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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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훈
작품등록일 :
2018.10.02 17:37
최근연재일 :
2018.11.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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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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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놀아볼까?(4)

DUMMY

톱스타? 가즈아! 018화



04. 놀아볼까?(4)



‘건호가 잘하긴 했지만 그래도 수아겠지.’

BJ 창민은 내심 이수아의 우세를 점쳤다.

그런데.


1위 검은 모자 박건호 – 10,724표(49.64%)

2위 리틀 박정연 이수아 – 9,736표(45.07%)

3위 아무나 – 1,142표(5.29%)


정작 투표 결과는 박건호가 1천여 표 차이로 이수아를 제쳤다.

“이거 재미난 결과가 나왔는데요?”

BJ 창민이 의외라는 투로 말했다.

이수아도 내색하진 않았지만, 살짝 실망한 눈치였다.

반면 박건호는 BJ 창민이 투표창을 만들 때부터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있었다.

누가 더 노래를 잘했는지 물었다면 응답이 달라졌겠지만.

누구의 노래를 먼저 듣고 싶은지 물으면 자신의 실력을 의심하는 이들까지 표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어그로가 튀긴 했지만 먼저 부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머피는 말했다.

성량으로 못 이기겠으면 감성으로.

감성으로 못 이기겠으면 끼로.

끼로도 못 이기겠으면 악과 깡으로.

그래도 안 되면 오늘 죽는다는 각오로.

누군가와 노래 대결을 펼치게 된다면 리턴 매치는 없다고 여기고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한 번 정해진 서열은 다시 뒤집기가 쉽지 않은 법.

‘굳히기로 가자.’

박건호는 군말 없이 마이크를 들었다.

그리고 이수아가 보는 앞에서 박건호 표 ‘너를 위해’를 멋들어지게 선보였다.


어쩜 우린 복잡한 인연에 서로 엉켜있는 사람인가 봐.


반복되는 열여섯 마디 벌스 부분은 담담하게.


나 세상에서 제대로 살게 해준 유일한 사람이 너란 걸 알아~


프리 코러스 부분에서는 살짝 울컥 한 감정으로.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그건 아마도 전쟁 같은 사랑~


하이라이트인 후렴구 고음 부분은 시원시원하게.

연달아 노래를 부른 탓에 마지막에는 쇳소리가 나기도 했지만, 박건호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노래를 마쳤다.

당연하게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배나온고양이(gkjslkah) 인정!

└[CM] 승리(victory81cm) 지금까지 이 노래 부른 일반인 중에서는 제일 잘한 듯.

└의지의 한국인(sehklkj24) 박건호 은근 고음충이네~

└키긱키킥(zzskdh2) 재대결 논란 종결 각~


BJ 창민 덕분에 우승했다는 논란에서 놀람으로.

그리고 다시 환호로.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자, 여러분! 우리 건호 씨 몇 점인지 별사탕을 쏴주세요!”

이번에도 박건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던 BJ 창민이 뒤늦게 수금을 시작했다.

그러자 채팅창이 별풍선으로 도배가 됐다.


배나온고양이(gkjslkah) 님이 별사탕 90개를 선물했습니다.

최고다(cjllwjjkg) 님이 별사탕 92개를 선물했습니다.

만식(Manssic94) 님이 별사탕 89개를 선물했습니다.

아트(safrkwj) 님이 별사탕 95개를 선물했습니다.


100점 만점으로 매겨지는 별사탕 점수에서 대다수 시청자가 박건호에게 90점 이상을 주었다.

“오, 건호 씨. 점수 잘 받았는데요?”

모니터를 힐끔거리던 이상규가 씩 웃었다.

여자 출연자보다 남자 출연자의 평가가 박하고 명곡이라 불리는 노래는 깐깐하게 보는 시청자들에게 인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정작 박건호는 다른 걸 세느라 정신이 없었다.

‘백 아흔여덟. 백 아흔아홉. 이백.’

평균 90개 잡고 200명이면 별사탕 18,000개.

이대로만 간다면 당분간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3


오후 8시 반부터 시작한 방송은 자정을 넘기고서야 끝이 났다.

“피곤하지?”

“죽을 거 같아요.”

“그럼 정산은 내일 할까?”

“그러다 형이 죽을 거 같은데요.”

“짜식. 라임 좋은데?”

BJ 창민이 씩 웃었다.

반쯤 넋이 나간 박건호와 이수아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오늘 방송은 여러모로 역대급이었다.

일단 최다 시청자 수를 갱신했고 그에 비례해 어마어마한 별사탕을 받았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방송을 종료할 때는 박건호와 이수아를 다시 불러 2부 방송을 하자는 채팅이 줄을 이을 정도였다.

“그래서 말인데 너희 내일 뭐 해?”

BJ 창민이 슬쩍 운을 뗐다.

개인 방송 특성상 뜸을 들이면 관심도는 줄어들 터.

