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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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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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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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 확보 -2-

DUMMY

102화. 거점 확보 -2-



다음날 류연은 작센 자작의 목을 중앙 광장에 내걸었다.


그리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잡기 위해 축제를 열었다. 영지 사정으로 번번한 추수감사제도 못 열고 있던 주민들은 축제에 기뻐했다.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류연은 투옥된 작센 영지의 귀족과 기사들에게 통보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법입니다. 인당 금화 100개를 반출 허용할 테니, 축제가 끝날 때까지 가족들과 함께 작센 영지를 떠나 주십시오.”


일방적인 통보였지만 거역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축제 기간 동안 작센 영지를 모두 떠났다. 류연은 가택 수색을 통해 그들이 숨겨놓은 재물을 환수했다.



축제가 끝나자 펜하르트 백작은 가신을 새로 뽑았다.


“잘 하셨습니다. 견습 기사들과 경비대장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모두 아까운 인재입니다. 다만 견습 기사들만 받아들일까 합니다. 제가 잘 키워내 보겠습니다.”


펜하르트 백작은 경비대장의 처분에 대해 제법 고민한 듯 했다.


“경비대장은 병사들의 신뢰를 받고 있고 충직하지만, 그 충정은 레헬른 공화국을 향하고 있습니다. 아쉽지만 여비를 주고 떠나보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류연도 그 생각에 동의했다. 경비대장의 처분을 마친 펜하르트 백작은 영주 일을 착실하게 해나가기 시작했다.


**


이제 영지의 기틀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 그렇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작센 - 미레즈 간의 관도를 점거하고 있는 도적단의 퇴치였다. 그들을 정리해야 관도를 수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일단 기다려 보자.’


도적단의 근거지는 깊은 산 속에 있다고 했다. 류연은 그들이 먼저 오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도적단이 진짜 있기는 한 거야?”


“무슨 도적이 이렇게 게으르냐. 나도 도적이나 하고 살까. 먹고 살만한가보네.”


그러나 매년 온다던 도적단은 11월 말이 될 때까지도 오지 않았다. 도적단을 기다리는 게 지루했던 류연은 2주 휴가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것은 류연의 실수였다. 의욕이 저하된 상황에서 휴가는 독약이었다. 텐션이 바닥까지 떨어진 넷은 영주 공관에 틀어박혀 먹고 자기만 하며 휴가를 보냈다.


“오늘도 누워 있게?”


“너도 누워 있으면서. 얼른 나가서 찬바람이라도 좀 쐐.”


“루엔이 가면 나도 갈게.”


하지만 엘리스와 류연 둘 다 일어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엘리스는 머리까지 두꺼운 이불 속으로 집어넣었다. 옆에서 꾸벅꾸벅 졸던 류연도 잠이 들었다.



‘그렇게 잤는데 또 졸리네.’


류연은 다음날 오전이 되어서야 일어났다. 엘리스와 텐시, 미네르바도 옆에서 자고 있었다. 기름이 줄줄 흐르는 셋의 얼굴을 본 류연은 결단을 내렸다.


“안되겠다. 차라리 우리가 도적단을 찾아가자.”


“어디 있는 줄 알고?”


“행상인 척 하고 가면 나타나겠지.”


블루스톰 대교와 주변 영지의 통행세는 살인적이었다. 그래서 관도가 끊긴 이후에도 행상이나 밀수꾼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이쪽 관도를 이용했다.


류연은 행상으로 위장하고 도적단을 끌어내기로 했다.


**


“펜하르트 백작님. 절대 주변 영지의 도발에 응하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무슨 일 있으면 곧바로 연락하십시오.”


“알겠습니다.”


겨울이라 주변 영지에서 도발을 해올 가능성은 적었다. 그래도 만일에 대비해야 했다. 류연은 작센 영주 공관에 마법 통신 장비를 설치했다.


마법 통신 장비가 활성화되자 엘리스, 텐시, 미네르바, 류연은 행상의 복장으로 갈아입고 관도로 향했다.


관도 초입에는 아직 포장도로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 흔적은 라크리스 산맥 안쪽으로 갈수록 점점 옅어졌다.


‘!’


조금 있자 서북쪽 봉우리에서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일행은 그 시선을 모른 척 하며 계속 안쪽으로 들어갔다.


관도의 흔적을 따라 계속 안쪽으로 들어가자 레마리즈 강이 나왔다. 이곳은 강의 중류쯤이라 블루스톰 대교가 있는 하류에 비해서 폭이 좁았다.


‘다리만 보수하면 되겠어.’


오래 방치되어 무너진 다리만 보수하면 관도를 다시 사용할 수 있을 듯 했다. 주변을 둘러본 류연은 발걸음을 멈추었다.


“여기서 야영하자.”


불을 피우면 도적단은 옳다구나 하고 덮쳐올 것이었다. 셋이 장작을 모아오자 류연은 불을 피웠다.



밥 짓는 연기가 저녁노을 사이로 피어오르자 다수의 기척이 접근해 왔다. 드디어 기다리던 도적단이 나타난 것이었다.


“가진 거 모두 내 놓고 꺼져라.”


“드디어 나왔다!!! 도적단이다!!!”


