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몰리오르 레데오-emolior re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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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헤이젠
작품등록일 :
2018.09.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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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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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25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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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1]

그들이 사는 세계의 네번째 시간




DUMMY

트리로스타의 사위.


그 남자는 싱글벙글 웃는 다정한 얼굴과 다르게 내면의 성질은 불타는 마른 장작 못지않게 정열적이고 화끈한 정보검사다. 한국을 주축으로 유엔 승인의 공식 조직 ‘동아시아 연합 체계’, 그 사이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영명격련이라는 조직의 이레귤러. 북쪽의 남자 베르가 작전 명 이니티오를 정식 실행 지정한 국가이기도 해 교황청과 상당히 관계가 깊어진 곳이다.


“나름 로마에 살다 보니까, 가끔 순찰을 돌아. 내 아이가 안전하게 지낼 곳으로 만들어야지. 물론 지금은 협력의 입장으로 서 있는 거다.”


“아하!. 그럼 꼬맹이들의 부탁도 들어주나요?”


시에나가 루치아와 벽에 등을 붙여 앉아 있는 상태 그대로 재치있게 말을 꺼냈다. 싸움을 걸거나 소란을 일으켜 시선을 이끄는 행위를 하지 않고 대충 대화로 분위기를 유지했다.


“나는 교황청의 검사가 아니라도 집안은 탐색가문. 관여가 깊으니 곤란스럽기는 하지. 만, 들어는 볼까? 아가씨의 부탁은 항상 경청하라고 내 상관이 그랬거든.”


남자, 전 3군단장의 자리에 있었던 진윤서는 경이로운 실력과 지혜를 뛰어넘는 짐승의 사나운 직감이 전투적 성능 향상을 자극받는, 성력을 제외한 방식의 전투로는 성전기사단과 격렬히 맞붙을 수 가 있는 검사다. 힘으로는 밀려도, 능숙하게 따돌려 대등하게끔 보이는 전투를 선보인다.


원래라면 조국에 돌아가 살고 있을 남자는 이곳에 정착하였다. 쉽게 굴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집념의 인간은 껄끄러운 상대이면서, 동시에 어쩌면 불리한 상황을 타파할 키.


“센트럴 파크로 가서 동료들을 구할 거예요. 설령 거절한다 하더라도 혁명 당시 필사적으로 싸웠던 아이들이라면 붙잡혀 있을 거고요.”


거절을 전제로 전체를 포기하는 대신 일부를 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이러한 어법은 검사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이기적인 성격을 드러내는데 적절했지만 진윤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웃어 보였다. 우연이라고 하는 게 맞다면, 진윤서라는 존재는 필연적으로 시에나와 루치아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결의를 보여준다. 코프레아, 무서운 어른들의 눈을 피해 구석에 처량하게 앉아만 있는데 아닌 목적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음을 상기시켜주었다.


“정말로. 눈치는 빠르네.”


결혼을 치르고 곧장 2년의 시간이 지나자 후계자가 세상에 축복을 받으며 태어나주었다. 교황청은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을 직접 축복해주며 기도를 드린다. 사위가 타국의 검사라도 세례를 받았으니 자격은 만족스러운 값을 매겼다. 그러니 아이들을 위한 순찰이란 말이 시에나는 순사가 담기지 않은 거짓이라 생각했다.


시에나의 직감으로 진윤서는 필시 ‘모든 걸 알고서’ 우연인 걸 가장해 등장한 것이니라.


그렇다면 솔직하게 말해도 손해를 보는 일은 그다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오히려 이쪽을 찾아내었다는 게 더 큰 문제였는데 시에나의 판단으로 이를 유보 시킨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가씨의 소원이 우정이라면, 정당하지.”


진윤서는 자세를 풀고 똑바로 서서 한껏 기지개를 켰다. 마치 일을 시작하고자 준비하는 공사장 작업 인부 같은 터프함, 치고는 그대로 손이 허리에 찬 검집에 닿았다.


“어···.”


이를 포착한 루치아는 말을 어물거렸다. 반면 공격인 줄 착각해 반격하라던 시에나보다 반 박자 빠르게 발도하여 두 사람의 사이의 공간으로 검을 집어넣어 건물의 외벽에 균열을 만들었다. 환경 대기가 최근 탁해지는 바람에 전방 시야가 흐려진 게 아니라면······.


