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난 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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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수
작품등록일 :
2018.08.30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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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7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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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2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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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이상혁은 김주원의 말에 남상미를 보며 말을 이었다.


"저희는 조직 폭력배가 아니고 지역 상인들과 계약을 맺고 상부상조 하는 보안 회사입니다. 저흰 전부 합법적인 정식 계약을 했습니다. 물론 원하지 않는 상인들은 빼고요."


"알아요. 정말로 문제 없는 계약을 맺고 그대로 행한다고요. 업주들 입장에서도 합리적인 보호비를 가져간다면 보호를 받는 쪽이 이득이겠죠."


"하하. 네,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말에 그냥 넘어갈 남상미는 아니었다.


"하지만 처음 지역을 장악하는 과정에서는 폭력이 빠질 수가 없지요. 그 뒤에 치고 올라오려는 조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구요. 이건 엄연한 불법이에요."


이상혁은 남상미의 말에 유들유들하게 받아쳤다.


"어,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더 이상의 확장은 그만두겠습니다. 물론 새로 생기는 조직들에 대한 견제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지금 계약을 맺고 보호해주는 일만 계속 하겠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죠?"


"그냥 현재 하는 합법적인 일만 하겠다는 뜻입니다. 저희는 불법을 행하는 회사가 아니니까요."


이상혁의 말에 살짝 열이 오른 남상미가 물었다.


"그 말은 나에게 불만이 있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내가 우습게 보여요? 한 번 지금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했던 불법적인 행위들을 찾아내서 처벌 해볼까요?"


이상혁은 남상미의 말에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원하시면 한 번 해보시죠.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죠."


"이익.."


남상미는 이상혁의 말에 이를 갈며 화를 내려 했다. 하지만 김주원의 중재에 일단 멈췄다.


"아이고, 우리 검사님. 화내지 마세요. 이 놈 이거 만만하게 보고 덤비시면 안 돼요. 모르긴 몰라도 이 놈 부하들이 충성도가 워낙 높아서 남검사님한테 절대로 이 놈까지 불지는 않을걸요?"


"뭐라고요?"


남상미는 김주원의 말에 살짝 충격받은 모습으로 되물었다. 보통 조폭들에게 의리나 충성심이라는 것은 거리가 먼 덕목이었으니까.


"이 녀석 업주들한테 받은 돈을 말단 부하들까지 골고루 잘 분배하는 것 같더라구요. 기존같으면 배를 곯아야 할 말단들까지 넉넉하게 돈을 받고 일을 하니 충성심이 아주 끝내줍니다."


"하.."


남상미가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짓자 김주원이 은근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 놈들이 버텨주니까 쓰레기같은 놈들이 활개를 치지 못해서 밤의 치안이 아주 좋아요.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경찰이 디테일까지 책임질 수는 없는데, 이 놈들이 그 공백을 해결해주니 매우 편합니다."


"..."


남상미가 어이가 없어 아무말도 하지 않자, 김주원이 설득의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니까 검사님도 영양가 없는 협박 그만 하시고, 그냥 오늘 하려던 부탁만 하세요. 치안유지도 해주면서 가끔 이런 부탁도 들어주고 하니까 무척 유용합디다. 이 녀석 조직이 없어지면 우리 형사들이 힘들어져요."


남상미는 얼굴이 빨개진채 씩씩거렸고, 김주원은 할 말은 다 했다는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이상혁은 둘의 표정을 보며 은근슬쩍 말을 보탰다.


"아이 참~ 김형사님. 조직이 아니라 보안 회사입니다. 왜 자꾸 그러셔~"


"아아, 그래, 내가 또 말 실수 했다."


김주원은 한 손을 들어 미안하다는 듯 의사를 표시했다.


"그리고 남검사님. 부탁이 무엇입니까?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도와드려야죠. 제가 직접 발벗고 나설테니 말씀만 해보세요. 조금 전에 제가 했던 말이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셨다면 사과 드리겠습니다."


남상미는 이상혁의 말에 약간 누그러진 태도로 말했다.


