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 오피스: 4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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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太星
작품등록일 :
2018.04.11 19:00
최근연재일 :
2018.05.1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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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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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 차: 돌돌 아이돌 사건 Ⅶ

JR오피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DUMMY

G&T그룹...국내 굴지의 기업으로 1960년대 초반. 초대 정회장의 불도저와 같은 사업수완으로 건설회사를 설립하여 성장한 회사로서 중동의 건설 붐이 일어난 1980년대부터 고도성장의 초석을 마련하였다. 이후 자동차, 선박, 백색가전, 반도체, 핸드폰, IT, 금융 등을 가리지 않고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하였고 1990년대부터는 국내 1위 대기업에 올라선다. 30년 가까이 국내 1위 기업을 유지하며, 현재 세계 10위권 기업으로 유일하게 자리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국내 기업이다.


G&T그룹 실세 중의 실세...가히 일국의 기획재정부 차관급 이상이라는 G&T그룹의 재무이사가 The 청담 컨벤션에 그 모습을 나타냈다. 50대 초반으로 머리가 훌렁 없어져 버렸지만, 삭발 투혼으로 40대 후반의 영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기품이 어려있는 슈트...경호원만 13명을 대동하고 옆에는 수석비서 한명을 대동한 채 행사장을 들어오고 있다. 기자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수많은 플래시로 재무이사 등을 반긴다. 주위를 잠시 두리번거리던 재무이사는 수석비서의 안내를 받아 소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 재무이사: 도련...아니 회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 하하


재무이사가 나지막하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옆에 있던 별아 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기희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 기희: (뭐? 뭐? 도련님...?! 말도 안 돼 방금 도련님이라고 하려던 거 맞지?!)


- 소장: 흠... 밖에서는 그러지 말라니까 참...(소장은 살짝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 재무이사: 아! 이렇게 성대한 투자설명회에 저를 다 초청해주시고 감사합니다 회장님 하하


- 소장: 바쁘실 텐데 어려운 발걸음 해주셔서 저희야말로 영광입니다. 작은 회사들 몇 개 차린 건데 회장님이라뇨 그냥 편하게 불러주세요 하하


- 재무이사: 네 그럼 전 자리에 가서 앉아 있겠습니다.


소장과 재무이사는 악수를 나눈 뒤 각자의 자리에 앉았다. 금일 행사의 사회자는 장내를 정돈한 뒤 JR그룹 및 소장의 소개를 간략하게 하였다. JR그룹이라는 생소한 그룹의 투자설명회에 오게 된 많은 내빈과 기자들의 최고의 궁금 거리였던 JR그룹 회장의 소개를 다음과 같이 하였다.


- 다 음 -


고등학교 검정고시 패스

사법고시 수석 합격

사법연수원 수석 졸업(대법원장 상 수상)

S대 법학과 입학 및 졸업

예일대 LLM 과정 수료 및 뉴욕주 변호사

G&T그룹 경영기획본부 본부장

G&T그룹 고문(現)

JR그룹 회장(現)


행사장 내 몇몇을 제외한 모든 내빈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기자들은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플래시를 터뜨린다. 무엇보다도 법대생이 사시 패스 한 경우는 있어도 사시 패스 후 법대 들어간 것부터가 놀라움이었으며, 특히나 30대 초반에 G&T그룹의 고문을 맡고 있다는 사실은 믿기 힘든 사실이었다. 다만 소장의 옆자리에 G&T 그룹 재무이사가 앉아 있다는 것이 그 사실을 증명해주는 듯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놀란 이는 행사에 제일 관심도 없이 가장 뒷자리 테이블에서 혼자 식사를 하고 있던 재이였다.


- 재이: 아니 저 아저씨가 미쳤나 저렇게 뻥치고 나중에 어떻게 수습하려고...!(재이는 이내 다시 식사를 시작한다)


행사장 사회자는 연혁이 없는 JR그룹의 소개를 간략하게 마친 뒤 단상으로 소장을 오르게 한다. 소장은 걸치고 있던 마이를 의자 뒤에 걸쳐 놓은 뒤 단상에 올랐다. 소장은 검정 목폴라만 입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청중을 향해 인사한다.


- 소장 : 안녕하십니까 JR그룹 회장이자 본 행사를 주최하게 된 정태성입니다.


행사장 내에는 기자들의 플래시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러나 급하게 단상 위로 따라 올라와 회장에게 마이크를 채워주러 나온 플로를 보고는 모든 카메라와 사람들의 이목이 플로를 향하게 되었다.


- 소장 : (끙...웬만하면 올라오지 말라니깐 저 연예인 병...)


