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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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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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25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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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통일 -2-

DUMMY

78화. 북부 통일 -2-



“아아. 류시드님. 여긴···?”


“나는 류시드님을 계승한 루엔이다. 이름을 밝혀라.”


류연은 서열 싸움에 대비해 목소리를 낮게 깔고 최대한 강하게 나왔다. 그러나 마족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제, 제 이름은 칼리안입니다···.”


“직책은?”


“비서입니다.”


류연의 긴장이 살짝 풀어졌다. 이렇게 자신감 없고 소심한 마족은 처음이었다.


이시리스 공작의 신체를 하고 있었지만 칼리안은 전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시리스 공작이 그리스 조각상 같은 느낌이었다면 칼리안은 미X린 타이어의 마스코트 같은 느낌이었다.


“상급 마족 칼리안. 류시드님을 보좌했던 것처럼 나를 충실히 보좌하겠는가?”


“예···. 마왕님.”


“앞으로는 나를 마왕 말고 마스터라 부르도록. 그리고 자신감을 좀 가져보도록 해.”


“예. 마스터.”


‘포커 운은 지지리도 없더니. 다행이야.’


무릎을 꿇은 칼리안은 모기만한 소리로 대답했다. 류연은 다크 나이츠를 불러 칼리안을 데려가게 했다. 이시리스 공작의 몸을 한 칼리안이 합류하자 로렌시아 왕국군은 잠시 술렁였다.


“칼리안. 나 데미안이다.”


“데미안님을 뵙습니다.”


칼리안은 데미안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데미안은 칼리안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잘 왔어. 전보다 몸이 오히려 좋아진 것 같네?”


“예. 베아트리체님.”


칼리안은 용케 베아트리체를 알아봤다. 데미오스와 이카르트와도 인사를 나눈 칼리안은 그들 뒤로 가 섰다.


류연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이시리스 공국군에게 다가갔다.


“이시리스 공작은 나에게 패배했다. 너희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시리스 공국의 기사들은 대부분 자유기사였다. 류연은 그들이 로렌시아 왕국에 합류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시리스 공국 기사들은 잠시 의논을 했다.


“저희는 당신을 주군으로 모시기로 결정했습니다.”


류연과 로렌시아 왕국의 평판이 좋은 편이라 이와 같은 결정이 나온 것이었다. 류연은 그들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


로렌시아 왕국은 연합왕국을 통일했다. 프렐리아 대륙 북부가 통일된 것은 몇 백 년만의 일이었다. 역사적인 사건에 로렌시아 왕국 국민들은 크게 기뻐했다.


지금 로렌시아 왕국 전역에는 축제가 한창이었다. 그러나 지금 류연은 칼리안의 지도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고 있었다. 칼리안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칼리안은 너무 약했던 것이었다.


“헉. 헉.”


칼리안은 헐떡이며 연무장을 달리고 있었다. 칼리안은 이시리스 공작의 잘 단련된 신체를 지니고도 체력 훈련을 무척 힘들어했다.


“칼리안.”


“예. 마스터.”


칼리안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자 류연은 칼리안을 불렀다. 류연은 칼리안에게 물통을 건넸다. 칼리안은 그것을 단숨에 들이켰다.


“여기 생활은 어때?”


“마스터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 잘 지낸다니 다행이네. 그리고 겉모습이 좀 바뀐 것 같다?”


“그렇습니까?”


영혼이 바뀌자 칼리안은 분위기뿐만 아니라 겉모습도 달라졌다. 굵던 얼굴선은 많이 부드러워졌고 우락부락하던 근육은 흔적만 남았다.


“그래. 앞으로도 열심히 해. 하다 보면 투지랑 자신감도 생길 거야.”


“예.”


류연은 칼리안의 성장을 기대해보기로 했다.


**


류연은 로렌시아 왕국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지금 전력으로는 아카디아 제국, 레헬른 공화국 어느 쪽도 정면으로 상대할 수 없었다.


가장 부족한 것은 인구였다. 아카디아 제국은 로렌시아 왕국의 열 배, 레헬른 공화국은 일곱 배의 인구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연합왕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던 칸트 왕국도 아카디아 제국에 복속되어 버렸다.


‘그렇다고 생산력이 좋은 것도 아니야.’


최근 생산량이 늘긴 했지만 장기전을 치를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북부의 춥고 척박한 땅은 레마리즈 강 주변에서만 농사를 짓는 레헬른 공화국보다도 생산력이 떨어졌다.


‘격차를 조금이라도 따라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류연은 곰곰이 생각했다. 인구와 생산량은 당장에 늘릴 수가 없었다.


‘그래.’


류연은 로렌시아 왕국군을 최정예로 만들기로 했다.


훈련은 이대로 계속하면 될 듯 했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장비였다. 류연은 장인 종족 드워프의 마을에 방문할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드워프 마을에 가 볼 생각이야.”


류연은 엘리스와 텐시에게 먼저 생각을 말했다. 엘리스는 류연의 생각에 동의했다.


“좋은 생각인 것 같아. 근데 미리 방문 의사를 밝히고 가야하지 않을까?”


“흠. 그럼 사절로 누구를 보내야 하나.”