예상치 못한 일행의 반응에 도적들은 놀라 검기를 생성했다.


“윽.”


도적들은 하나하나가 소드 엑스퍼트 급이었다. 그렇지만 일행을 상대할 정도는 아니었다. 기세 좋게 달려오던 도적들은 박살이 났다.


“집행관이다!!! 도망쳐라!!!”


도적들은 일행을 집행관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들은 신호탄까지 쏘아 올리며 부리나케 도망쳤다. 류연은 흩어지는 도적들을 따라가 몽땅 양단했다.


“텐시. 도적단의 본거지를 추적해.”


“응.”


텐시는 도적들의 발자국을 역으로 짚어가며 본거지를 찾아 나섰다.


**


‘이런 곳에 있으니 못 찾았지.’


전에 왔었던 집행관들은 도적단의 근거지를 찾아내지 못하고 돌아갔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럴 만 했다. 도적단은 구 쟈렌 왕국이 라크리스 산맥 깊숙한 곳에 축성했다 방치한 요새를 근거지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요새는 비어 있었다. 도적들은 류연이 돌아갈 때까지 산에서 버틸 생각인 듯 했다.


‘할 수 있으면 해 보라지.’


류연은 지금 남아도는 게 시간이었다. 류연은 산에서 버티는 도적들을 직접 처리하기로 했다.


“도적들은 내가 잡으러 갔다 올게. 엘리스, 텐시. 여기도 비밀 통로가 있을 거야. 찾아봐.”


엘리스와 텐시는 비밀 통로를 찾아다니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둘은 로렌 왕궁과 헬라이드 저택의 비밀 통로를 몽땅 찾아냈었다.


작센 영지의 영주 공관에 비밀 통로가 하나밖에 없어 내심 아쉬워하고 있던 둘은 반색하며 요새의 비밀 통로를 찾아 다녔다.


“찾아냈어. 여기 캐비닛 뒤야.”


엘리스는 금세 비밀 통로를 찾아냈다. 비밀 통로는 캐비닛을 옆으로 밀면 있었다.


비밀 통로는 산 뒤편의 동굴로 이어져 있었다.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는 것으로 보아 도적들은 이리로 도망친 듯 했다.


“다 심었어?”


“응.”


텐시는 도적들이 돌아오지 못하게 비밀 통로에 마계 식물을 심고 있었다. 비밀 통로는 어둡고 습한 게 마계 식물이 좋아할 환경이긴 했다.


텐시가 마계 식물을 다 심자 류연은 다시 캐비닛을 옮겨 통로를 막았다.


“그래. 그리고 도적단은 총 몇 명이야?”


“캐비닛 안에 있는 서류를 더 살펴봐야 확실하겠지만 일단은 스무 명.”


‘소드 엑스퍼트 급을 어디서 저렇게 많이 구했을까.’


정식기사는 자유기사가 되더라도 웬만해선 도적단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었다.


A급 용병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의뢰 종류에 따라 기사의 반 년 치 봉급을 한 번에 벌 수도 있었다.


“일단 갔다 올게. 잘 지키고 있어.”


“조심해서 다녀와. 서류 살펴보고 있을게.”


류연은 일단 도적들을 잡아서 족쳐보기로 했다. 류연은 검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


류연은 주변의 가장 높은 봉우리로 올라갔다. 라크리스 산맥에는 눈이 내려 주변이 온통 하얬다. 류연은 눈에 마력을 집중시켜 아래를 훑었다.


류연은 도적들이 숨어 있을 만한 장소 몇 곳을 특정했다. 봉우리에서 뛰어 내린 류연은 그 장소를 향해 쇄도했다.


도적은 눈 속에 잘 숨어 있었지만 류연의 감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류연은 검으로 바닥을 내려찍었다. 도적은 저항도 하지 못하고 절명했다.


‘상당한 보검이네.’


류연은 눈을 파헤쳐 도적의 소지품을 챙겼다. 의외로 도적은 좋은 검을 가지고 있었다.


‘좀 이상한데.’


류연은 처음에는 그것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궁지에 몰린 도적들이 반격해오기 시작하자 의구심이 생겼다.


도적단은 정규 기사의 검술을 사용해 류연을 공격해 왔다. 도적들의 검을 적당히 받아주던 류연은 도적단 두목을 잡아 심문하기로 했다.



류연은 상급 블레이드 나이트 급으로 추정되는 도적단 두목을 쫓았다. 도적단 두목은 류연을 상대로도 잘 도망쳤다.


도적단 두목은 류연을 아이스 트롤 부락으로 유인하기도 하고, 눈사태를 일으켜 발목을 묶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는 결국 류연에게 붙잡혔다.


“얌전히 가자.”


“윽.”


그러나 류연에게 붙잡힌 도적단 두목은 검으로 자신의 목을 찔렀다. 그는 붉은 피를 내뿜으며 땅에 고꾸라졌다.


‘아차.’


류연은 자신이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그때 마침 해가 떠올랐다.


아침 햇살이 머리 위로 쏟아지자 류연은 약간 허무해졌다. 잠시 멍하니 있던 류연은 도적단 두목의 소지품을 챙겨 요새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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