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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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6
최근연재일 :
2018.05.02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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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2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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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제39화 출생의 비밀

DUMMY

“대체 그 사람들이 무슨 짓들을 하고 있었던 거야? 고아원은 또 어떻게 된 거고?”


“이건 얘기하자면 좀 긴데 흠흠.”


악마는 괜히 헛기침을 해대는 시늉을 한번 해보이고 말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 고아원의 역사는 한 30년쯤 된 것 같아. 그 여자의 아버지가 처음 종교집단을 세우고 얼마 안 되서 만들어졌으니까. 그 전에 김찬 있잖아 김찬. 그가 고아원 초창기 멤버라고 했었던 거 기억해? 그 김찬이 아홉 살 무렵이었으니까 30년 맞지? 그때는 고아원이라고 해봐야 아이들도 몇 명 없이 시작을 했어.


나중에 그 아이들이 자라서 다 그 집단으로 흡수가 되면서 그 사이비 집단도 조금씩 몸집을 불리게 되었지. 김찬 같은 경우는 원래 주먹을 좀 쓰는 편이라 행동대장으로 잘 써먹었어. 그 집단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뒤처리는 그가 다 했지. 정말 열심히 했어. 사람도 때리고 감금하고 협박하고 야산에 갖다 묻고 뭐 그런 일들... 온갖 더러운 짓거리는 다 했다고 보면 돼.

근데 암에 걸렸다고 그렇게 버린 거야. 참 비정한 인간들이지. 그것 말고도 그 사이비집단이 벌인 숱한 악행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어.


사람들을 착취해서 돈 뺏고 쓸모 없어지면 내쫒거나 죽였지. 협박은 일상이요,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 했으니까. 그렇게 건물도 올리고 교세도 확장하고 자기 패밀리 위주로 떵떵거리며 살지.

지금도 사람들을 계속 끌어들이고 있어. 처음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특히 죄를 사해준다면서 아이들을 바치라고 했었지. 근데 또 바치네,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는 고아원에 데려다 놓은 거야.


요즘 사람들한테는 그게 안 먹히니까 좀 뜸해지긴 했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다 계획이 있거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대학에 보내 판검사도 만들고 실제로 네가 데려온 그 변호사가 그런 케이스,

상류층에도 교세를 확장해 보려는 큰 꿈을 꾸고 있었지 그 교주가. 너희 때는 좀 느슨하게 관리되고 있긴 했지만 한창 때는 정말 원생도 많았거든. 그 애들이 전부 그 집단에 흡수됐다고 생각해 봐 어떨까?


너희도 자라면 그들에게서 완전히 자유롭진 못했을 거야. 고아원 아이들의 운명은 거의 다 비슷비슷했지. 예전엔 기본 교육도 다 안 마치고 데려다가 일을 시키곤 했는 걸. 김찬 같은 경우가 그런 케이스고 아마 유상철이나 너도 그대로 있었으면 그 사람들 밑에서 일하게 됐을 걸?

아 너란 녀석이 그런 사람들 밑에서 그런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네.“


악마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김혁은 가난한 방에서 보았던 줄에 목매달려 있던 김찬의 모습을 떠올렸다. 39세에 비관 자살한 남자. 평생 이용만 당하다 병에 걸리고 버림 받은 남자. 가난하고 또 가난했던 남자.


진실을 알면 알수록 한없이 침울해졌다. 가만히 김혁을 보고 있던 악마가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말하자면 그 애들은 버려졌다기보다 빼앗겼다고 하는 편이 맞아. 어른들이 세뇌당해서 그래야 하나보다 하고 보냈으니까. 그것도 다 그 교주가 돈 우려먹으려고 쓴 거짓말인데 그걸 믿고 애들을 갖다 바치는 부모들이라니. 참. 할 말 없지.”


그런 거라고? 정말 그런 거라고? 우리 애들이 다 ...


“전부 다는 아니고. 몇 명은 예외도 있어. 또 애들을 바친 다음엔 어딘지 위치도 안 알려줘서 보고 싶어도 애들을 볼 수 없었으니 눈뜨고 잃어버린 부모도 있고. 나중에 거기를 탈퇴한 몇몇 부모들이 애를 찾으려고 시도를 하긴 했지만 모두 헛수고였지.

