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인 동현, 가문 부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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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왕
작품등록일 :
2018.07.18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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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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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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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화. 정호, 위구태에게 부여가 살아남을 계책을 말하다.

DUMMY

그 무렵.... 고구려의 부여성에서는....


“태왕 폐하의 칙사가 왔습니다.”

“알았다. 얼른 나가마!”


부여성의 처려근지인 조석형과 고국천왕의 동생인 고계수는 칙사가 왔다는 말에 헐레벌떡 방을 나간다. 석형과 계수는 칙사를 보자마자 가볍게 인사를 한 후 바로 무릎을 꿇고 자리에 앉는다. 그것을 본 칙사가 말한다.


“부여성의 처려근지인 조석형과 대장군 고계수는 태왕폐하의 황명을 받들라!”

“예!”

“부여성의 처려근지인 조석형과 내 아우 계수는 듣거라! 남소성으로의 출진을 허락한다! 병력의 규모는 둘이 상의해 재량껏 정해 출전을 할 것이며! 총사로는 내 아우 계수를 임명한다. 부여성의 처려근지 조석형은! 총사인 계수를 잘 보좌해 출진하도록 하라! 더불어 짐이 친히 마련한 계책을 보내니! 그것을 보고 잘 이행할 것이다! 이상! 처려근지 조석형과 대장군 고계수는 황명을 받들어 태왕폐하의 조서를 받으라!!”

“부여성의 처려근지 조석형...! 황명을 받듭니다!”

“대장군 고계수! 황명을 받듭니다!”


칙사는 고국천왕의 칙서를 모두 읽고는 조서를 건네려한다. 그러자 둘은 조서 앞에서 절을 한 번 한 후 조서를 공손히 무릎을 꿇은 채 받는다. 그러자 칙사가 뒤이어 무언가를 건네며 말한다.


“이것은 태왕폐하께서 마련하신 계책입니다. 이것을 보고 잘 이행하셔서 부여를 공략하시기 바랍니다.”

“예. 감사합니다.”

“그럼 소인은 이만...”

“아니... 조금 쉬시고 가시지요?”

“아닙니다... 소인은 이 명을 전하느라 일을 미루어둔 것이 많아서... 금방가야 할 듯합니다.”

“그러시군요... 그럼 이 앞까지 배웅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처려근지.”


석형은 칙사가 부여성을 나갈 때까지 배웅을 해주고 온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계수와 상의하여 부여성에 있는 장수들을 모두 소집한다.


“모두 모였는가?”

“예! 처려근지 어른!”

“오늘... 내가 이렇게 모두 모이라고 한 것은.... 태왕폐하의 황명이 계셨기 때문이네...”

“무슨 황명이었습니까?”

“출진하여 남소성을 공략하라고 하시는군... 그런데...”

“???”

“공격은 하지 말고.... 압박만 하라고 하시네...”

“예? 그게 무슨??”

“나도 처음에 태왕폐하께서 따로 내린 계책을 보고 의아했으나... 모두 다 읽고 나서 납득을 했네... 모두들 보게..! 이것이... 태왕폐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책일세.”


석형의 말에 부여성의 장수들은 절을 한 번 하더니 계책을 한 명씩 돌아가며 보기 시작한다. 그것들을 본 장수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모두들.... 납득이 되었는가?”

“예! 처려근지!”

“좋아... 그럼 출진하도록 하지...! 그리고 이 부여성에서 출전하는 순간부터는! 내가 군사를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옆의 대장군께서 군을 지휘하실 것이다..!! 그러니 계수 대장군의 명령을 따라라! 알겠나?!”

“예!”

“이보시오. 처려근지.”

“예! 대장군!”

“이 부여성에 군사가 얼마나 있소?”

“정예군 3만에 예비군 2만 정도 있습니다.”

“음.... 그럼 당장 정예로 동원 가능한 군대가 3만.... 처려근지가 생각했을 때... 군사를 얼마나 끌고 가면 좋을 것 같소?”

