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천살성이 사라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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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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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30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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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0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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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의길을 혼자걷지 않는다.-3

DUMMY

" 그게 무슨...? "


칼라한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초조한 표정을 드러내는 노인의 얼굴은, 차분함과 초연함을 잃어버린 채 말을 더듬으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 그럼... 그럼, 더 문제가 큰거 아닙니까? 마왕의 자손이라니... "


"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왕'이란건, 에초에 계승되거나 인계되는 것 따위가 아니니까요. "


경악하는 칼라한 앞에서, 머튼이 그를 가라앉히기라도 하려는 듯이 차분한 말투로 이야기한다.


" 하지만... 마왕의 혈육이라니. 마족들이 가만히 두지 않을텐데... "


" ...마족의 사고방식은 인간과 달라요. 마왕이 혈육에 의해 계승되는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들에게서 왕이 정해지는 것은, '마족의 신이 인정했는지'와 그들의 '왕에 어울릴만큼 강한가' 이 두가지뿐입니다. "


어쩐지 거듭 걱정을 하는 칼라한과, 왠지 말을 잘못꺼냈다고 후회하는 듯한 표정의 머튼.


둘의 이야기나 말하는 분위기가 엇나가는 느낌이, 약간 이상한 느낌이다.


그러고보니, 마검의 말에 따르면 머튼이 마왕을 약체화시킨 원인이라고 했었지. 그리고 방금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왕이 약체화 한 이유중에 하나는 임신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것 같다.


...그렇다면.


" 후... 하여튼, 마왕의 혈육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별로 중요한게 아닙니다. 어쩌다가 이야기가 이리로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본제로 돌아가도록 하죠. "


지쳐보이는 얼굴의 머튼이 한숨을 내뱉으며 이야기를 돌린다. 내 추측이 맞다면, 자신의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잘못꺼냈다가 위협에 처할뻔 했으니 지칠만도 하겠지.


" 말씀드렸다시피, 지금 중요한것은 바사고입니다. 그는, 마왕의 비서관이었던 만큼 마왕이 살아있음을 알고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왕의 지위가 사라졌던 그 당시부터, 마왕이었던 존재를 죽일 기회를 호심탐탐 노리고 있었죠. "


다시금 본제로 돌아간 것에 만족했는지, 안정된 톤의 목소리로 다시금 머튼이 이야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 마왕의 지위도 없어졌고, 원체부터 전 마왕과 뜻이 맞지 않았던 그로써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겠죠. 게다가, 인간을 멸망시키길 원했던 그로써는 마왕은 방해되는 존재였습니다. 그 뿐 아니라, 그녀를 죽이면... 그 자신이 마왕이 될 수 있을것이라 믿었던걸지도 모릅니다. "


바사고가 마왕을 죽이고 싶어 했던 이유가 너무 많았다는 걸까.


일어난 결과를 보고 다른이의 마음을 추측하는 것 같은 머튼의 말은, 사뭇 종잡을 수 없을 것만 같으면서도 확실치 않은 이야기를 여럿 내뱉고 있었다.


" 하지만 원래부터 힘의 차이가 너무 컸던 그로써는, 마왕을 죽일 수 없었죠. 그래서 그는... 마왕의 출산일을 노려 기습을 가했습니다. "


침중한 분위기에 잠긴 머튼의 목소리가 나직히 울린다. 그 당시를 회상하고 있는 듯 한 느낌.


" 솔직히 말하면, 마왕은 지위와 그 상징을 잃었어도 여전히 강했습니다. 인간계를 침공하지 않는것은 정말로 그녀의 자의일 뿐이라고 할 수 있을정도로요. 지위가 없어진 만큼 역할이 사라졌다고 생각한걸지도 모르지만. 그녀 말로는 시스템이란 것에서 벗어났다고 했는데 아직도 무슨말인지 모르겠습니다. "


- 인간계와 마계의 전쟁은 결국 신들의 각본에 의해 짜여진 연극과도 같은 것이다. 용량을 줄이기 위해 만든 시스템. 각계에서 연극을 훌륭히 수행해갈 인물, 즉 마왕과 용사를 신들이 내려보내 하는 전쟁이지... 인간에게 패배한 그녀는,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걸 수 도 있겠군.


머튼의 말을 들은 마검이 혼잣말을 중얼거리듯이 조용하게 목소리를 전했다.


