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몰리오르 레데오-emolior re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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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8.09.12 16:22
최근연재일 :
2020.06.2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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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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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센트럴 파크 공방전 2페이즈[6]

그들이 사는 세계의 네번째 시간




DUMMY

건물 바깥에서 한참도안 소란스런 일들이 쉼 없이 일어나고 있고, 언제쯤이면 종료할지 예측이 가질 않았으며 이는 정상인의 반응이다. 참가는 당연 아니고 참관, 오히려 방관이 정답이라 인정할만한 단어다. 12사도의 기사단으로서 나는 성전기사가 실행하기엔 곤란한 일을 대신하여 처리한다. 그 일의 범주 안에, 살인은 간혹 등장한다. 이런 운명이라면서.


과연 정해진 답은 있는 걸까. 그렇다고 말 할 수 있는 걸까.


성전의 입장은 단호하다. 비장한 능력을 가진 아이가 성전을 이해하고자 하며 나아가 헌신하는 선택을 하는 게 아니라는 미래가 존재한다면, 정합상 균형과 평화를 무너트리는 역할로 타락하리라 믿는다. 그러나 현실로 결과는 이어지긴 했어도, 과정 또한 탓하지 않을 순 없는 일이니까 가만 놔두는 일은 성전을 배신하는 이야기로 변한다.


주장하고 싶은 속내는 두려움이 전부이나 겁쟁이라 놀릴 사람이 나와 보기를, 평화를 위해서 마땅히 세계를 떠나야 할 사람이다. 그런 와중에 단단한 벽돌문을 소신껏 두들기는 용기가 망므을 열고자 한다. 그녀, 슈발리에 샤르망 륀느가 다짜고짜 소매로 눈물을 닦아가며 힘차게 걸어오는 모습이, 평소 이야기를 듣는 모습관 상이해 멈출 수밖에 없었다. 울고는 있는데 힘이 넘친다.


최후의 선택이라도 한 듯이 다가왔다.


“시몬 씨······. 좀 도와주세요. 착한 분이잖아요?”


회의실은 빠져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남을 구한다는 심리’ 와 성전의 명령을 이행하는 자들을 막아선다는 결의. 다들 멋대로 가만히 있으려니 나도 산책이라도 한다면서 나왔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다. 울음 섞인 청아한 목소리가 작지만 강단 있게 나의 귀에 닿았다. 하지만······ 거짓 한 점 없는 울림 이였으나 신념까지 도달하는 건 불가능했다.


“륀느양. 당신이 믿는 그대로가 아닙니다. 나는 루치아를······.”


처단 혹은 생포하려고 했고 실제 시도도 했지만 예상한 시나리오가 적용되지 못해 실패한 것일 뿐, 이라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이런 냉담한 말 따위 무턱대고 튀어나오게 하는 거 아니다. 괜한 일로 어린 소녀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짓은 하고 싶지 않아서.


반면 그녀는 진실만을 말한다면?


“죽이려고 한 거 다 알아요. 질질 끌지 않고 희생을 조금 내면 바로 할 수 도 있었는데······. 성인이 나섰다면 성전기사가 행동하기 곤란해서잖아요? 시몬 씨도 성전의 일원이라면 제발··· 체사레와 제랄드만이라도 살려주세요···. 그만 잃고 싶다고요.”


여전히 신념에는 닿지 않았다. 겨우 그 정도인가. 자책은 내가 한다. 겨우 이 정도의 마음으로, 진심으로 한 친구를 포기하면서까지 아직 남아있는 자들을 살리고 싶다는 소망을 말하는 건데, 그걸 들어주지 못한다면 성인이라 할 수 있는 거야? 인류의 평화를 지킨다는 신념과 소신은 대체 어디로 가버린 거지.


루치아를 포기한다는 결정을 륀느가 말했다. 그렇다면 센트럴 파크는 더 이상 루치아의 관한 일은 관여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같다고 판단했다. 차라리 이렇게라도.


“좋습니다. 루치아는 포기하세요. 대신 두 사람을 구하도록 노력해보죠.”


배신자들을 재차 억압하고 끝내고 기어이 죽이는 행위가 성전의 입장이면 잘못한 죄로서 간주 할 일이 아니다. 순전히 사적인 감정이 마음을 두들겼다. 그러자 나락에 덮여져 있었던 본래의 의지가, 태초의 신념이 나를 일깨웠다. 성전의 일원이 된 자, 그것은 윤리를 수호하는 사명을 가슴 깊이 지니고 되새기는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이든 죄악을 가진 인간은 구원하나, 그로 인해 죽어가는 인간 또한 구원하는 것.


성전의 신념이, 나의 신념이 분명히 잡혔다.


“······.”


독단이겠지. 신념이 분명하다해도 나와 동일시한 신념이자 명령에도 불구하고 나의 결정을 따른다는 말이니까. 나 자신과 륀느양이 다르듯이.


나는 성전의 일원, 그들도 일원이다. 가족이다. 하지만 여기서 움직이기라도 하면 그때부턴 다른 길을 걷는 사람들에 불과해진다. 설령 둘 중 한 끝이 올바르고 다른 하나가 지옥이라 하더라도 그 길도 나의 신념, 나의 의지로 반영된 미래의 길이다.


“시몬 씨. 당신은··· 당신의 선택을 믿나요?”


순간 급소를 가격하는 공격적이지만 악의가 느껴지지 않은 질문을 받았다. 물론 고민은 없다.


“신에게 선택받은 운명이니까. 당연히 받아들일 겁니다.”


