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 ( 바람의 아이 )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완결

prinsilk
작품등록일 :
2018.04.23 15:30
최근연재일 :
2020.05.11 04:0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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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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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8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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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혼돈으로 - 9

DUMMY

위만은 천천히 성벽 위로 올랐다.

망루에는 여기저기 흉노병사들이 사용하는 규격의 화살이 떨어져 있었고, 나무로 되어 있는 부분에는 화살이 꼳혀있기도 하였다.

성벽의 방호시설 뒤에 웅크리고 있던 병사들은 최고지휘관의 등장에 급히 몸을 일으켰다.


“ 아니다. 괜히 일어나서 화살에 맞을 필요는 없지.. ”

“ 네.. 감사합니다. ”


위만은 성벽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흉노병사들의 공방이 이미 몇 번은 반복되었던 듯 성벽 아래에는 부러지거나 망가져 버린 사다리가 상당숫자 떨어져 있었고, 흉노 병사들의 시체 또한 곳곳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 몇 번이나 공격이 실시되었느냐? ”

“ 현재 총 5번 정도 반복되었습니다. 다만.. ”

“ 다만? ”

“ 동일한 방향으로 동일하게 반복되고 있습니다. ”

“ 뭐? ”


위만의 얼굴이 약간 찡그려 졌다.


“ 장군님. ”


마침 장수 한명이 급히 달려오고 있었고, 위만은 굳은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 이곳은 위험합니다. 지휘소로 이동하시죠. ”

“ 이곳에서 보고 받은바 대로라면 적들은 동일한 방향으로 동일한 공격을 반복하고 있다고 들었다. 맞느냐? ”

“ 그.. 그것이 ”

“ 맞느냐고 물었다. ”

“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충분히 물리치고 있습니다. ”

“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였느냐? ”

“ 야만인들이 그리 반복하여 공격하는 것이 무엇이 이상할것이 있겠습니까? ”

“ 우둔한 녀석! ”


위만은 언성을 높이더니 곧장 지휘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장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의 뒤를 따라 걸어갔다.


“ 저들이 바보라면 다행이겠지만.. 바보가 아니라면 반복된 공격은 성동격서를 하고자 함일수도 있다. 네놈은 기본적인 병법도 익히지 못하였느냐? ”

“ 죄.. 죄송합니다. ”

“ 네놈의 우둔함이 우리를 망치지 않으려면.. 저들이 그만큼 무능하기를 바래야 할 것이다. ”


위만은 지휘소에 갖춰진 성벽의 지도를 펼쳤다. 작은 나무조각에는 각 장수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그 나무조각이 각 보루 마다 하나씩 서 있었다.


“ 병력은 어디로 집중되어 있느냐? ”

“ 지금 반복해서 공격해 오는 동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으로.... ”


아차 하는 얼굴로 바뀐 장수의 표정을 보며 위만은 세군대로 모여 있던 나무조각중 두 개를 들어 북쪽으로 옮겼다.


“ 즉시 시행하라. ”

“ 네 알겠습니다. ”


장수는 급히 달려 나갔다.

위만은 일그러져 있던 표정을 풀며 혀를 찼다.


“ 제대로 된 녀석들이 하나도 없군.. 살아남기가 힘들 지경이다. ”


명령을 받은 두 개 부대는 급히 북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전달 되자 마자 급히 달려가고 있었지만 북평성은 상당히 거대한 규모였고,


그 규모에서 동쪽과 서쪽방면에서 북쪽 방면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북쪽 성벽에 도착하였을때에는 이미 그곳을 지키고 있던 소수의 수비병력이 모두 시체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


“ 사주경계 하라! 적들이 이미 성벽을 넘었다. ”


장수의 외침에 병사들은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이미 아군의 시체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 성문을 확인하라! "


장수중 한명이 외치자 이내 한 개 부대가 급히 성벽 아래로 달려내려갔다.

성문을 지키고 있는 병사들 마저도 거의 대부분 시체가 되어 있는 상태에 성벽 아래로 내려간 장수의 얼굴은 흙빛이 되었다.


“ 여기도 병력이 모두 당했다. ”

“ 젠장! 장군님께 보고하라! ”


병사들중 일부가 성벽을 따라 달려갔고, 두명의 장수가 이끄는 병력은 어찌할바를 모른채 성벽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 다행히 성문이 열리지는 않은 것 같군.. 성안으로 들어온 쥐새끼 들만 처리하면 되는것인가? ”


성문을 확인한 장수는 혼자말을 중얼거렸다.

성문을 고정하고 있는 나무걸쇠는 벗겨진 흔적이 없었고, 그런 모습에 그에게는 큰 안심이 되는 듯 긴 한숨을 내쉬게 만들었다.


웅성거리며 다가오는 마을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장수는 짜증섞인 표정으로 병사들에게 외쳤다.


“ 성주민 들의 성문쪽으로 접근을 막아라! 성문을 넘은 적군의 이동경로에 대하여 좀 물어보고 말야. ”


병사들이 몰려든 성주민 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을 때 누군가의 돌이 날아들었다.




병사 한명이 날아든 돌을 방패로 튕겨내고는 험악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 이것들이... 뭐야?! ”


병사가 검을 뽑아들었을 때 였다.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성주민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범해 보이던 성주민들중 일부가 묘하게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 자.. 잠깐... ”


와아아아


성주민들이 일거에 병사들에게 몰려들었고, 성벽 위에 있던 병사들은 그 광경에 얼어 붙었다.

성문 앞의 병사들은 당황한채 몰려드는 성주민들을 막아내고 있었지만 워낙에 중과부적 인 상황이었다.