아버지와의 전투 이후로 마왕과 헤어진 마검은, 어쩌면 이후의 마왕에 대한 소식을 듣는것이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 하여튼, 출산일날 기습을 가한 바사고는 결국... 마왕을 죽일 수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뱃속의 아이를 지키기 위한 마왕이, 그녀의 복부를 통째로 공간전이를 시켰죠... 바사고가 자신을 놓치지 않을것을 예감한 그녀는, 남은 내장을 바닥에 흘리면서도 끝까지 바사고와 싸워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


- 바사고, 결국 그녀석이...


마검으로부터 침통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어느정도 예상은 하고있었다는 듯 충격에 휩쌓인 것 같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죽음을 예상하는 것과 소식을 전해듣는 것은 다르겠지.


" ...아이는, 어떻게됬습니까? "


칼라한이 어떻게 보면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도 있는 질문을 던져온다.


그것은, 아이에 대한 걱정일지 인간계에 대한 걱정일지 모를 질문. 머튼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대답하기 힘들지도 모를 이야기.


" ...아이는 찾았습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출산에 의해 반마족 치고는 인간에 가까울 정도로 나약했습니다만... 그것은 어찌보면 인간사회에 섞여살 수 있을정도의 유연함이었지요. 그녀가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는 그녀가 가장 '믿고 맏길 수 있는 사람'의 근처로 이동되었습니다. "


" 흠흠, 그거 다행이군요. "


어느정도 머튼의 눈치를 살피는 칼라한이 적당히 헛기침을 하며 말을 맺는다. 아마, 머튼이 이러한 주제의 이야기를 꺼내기 싫어한다는 것을 느낌상 알아챈거겠지.


그럼에도 그의 입장에서는 머튼의 심기를 거스르고서라도 물어보고 싶은 질문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머튼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아이겠지만, 그것을 모르는 칼라한에게는 그저 불온의 싹이었을 테니.


나도 마검으로 부터 대략적인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 칼라한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 않았을까.


" 자꾸 이야기가 새는것 같습니다만, 결국 지금부터는 바사고의 행보가 중요하단 이야깁니다. 우스운 이야기라면 우스운 이야기입니다만, 마왕을 죽인 바사고에게 따로 힘이 깃든다거나 한것은 없습니다. 그저, 그의 분풀이정도로 끝났겠지요. 단지... "


사족이 길었던 만큼 불합리하게도 본론이 줄어든다. 머튼 본인도 횡설수설하며 사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당황한 걸까, 정작 중요한 이야기를 제대로 못전하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 인간계에서 용사가 정해진 만큼, 마계도 가만히 있지 않을것이란 것. 그리고, 인간 자체에는 우호적이었던 전 마왕의 반향이랄까, 인간에 대한 증오와 투쟁심이 많은 바사고가 마족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고있다는 것... 이 더 중요하겠죠. "


" ...미련한 제 궁금증을 풀어주신점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하나 더 여쭤보자면... 분명 이 말씀을 시작하실때 이카노스군이 앞으로에 대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던것 같은데... "


칼라한의 말을 끝으로 모두의 시선이 다시금 내게로 몰렸다.


자꾸 마왕의 이야기니 그 혈족이니 하는 말에 정신이 쏠렸지만, 정작 중요한 요건은 따로있었던 셈.


머튼이 나를 찾아온 이유와, 나를 돕겠다고 한 이야기.


" 아아... 그랬죠. 아까 바사고와 관련한 이야기입니다만... 이카노스군. 당신의 여행은 당신의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얽혀있습니다. "


다시금 중요한 듯이 울리는 머튼의 목소리가 귓가에 박힌다. 내 여행은 많은 사람이 얽혀있다는 말.


그 말 한마디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도무지 목적이나 행방을 알 수 없는 솔로몬. 멸망했다는 신계와 지상에 내려온 신들. 본적은 없지만 부모님과 얽혀있는 마왕, 그리고 알 수 없는 신들의 계획과 용사의 일행이었던 부모님.


그 어느것 하나 세계와 연관되어있다는 중요한 이야기들.


나에겐... 너무나 부담되는 이야기들.


" 이카노스군. 당신의 여행은 제가 알고있는것 보다 더 많은 존재들이 엮여있지만... 지금 당장은 바사고부터 조심해야 합니다. "


머튼의 말이 내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다. 지금만 해도 머릿속이 복잡한데, 거기다가 또 알수없는 사람이 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 그는 지금 전 마왕이 남긴 자손을 신경쓰고 있습니다. 그럴일은 없지만, 지금 마왕을 선정하는데에 있어서 '신의 인정을 받은 자'가 없거든요. 인간계에서 용사가 나타났는데 어째서 마족의 신들이 잠잠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 그야... 마족의 신들 또한 지금 모두 마계에 내려가있을테니까. 마왕을 자처하고 있는 강한 마족들의 태반은, 인간계에서 영웅으로 취급받는 존재들이랑 비슷할거다.