“1만만 남겨두고... 2만 정도만 끌고 가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하지만.. 내가 듣자하니... 남소성에 있는 군사는 5만이라 하오. 우리의 군세가 작은 것을 알면.... 공격을 해올텐데?”

“그래서 소인이 남소성에 출전했을 때 어찌하면 좋을지 연구를 해보았습니다.”


석형은 자신의 밑에 있는 수하에게 시켜 지도를 내오게 한 후 모두가 앉아있는 탁상 위에 크게 지도를 펼친다.


“모두 이곳을 주목해 주십시오.”

“음? 여긴??”

“그렇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남소성으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음... 이거.. 굉장히 험하군... 잘못 들어갔다가... 매복에 걸리겠어..”

“그렇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남소성에 가는 길... 거의 정중앙 지점을 보십시오.”

“응? 이곳에도 협곡이?”

“그렇습니다. 저희가 가는 길에서 남소성에 제일 빨리 도달할 수 있는 길은 이 남소성의 북문 쪽입니다. 그런데... 이 길에는 모두 보았듯이... 두 개의 협곡이 있습니다.”

“음.... 그렇군..... 하나는... 남소성 거의 앞쪽에 있고... 하나는... 정확히 중간 지점이군?”

“그렇습니다.. 저희는... 이곳에 진영을 구축해야합니다.”

“어째서?”

“저들은 저희가 이 중간지점의 협곡을 지날 때 반드시 세작들을 이용해 저희를 살핀 후 보고를 할 것입니다.”

“그렇겠지.”

“그럼 그 보고를 받은 부여는.... 어떻게 대응하리라 생각하십니까?”

“내가 생각하기에는... 2가지인 것 같네만... 하나는 우리 동태를 세작들을 통해 살펴서 군 규모를 파악한 후... 자기네 군세보다 적으면 우리와 같이 진영을 세워 맞대응 하는 것....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협곡으로 우리를 끌어들이려고 도발을 하거나.... 아니면 현상유지를 하겠지.”

“그렇습니다. 그 둘 중....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는 것이 어느 쪽 이십니까?”

“음.... 나는.... 아무래도 우리와 같이 진영을 맞은편에 세워.... 맞대응 할 것 같네만...”

“그렇군요... 하지만 전 반대입니다.”

“응? 어째서 그렇소?”

“부여의 왕 위구태 옆에는 항상 이정호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 대장군 직책에 있지요.”

“그렇지... 근데 그 사람이 왜?”

“지금까지 부여가 남소성에 나라를 다시 세우기까지.... 위구태는 군사적인 부분은 이정호에게 위임했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도 그 사람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당연시 되겠지요.”

“그렇겠지...”

“그런데 그 이정호라는 사람의 특성을 보면.... 모험을 하는 유형의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시오?”

“저희가 부여가 나라를 어떻게 세웠는지.... 첩보를 통해서 다 듣지 않았습니까? 그때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굉장히... 치밀하다고 생각했소만....”

“나라를 세울 때 전투에 있어서 치밀한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저는 그 정호라는 사람이 나온 전투를 연구해보았습니다... 그가 전투에 직접 나서 승리한 전투를 살폈는데... 그 정호라는 사람은 자신들이 이기게끔 완벽한 환경을 먼저 조성해놓고 몰아치더군요...”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오? 숫자가 부족하거나 하면.... 유리한 곳으로 끌어들여... 없애는 것 말이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투도... 그렇게 하더군요... 다시 말해... 완벽을 추구한다는 이야기지요...”

“음...”

“그 대표적인 예로 위구태와 같이 산적들을 토벌하러 나왔을 때.... 자신의 편에 있는 군사들이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을텐데... 바로 그 자리에서 그들만이 알 수 있는 신호를 내려 남소성 귀족들이 보낸 군사들을 제거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리하지 않았지요.... 오히려 위구태를 이용해 협곡으로 끌어들였고... 그곳에서 모두 죽였습니다...”