경찰에 신고도 하고 그랬는데도 소용이 없었으니까. 그럴 땐 그들이 키운 변호사가 나서서 방패가 돼 주거든. 너희 고아원이 왜 그런 시골 구석에 처박혀 있는지 이제 알겠지?”


“... 그럼 그 리스트는 다 거기 신도들이야?”


“음? 아닌 사람들도 있지만 거의 직간접적으로 고아원과 연관된 사람들이지. 고아원 애들의 부모일 수도 있고 그 사이비 집단과 이리저리 얽힌 사람일 수도 있고 우선은 무엇보다 한 사람 이상을 죽게 만든 자들 위주로 넣다 보니까.

생각해 봐. 그 리스트에 있던 사람들 모두 누군가를 죽게 만들었었지? 직접이든 아니든.”


김혁은 그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봤다. 조순철은 임신한 여학생 하나가 자살했었다고 했고 구복남 할머니는 세입자 중에 자살한 사람이 있었다고 했었다.

여름에 데려 왔던 중년 남성들도 모두 그랬다. 교사는 여학생을 자살하게 만들었고 변호사는 학생 때 친구를 죽였고 정치인은 누군가를 죽이도록 만들었고 사업가는 아내를 암매장했다고 했었다.

김만재는 뺑소니 사고로 위장해서 사람을 죽였던 과거가 있고 주명석은 데리고 있던 연예인들 중에 자살한 이들이 있었다.

연옥자는 가족을 세명이나 죽인 연쇄살인범이었으며 김찬은 아마도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갖다 묻었을 것이다. 그리고 끝내 자기 자신도 죽였으니 아마 데리고 온 중엔 가장 사람을 많이 해친 자일 것 같았다.

그리고 장규석은 성모를 죽였고 성모는 아마도 김찬에게 수없이 많은 살인 교사를 했으리라.


“그렇구나.”

김혁이 힘없이 대답했다.


“왜 그렇게 풀이 죽었어? 뭐가 실망이야?”

“아니야.”

“음, 네 부모가 어떤 사람들인가 생각하고 있군.”


김혁은 갑작스럽게 알게 된 이 모든 사실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부모님에 대한 의문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었다. 어떤 부모길래 자식을 그렇게 생판 모르는 곳으로 보낼까?


“내 부모님은 ...”


“다행히도 여기 없어. 아마 천국에 있는 모양이야. 어때? 지옥을 선택한 게 후회 돼?”


“...!”


아무 생각도 안 난다.


“뭐 어쩔 수 없는 거지. 이제는.”


평상시의 김혁이라면 나를 부모와 찢어놓은 게 너로구나, 하고 불끈 쥔 주먹이라도 허공에 휘둘렀을 텐데 지금의 김혁은 온몸에 힘이 다 빠져 버린 느낌일 뿐이었다.


“어떤 분들인지 알고 싶어?”


악마는 한껏 동정어린 시선을 담고 김혁에게 말했다. 김혁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까? 그럼? 그래. 뭐 만날 수도 없는데 알기라도 해야지. 네 아버지는 오토바이를 무지 좋아했어. 폭주족까지는 아니었는데 아마 더 살아 있었으면 그렇게 됐을지도 몰라. 광적으로 좋아해서 늘 오토바이만 타고 다녔거든. 어디든지 그냥 달렸어.”


폭주족이라 하니 가죽 자켓에 징박힌 장화를 신고 달리는 젊은 남자가 떠오른다. 머리도 길었을까? 두건을 하고 있었을까? 왠지 헬멧 쓴 모습보단 그런 모습들이 먼저 떠올랐다. 김혁이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해보고 있는데 악마가 계속 말을 이어간다.


“그냥 그런 거나 좋아하는 여자애들이나 태우고 다녔으면 좋았을 걸. 차~암 취향도 독특하게 얌전하고 참한 아가씨한테 반해버렸지. 거기서 이 모든 드라마가 시작됐지.

네 엄마는 작은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경리였어. 집안이 가난해서 돈을 벌어 가족들을 부양해야 했지. 마음씨 따뜻하고 예쁘고 웃으면 보조개가 살짝 패이는 그런 아가씨였어. 싫다는 여자한테 들이대는 게 또 터프한 남자들의 멋이라고 생각했던 네 아빠는 극구 사양하는 네 엄마를 자기 오토바이에 태우겠다고 꽤나 공을 들였지.