“펜하르트 백작님 어때? 드워프들 성격은 대체적으로 올곧고 고지식하다 들었어. 펜하르트 백작님이랑 뭔가 통하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


괜찮은 생각인 듯 했다. 류연은 실무자 몇을 동행시켜 펜하르트 백작을 먼저 드워프 마을로 보내기로 했다.


“텐시는 왜 표정이 안 좋아? 또 화장실 못 갔어?”


그러나 드워프 마을 방문이 결정되었음에도 텐시는 뚱한 표정으로 있었다.


“루엔은 내 표정이 안 좋으면 맨날 화장실이래. 요즘 매일 아침마다 화장실 잘 가거든?”

“원래 엘프는 쇠 냄새 난다고 드워프를 싫어해. 나는 드워프 마을에 안 가면 안 될까?”


목재 수급이나 광산 개발을 이유로 드워프가 숲을 훼손해 엘프와 마찰이 생긴 경우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엘프가 쇠 냄새를 특별히 싫어한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었다. 만약 엘프가 정말 쇠 냄새를 싫어했다면 엘프 전사들이 판금 갑옷을 착용하기를 거부했을 것이었다.


‘잠깐만.’


류연은 전에 지크레아 최고 장로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어렴풋이 떠올랐다. 지크레아 최고 장로는 한 어린 엘프가 엘프의 숲을 방문한 드워프 장로를 심하게 골탕 먹였었다고 했다.


“드워프 장로를 골탕 먹인 어린 엘프는 너지 텐시? 엘프의 숲에 그런 말썽을 부릴 만한 어린 엘프는 너 밖에 없어.”


드워프 장로를 골탕 먹인 어린 엘프는 역시나 텐시였다. 지금 다시 보니 텐시의 굳은 표정 사이로 기쁨을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텐시는 가서 말썽을 부리고 시치미 뗄 생각이었던 모양이었다. 즉 밑밥을 뿌리고 한 번 튕겨본 것이었다.


“텐시 너도 가는 걸로 알고 있을게. 가서 말썽부리면 안 돼. 텐시는 이제 어른이잖아.”


“치. 드워프들이 얼마나 골탕 먹이고 싶게 생겼는지 가보면 알걸?”


텐시는 토라진 얼굴을 했다. 어쨌든 텐시도 간다는 뜻이었다. 류연은 텐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며칠 후, 선발대로 출발한 펜하르트 백작에게서 마법 통신이 왔다. 드워프 장로가 류연을 만나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짐 다 챙겼지? 가자.”


마족들은 반감을 살 수 있었다. 류연은 드워프 마을에 엘리스와 텐시만 데려가기로 했다. 류연은 마차에 드워프들이 좋아하는 맥주와 제련되지 않은 광석을 잔뜩 실었다.


“출발.”


마차는 류연이 직접 몰았다. 미레즈를 떠난 마차는 드워프 마을이 위치한 서부 고원으로 향했다.



“여기서 짐을 내려야겠다.”


길이 험해져 더 이상 마차로는 갈 수 없었다. 류연은 로렌시아 왕국의 마지막 초소가 있는 곳에 마차를 세웠다.


“저기까지 이 많은 걸 다 들고 가야 해?”


드워프 마을은 서쪽 봉우리 너머에 있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살짝 올린 텐시는 질린다는 얼굴을 했다. 엘리스도 뒤에 실린 짐을 보더니 혀를 내둘렀다.


“일단 짐을 내리자. 누구라도 나오겠지.”


셋은 초소의 병사들과 함께 짐을 내리기 시작했다. 산들바람이 부는 봄 날씨였지만 짐이 무거워 금세 땀방울이 이마에 맺혔다.


“로렌시아 왕국 분들이십니까? 늦어서 죄송합니다.”


짐을 마차에서 거의 다 내렸을 때쯤, 드워프들이 도착했다. 드워프를 처음 본 엘리스와 류연은 텐시가 전에 했던 말을 단번에 이해했다.


‘골탕 먹이고 싶게 생겼다.’ ‘골탕 먹이고 싶게 생겼다.’


평균 키 1m 20cm의 드워프들은 황토색 스머프와 흡사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다부진 몸을 하고 있었지만 매우 순박한 인상이었다.


텐시의 말대로 드워프들은 정말 골탕 먹이고 싶게 생겼다. 텐시는 ‘역시 그렇지?’라는 눈빛을 류연에게 보냈다. 류연은 애써 텐시의 눈빛을 무시하고 드워프들에게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로렌시아 왕국의 국왕 루엔입니다.”


“안내를 맡은 스톤핸드입니다. 저를 따라오시지요.”


엘리스와 텐시 류연은 스톤핸드를 따라 드워프 마을로 갔다. 돌로 된 드워프들의 집은 완만한 능선을 따라 지어져 있었다. 스톤핸드는 가면서 드워프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역시 인간들의 욕심이란.’


과거부터 인간들은 이종족을 가리지 않고 괴롭혀 왔었다. 드워프들 또한 그들의 손재주를 탐낸 인간들에게 시달렸었다.


인간들의 반복된 침략 이후 드워프들은 인간과의 교류를 완전히 끊었다. 그런데 로렌시아 왕국이 마음에 들었는지 드워프 장로가 류연을 만나보겠다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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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종전 -2- 22.12.11 199 2 12쪽
214 종전 -1- 22.12.04 20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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