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에 앞서 경동천하의 재간, 서문에 쓴 글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재간문 또한 이미 10년도 넘은 1998년 시공사를 통해 내면서 쓴 것이라, 상당히 오래전의 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 무협과는 달리, 좀 더 고전적이고 중국무협의 흐름과 흡사한 느낌이 강한 글입니다.
그점 감안하시면 좋겠습니다.
<…… 앞부분이 재미있고 뒷부분에서 처지는 것이 奇情武俠의 短點이라고 한다면 章이 더하고 卷이 더할수록 깊이 빠져드는 것이 正統武俠의 長點인바 여러분은 驚動天下를 읽어가는 동안 正統武俠의 본질을 느낄 수 있으리라 믿는다.>
1982년, 경동천하를 내면서 첫머리에 적었던 글이다.
과연 이 말이 10년하고도 5년이 더 흐른 지금에 와서 어떻게 보여질런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경동천하라는 한 편의 글이 무협계 일각에서 『금강류』(金剛流)라고 불리우는 형식의 고답적인 형태를 따라 전개되어 나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스토리나 전개방식을 바꾸기보다는 부분 부분에의 리얼리티를 살리고, 문장을 보강하는 형태로 재출간 작업을 했다. 이러한 형태의 작업은 원형(原型)은 보존할 수 있지만 대단히 많은 손이 가면서도 옛날에 이 글을 읽었던 독자에게는 뭐가 고쳐진 것인지 잘 알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독자는 전체적인 아웃라인만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원본을 가지고 있는 분이 계시다면 비교를 해본다면 ‘이렇게나……’ 라는 말이 나올 만큼 그 작업은 많은 수정을 요하는 것임을 부언해 두고자 한다.
한 가지 더 첨언을 하자면, 아마도 한국무협 중에서는 이 무협이 그때까지 사용되었던 역용이나 인피면구, 변장을 뛰어넘는 역용신공을 처음으로 도입했고, 기타 소소한 부분에서도 한국 최초의 도입이 몇가지 존재한다는 것이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무협에의 애정은 뜨겁지만, 주변 여건이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음이 가슴 아프다. 그것이 몰지각한 자들의 작태에 의한 인위적인 것이라는 데 있어 더욱 눈물겹다. 그 행동으로 인해 커나가고자 하는 후배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음이 또한 안타깝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작품에의 평가는 독자의 몫이니 누가 뭐라고 할까. 이제 여기에 다시 한 편의 글을 내놓고 평가를 기다리고자 한다.
겨울의 문턱
蓮花精舍에서 金剛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