플로는 소장에게 마이크를 채운 뒤 돌아서자 카메라 세례를 받는 것을 인식하고는 검지와 중지를 모아 이마에 살짝 댔다 떼고는 그대로 자리에 돌아간다.


- 소장 : 그럼 지금부터 JR그룹의 투자설명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소장의 투자설명회는 장장 2시간을 넘게 진행되었다. 지루할 법도 한 투자설명회는 유쾌한 소장의 언변으로 중간중간 장내 웃음소리가 가득하게 만들었다가도 핵심 설명 부분에서는 여기저기 핸드폰을 켜 어디론가 전화하는 사람들이 보이기도 하였다. 투자설명회의 요지는 이러했다. ‘대한민국의 연예계 동원하여 종합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보여주자’, ‘우리는 총알이 충분해 투자하면 주머니 두둑하게 해줄게’였다.


늦음 밤 JR오피스...범재는 핸드폰으로 ‘식사 감사히 했습니다’라는 동생들의 줄 이은 감사 카톡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플로는 핸드폰으로 기희의 줄 이은 카톡을 읽지 않고 금일 행사에 관한 기사를 내려 보고 있다. 재이만 놀란 토끼 눈으로 소장을 바라본다.


- 재이 : 뭐야? 소장 프로필이 뻥이 아니라고...?!


- 소장 : 뭐야 귀찮게 굴지마 뻥이야


- 재이 : 뭐야 뭐가 사실이야. 사실이라면 여기서 이러고 살진 않겠지


- 소장 : 난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게 두 가지 있다.


- 재이 : 뭔데요?


- 소장 : 귀찮게 하는 거랑 무시당하는 거


- 재이 : 뭐야 지금...! 딴 소리하지 말고 어떻게 된 거야


- 소장 : 그리고 한가지 원칙이 있지 ‘뻥도 예술이다’


- 재이 : ...? 미친 거야?


- 소장 : 됐고, 플로 넌 요년한테 우선 연락해서 별아 측에 투자 독점권 부여해준다고 해. 이번 주 내로 MOU 서명하고 입금 안 되면 우선 독점권 다른 회사 넘긴다고 하고 별아 측에서 돈 입금까지 되면 바로 얘기해 다음 행사 바로 가자


- 플로 : 아 진짜 다음부턴 작전 심플하게 가자(미남계는 좀 그만쓰고...)


- 소장 : 이번엔 족칠 애들이 여럿에다가 덩치도 커서 어쩔 수 없었어 크큭



1시간 뒤. 별아엔터테인먼트 사옥 최고층. 기희는 플로에 연락을 받고는 별아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돌돌의 리더인 최수원을 호출하고 급 번개로 모였다. 세 명은 원탁에 앉아 머리를 맞대고 있다. 돌스아이돌이 잠정 해체설까지 돌고 있지만 최수원은 활동 당시 번 모든 수입을 별아엔터테인먼트 주식에 투자하였고 현재 이사직을 맡고 있다.


- 별아 대표: 캬... 그놈 진짜 기똥 차더구만 오늘 그리고 우리한테만 우선 독점권 주는 거 맞아?


- 기희: 내가 보여줬잖아요 그 본부장님이라는 사람이 나한테 관심 있다니깐


- 별아 대표: (설마... 너한테?)흠... 조건은 완벽한데 말이지 뭐가 좀 수상해...


- 최수원: 이 정도 조건이면 누구라도 쾌재를 부를만한 조건인데 우리한테만 우선해서 준다는 게...


- 별아 대표: 그렇긴 한데 우리가 엔터 쪽에서 어느 정도 대가리는 되잖아 그렇게 이상할 것도 아니긴 하지...더군다나 JR그룹을 G&T가 뒤에서 봐준다면 이보다 확실한 보증이 어딨겠어?


- 기희: 봐봐요 내가 이번에 제대로 된 거 한 건 물었다니깐! 우리도 이제 판을 더 키워야지 돌돌도 이제 한물갔는데


최수원은 기희를 째려보았지만 기희는 못 본척하였다. 기희는 플로에게 연락 온 내용 중 이번 투자건 성사가 잘 되고 나서 따로 한번 보자는 내용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만의 행복에 젖어 있었다.


- 별아 대표: 하긴 언제까지 좁은 땅덩어리에서 파이 조각이나 나누고 있을 순 없지 재무팀에 얘기해서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가용한 최대 자금 알아보라고 해!


- 최수원: 알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건 처가에 아내와 자식을 맡겨놓고 집으로 돌아오는 남편의 자동차 속도라고 했던가(?) JR그룹과 별아 엔터테인먼트의 MOU 체결 및 사업 진행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사천리 진행되었다.



