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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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훈
작품등록일 :
2018.10.02 17:37
최근연재일 :
2018.11.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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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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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1)

DUMMY

톱스타? 가즈아! 010화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1)



1


“대표님. 인사는 나중에 하시고 일단 투자 건부터 마무리 지으시죠.”

배상도는 곧장 일 이야기부터 꺼냈다.

“하하. 배 이사. 뭐가 그렇게 급합니까. 여기 건호 씨 하고 식사라도 하면서······.”

“그러면 빨리 계약서에 도장 찍으시고 편하게 식사하시죠. 대표님이 하도 닦달하셔서 우리 건호 억지로 이 자리에 불러낸 겁니다.”

“아이고. 제가 또 언제 닦달을 했다고······.”

이필모가 멋쩍게 웃었다.

배상도가 호구라고 단언해서 제 할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성격인 줄 알았는데 그 정도까진 아닌 모양이었다.

“그럼 커피라도 한 잔씩 하면서 이야기 하시죠. 우리 박건호 씨는 어떤 음료를 좋아하시나요?”

“대표님이 무슨 커피 심부름이세요. 건호야. 가서 아메리카노 두 잔 하고 너 마시고 싶은 거 주문해.”

어떻게든 박건호와 말을 붙여 보려는 이필모를 뜯어말리며 배상도가 때 낀 카드를 내밀었다.

“형. 이거 한도 초과는 아니죠?”

박건호가 슬쩍 배상도를 바라봤다.

그러자 배상도의 눈매가 살짝 일그러지더니 이내 과장되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 대표님 보셨죠? 우리 건호가 이렇게 유머러스합니다.”

“입담이 좋네요. 버라이어티 같은 데 나가도 잘하실 것 같습니다.”

“······.”

박건호는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카운터에 가서 아메리카노 두 잔과 생과일주스 하나를 주문했다.

“총 세 잔 맞으시죠? 전부 다해서 만 삼천 원입니다.”

“여기 카드요.”

다행히도 배상도가 내 준 카드는 잘 긁혔다.

연습생 시절처럼 한도 없는 카드로 등쳐먹는 짓은 그만둔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인간이 달라졌을 리는 없었지만.

“그럼 치즈 케이크 한 조각하고 티라미스 와플, 카라멜 시나몬 브레드도 추가해 주세요.”

박건호는 눈에 보이는 대로 디저트를 추가했다.

“이만 칠천 원 추가 결제해 드리겠습니다.”

종업원이 웃으며 배상도의 카드를 긁었다.

덩달아 박건호도 기분이 좋아졌다.

“뭘 이렇게 많이 시켰어?”

박건호가 쟁반을 들고 오자 배상도가 도끼눈을 떴다.

설마하니 박건호가 이런 식으로 철없이 굴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박건호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돈 없던 연습생 시절 뜯겼던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저 먹고 싶은 거 다 먹어도 된다고 하셨잖아요.”

“내가?”

“와, 이사님. 제가 먹는 게 아까우세요?”

“아까운 게 아니라······ 너무 많이 먹으면 탈 난다는 소리였지. 체중 관리해야지.”

“체중 관리는 제가 알아서 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알았으니까······ 먹을 거면 저기서 먹어.”

배상도는 말 안 듣는 박건호를 옆 테이블로 밀어냈다.

박건호도 군말 없이 자리를 옮겼다.

그렇지 않아도 이필모를 좀 살펴보고 싶었는데 잘 됐다고 여겼다.

“그래서 말이죠. 대표님.”

박건호가 생과일주스를 쪽쪽 거리자 배상도가 끊겼던 대화를 이어 나갔다.

박건호는 주머니에서 이필모의 명함을 꺼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필모의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010-XX32-9532

놀랍게도 마지막 여섯 자리가 환생체 시절 둘리의 번호와 일치했다.

여섯 자리 숫자가 서로 같을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그저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정말 둘리의 환생일까?

답을 구하듯 박건호가 이필모를 바라봤다.

‘닮진 않았어.’

생긴 건 확실히 둘리와 거리가 있었다.

둘리의 첫인상은 차가웠다.

날카로운 눈매와 굳게 다문 입.

살짝 화나 있는 듯한 표정까지.

영화 신세계 프로젝트에 나왔던 배우 백성웅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반면 이필모는 동글동글한 이미지였다.

적당히 살이 오른 얼굴에 뭉툭한 코끝.

그리고 지나치게 휑한 이마까지.

둘리와는 180도 다른 외형이었다.

겉모습만 놓고 봐서는 둘리라고 착각하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하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이 느낌은 둘리가 아니고서야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하긴. 나도 환생을 했으니 둘리 형도 환생을 했겠지.’

형들에게 듣기로 같은 세계 안의 환생체들은 비슷한 시기에 환생을 한다고 했다.


‘인연이 닿으면 형제로 태어날 수도 있고 부자로 만날 수도 있고.’


그 말대로라면 이필모가 둘리의 환생인 것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데 둘리 형은 왜 배상도 같은 놈이랑 엮이게 된 거지?’

박건호는 눈을 돌려 배상도를 바라봤다.

사은품을 미끼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모셔놓고 약을 파는 약장수의 모습이 저럴까.

배상도는 마치 박건호가 데뷔만 하면 연예계를 씹어 먹을 것처럼 포장하며 이필모를 농락하고 있었다.

“아까 미튜브 영상 보셨죠? 좀 전에 올라온 영상인데 벌써 20만이 넘는 사람들이 봤습니다.”

“20만이라. 대단하네요.”

“대단하다 뿐입니까? 그 옆에 좋아요 숫자 보십시오. 어마어마합니다. 건호가 일부러 모자까지 쓰고 노래를 불렀는데도 대중들은 듣고 바로 아는 거죠.”

“그렇군요.”

배상도는 한참이나 미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으로 약을 쳤다.

배상도와는 눈곱만큼도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마치 자신이 기획한 것처럼 떠들어댔다.

그 헛소리를 이필모는 고개까지 끄덕이며 경청했다.

‘놀고들 있네.’

박건호는 그저 헛웃음이 났다.

본래 계획은 이필모에게 녹취한 파일을 들려주고 판을 엎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필모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그 정도로는 어림없을 것 같았다.

운 좋게 이 자리는 모면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세상에 배상도 같은 놈은 한 둘이 아니니까.’

박건호는 이번 기회에 이필모를 정신 번쩍 들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이 바닥에 투자를 하는 것 까지 말리지는 못하더라도 아무나 만나서는 안 된다는 걸 확실히 알려주고 싶었다.

그때 도를 넘는 배상도의 허풍이 귓가로 들려왔다.

“참, 대표님. 제가 지난번에 더블엑스 출신이라고 말씀드렸었죠?”

“네. 들었던 것 같습니다.”

“실은 제가 거기 김상부 대표님하고 호형호제하는 사이입니다. 김 대표님이, 아니, 상부 형이 아무하고 형, 동생 하는 성격이 아닌데 특별히 저하고는 허물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제가 독립하겠다고 하니까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도와주시겠다고까지 하셨고요. 사실 건호도 더블엑스에서 데뷔하려고 했는데 제가 데리고 나온 겁니다.”

“아이고. 그런 일이 있었군요.”

순간 박건호는 헛웃음이 났다.

김상부 대표와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던 주제에 호형호제라 떠드는 배상도도 웃기고 그걸 곧이곧대로 믿는 이필모도 우스웠다.

그러다 불현듯 짓궂은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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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1. 어떤 하루(1) +4 18.10.24 3,845 5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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