“그것을 그르칠 경우를 생각한 것 아니겠나? 그래서 협곡을 이용한 것이고 말이야...”

“저는 오히려 그렇게 되는 것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으응?”

“어차피 남소성 전력의 군사들을 위구태에게 다 내주었던 것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산적을 치는 척하다가 반대파 군사들을 다 죽이고 다시 남소성을 치면 오히려 더 손쉽게 점령할 수 있었을 겁니다. 남소성은 빈성이나 마찬가지 였을테니 말입니다...”

“과연.... 하지만... 산적들이 뒤를 공격할 수도 있지 않았겠나?”

“그들은 공격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째서 그렇소?”

“저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는데.... 그것을 산적들도 세작들을 통해 볼 것입니다... 하지만 본디 산적들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의심이 많은 법.... 그것 또한 계략이라고 생각해서 공격을 하지 못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오...!”

“하지만... 이정호라는 사람은 제가 앞서 말했던 것처럼... 그렇게 하지 않았지요... 오히려 산적들을 이용해 반대파 군사들을 죽게 만들면서... 남은 군사들은 협곡으로 끌어들여 죽였습니다. 즉 다시 말해... 그는 모험을 즐기는 유형의 사람이 아닙니다... 완벽한 방식에 의해 적을 죽이는 유형의 사람이란 뜻이지요...”

“듣고 보니... 처려근지의 분석이 정확하오... 다른 사람들은 어찌 생각하시오?”


계수가 부여성의 장수들에게도 의견을 묻는다. 그러자 누군가 말을 꺼낸다.


“소인! 당주 이성혁 아뢰옵니다!”

“오..! 말해보시오!”

“처려근지의 말씀이 매우 타당하나... 하나 더 행할 것이 있다고 생각되옵니다!”

“어떤 것이 말이오?”

“처려근지께서 말씀하신 바.... 이 험한 지형을 이용하여 진영을 구축하고 저들을 압박하자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말입니다.”

“그렇지... 사신이 와 우리 고구려와 우호적으로 관계가 변한다 해도... 이곳은 진영을 구축하고 수시로 관리를 할 것이오.”

“그렇다면... 이곳 뿐 아니라... 이 옆에 있는 작은 동산에 망루를 지어 적들의 동태를 보다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동산?”

“예. 이곳은 제가 알기로.... 이 동산 위에만 있으면 남소성에 들어가기 전 협곡 입구까지 시야가 넓게 보입니다... 저들이 군사행동을 한다면... 바로 대처할 수 있지요..”

“허허... 그것은 나도 몰랐던 것인데.... 어찌 그리 자세히 아는가?”

“저희 부모님께서 오래전... 보부상을 하셨습니다. 부모님을 따라 이곳저곳을 다녔었지요... 그래서 제가 이 지역은 제가 조금 잘 압니다..”

“허허... 동산이 있다는 것은 알았으나... 거기까지 시야가 미친다는 것은 알지 못했군... 좋아.. 당주 이성혁의 말을 받아들여... 이 협곡에 진영을 구축하는 동시에... 이 동산에 망루를 세운다.”

“명을 받듭니다!”

“다른 사람들은 의견이 없으시오?!”


잠시간 침묵이 흐르고 아무 말이 없자 모두들 의견이 없다고 외친다. 그러자 석형이 계수에게 말한다.


“대장군. 2만의 군사를 끌고 가시되... 모두 기병으로 끌고 가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기병으로?”

“예! 그쪽에서 먼저 눈치를 채고... 먼저 그곳에 진영을 구축하면 낭패입니다. 그러니 신속히 기동하여 구축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주 좋은 생각이네만.... 군량과 더불어... 마초(말에게 먹이는 풀 사료)가 필요이상으로 많이 들어가지 않을까? 2만명이 전부 말을 타는 것이니 말이야...”

