 18.11.23 75 1 6쪽
35 11. 화과산의 손오공 - 1 18.11.09 44 1 8쪽
34 10. 석탄 광산 NO. 5 - 4 18.11.02 63 1 6쪽
33 10. 석탄 광산 NO. 5 - 3 18.10.26 58 1 7쪽
32 10. 석탄 광산 NO. 5 - 2 18.10.19 54 1 8쪽
31 10. 석탄 광산 NO. 5 - 1 18.10.05 78 1 8쪽
30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2 18.09.21 51 1 6쪽
29 9. 샌드펜으로 보낸 편지 - 1 18.09.14 81 1 6쪽
28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4 18.09.07 60 1 6쪽
27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3 18.08.31 60 1 8쪽
26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2 18.08.17 58 1 8쪽
25 8. 다크 동맹 vs 브라잇 동맹 - 1 18.08.10 58 1 7쪽
24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6 18.07.27 66 1 5쪽
23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5 18.07.20 64 1 7쪽
22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4 18.07.13 54 1 6쪽
21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3 18.07.06 75 1 8쪽
20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2 18.06.29 61 1 5쪽
19 7. 옥토스 대령과 보석섬 - 1 18.06.15 51 1 7쪽
18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5 18.06.08 53 1 3쪽
17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4 18.06.01 54 1 7쪽
16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3 18.05.25 63 1 6쪽
15 6. 믿고 있는 모든 것에 의문을 품어라! - 2 18.05.18 5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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