태어날 때부터 비상한 인간이라 여겨지고, 남들이 대해주는 태도부터 굉장히 소극적인 태도가 태반이다. 결심이 선 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의 계기로 시작했지만 말이다.


“륀느양.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성인이니까 슬퍼하는 인간을 구원하기 위하여.


“성인이 아니라 나의 신념으로 창을 들겠습니다.”


설사 동료와 싸우더라도 각오한 채 임하겠노라. 여린 륀느양에겐 웃음으로 화답해주었다. 저 맑은 눈물이야말로 인간의 불씨를 꺼트릴 순수한 대책이다.










이미 흘러가 버린 시간이 비어버린다고 제자리로 돌아올 것인가. 만약 루치아가 근처에서 샌드위치나 먹고 있고, 센트럴 파크도 추격자를 고용하지 않았다면 능력을 인정받아 시간을 복구시킬 텐데. 라는 생각이 문뜩 시몬의 이마를 스쳐 지나갔다가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결국 손을 놓고 뒤돌아 가버린 자의 부탁을 무슨 자비로 들어줄 텐가. 의미도 없고 상관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저 과거에 잠깐 만났던 인물에 불과할 텐데 말이다. 전투 중에도 루치아가 계속 아른거렸다. 상대는 무려 만만히 볼 상대도 아닌 한 자릿수 때의 성전기사니 말이다. 애매하게 상대할 바에야 확실히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여 쓰려트리는게 정답이다.


성력을 우아하게 시식하는 성창이 금세 다량을 머금는다. 찌르기와 관통상에 특화된 창, 창날은 없고 날카로운 촉만 존재하는데 둥근 형태의 면은 길길이 이어지는 작은 폅곡들이 무수하게 이어져 창이 지나갈 때 일으키는 바람에 또한 파생시키는 무기로 작용한다.


매우 위협적이지만 성전기사를 상대로 상처를 내지 않은 채 특성만으로 제압하기란 무리가 있다. 그러니 그때처럼 힘을 발휘해야한다. 성전의 일원이나, 어차피 성인의 입장에선 그저 남이라 악수하고 끝낼 사람.


“간다. 이 일격, 막아봐.”


성창을 안으로 당기며 스스로 포신이 되고, 거침없이 내지른다. 직경이 무려 외벽과 맞먹을 수준의 성력 에너지가 발산하여 이노세를 거침없이 내지른다. 직경이 무려 외벽과 맞먹을 수준의 성력 에너지가 방출, 이노세 하루키를 동시에 덮쳤다. 폭풍과도 비슷한 강풍을 부르는 위력의 공포가 단시간에 광장의 절반을 집어삼켰다. 멀찍이 떨어져 닿지도 않은 땅이 갈라지고 날아가는가 하면 하나둘씩 군용무장들이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외관부터 찌그러졌다. 혹은 쓰러지거나.


하늘을 수놓은 꽃봉오리들이 비가 내리듯 떨어지며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단 한 번의 공격이 수많은 걸 압박한다. 필시 이노세가 겨우 막아 버텨내고 있다곤 하여도 전세는 기울어졌다. 확실히.


거센 진동이 센트럴 파크를 뒤흔든다. 성슈엘과 열나게 검합을 다투던 레이베른도 후방지역을 기준으로 다가오는 압력에 위축해 잠시 멈추었다. 학생회 건물 회의실 안, 심장 부근을 잡는다 치고 가슴을 꽉 부여잡은 오블리에리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와······. 시몬 진심인가본데.”


“애는 뭐 땜에 저런 대냐. 나처럼 그냥 돈만 받고 할 일만 하지. 어휴.”


바울은 시몬을 나무라며 오블리에리와 소소한 담소를 나누었다. 끼어봤자 좋을 것도 없고, 콩고물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배신자 취급만 받지 이득도 없는 싸움.


하지만 시몬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제 좀! 그만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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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4] - 그들이 인류를 대하는 마음[1] 20.05.31 80 0 10쪽
134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3] - 신념을 헷갈리지 마라. 20.05.24 66 0 11쪽
133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2] - 쓸모없는 행동들의 결과들 20.05.17 78 0 9쪽
132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1] - 단테의 걸음 20.05.06 62 0 10쪽
131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6] - 되돌아본 광경을[1] 20.05.03 71 0 12쪽
130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5] 하이델베르크의 당주 20.04.20 65 0 11쪽
129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4] - 각오를 다지다. 20.04.12 71 0 8쪽
128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3] - . . 20.04.05 68 0 13쪽
127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2] 20.03.22 70 0 13쪽
126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1] 20.03.08 102 0 9쪽
125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4] 20.02.23 72 0 10쪽
124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3] - 참전, 이노세 하루키 20.02.11 78 0 9쪽
123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2] - 참전, 프라와 셰어 20.02.05 73 0 8쪽
122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1] - 참전, 레이베른. 20.01.27 81 0 10쪽
121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4] 20.01.20 73 0 7쪽
120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3] 20.01.12 81 0 14쪽
119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2] - 성인들의 대전[2] 20.01.05 78 0 10쪽
118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2] - 성인들의 대전[1] 19.12.29 70 0 12쪽
117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1] 19.12.25 66 0 8쪽
116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5] - 불명예 19.12.15 65 0 8쪽
115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4] 19.12.12 73 0 11쪽
114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3] - 의미없는 행동은 없다. 19.12.08 77 0 13쪽
113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2] - 자체 방어 시스템 가동 19.12.01 67 0 9쪽
112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1] 19.11.25 81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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