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몰리오르 레데오-emolior redeo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8.09.12 16:22
최근연재일 :
2020.06.28 22:37
연재수 :
138 회
조회수 :
6,466
추천수 :
13
글자수 :
641,127

작성
19.05.30 21:13
조회
18
추천
0
글자
9쪽

소중한게 많다면[1]

그들이 사는 세계의 네번째 시간




DUMMY

“너 그거 엄청 소중하다고 그러지 않았어? 나 줘도 되는 거야?”


너한테 엄청 잘해준 것도 아닌데, 너 때문에 넘어져서 무릎 다친 적도 있으니까 원망도 했는데.


“정말 괜찮은 거냐고! 그야······ 너도 천사를······.”


천사가 몸속에 허락도 무시하고 들어왔잖아. 몸도 약한 주제에 말이나 말지······.







천사라는 신이 우리들의 몸에 강림하셨다. 어른들은 마치 신성시한 일처럼 받아들여서는 별거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아직 능력 개화도 못한 아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여 버렸다. 말이 되냐? 나는 그런 것에 진절머리가 나서 도망쳤다. 우선은 나만 도망치고 비밀장소든 뭐든 찾은 다음에 친구들과 함께 떠나려고 했었다.


준비의 90퍼센트를 마무리하고 축배에 쓸 술도 몰래 사뒀다. 그날은 하루 종일 밖에서 돌아다니느라 일어난 일에 무감각했었다.


일어난 일.


그건 이브가 천사를 감당하기 힘들어져 능력 개화 이전에 폭주 상태로 돌입한 날이다. 그리고 [거베라] 라고 이름이 붙는다. 크고 화려하며 부를 상징하는 꽃으로 완전 안 어울리는데, 서민에 어린 꼬맹이 시선에만 그리 보일지도 모른다.


결국 죽는 건 똑같으니까 아이들의 수도 줄어들었다. 물론 능력 개화까지 도달한 아이들은 생존하여 센트럴 파크라는 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성전의 부름에 응해 떠나갔다. 아! 부럽다고 생각했다. 이브가 그렇게 되지만 않았더라도, 같이 갈 수 있었을까.


하지만 사람의 정신은 생각보다 나약했다. 거베라의 등장이 있었던 일 이후로 센트럴 파크고 뭐고 행복한 일은 더 이상 이어지질 못하였다.


오직 시체만 쌓일 뿐.








가장 단단하다고 까지 알려진 광물은 갑옷을 입은 자가 성력 공격에 의한 상처는 강도에 무기가 막히고 성력은 흡수하여 화력을 잃지만, 타인의 성력을 받아들이게 되면 2배, 3배에 근접하는 고통이 몸을 덮치기 때문에 이중성을 지녔으나 광물 그 자체가 수단이다. 어쩔 수 없는 설계 미스에 더해 성력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갑옷에 오메룸 광물이 얼마만큼 섞였느냐에 따라 흡수량도 달라진다.


그렇기에 리스크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가령 시몬이 얼음 위를 사뿐히 미끄러지듯 도약해 성력을 두른 성창으로 가로막은 벽을 찔러도 성력은 흡수가 되고 벽은 상태를 유지하던가, 균열만이 나서 파괴단계에 이르지는 못한다. 성창이라고 파괴를 할 만큼 약해진 게 아니다.


시몬이 파악한바 능력에 허점을 인식하였다. 거기다 루치아의 버프까지 사용했다.


‘균열을 따라 깨진다.’를 개념하여 입혔다. 이시피엘의 능력은 세계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타격을 주는 형식이 아닌 진리로서 행해지는 기적이다. 벽은 깨졌다. 그 순간, 좌우, 벽 뒤쪽에서 대각선으로 솟아오른 2개의 기둥은 전진을 멈췄다가 끝에서 다시 90도로 꺾여 시몬을 공격했다. 크기를 가늠하고 심호흡을 한 번 깊게 해본다.


“노려지는 이유가 명백한데 아저씨는 왜 만나 보라는 거지.”


피렌체에서 첫 만남을 반겨준 바울은 시몬에게 분명 일이 생기기 전, 접촉해 보라고 추천하였다. 결과는 보통 이상 혹 그 이상의 일이였다.


“시스테, 비아토르! -멈추라 말한다. 그대에게!”