“출발하자꾸나. 전쟁의 서막이 울릴 시기야.”


진윤서의 전신은 백색 아지랑이가 유유히 감싸 기묘함을 뿜어대었다. 이는 마치 성전기사. 시에나는 자신의 눈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비벼서 알아챘다. 이어서 로마 시내를 울리는 고요하지만, 나지막이 울리는 종소리는···역사를 기억할 준비를 마쳤다.













미지의 세계가 전혀 아닌데 가끔은 전학을 온 그때가 새록새록 기억이나 생소함이 느껴질 때가 간혹 있었다. 그럴수록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현재를 직시하라고 가르침을 받았다. 케케묵은 이 지하도를 걷는다는 건 건강에 전혀 이로울 거 같지가 않았다. 한 발자국만 내딛어도 가벼운 먼지가 푹 하고 올라와 손으로 휘저으면, 또 이리저리 날아간 먼지가 벽에 튕겨 돌아온다. 양이 너무 많아서.


“도착이야. 이제 깨끗한 공기 좀 먹자고.”


아래에서 밀어 올리는 두꺼운 철문은 상당히 무거운 하중을, 체사리나와 단테는 적절히 힘 조절을 하며 성력을 부여해 한 사람이 통과할 수준의 넓이만 열고 빠져나왔다. 단테가 먼저 나와 바깥을 살피고, 체사리나를 잡아당기면서 품에 안아 바로 옆 거대한 나무 안쪽으로 빠르게 올라가 몸을 숨겼다. 다행히 광장엔 아무도 보이지 않아서 문을 여닫는 소리에 신경을 덜 썼다.


문을 닫는 동시에 체사리나를 빼내어 문을 놓쳤기에. 그렇지만 고요했다.


“여긴···.”


익숙한 장소. 그녀는 말끝을 흐리며 말했지만, 단테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그녀를 다독였다. 낮선 장소에선 오히려 호기심과 믿음직한 사람이 함께 있어서 두려움을 이겨내었다. 하지만 그 반대의 상황, 익숙한 장소에 들어선 순간 본래의 목적이 떠오르며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일종의 심리 현상이 체사리나를 덮쳤다.


단테는 원활한 작전을 위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어린애는 겁이 많지. 귀족 아가씨라고 해서 다를 게 없어. 안 그래?”


강아지의 꼬인 털을 정리해주듯이 머리카락 한올 한올 고루 만지며 곧 있을 습격에 대비해 용감한 소녀의 마음을 진정시켰다.


“너무 늦었죠. 왜 겁을 먹었을까요? 당신을 도와서···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 이룰 수 있겠죠?”


치마 끝을 괜히 잡아당겨 부끄러운 마음을 누그러트렸다. 두려움보다도,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는 당혹감에 괜히 웃음만 나왔다. 원래라면, 이 남자. 단테하고도 격렬하게 투덕거리고 싸워야 할 관계로 진행되어야 했었다. 그러나 이게 대체 뭘까. 알고 보니까 오히려 자기 집을 부수고 집주인을 내쫓으려 한 차가운 늑대였다니. 막무가내로 점거한 악당을 퇴치하는 힘 없는 사람.


체사리나는 그 차가운 늑대한테 생각지도 못한 다정함을 느껴 도통 뭐부터 해야 할지 감이 기절해버렸다고 느꼈다. 서로의 진심을 읽어갈 때 단테는 소녀의 모습과 초라한 눈동자에 공허한 분위기를 넓은 우주라 보았다. 더욱 다가가 광활하지만, 실상은 고통밖에 없는 그곳을 둘러보고 싶었다. 혹여나 소녀의 진심을 오독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그녀는 단테가 다가오는 걸 거부했다. 딱 거기까지. 거절 이외엔 모든 걸 허락해주었다.


“자···. 슬슬 시작하자.”


전 직책은 교황청 무장계열 전투조직 템페스타 중앙수호단장 겸 2팀 팀장급 기사 단테.


