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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불신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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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eomi
작품등록일 :
2018.10.02 21:11
최근연재일 :
2020.11.24 23:09
연재수 :
14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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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0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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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쪽

프롤로그+제1장 꿈같은 이세계

안녕하세요, Gyeomi입니다..! 즐독하세요~!




DUMMY

<프롤로그>




마녀사냥(witch-hunting)


특정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또는 인간이 지성을 갖고 선과 악을 구분하기 시작할 때부터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악 현상 중 하나···.


···


···


···


그리고 그렇게,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부터 시작된 마녀사냥으로 인해···.


인간의 손가락으로는 감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온갖 끔찍한 방법으로 억울하게 죽어 나가는 피의 역사를 이어왔다···.


···


“······.”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




XX 도시에 있는 어느 한 평범한 회사 안




따르릉~! 따르릉~!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보내겠습니다.”



꾸벅꾸벅···!



“죄송합니다, 지금 당장 납품 담당 팀에게 연락해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스윽···.



“과장님, 마케팅 쪽에서 자료를 보냈는데, 확인 좀 해달랍니다.”



끄덕···.



“어, 이것만 처리하고 확인할게.”



슬쩍···.



“이 대리, 내가 부탁한 자료는 가지고 왔어···?”



척···!



“네, 지금 메일로 전송했습니다···!”



딸깍딸깍···.



···


“······.”


나는 평범한 회사에서, 평범한 회사생활을 보내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




회사 휴게실 안




속닥속닥···.



“야, 솔직히 인사팀에 있는 ●●●말이야···.”


“너무 짜증 나지 않냐···?”



끄덕끄덕···.



“내 말이···.”


“나이만 처먹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어떻게 거기까지 올라갔는지 원···.”



절레절레···.



“난 ●●●보다 ■■■이 더 x같아···.”


“너희도 알지···? 그 정신 나간 성격···.”



하아···.



“그러고 보니까,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왜 내가 있는 곳에만 이상한 놈들이 모여들어서 이 고생을 하는 건지, 어휴···.”


···


“······.”



움찔···!



“어, 나 잠깐 통화 좀 하고 올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끄덕···.



“그래, 천천히 하고 와.”


“또 여자 친구 전화냐···? 정말 부럽다, 부러워~”


“우린 여기서 좀 더 얘기하고 있을게.”


“······.”


···


···


···



척···!



“야, 넌 언제까지 우리 얘기만 들으면서 공감만 할 거야···?”


“맞아, 너도 이참에 속 시원하게 말해봐···!”


“어차피, 방금 나간 저 새끼는 우리 모두 싫어하면서 저 지랄 하는 거 알잖아···?”


···


“······.”



끄덕끄덕···!



“인정~ 저 또라이 새끼는 우리보다 더 많은 회사 사람들을 까고 다니고 있으니까, 말 다했지···!”


“맞아, 완전 미친놈이 따로 없는 녀석이지···.”



절레절레···.



“내 말이~ 게다가 저 새끼는 은근히 너를 꼽주는 거 보면 진짜 역겹더라···.”



우물쭈물···.



“어, 나도 ●●●가 하는 행동을 보면···.”


“솔직히 조금 역겹긴 해···.”



툭···.



“뭐? 너 지금 나보고 뭐라 했냐···?”



움찔···!



“······.”


하지만 그러다 어느 날, 직장 동료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다가 말실수를 하고 말았다.



덥석···!



“야, 왜 그래···? 조금 정도는 서로 욕할 수도 있지···!”


“그, 그래···! 우리가 언제부터 서로 안 까고 놀았냐···?”


“우리도 사과할 테니까, 너도 화 풀어 인마~!”



스윽···!



“아, 알았어···! 나도 너희끼리 있을 때 욕한 적 있으니까, 받아줄게···!”



꾸벅꾸벅···!



“······.”


나는 당연하게도, 내가 말실수한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고개 숙이며 사과했고, 나와 함께 있던 동료들은 서로 웃으면서 사과를 받아내는 분위기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했다.



척···!



“야, 우울한 표정 좀 풀어 새꺄~!”