오롯이 성인의 육체라는 강점만으로 극강의 척력을 만들어낸다. 왼발을 앞으로 대고 지지대 삼아 뒤로 쭉 뻗은 성창을, 몸의 중심을 전방으로 돌리면서 오른팔을 힘껏 내지른다. 손목을 비틀어 관통력을 더해 강렬히 돌진하는 기둥과 충돌했다. 가장 단단한 광물, 그러나 가공이 힘든 오메룸 광물은 본연의 형태에서 효율을 다한다.


이를 아우르는 파괴력이 맞받아친다면 어김없는 한낮 광물 덩어리다. 산만하게 깨져버리는 2개의 기둥은 형태 그대로 제자리에서 박살이 나고, 무너져 가던 벽의 파편들은 흔적조차 눈 앞에서 삭제 당했다.


피렌체 절반 이상을 지도상에서 삭제 시킨 행동 이외에 성인다운 공격이었다.


“······.”


“나는 해치려고 온 건 아니고 용건이 있어서 왔다. 결심만 한다면 죽일 수 있는 걸 하지 않겠다. 무슨 뜻인지 이해했으리라 믿고.”


강단을 품은 말투로 벽 너머에 있을 이름 모를 소년에게 말한다. 하지만 앞서 그래왔듯이 그는 입을 다문 채 모습을 드러내 시몬과 대놓고 나와서 구경하는 루치아를 번갈아보며 째려보았다. 얌전히 대화에 동참할 여지 따위를 봐주지 않자 인내를 버린 시몬이 먼저 위협을 가했다.


창에 성력을 불어넣고 한 번 휘둘렀을 뿐인데, 주변의 먼지며 잔 부스러기들이 강풍에 휘날려 주변을 정리하였다.


“믿지 않으면, 죽일 수밖에. 내 뒤에 있는 아이도 너와 같은 천사를 품은 저주 받은 아이야. 지만, 겁쟁이인 너와는 다르지.”


그리곤 여태껏 창을 쥐는 자세를 잊어버린 건지 거꾸로 쥔 채 투창사의 모습을 카피하여 공격하는 자세를 취하였다. 적합하지 못한 교복 바지는 성력으로 천을 자르고 고쳐 잡았다. 외관으로 보이는 포스는 완전히 깨부술 강력함을 뿜어대었다. 도가 넘는다고 루치아는 생각했다. 시몬이 마음을 무심하게 이해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기분파라고 보기엔 신중한 타입이다. 자신도 도망자 신세로 전락했는데 살기를 띄고 저항하려는 소년은 얼마나 두려움에 허덕이고 있을까.


그때, 소년이 갑자기 말을 걸었다.


“너로 인해 앞으로 다쳐갈 친구들은 생각 안하나. 자기 멋대로 생각하는 게 대체 누구지?”


거의 화풀이에 가까운 투정.


“꺼져라.”


소년의 두 눈이 달빛에 어스름히 보였다. 분노로 가득 차 분간도 못하는, 아까 전 템페스타에게 내비치는 증오의 눈과 동일했다. 만인을 공통이라 보고 투쟁에 기꺼이 휘말려 수호자를 자처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루치아는 눈을 마주치려고 조심스레 뒷걸음질을 했다. 그때처럼 상대와 나를 투영한다. 그리고 남을 자신으로 투영해 과거를 회상해볼 심산이었다.


이 경우, 상대의 의식은 일시적으로 차단 된 채 활동을 잃는다. 단시간, 많은 걸 알아내야 할 때 유용한 기술이다. 통한다면 말이지.


“귀찮게 하지 말로 돌아가라! 모두가 통제 불능한 애들이라고 보는 게 억지스러운 거지!”


잠시 떠오르고, 뒤이어 바닥에서 불투명한 광물 기둥이 끝은 뾰족한 상태로 시몬을 향해 나아가면서 공격적으로 솟아났다. 시몬이 즉시 투창해 기둥을 박살내고 이어진 성력으로 회수한 뒤 충전했다.


튀어나온 기둥에 시몬이 이리저리 피하지만 멈추질 않는다. 시몬은 응축된 성력을 성창을 통해 내지르며 쏟아 부었고 세 발자국 앞까지 등장했던 기둥들은 성인의 압도적인 성력을 흡수해버리고 균열이 내부에서부터 나더니 이내 폭발하고 말았다.


방금 뽑아낸 기둥만으론 저 질량, 폭발량을 견디질 못하는 것이다. 그냥 놔두었다간 단순한 공방전이 끝날 거 같지가 않았다.


생성: 검은 술잔의 성수.