JR오피스... 소장은 골똘한 표정으로 책상 앞에 앉아 있다. 합장하듯 모은 두 손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이마를 갖다 댄 채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따뜻한 늦봄 소장은 앉은 채로 잠을 자고 있었다. 이때 띠리리리, 띠리리리,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 재무이사: 도련님 지시하신 일은 모두 마쳤습니다. 더 필요하신 일이라도?


- 소장: (하아... 졸려) 이사님 왜 그래요 말씀 편히 하세요 조카나 다름없는데 흐흐


- 재무이사: 아닙니다. 회사에는 언제 복귀하실 생각이신지요?


- 소장: 제가 무슨 수로 그런 큰 대기업을 경영하겠어요 ^^ 삼촌이 알아서 잘 해주실 겁니다.


- 재무이사: 언제든지 생각있으시면 저한테 연락 주십시오 제 책상이라도 빼겠습니다.


- 소장: 그러면 저 노동청 가야 해요 멀쩡히 일 잘하시는 분 책상을 제가 왜 뺍니까


- 재무이사: 그럼 또 필요한 일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십시오 도련님


- 소장: 다음 번에 놀러 갈게요 우리 삼촌 잘 부탁드려요 ^^


초여름의 녹음은 봄의 생명력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녹음은 보고 느끼기만 한다는 편견을 깬 한 소년이 녹음 사이를 뚫고 나왔다 들어갔다 다시 나오기를 반복하며, 오후에는 체육수업이 없는 관계로 일찍 하교하는 재이의 모습이 보인다. ‘똑똑’ 재이는 JR오피스 굳게 닫혀 있는 창문 안을 살펴보며 건물 벽에 매달려 있다.


- 소장: 안 삽니다(창문 쪽을 바라보며 냉담한 말투다).


- 재이: 아저씨 나 떨어져 일단 열어봐!


- 소장: 안 산다니깐요


- 재이: 내가 더이상 안 살수도 있어 얼른 열어 형!


소장은 옆에 창문을 열며 손가락으로 가르킨다. 재이는 몸을 옆으로 회전시키며 난간을 딛고는 이내 창문으로 쏜살같이 들어온다.


- 소장: 야 직원 장례 치르게 하지 말고 문으로 다녀라. 좋은 말로 할 때


- 재이: 왜 직원에 취미 생활도 못하게 막는 거야 가뜩이나 복리후생도 없는 꼬진 회사가!


- 소장: 직원 운동화를 매달 사주는 회사가 어딨냐 이거 통장이나 강준혁씨 가져다 주고 와


소장은 알프스가 그려진 통장을 재이에게 건넨다. 재이는 통장 안은 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밖을 나선다.


- 소장: 야 도장도 가져가!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별아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제 일개 회사의 대표이사에서 그룹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잠도 통 못 자고 있었다. 이번 투자 건으로 대박 of 대박을 칠 생각에 밥 안 먹어도 배가 부를 지경이었다. 따르르르, 따르르르. 최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별아 대표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책상을 박차고 일어났다.


- 별아 대표: 뭐? 뭐라고? 다시 한번 말해봐?!




JR오피스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JR오피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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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회차 : 소녀와 바이올렛 사건 Ⅴ 18.05.17 258 0 9쪽
15 15회 차: 범재의 어떤 하루 18.05.17 134 0 10쪽
14 14회차: 소녀와 바이올렛 사건 Ⅳ 18.05.16 240 0 9쪽
13 13회 차 : 소녀와 바이올렛 사건 Ⅲ 18.05.16 120 0 9쪽
12 12회차: 소녀와 바이올렛 사건 Ⅱ 18.05.15 131 0 8쪽
11 11회 차: 소녀와 바이올렛 사건 Ⅰ 18.05.15 97 0 10쪽
10 10회차: 돌돌 아이돌 사건 Ⅸ(完) 18.05.11 105 0 10쪽
9 9회 차: 돌돌 아이돌 사건 Ⅷ 18.05.11 85 0 10쪽
» 8회 차: 돌돌 아이돌 사건 Ⅶ 18.05.08 149 0 11쪽
7 7회 차: 돌돌 아이돌 사건 Ⅵ 18.05.08 104 0 7쪽
6 6회 차: 재이의 어떤 하루 18.04.27 331 0 12쪽
5 5회 차: 돌돌 아이돌 사건 Ⅴ 18.04.24 116 0 9쪽
4 4회 차: 돌돌 아이돌 사건 Ⅳ 18.04.24 141 1 11쪽
3 3회 차: 돌돌 아이돌 사건 Ⅲ 18.04.11 155 1 13쪽
2 2회 차: 돌돌 아이돌 사건 Ⅱ 18.04.11 171 1 9쪽
1 1회 차: 돌돌 아이돌 사건 Ⅰ 18.04.11 62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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