“저도 그럴 때를 대비해... 꾸준히 부여 내정을 살피고 군량과 마초를 꾸준히 모아 두었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협곡에 진영을 구축하고 난 후... 그 협곡에 있는 땅을 개간하십시오.”

“그 협곡의 땅을 개간하라?”

“예. 그곳은 저희 고구려가 훗날 남소성과의 전투에서 중요한 요충지가 될 곳입니다. 이곳은 방어하기에도 유리하고... 땅도 생각보다 비옥합니다. 물론 협곡 안에 있는 땅이라 땅의 면적이 그리 넓지는 않지만...2만의 군사를 먹이는데는 큰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그 땅들을 개간하여 자급자족 하도록 하면 이 부여성에서 운반할 필요도 없이 식량문제는 간단히 해결됩니다...”

“아주 좋군... 그러면 마초는?”

“남소성 주변에 영고족이라는 읍루족이 있습니다.”

“영고족? 처음 듣는 이름이군...”

“그럴 것입니다... 여러 부족으로 나뉘어 있는 읍루족들 중 하나이니까요...”

“그런데... 영고족이 왜 나오나?”

“그 영고족들에게... 마초를 얻으십시오. 그들이 다스리는 지역은 말이 풍부한 곳입니다. 그리고 가축을 길러 먹고 입을 것들을 해결하지요... 그들은 저희 고구려에 적대적이지도... 우호적이지도 않은 중립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원하는 것들을 주면 우리도 마초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음...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곳은 날도 춥고 한 대... 뛰어난 의원이나 약재가 없다 합니다..”

“음... 의원이나 약재가 없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저희 고구려에서 쓴 의학서적과 약재를 보내주면 그들도 승낙할 것입니다. 오히려 그쪽에서는 남는 장사지요..”

“그럼... 우리가 너무 손해인 것 같은데...”

“단기적으로는 그럴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저희에게 이득입니다.”

“어째서?”

“영고족은 저희 고구려와 부여 사이 붙어 있는 부족입니다... 이 말은... 부여에서도 영고족을 이용해 저희를 칠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즉... 외교적으로 그들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지요...”

“그 말은... 우리가 먼저 선수를 치자는거군...”

“그렇습니다... 하오나... 제 추측으로는... 부여에서 먼저 손을 내밀지 않았을까도 생각합니다.”

“어째서?”

“부여는 지금 다들 알다시피 국초입니다. 그럼 나라가 안정되지 않았을 시기인데.... 그 동안만이라도 친하게 지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음.... 그렇다면... 영고족에서 우리를 문전박대할 수도 있겠군...”

“그럴 가능성도 있긴 하겠으나....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은 낮습니다... 오히려 저희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의 부족들을 더욱 살찌우려 하겠지요...”

“오... 과연.... 좋아... 자네가 말한대로 해보세...”

“감사합니다. 대장군.”

“모두들 듣게! 내일 아침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게! 내일 날이 밝는대로..!! 처려근지가 말한 지점으로 신속히 이동할 것이다!”

“예!”

“해산!”


계수의 말에 장수들 모두 각자의 위치로 돌아가고 협곡으로 갈 사람으로 지정된 사람들은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출발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준비를 한다.


다음날 아침....


“모두! 출진한다!! 목표는 우리 부여성과 남소성의 중간 지점인 협곡이다! 출진!”

“와! 와! 와!!”


계수가 큰 목소리로 군사들에게 말을 하며 출진을 명하자 고구려의 개마무사들은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전진하기 시작한다.


“모두!!! 전속력으로 달린다!”


계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구려 2만의 개마무사들은 계수를 따라 전속력으로 달린다. 계수는 전속력으로 달렸고 휴식을 취할 때는 2만의 군사들을 부여 세작들에게 눈에 띄지 않게 하기 위해 말에게 함매를 하는 동시에 숲 속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제 거의 다 근처까지 왔다... 군사를 협곡 근처로 보내서... 부여군이 있는지 살펴봐라!”

“예!”