별거 아니다. 시몬이 가르쳐준 기상의 상징인 신을 극한의 확률로 동조해 능력을 얻는다고 하였다. 예전엔 쓸모가 있었겠지만 모든 신들이 인간에게 동화되고, 죽은 인간에게 깃든 천사는 다시 영혼이 정처 없이 떠돌다가 성유물에 들어가 영혼을 스스로 보호하기에 이른다.


그러니까 이걸 마셔도 능력 사용은 불가하다. 만, ‘만들어내면’ 그만이다. 바로 목구멍으로 넘겼다.


이 능력의 원리는 간단했다. 그저 기상을 자유자래로 그릴 뿐. 짙은 구름이 이곳저곳에 나타나 가뜩이나 어두운 하늘, 불빛을 저버린 마을은 고립된 여행객처럼 모든 빛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세상의 축복을 빛이라 하였고 그것이 인간을 비추고 윤택한 삶을 지니게 하리라.


신을 믿는 자라면 들어봤을 고대 종교국가의 성서 속 문헌이다. 특히나 시몬은 둠에 사로잡힌 나약한 새처럼 활동량이 극도로 줄어들었다.


“태양과 달이 등진 두 사람에게 축복은 없을 겁니다.”


이 문장에 담긴 이시피엘의 능력은 다음과 같다.


[태양과 달의 수호를 받지 못하는 자. ‘이’ 신을 제외한 모든 생명은 성력 활성화를 금한다.]


“이제 속 시원히 이야기나 하자. 비토리오 루인 루치아. 내 이름이고 센트럴 파크로 온지 얼마 안 지났어.”


“나한테 그런 걸 말한다고 해서 순순히 갈 거 같아? 내가 여기를 떠나고 나면 텅 비어버린 이곳에선 힘도 못 쓰는 애들을 죽일 거면서 괜한 소리 하지 마라. 또, 난 살인자야. 이젠 길을 벗어났다고.”


루치아를 타깃으로 소년은 손을 뻗었지만 전혀 반응하질 않았다. 시몬과 더불어 소년도 함께 돔에 가두었기에 사로잡힌다. 재차 팔을 절도 있게 흔들어 시도 해봐도 변화는 없었다.


“난, 이 정도로 강해. 날고 기어도 수단 자체를 감출 수 있어. 이제 말해봐. 너는 무엇과 싸우는 거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 글 설정에 의해 댓글을 쓸 수 없습니다.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에몰리오르 레데오-emolior redeo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에몰리오르 레데오 完 20.06.28 65 0 -
공지 연참대전 중지... 19.07.19 102 0 -
공지 휴가 복귀합니다! 18.09.18 143 0 -
138 방아쇠를 당겨라[3] - 그 안에 총알은 없었다. 20.06.28 67 0 9쪽
137 방아쇠를 당겨라[2] 20.06.28 68 0 11쪽
136 방아쇠를 당겨라[1] - 총구의 방향은? 20.06.15 72 0 10쪽
135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4] - 그들이 인류를 대하는 마음[1] 20.05.31 80 0 10쪽
134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3] - 신념을 헷갈리지 마라. 20.05.24 66 0 11쪽
133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2] - 쓸모없는 행동들의 결과들 20.05.17 78 0 9쪽
132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1] - 단테의 걸음 20.05.06 62 0 10쪽
131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6] - 되돌아본 광경을[1] 20.05.03 71 0 12쪽
130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5] 하이델베르크의 당주 20.04.20 65 0 11쪽
129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4] - 각오를 다지다. 20.04.12 71 0 8쪽
128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3] - . . 20.04.05 68 0 13쪽
127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2] 20.03.22 70 0 13쪽
126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1] 20.03.08 102 0 9쪽
125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4] 20.02.23 72 0 10쪽
124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3] - 참전, 이노세 하루키 20.02.11 78 0 9쪽
123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2] - 참전, 프라와 셰어 20.02.05 73 0 8쪽
122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1] - 참전, 레이베른. 20.01.27 81 0 10쪽
121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4] 20.01.20 73 0 7쪽
120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3] 20.01.12 81 0 14쪽
119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2] - 성인들의 대전[2] 20.01.05 78 0 10쪽
118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2] - 성인들의 대전[1] 19.12.29 70 0 12쪽
117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1] 19.12.25 66 0 8쪽
116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5] - 불명예 19.12.15 65 0 8쪽
115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4] 19.12.12 73 0 11쪽
114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3] - 의미없는 행동은 없다. 19.12.08 77 0 13쪽
113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2] - 자체 방어 시스템 가동 19.12.01 67 0 9쪽
112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1] 19.11.25 81 0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