"어, 그래요."


그리고 식탁에 놓인 물컵을 들어 한 모금 마신 후 말을 이었다.


"실은.."





=== 남상미의 회상씬 ===


여느 때처럼 업무에 매진하던 남상미에게 지인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 상미야..


전화한 사람은 남상미의 어릴적 친구로 연락하고 지낸지 오래된 사이였다.


- 오랜만에 전화해서 이런 부탁이 좀 미안하긴 한데..


"어, 그래, 얘기해봐."


- 내 친구 하나가 혼자서 전라도 여행을 갔다가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었거든..


"그래?"


- 어, 그래서 마지막으로 연락을 받았던 전남 00 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는데, 한달이 넘어도 최선을 다해서 찾아보고 있다는 대답 말고는 하는 말이 없어. 수사를 하기는 하는 건지를 모르겠어. 내가 오죽 답답했으면 검사인 너한테 전화를 했겠니.. 네가 좀 알아봐주면 안될까?


"아.. 그래. 알았어. 내가 한 번 알아볼게."


- 고마워. 정말 고마워..


"응. 그래."


남상미는 친구의 연락에 일단 알아보겠다고 대답하고 끊은 후, 자신과 함께 일하는 수사관에게 살짝 알아봐달라는 얘기를 한 후 신경을 껐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실종사건은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고, 그것을 일일이 캐내기에는 힘이 들어서 경찰에서는 조금 알아보다가 포기하고 묻어버리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즉, 흔한 실종사건중의 하나로 보았고, 그 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렇게 바쁜 나날이 지나던 중 수사관이 남상미를 불렀다.


"남검사님."


"예?"


"지난번에 지시하신 실종사건에 대해 좀 알아봤는데요."


"실종사건요?"


남상미는 친구가 부탁했던 사건에 대해 완전히 있고 있었던 것이다.


"왜, 그, 친구분이 부탁하셨다는 일이요."


남상미는 수사관의 말에 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아~ 그거요. 이제 기억나요. 어때요?"


"뭐, 늘 그렇듯이 담당 경찰관은 크게 관심이 없더라구요. 수도없이 생기는 실종사건을 일일이 파볼 수도 없다는 거죠."


"흠.. 그렇군요. 수고하셨어요."


남상미는 예상했던 결과지만 씁쓸함을 느끼며 대답했다.


현지 경찰이 그렇게 버린 사건을 자신이 나서서 독촉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한 것이었다.


물론 독촉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필연적으로 시끄러워질 것이고, 경찰의 항의를 받을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평검사인 자신이 그런 항의를 감수하면서 도와주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말이죠. 이게 좀 이상해요."


하지만 그런 남상미의 생각은 이어지는 수사관의 말에 조금 바뀌었다.


"뭐가 이상하죠?"


"어찌 되었든 지시를 받았는데 겨우 담당경찰의 대답만 듣고 그만두기도 뭐해서 데이터를 좀 찾아봤거든요. 그런데 전라남도의 인구대비 실종률이 타 도에 비해서 기형적으로 높아요."


"...?"


통계를 내보면 당연히 어떤 도는 높고, 어떤 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남상미가 언뜻 듣기에는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사관은 이런 남상미의 의문 가득한 표정에 은근한 말투로 답변을 했다.


"물론 도마다 어느정도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가 하고싶은 말은 그 차이가 너무 크다는 거죠. 그리고 몇 달 전보다 그 수치가 갑자기 증가했어요."


"... 실종인구 수가 증가하는 것에 인위적인 이유가 섞여있는 것 같다라는 말씀을 하시는 거죠?"


"네.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적지 않은 규모의 인신매매 조직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 같다는 거죠?"


"네."


"하아.. 이것 참.."


인신매매 조직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 중 하나였고, 이를 소탕하면 인사고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의 남상미에게 전남의 인신매매조직 수사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인신매매조직이 있다라는 확신도 아니고 그저 수치에 기반한 추정일 뿐이다.


고운 아미를 찌푸리며 잠시간 고민하던 남상미는 곧 결정을 내렸다.