계수의 명령에 한 군사가 중간지점의 협곡으로 몸을 숨긴 채 다가갔다.


“음... 다행히 없군... 잘 숨어서 이동한 것 같아.... 숲 속에서 이동할 때 군을 쪼개서 이동했으니... 들킬 위험이 적었겠지... 좋아... 이대로 보고하면 되겠다.”


그 군사는 협곡을 살핀 후 모든 것들을 계수에게 보고했다. 계수는 만족하며 협곡으로 군사를 휘몰아간다. 얼마 후...


“모두들!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곳에 영채를 세워 진영을 구축하라! 그리고 이 옆의 동산에는 망루를 세우도록!”

“총사의 명을 받듭니다!”


2만의 군사가 모두 기병들이라 그런지 며칠 만에 순식간에 도착을 하였고 휴식을 취할 때 근처 숲 속에서 서로 찢어져 휴식을 취했으므로 부여의 세작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 그 결과 무사히 목표지점에 도착했고 계수는 도착하자마자 진영 구축을 지시했다.


그 무렵... 남소성의 부여는...


“뭐라?! 고구려가... 중간지점의 협곡에 진영을 구축해?!”

“그렇습니다..”

“이런...! 쳐야 되는 것이 아닌가? 구축하지 못하도록 말이야...”

“그곳은 본디 고구려나 저희 부여의 것이 아닌 공백지나 다름없는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니 먼저 차지하는 자가 임자입니다. 그러니 그럴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 사람아...! 그곳을 지나기만 하면... 이 남소성이 지척일세! 그런데 치지 말자고?”

“그렇습니다...”

“허허... 이 사람 정호.... 왜 이리 소심해졌나?”

“소심해진 것이 아닙니다. 대왕... 잘 들어보십시오...”

“음... 경청하겠네...”

“저 고구려에서 저러는 것은.... 저희를 끌어내려는 것입니다.”

“우리를 끌어낸다?”

“그렇습니다.”

“어찌 그것을 확신하는가?”

“저들이 협곡에 진영을 구축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증거라??”

“예! 저들이 만약... 그런 의도를 지니지 않았다면... 저희 남소성을 향해 계속해서 쳐들어 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진영을 구축하는 것은 최소 저희를 끌어들여 격파한 후.... 이 남소성으로 쳐들어오겠다는 의도가 아니겠습니까?”

“.... 한마디로... 그곳을... 전초기지(맨 앞에 나가 있는 초소나 초병활동을 하는 근거지.)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그런 셈입니다... 아마... 그곳에 눌러앉아... 저희의 동태를 살피겠지요...”

“그럼 구축하기 전에 쳐야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이미 늦었습니다... 그 지형은 한 번 그곳에 군사를 주둔시키는 순간... 뚫기 어려운 곳입니다. 지형이 매우 험한 협곡이니 말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말해보게.”

“첫째는... 대왕폐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곳을 군사를 내어 돌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매우 어렵습니다... 이겨도 우리 부여의 큰 피해를 감수해야만합니다... 우리 부여가 현재 국초라는 것을 감안할 때.... 제일 안 좋은 방법입니다...”

“둘째는?”

“둘째로는... 저번에 제가 말했던 것처럼... 사신을 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힘을 키울 때까지... 모든 굴욕을 감수하고 견뎌내는 것이지요.... 대왕폐하께서 그 고통을 감수만 하신다면....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마지막은??”

“고구려에서 저희 남소성에 쳐들어 올 때까지... 그냥 이대로 현상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유지를 한다면... 저 협곡에 있는 전초기지는 날이 갈수록 발전할 것이고... 저희는 그 일대를 저희 땅으로 활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손해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사신을 보내 친선을 맺어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것은 저희가 친선을 맺을 때... 요구사항에 넣으면 될 일입니다....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지요... 남소성 일대 반경 얼마간의 거리는 오로지 우리 부여만 이용한다. 고구려에서 무단으로 침입 시 모든 조공을 끊고 사대를 끊겠다.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으음....”

