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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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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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7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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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른 출발 -1-

DUMMY

4화. 조금 이른 출발 -1-



엘리스는 눈을 천천히 깜박이며 일어났다. 방에는 난로가 틀어져 있어 따뜻했고, 류연은 옆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일어났어? 몸은 좀 어때?”


“별로야. 정말 기분 나쁜 꿈을 꿨어.”


“무슨 꿈인데.”


“꿈에서 눈을 떴는데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거울이 내 앞에 있더라. 근데 갑자기 거울 속에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한 내가 나타났어.”


엘리스는 깨어날 때까지 흑발흑안의 엘리스에게 목이 붙잡혀있었다고 했다. 엘리스는 불쾌한 듯 목을 문질렀다.


“흠···. 전에 본 사진 때문이 아닐까?”


“아냐. 소영 씨와는 느낌이 확실히 달랐어.”


유리는 가족사진을 화장대 거울에 몇 장 끼워 두었었다. 그리고 엘리스도 그것을 보았다.


“그리고 소영 씨는 돌아가셨다며.”


‘그래···. 맞아···.’


흑발흑안의 엘리스라면 소영이였다. 그렇지만 소영이는 예전에 죽어 엘리스로 환생했다. 류연은 다시 한 번 그 점을 상기했다.


류연도 약간 기분이 가라앉았다. 류연은 손수건을 꺼내 식은땀으로 젖은 엘리스의 목과 등을 닦아주었다.


“엘리스. 일어났어?”


“응.”


조금 있자 미네르바가 아침 겸 점심을 준비해 왔다. 미네르바는 간이 식탁을 엘리스의 침대 위에 올렸다.


“잘 먹을게. 미네르바.”


미네르바가 만든 요리는 된장찌개였다. 미네르바가 만든 된장찌개는 약간 싱겁긴 했지만 맛이 괜찮았다.


“텐시. 넌 거기서 뭐 해.”


반면 미네르바를 따라 들어온 텐시는 킁킁거리며 엘리스의 주변을 맴돌았다. 밥을 먹다 신경이 쓰인 엘리스는 정색을 했다.


“아니 언제 좀비가 되나 해서.”


“뭐?”


“썩는 냄새는 안 나는 거 보니 아직은 괜찮은 것 같네. 그냥 쿰쿰한 엘리스 육수 냄새만 나.”


“시끄러. 텐시.”


하지만 엘리스는 평소처럼 텐시를 응징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밥을 먹었다. 류연과 미네르바는 더 장난을 치려는 텐시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


그림 리퍼의 낫은 외상을 입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엘리스는 영혼을 빼앗겼다는 생각에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간이 식탁을 내려놓은 엘리스는 그대로 이불을 덮고 다시 누웠다. 엘리스가 한참을 지나도 밖으로 나오지 않자 류연은 방으로 돌아왔다.


“엘리스. 잠시만 나와 봐.”


“오늘은 그냥 여기 있고 싶어.”


“그러고 있으면 더 힘이 빠져. 그리고 마족답게 빼앗긴 건 다시 빼앗아오면 돼.”


그 말을 들은 엘리스는 억지로 힘을 내 옷을 갈아입었다. 엘리스가 옷을 갈아입자 류연은 공주님 안기로 엘리스를 안았다.


“다 왔습니다. 이제 내리시지요.”


“고마워. 루엔.”


류연은 엘리스를 공장 입구에서 내려주었다. 공장 앞의 공터에는 일행이 전부 모여 있었다. 엘리스는 마족들 사이로 가 섰다.


“우리는 곧 데이모스와의 결전을 치르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에 대비해 이곳의 무기를 다루는 훈련을 하도록 하겠다.”


류연은 지금까지 데이모스의 정신체와 두 번 전투했었다. 데이모스는 지하 공동에서는 공간이 좁아 날지 못했지만 A 구역에서는 자유자재로 날아다녔었다.


반면 일행 중 상시 비행능력이 있는 것은 제르미온과 소수의 몽마들 뿐이었다. 류연은 그 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류연은 폐공장 지하에서 유리가 개발하던 제트슈트를 가지고 왔다. 제트 슈트는 내공이나 마력을 소모해 몸을 띄울 수 있었다.



류연은 일행에게 총기의 사용법도 숙지시켰다. 전투 센스가 뛰어난 일행은 총기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탕. 탕. 탕.”


그리고 엘리스와 텐시에게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둘은 빈 시간에 종종 권총 사격을 했다.


텐시는 명사수답게 권총에도 잘 적응해 표적을 맞추었고, 엘리스 역시 제법 높은 명중률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반면 미네르바는 총을 두려워했다. 류연은 미네르바를 안심시켰다.


엘리스와 텐시가 사격을 마치자 류연은 둘까지 불러 인류 무기의 역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그럼 이제 이곳에 내공 수련자는 아예 없는 거야?”


“아니. 대격변 이후의 일도 말해줄게.”


류연은 안드로아에 대해서도 말했다. 미네르바는 그제야 안심했다. 류연은 미네르바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미네르바. 그러고 잠시 가만히 있어봐.”


류연의 손에서 검은 유체가 퍼져 나가자 미네르바는 몸을 움찔했다. 하지만 미네르바는 류연을 믿고 류연에게 몸을 맡겼다.