후드를 벗은 직후부터 이미 템페스타라는 긍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자유를 손에 쥐어 자유기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의 모습은 뱀이 탈피하듯 전혀 다른 느낌을 풍겼다. 그 기세며, 활개하는 용기야 말로 단테, 레오죠니아 에체테라 하르트, 다른 이름은 제 12사도기사단 제 2의 성인 안드레.


세계의 번혁까지 바라지도 않고 원하는 희망 사항이나 소망은 더욱이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교황청의 개혁. 그리고 그가 찾고자 하는 유일한 희망인 성창 탐색을 목표로. 이 부분은 체사리나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붙잡히더라도 자신과 전혀 엮인 적이 없는 것처럼 서로 도움이 되는 괜찮은 생각을 나누었을 뿐. 꾸밀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나름의 전략이었다. 그녀는 그럼 팀이 아니라고 살짝 삐졌었지만, 금세 풀렸다.


은근 잘 삐지고 새침도 낼 줄 아는 데다 남자라는 생물한테 제법 능숙한 접근을 시도한다. 한낮 여학생. 단.


이래 보여도 다르시아 가문의 당돌한 아가씨니까.


“성창을 가져올 테니까 얌전히 있어. 그저 시선 돌리기 용까지는 아니지만 역할 대비 효과는 최상급 수준이라 인식해둬.”


“흠······.”


성인, 에체테라는 허공에 손을 뻗었다. 그의 복장은 템페스타 전투복에 후드를 아예 찢어내 단 몇 초 정도 간은 상대의 넋을 앗아가 선공을 취할 기회를 준다. 불필요한 갑주는 끼지도 않았다. 장갑은 철갑의 파편을 붙여 방비를 더 한 일종의 방어구. 살며시 쥐는 손가락 끝에 얇고 하얀 실들이 몇 가닥 씩 엉겨 붙어 장갑 끝에 닿았다.


미리 설치한 장치의 일종일까. 기대완 달리 체사리나도 정체가 무엇이고 재료가 어떤지 금세 이해할 수 있었다.


“성력을 실체화시키는 건 간단하죠. 어디다 쓰게요?”


그녀의 질문. 씩 웃어 보이며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마음속으로나마 사죄하고 기도한다.


그리고 그 답을 에체테라는 조심스레 대답해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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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4] - 그들이 인류를 대하는 마음[1] 20.05.31 80 0 10쪽
134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3] - 신념을 헷갈리지 마라. 20.05.24 66 0 11쪽
133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2] - 쓸모없는 행동들의 결과들 20.05.17 78 0 9쪽
132 시련을 겸허히 받드리라[1] - 단테의 걸음 20.05.06 62 0 10쪽
131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6] - 되돌아본 광경을[1] 20.05.03 71 0 12쪽
130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5] 하이델베르크의 당주 20.04.20 65 0 11쪽
129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4] - 각오를 다지다. 20.04.12 71 0 8쪽
128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3] - . . 20.04.05 68 0 13쪽
127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2] 20.03.22 70 0 13쪽
126 결국 무엇을 위해서 인가[1] 20.03.08 102 0 9쪽
125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4] 20.02.23 72 0 10쪽
124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3] - 참전, 이노세 하루키 20.02.11 78 0 9쪽
123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2] - 참전, 프라와 셰어 20.02.05 73 0 8쪽
122 집결하라, 인류를 수호하는 성전기사들아[1] - 참전, 레이베른. 20.01.27 81 0 10쪽
121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4] 20.01.20 73 0 7쪽
120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3] 20.01.12 81 0 14쪽
119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2] - 성인들의 대전[2] 20.01.05 78 0 10쪽
118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2] - 성인들의 대전[1] 19.12.29 70 0 12쪽
117 축제가 열리는 행복한 곳은 아니야[1] 19.12.25 66 0 8쪽
116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5] - 불명예 19.12.15 65 0 8쪽
115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4] 19.12.12 73 0 11쪽
114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3] - 의미없는 행동은 없다. 19.12.08 77 0 13쪽
113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2] - 자체 방어 시스템 가동 19.12.01 67 0 9쪽
» 역사의 종점은 기록되지 않는다[1] 19.11.25 82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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