"차장검사님을 뵙고 올게요."


"네."


여러모로 생각을 해 보았을 때, 정식으로 보고하고 전남지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서울중앙지검 김지호 차장검사는 남상미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그래서 협조요청을 하고싶다?"


"네."


"되겠냐?"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도와달라고 보고드리는 것입니다."


"안 돼. 우리 관할도 아니고 그 정도 사유로 협조요청을 하면 전남지검에서 얼씨구 하고 돕겠어? 나 같아도 거절할텐데.. 최소한 인신매매가 확실하다는 증거라도 있어야 할 거 아냐?"


김지호의 말에 남상미는 욱해서 금방이라도 달려들 듯 말했다.


"하지만 인신매매 증거를 찾아오려면 수사를 해야하지 않습니까?"


김지호는 남상미의 반응에 철모르는 후배를 타이르듯 말했다.


"야.. 네가 생각해봐. 너 같으면 전남지검에서 전화해가지고는 우리 관할에 실종사건 수치가 높으니 인신매매가 의심됩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하면 하겠냐?"


"... 안 합니다."


검사들의 업무강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자기일도 바쁜데 단순히 실종신고 수치가 높다는 정도로 움직일만한 검사는 없다.


물론 그 수치가 일반적이지 않고, 몇 달 전을 기점으로 폭증했다는 것은 주목할만 하다. 하지만 자신도 친구의 부탁이 아니었으면, 그리고 자신이 확인을 지시한 수사관의 관심이 아니었으면 그냥 넘어갔을 확률이 높았다.


"증거.. 가져오겠습니다."


"이걸 하겠다고?"


기가 막혀하는 김지호에게 남상미는 재차 말했다.


"한 번 알아보고, 인신매매가 맞다는 것을 확인할 정도의 증거를 얻지 못하면 포기하겠습니다."


"... 그래. 해 봐."


=== 회상씬 끝 ===





그렇게 알아보기 시작한 전남의 인신매매 조직 존재여부에 대한 수사는 시작부터 난항에 부딪혔다.


남상미가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사관은 둘밖에 되지 않는데, 이들은 다른 사건도 조사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냥 포기할까 하다가 김주원에게 이 얘기를 하게 되었고, 김주원이 이상혁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었다.


마침 이상혁이 전남에 있는 광주의 밤을 지배하고 있고, 인신매매 조직을 싫어해서 잡아서 경찰에 넘기는 등의 행동을 보여왔고, 경찰력을 동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오히려 경찰보다 나은 정보 수집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전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인신매매 조직이 있는지를 확인해주면 좋겠어요. 인구대비 실종신고 비율을 높일 정도라면 무척이나 자주 일어나는 일일테니 막연하기는 해도 확인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닐거예요."


남상미의 말에 이상혁이 물었다.


"일리는 있지만 만약 쉽게 확인이 되지 않는 수준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렇다면 깔끔하게 이 일에서 손을 떼려구요. 그 정도라면 내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뜻이니까. 있어도 소규모의 조직이라 서울에 있는 내가 거기까지 간섭할 정도의 일이 되지 못해요."


"오케이. 알겠습니다. 도와드리죠. 검사님과의 인맥을 만드는 일인데 이 정도를 못 하겠습니까. 그리고 저도 인신매매하는 놈들은 딱 질색이라 전부 박멸하고 싶기도 하구요."


남상미는 도와주겠다는 이상혁의 말에 얼굴에 화색이 돌며 말했다.


"고마워요. 나도 그쪽이 필요한 일에 도움을 주도록 할게요. 물론 불법적인 일은 안돼요."


"물론입니다. 저흰 합법적인 일만 하는 보안 회사입니다. 그리고 그쪽이라고 하지 마시고 좀 더 편하게 말씀하세요. 저보다 나이도 있으신 것 같은데 상혁이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음.. 그럼 이 사장이라고 부르지요."


"하하..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뭐, 편한대로 부르시죠."


김주원을 포함한 셋은 이렇게 본론을 끝내고 식사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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