가능하면 내일이라도 추가 방송을 하는 편이 나았다.

하지만 박건호도 이수아도 당분간 개인 방송 게스트로 나갈 마음이 없었다.

“전 내일 방 구하러 다녀야 해요.”

“방? 무슨 방?”

“저 집 나왔거든요. 그래서 홍대 쪽으로 알아보고 있어요.”

“헐, 그럼 오늘도 뒤풀이 안 갈 거야?”

“이대로 끌려가면 구석에서 뻗어버릴 거 같은데요.”

이수아가 하품을 하며 말했다.

빈말은 아닌 듯 잠깐 사이에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와 있었다.

“건호, 너는 어때?”

“뒤풀이는 저도 사양입니다.”

“대신 내일 형 한 번만 더 도와주라. 응?”

“수아 누나도 없는데 우리 둘이서 뭐 하자고요.”

“여자 게스트가 있어야 해? 그럼 형이 친한 여캠 부를게~ 그렇지 않아도 너 소개해 달라는 문자가 한 트럭이다.”

BJ 창민이 손에 쥔 핸드폰을 흔들어댔다.

그러자 박건호가 관심 없다며 손을 휘저었다.

“저도 내일은 바쁩니다.”

“바쁘긴 뭐가 바빠? 너 알바 잘려서 할 것도 없잖아.”

“저 뇌진탕으로 잠깐 기절했다고 했잖아요. 내일까지 무리하면 병원에 입원해야 할지도 몰라요.”

“와, 이제 환자 코스프레까지 하냐?”

“암튼, 방송 이야기는 다음에 멀쩡할 때 하시고요. 지금은 집에 가서 일단 뻗어야겠어요.”

“쳇. 알았다. 나쁜 놈들아.”

BJ 창민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그러고는 박건호와 이수아가 보는 앞에서 별사탕 수입을 확인했다.

방송 시간 동안 선물 받은 별사탕은 총 47만 2,741개.

환전액만 3,780만 원에 달했다.

“원래는 내가 기분 좋게 현금으로 주려고 했거든? 그런데 오늘 별사탕이 너무 터졌다.”

BJ 창민이 두툼한 봉투를 꺼내 박건호와 이수아에게 하나씩 건네주었다.

박건호는 슬쩍 봉투 안을 살폈다.

5만 원 권으로 보이는 지폐가 40장 정도.

별사탕 20만 개를 감안하고 200만 원씩 준비한 모양이었다.

‘진짜 돈 벌기 쉽네.’

박건호는 괜히 쓴웃음이 났다.

단돈 50만 원을 벌기 위해 잠도 못 자고 촬영장에 끌려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하루 만에 200만 원을 벌었으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오빠. 나머지는 언제 주시나요?”

금액을 확인한 이수아의 표정도 달라졌다.

2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보니 잠이 확 깬 모양이었다.

“안 떼어먹을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오늘 중으로 입금할게.”

“가능하면 빨리 좀 부탁드릴게요. 오빠가 도와주시면 조금 더 좋은 집을 구할 수 있을 거 같거든요.”

“그럼 아예 우리 집 근처로 오는 건 어때? 주변에 좋은 오피스텔 많은데.”

“그건 정중히 사양할게요.”

“왜? 내가 방송하자고 귀찮게 할까 봐 그래?”

“네.”

“헐.”

“그럼 저는 이만 가 볼게요. 오늘 즐거웠어요, 오빠. 건호야~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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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 놀아볼까?(4) +3 18.11.05 2,140 59 7쪽
17 04. 놀아볼까?(3) +3 18.11.05 2,120 63 8쪽
16 04. 놀아볼까?(2) +2 18.11.01 2,413 56 8쪽
15 04. 놀아볼까?(1) +1 18.10.30 2,593 54 8쪽
14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5) +3 18.10.29 2,588 59 8쪽
13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4) +2 18.10.28 2,576 55 7쪽
12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3) +2 18.10.27 2,702 63 8쪽
11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2) +2 18.10.26 2,851 59 7쪽
10 03.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1) +3 18.10.25 2,938 57 7쪽
9 02. 예전의 내가 아냐(4) +5 18.10.24 2,939 48 9쪽
8 02. 예전의 내가 아냐(3) +1 18.10.24 2,530 42 8쪽
7 02. 예전의 내가 아냐(2) +4 18.10.24 2,721 37 9쪽
6 02. 예전의 내가 아냐(1) +3 18.10.24 2,877 52 9쪽
5 01. 어떤 하루(4) +3 18.10.24 2,863 53 9쪽
4 01. 어떤 하루(3) +3 18.10.24 3,060 57 10쪽
3 01. 어떤 하루(2) +3 18.10.24 3,213 55 10쪽
2 01. 어떤 하루(1) +4 18.10.24 3,845 54 10쪽
1 Prologue - 돌아오다 +3 18.10.24 4,992 6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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