“지금 저희가 살려면... 그 방법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고구려에서 분명 그리 요구를 해올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요구한다 해도... 저들이 기습적으로 공격을 해온다면.... 우리는 방법이 없네..”

“그것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들은 우리 부여를 함부로 공격하지 못합니다.”

“어째서?”

“저들의 뒤에는 중원의 오랑캐가 항상 고구려를 노리고 있고... 거기다 현재 백제와 신라의 후방 상황이 복잡합니다. 세작들에게 들으니 신라를 도와주기 위해 고구려에서 군사까지 보냈다 합니다. 그러니 이곳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니 저희가 먼저 숙이고 들어간다면... 오히려 고구려는 옳다구나 받아들일 것이며... 저희가 숙이고 들어온 것에 대한 확실한 요구를 해올 것입니다.”

“..........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그것뿐이란 말인가...... 하아... 알았네...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자네에게 말을 하지...”

“예.. 대왕폐하... 소신 물러가겠나이다...”


정호가 편전을 나가고 위구태는 한숨을 쉬며 주먹을 움켜쥐는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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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127화. 동현, 산적들을 움직이다. 19.09.20 95 0 16쪽
126 126화. 부여, 고구려의 제후국이 되다. 19.09.13 136 0 16쪽
125 125화. 윤기, 산적들의 요구사항을 듣다. 19.09.06 101 0 17쪽
124 124화. 을파소와 우거는 앞으로의 일을 논의하다. 19.08.30 109 0 17쪽
123 123화. 고국천왕, 부여에 조건을 요구하다. 19.08.23 117 0 16쪽
122 122화. 정호, 고구려로 향하다. 19.08.16 119 0 17쪽
121 121화. 동현, 윤기에게 산적 토벌을 명령하다. 19.08.09 120 0 17쪽
120 120화. 동현, 수하들을 새롭게 받아들이기 위해 머리를 쓰다. 19.08.02 118 0 16쪽
119 119화. 도훈, 우여곡절 끝에 요동성을 빠져나오다. 19.08.02 117 0 16쪽
118 118화. 석형, 영고족과 교역을 성사시키다. 19.07.26 142 1 18쪽
117 117화. 도훈, 요동성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다. 19.07.26 121 0 16쪽
116 116화. 모달 연인, 동현에게 의견을 묻다. 19.07.19 152 0 18쪽
» 115화. 정호, 위구태에게 부여가 살아남을 계책을 말하다. 19.07.19 132 0 20쪽
114 114화. 동현, 연인, 유유와 함께 졸본을 돌아보다. 19.07.12 152 1 18쪽
113 113화. 을파소, 부여에 대한 계책을 문무백관들에게 설파하다. 19.07.12 136 0 19쪽
112 112화. 을파소, 부여를 치기 위한 명분을 만들다. 19.07.05 149 0 17쪽
111 111화. 정호, 강한 국가가 되기 위한 계책을 올리다. 19.07.05 186 0 18쪽
110 110화. 동현, 장마에 대비를 하고 요서지방 사람을 만나다. 19.06.28 164 1 18쪽
109 109화. 종희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지다. 19.06.28 151 0 21쪽
108 108화. 위구태는 거사에 성공하고 대성주가 되다. 19.06.21 163 0 17쪽
107 107화. 신라는 요구를 수용하고, 위구태는 거사를 하다. 19.06.21 152 0 20쪽
106 106화. 동현은 새로운 수하를 얻고, 유유는 고국천왕에게 계책을 내다. 19.06.14 184 0 19쪽
105 105화. 여검객의 등장. 19.06.14 176 0 17쪽
104 104화. 오동, 무기를 개량하여 선보이다. 19.06.07 165 0 21쪽
103 103화. 정호는 큰 그림을 그리고, 동현은 밀우를 수하로 받아들이다. 19.06.07 164 2 16쪽
102 102화. 밀우의 등장. 19.05.31 161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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