“ 이거.. 뭐야?! 이것들이 왜이래? ”


언제 무장을 했는지 성주민들의 손에 들린 검에 병사들이 하나둘씩 쓰러져 갔다.

이를 갈아문 성문앞의 장수가 고함을 질렀다.


“ 쓸어버려! 적이다! 적이 변장하고 있는것이다! 죽여라! ”


병사들은 지휘관의 고함소리에 그제야 무기를 들고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감이 없지 않았다.

성문앞에는 기존의 수비병력 외에 투입된 병력의 시체가 쌓여갔다.


“ 어.. 어찌할까요? ”


성벽위에 있던 장수는 아래의 소요사태에 당황한 듯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고, 병사들의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은채 이마를 감싸 쥐었다.


“ 성벽 아래로 내려가서 도울까요? ”

“ 젠장! 가만히 있어봐! 생각을 좀 하자! ”


장수는 믿겨지지 않는 광경을 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이어 병사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 화살 화살을 쏴라! ”

“ 그러면.. 아군이.. 그리고 아래 있는 성주민들이.. ”

“ 저들은 성주민이 아니다. 저들은 흉노족 놈들이 변장한것일 뿐이야. 그리고 공격하지 않으면 아군은 모두 죽고 성문이 열릴거다. ”

“ 하지만.. ”

“ 닥치고 행하라! ”


장수의 외침에 병사들은 망설이면서 활을 들었다. 그리고 혼전중인 성벽 아래로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퍼퍼퍽


“ 아아악! ”


성주민 인지 흉노병사들이 성주민으로 변장한것인지는 모르지만 십수명이 당장 쓰러졌다.

그리고 혼전중이었던 몇 명인가의 수비병들도 함께 쓰러졌다.


기세가 꺽여들지 않자 성벽 위의 장수는 다시한번 고함을 질렀다.


“ 쏴라! 쏴! 당장 쏴! ”


그의 괴성에 병사들은 망설임을 멈추고 화살을 쏟아내었다.

적병들에게 향하는것과 같이 무작위로 쏟아지는 화살들은 이내 성벽아래를 초토화 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상당한 숫자의 시체를 남기고 성주민들은 여기저기 흩어졌고, 성벽에 바짝 붙은 수비병들은 놀란 표정으로 성벽위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조금 늦게 보고를 받고 병사들과 함께 달려온 위만은 이미 벌어진 상황에 얼어붙었다.


“ 무슨일인가? ”

“ 흉노군대가 성벽으로 침입하여 성주민으로 변장을 했습니다. 아군을 공격하기에 반격한 것 뿐입니다. ”

“ 그렇다면 적들은 일망타진한 것인가? ”

“ 그.. 그것이.. ”

“ 똑바로 말하라! ”

“ 성주민으로 변장한 적들은 민가로 도망하였습니다. 저희 수가 적어 제대로 쫒아가지 못하였습니다. ”

“ 그럼 적들은 다 놓치고 피아식별 없이 화살을 쏟아붓고.. 민 과 군 간의 골만 깊게 만들었군 자네는.. ”

“ ....... ”


위만은 크게 한숨을 내 쉬었다.

위만과 함께 도착한 병사들은 바닥에 흝어져 잇는 병사들과 민간인들의 시체를 분류하여 눕혔고, 부상을 입은 인원들도 둘로 나누었다.


성벽 아래서 전투를 경험한 장수가 얼이 빠진채 위만 앞으로 불려왔다.


“ 자네가 전투한 적들이 흉노족 이던가? ”

“ 일부 끼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

“ 일부? ”

“ 전부는 아닙니다. 성주민들 중에서 호응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

“ 최악이군.. ”


위만은 마지막에는 혼자말을 중얼거리며 몸을 돌렸다.


“ 지금부터 잔당소탕을 실시한다. 하지만 적들이 이미 성안에 침입한 이상 병사들도 단독행동은 지양하도록 한다. 호 단위로 여자 주민들을 분류하여 이들로 하여금 얼굴을 확인시켜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우선은 구금하라. ”

“ 현명하십니다. ”


적병중에 여자가 없을것이라는 전재하에 먼저 여성을 분류하여 이들로 하여금 기존의 인원이 아닌 사람들을 분류한다는 생각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이 아니었지만.

당장 분류에 참여할 병력이 너무나 적었고, 참여 병력을 늘리자니 방어병력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올수 있었다.


위만은 자신의 말에 대답을 한 장수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 자네가 분류하여 잔당소탕을 책임지면 되겠군. ”

“ ...... ”

“ 최대한 빨리 결과를 가져왔으면 좋겠군.. ”


위만은 불쾌한 얼굴로 걸음을 이어나갔다.


“ 한방 먹었군.. 적의 지휘관 뭔가 제대로 할줄 아는 녀석이었어. ”


위만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성벽위를 올려다 보았다.

아마도 성안을 침입한 적의 수는 소수일 것이었다.

이미 침입하여 있었는지.. 아니면 금품으로 매수하거나 협박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성내 호응하는 인원을 모아 수비병력을 공격하였다.


이로 인하여 수비병력은 성내있는 수많은 백성들을 잠재적인 적군으로 인지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 오히려 성문을 열고 정직하게 돌입한 적군이 훨씬 막기 쉬웠을 터인데.. ”


익숙하지 않은 전투가 벌어질 참이었다.

전방에는 전투에 익숙한 우수한 지휘관의 적군이.. 그리고 후방에는 병사들이 잠정적으로 적군으로 여기게 된 성주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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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주객전도 -5 20.04.30 476 9 15쪽
199 주객전도 -4 20.04.29 481 9 14쪽
198 주객전도 -3 20.04.28 474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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