네 아빠는 잘생긴 남자였어. 부잣집 아들이기도 해서 돈 쓰는데도 아낌이 없었지. 거기다 허세까지 빠지지 않았고. 제임스딘을 좋아해서 따라하는 걸 좋아했거든. 아, 제임스딘 모르나? 50년대 유명한 미국 영화배우야. <이유없는 반항> 같은 영화를 찍었지. 너희 아빠는 고전영화 보는 게 또 취미기도 했어. 오토바이를 타러 다니지 않으면 그런 거나 보면서 소일했거든. 뭐 거의 날건달이었지.


근데 또 네 엄마가 그런 남자한테 안 넘어갈 재간이 있겠어? 남자도 잘 모르는 어린 여자가 잘 생겼지, 돈 잘 쓰지, 여자한테 잘하지 그런 남자가 막 들이대는데 말야. 결국 둘은 예쁜 사랑을 했고 네가 생겼지. 그러나 그들의 사랑을 가만둘 리가 없었던 거지. 누가? 네 친할머니가 말이지.


집안에서 반대를 심하게 했어. 돈봉투도 들고 가서 설득시키고 애를 지우라고 엄포도 놓았지. 네 엄마의 의지가 아니었으면 넌 아마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 거야."


악마는 잠시 말을 끊고 김혁의 눈치를 살피다 다시 말을 이어갓다.


"글쎄, 그때 그냥 돈봉투나 받고 그랬으면 더 좋았겠나? 그럼 넌 태어나지도 않고 고아로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됐을 거니까? 그래도 네 엄마가 낳겠다고 고집을 부리는데다가 네 아빠도 가만히 있진 않았으니 그 집안에서도 어쩔 수 없이 혼인을 시켜야 하나 얘기가 오가긴 했는데 갑자기 네 아빠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서 그만 세상을 떠난 거야.


캬, 정말 드라마가 따로 없지? 또 한번 너의 운명이 다르게 펼쳐질 뻔 했는데 말야. 정말 안타까워.


어쩌면 그때 네 아빠가 죽지 않았으면 넌 부잣집 손주로 태어나서 사랑받으며 또 다른 삶을 살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니 인생은 알 수가 없다니까.

결국 네 엄마는 미혼모가 되고 말았어. 원래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 기댈 데도 없고 네 친할머니가 널 빼앗아 가려고 하니까 젊은 엄마는 아기를 뺏기고 싶지 않았겠지. 그래서 숨어버렸어. 모두에게서부터.

네 엄마는 어떻게든 혼자 널 키우려고 했는데 ... 그것도 뭐 얼마 안 되서 병을 얻어서 힘들어졌지. 결국 얼마 안돼서 네 엄마도 하늘나라로 ... 그래서 넌 가까운 그 고아원에 맡겨진 거야. 이게 네 탄생 스토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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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44화 슈퍼맨의 마음2 +1 18.05.01 910 7 9쪽
44 제43화 슈퍼맨의 마음1 +1 18.05.01 866 9 11쪽
43 제42화 그건 꿈이었을까? +1 18.04.30 836 7 10쪽
42 제41화 새로운 가족 +1 18.04.30 827 8 8쪽
41 제40화 천사를 만나다 +1 18.04.29 823 6 7쪽
» 제39화 출생의 비밀 +1 18.04.29 887 7 10쪽
39 제38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7)- 지옥으로 +1 18.04.28 820 9 8쪽
38 제37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6) +1 18.04.28 835 9 8쪽
37 제36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5) +1 18.04.27 776 7 8쪽
36 제35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4) +1 18.04.26 878 8 8쪽
35 제34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3) +1 18.04.25 798 8 8쪽
34 제33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2) +1 18.04.25 813 8 7쪽
33 제32화 겨울이 가르쳐주는 것들(1) +1 18.04.23 847 13 8쪽
32 제 31화 인형의집(3) +1 18.04.23 838 9 10쪽
31 제 30화 인형의집(2) +1 18.04.22 861 10 8쪽
30 제 29화 인형의 집(1) +1 18.04.22 816 7 7쪽
29 제28화 너 자신을 알라 +1 18.04.21 950 10 9쪽
28 제27화 그 바닷가에서는 무슨 일이 (9) +1 18.04.20 852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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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2화 악마가 원하는 것, 악마의 리스트 +2 18.04.09 2,612 2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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