머튼의 이해할 수 없다는 말에 대한 대답을 마검이 머릿속으로 이야기한다.


그래. 용사와 마왕은 신들의 각본에 맡는 역할과 임무를 수여하고 땅에 내린다고 했지. 허나 지금은 그 신들이 모두 멸망해 땅에 내려왔을테니, 그걸 정할 신이 없을것이다.


그러니, '신의 인정을 받은 마족'이 나타나지 못할 수 밖에.


인간계의 용사야 성검이 멋대로 정한거라지만... 마검은 그럴 생각이 없어보이니까.


하지만... 그게 어째서 바사고가 나를 노리는거랑 상관있다는 걸까.


" 설마... 이카노스군이 전 마왕의 혈육이라는 겁니까? "


대체 무슨 생각을 한건지, 경악에 가까운 칼라한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진다.


아니, 잠깐. 절대로 그럴일은...


...


...그럴일은 없다고 확신할 수 있나?


내가 천살성의 인격과 기억을 떠올린건 이 몸이 태어난 직후가 아니다. 아니, 태어난 당시의 기억을 하는 사람은 있을리가 없지.


날 마족이라 착각했던 수많은 사람들.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었던 정체성.


인간의 아이와 바꿔친다는 마족의 아이...


이계의 신이 가진 힘을 담을 수 있는 육신...


- 정신차려라. 말했지만 넌 마왕의 아들이 아닌 그 모험가의 아들이 맞다. 그녀석의 몸에서 흐르는 마룡의 피가, 희석되었을 지라도 굳건히 네 몸에 흐르고 있는게 보이니까.


" 아뇨, 이카노스군은 마왕의 혈족이 아닙니다. 그 아이는 딸아이예요. 그 아이는 제가 어디있는지, 누가 보호하고 있는지 확실히 알고있습니다. 지금은 별로 좋은 상태는 아니지만... "


머튼의 시선이 어렴풋이 칼라한에게 향하며 못을 박는다.


"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바사고란 마족이 이카노스군을... "


" 이카노스군... 마족을 실제로 본적이 있지요? "


머튼의 눈동자가 마치 거울처럼 내 모습을 되비춘다. 어렴풋이 돌아나는 기억.


내 고향이 몬스터들에게 대침공받았을때, 나는 분명히 마족과 마주했었다.


하지만... 그게 누군가의 귀나 눈에 들어갈 틈도없이, 분명히 그 마족은 날 본 그날에 죽었을텐데.


내가 머튼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그럴줄 알았다는 듯이 머튼의 입이 열린다.


" 마족의 오감은 계약에 의해 상위 마족과 연결되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인간계를 탐색하러 갈 때 주로 이용하는 수단이죠. 그리고... 그때 보인 당신의 모습은... 당신의 힘과 '그것'은... 바사고가 이상한 상상을 하기엔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


머튼의 시선이 내 허리춤에 다시금 머문다.


내 허리춤에 있는, 마검.


마왕의 징표와, 내가 보인 천살성의 힘.


작가의말

오...랜만 입니다...


8월이 되야 업데이트를 하게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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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너는 너의길을 혼자걷지 않는다.-1 +1 19.07.16 59 1 11쪽
200 너는 너의길을 혼자걷지 않는다. +1 19.07.11 85 2 11쪽
199 마탑의 마법서-1 +1 19.07.08 61 1 12쪽
198 마탑의 마법서 +1 19.07.05 65 1 11쪽
197 마룡의 피 +1 19.07.03 61 1 11쪽
196 리인카네이션 스태츄의 결실-3 +1 19.07.02 95 0 12쪽
195 리인카네이션 스태츄의 결실-2 +1 19.07.01 68 1 12쪽
194 리인카네이션 스태츄의 결실-1 +1 19.06.04 88 1 12쪽
193 리인카네이션 스태츄의 결실 +1 19.06.02 80 1 12쪽
192 성검-10 +1 19.06.01 134 2 12쪽
191 성검-9 +1 19.05.31 73 1 11쪽
190 성검-8 +1 19.05.30 89 1 11쪽
189 성검-7 +1 19.05.29 81 1 12쪽
188 성검-6 +4 19.05.23 105 1 12쪽
187 성검-5 +1 19.05.22 86 1 11쪽
186 성검-4 +1 19.05.21 96 1 11쪽
185 성검-3 +1 19.05.20 100 1 12쪽
184 성검-2 +1 19.05.19 90 0 11쪽
183 성검-1 +1 19.05.18 98 1 12쪽
182 성검 +1 19.05.15 8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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