“다 됐다. 내 권능으로 만든 갑옷이야. 마력이 위협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몸을 보호해 줄 거야.”


검은 유체는 미네르바의 몸을 완전히 감싸고는 사라졌다. 권능의 갑옷은 의지가 담긴 공격까지 일부 차단할 수 있었다.


“너희들도 이리 와. 갑옷을 만들어줄게.”


류연은 엘리스와 텐시에게도 갑옷을 만들어 주었다. 둘 역시 갑옷에 만족해했다. 류연은 다른 마족들에게도 갑옷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


일행은 2주 동안 현대 무기를 다루는 훈련을 했다. 이제 마족들은 전부 권능의 갑옷을 보급 받았고, 제트 슈트와 총기류에 완전히 적응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 일행은 서민완이 마련해준 차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


“엘리스. 몸 상태는 좀 어때?”


“평소보다 조금 손발이 찬 것만 빼면 괜찮아.”


“그래?”


류연은 엘리스의 손을 외투 속에 집어넣었다. 엘리스의 볼이 살짝 붉어졌다.


“진짜 손이 조금 차네.”


류연은 걱정스레 말했다. 그 모습을 본 텐시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


“텐시도 안에 넣던가.”


“치.”


텐시는 고개를 돌리고 류연의 품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조금 있자 검은색 승합차가 폐공장 안으로 줄이어 들어왔다. 서민완은 맨 앞의 승용차에서 내렸다.


“A 구역에는 미리 일러두었습니다. 약 한 시간 쯤 걸릴 겁니다.”


“알겠습니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중간에 검문소가 있긴 했지만 무정부시와 네오 메트로폴리스 사이는 이제 포장도로로 연결되어 있었다. 일행을 태운 승합차는 검문소를 통과해 D 구역 동북부에 접어들었다.


‘인구 문제는 아직 해결 못했나 보네.’


D 구역의 낙후된 분위기는 여전했다. 그리고 원래 건물이 없던 곳까지 건물이 난립해 보기만 해도 숨이 막혔다.


일행은 갑갑한 풍경에 염증을 느끼며 한강까지 갔다. 그리고 일행은 한강 너머로 보이는 A 구역의 규모에 놀랐다.


“인간들이 이런 규모의 건축물을 세울 수 있다니. 정말 놀랍군.”


“마계에서도 이런 규모의 건축물을 본 적이 없습니다. 마스터.”


“그럴 만도 해. 인류 역사에서 가장 규모가 큰 건축물들이니까.”


“그런데 여기는 원래 아무도 없어?”


“아니. 데이모스가 비워놓은 듯 해.”


네오 메트로폴리스에서는 D 구역에서부터 적당히 교통을 통제해 두었다. 그리고 A 구역은 완전히 비워 두었다.


한낮에 텅 빈 초고층 건물 사이를 지나가는 것은 상당히 기묘한 경험이었다. 일행이 탄 승합차는 A 구역의 중앙 광장에서 멈추었다.


“이제 돌아가셔도 됩니다.”


“예.”


일행이 전부 내리자 류연은 승합차를 무정부시로 돌려보냈다. 승합차가 중앙 광장을 벗어나자 류연은 검을 뽑아 코어 코퍼레이션 본사 건물 최상층을 겨누었다.


‘데이모스. 내가 왔다.’


류연은 검을 회수하고 뒤돌았다. 그리고 그때, 엘리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류연은 급히 달려가 엘리스를 안았다.


“엘리스!!!”


엘리스의 심장은 아주 느리게 뛰고 있었다. 류연은 엘리스의 몸에 천천히 마력을 흘려 넣었다.


“루엔···. 나 쓰러진 거야···?”


“응. 그래도 여기서 무너져서는 안 돼.”


“알아.”


“씩씩하네.”


조금 있자 엘리스가 깨어났다. 깨어난 엘리스는 정신력으로 자리에서 겨우 일어섰다. 그렇지만 엘리스는 언제라도 쓰러질 것처럼 위태위태했다.


“가자.”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그림 리퍼에게 빼앗긴 영혼을 되찾아오는 것뿐이었다. 류연은 일행을 이끌고 코어 코퍼레이션 본사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코어 코퍼레이션 본사 건물 내부는 센트럴 타워와 비슷했다. 텅 빈 초고층 빌딩의 내부를 보자 류연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주변을 경계하면서 이동한다. 분명 매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말이 무섭게 사방에서 다수의 기척이 느껴졌다.


“샤아악-. 샤아아아악.”


조금 있자 마법으로 몸을 감추고 있던 마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류연은 1층의 로비에서 마물들의 숫자를 최대한 줄이고 이동하기로 했다.


“긴장할 것 없다. 훈련한대로 로비 중앙에 진지를 구축해 적들을 갈아버리기로 한다.”


마족들은 재빨리 로비 중앙에 진지를 구축하고 이공간에서 총기를 꺼내 무장을 마쳤다. 류연은 마물들이 먼저 진지를 덮치기를 기다렸다.


“키에에에엑!!!”


“지금이다. 쏴라!!!”


류연은 마물들이 뛰어내리는 것과 동시에 발포 명령을 내렸다. 발포 명령이 떨어지자 일행은 마물들을 향해 마법을 시전하고 총기를 격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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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프롤로그 : 새벽의 경계 22.12.31 196 3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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