“다른 애들도 너랑 같이 사과하는데, 내가 너한테 뭘 더 하겠냐···?”


“그래, 여기서 네가 가장 착한 놈인 거 우리가 다 알고 있잖아···?”


“맞아, 너나 우리나 똑같이 고생하고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조금 전에 있었던 일들은 얼른 잊어버리자고···!”


···



끄덕···.



“······.”



스윽···.



“자, 애들아···!”


“휴식 시간 끝났어···! 빨리 사무실로 돌아가자···!”


···


“······.”


처음에는 매우 불안했지만, 그들이 나의 잘못을 웃으면서 용서해주는 좋은 결과로 끝을 맺었으니···.


나는 마음속으로, 분명 괜찮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고···.


이때 일어난 일들은, 모두 잘못된 과거의 뒤편으로 묻어버리며···.


평화로운 일상과 같은 다음 날이 다시 찾아오기를 기원하면서···.


내일을 맞이하려고 했다···.


···


그리고 그날 이후로, 나의 불행이 시작되고 말았다···.




********************




떠들썩···!


“야, 우리 부장님이 어젯밤 회식 날에 술 취해서 웃긴 영상으로 올라간 거 봤냐···?”


“당연히 봤지, 그거 누가 올렸대···?”


“그건 나도 모르지, 거기에 있던 우리 팀들 대부분이 거의 다 취하고 난리도 아니었으니까···.”


“회사 내에서 들리기로는 아마···”



터벅터벅···.



···


“······.”


먼저, 며칠 전까지만 해도 화기애애하며 서로 얘기를 나누었던 동료들은 지금···.


“······.”


“······.”


“······.”


어느새 나와 함께 있기를 기피하며, 간단한 인사조차 제대로 받아주지 않기 시작했다.



털썩···.



“······.”


하지만 이때 나는, 이날은 모두가 기분이 안 좋다고 생각하고, 오늘은 조용히 내가 해야 할 일들만 열심히 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려고 했었다.



술렁술렁···.



“야 야, 저놈 좀 봐.”


“우리 앞에서 온갖 착한 척은 다하더니···.”


“겉으로 욕만 안 했지, 다른 곳에서는 우리랑 별반 차이 없었잖아···?”


“내 말이~ 자기 이미지 관리만 처하다가 저렇게 되니까, 꼴 좋네~!”


“야, 소리 좀 낮춰···! 또 우리 뒤에서 속으로 욕하겠다···!”


···


“······.”


그러나 그것은···.


나의 어리석은 착각이었다.



터벅터벅···!



“······.”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 때마다,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 나는···.



팍···!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평소처럼 일에나 집중해···!”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내가 다니는 회사 내에서 오가는 여러 소문들을 능히 알고 있는 상사에게서 정보를 얻으려고 했지만, 그는 업무에 집중하라는 말 이외에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고···.



벌떡···!



“죄, 죄송해요···!”



스윽···.



“정말로 미안한데, 지금 일하는 중이라서 말이야···.”



찌릿···!



“나한테 묻지 말고, 다른 사람한테나 가서 물어봐.”


···


“······.”


심지어는 내 옆자리에서 일하던 다른 직원들 역시, 나의 물음에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거나···.


다른 곳으로 자리를 피하며 나를 경계할 뿐이었다.



척···!



“······.”


그러자 나는 결국, 대부분의 회사직원들에게 기피당하는 것을 더는 견딜 수 없었고, 어떻게든 이 원인을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궁금증에 미쳐버렸는지···.



스윽···.



“하아···?! 자네가 얼마 전에 이 회사에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장난식으로 심한 욕을 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본인이 직접 말해놓고서, 그거 하나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


“나 원 참, 어이가 없어서···.”


···


“······.”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업무를 제외하고, 그 어떠한 인간관계도 깊게 만들지 않기로 유명한 직원에게 물어보았더니, 그에게서 매우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털썩···!



“······.”


그러자 그 순간, 이런 허위사실이 기정사실로 변한 이유로 인해 지금까지 나를 계속 괴롭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



덜덜덜···.



“······.”


다들 한 번쯤은, 자기 상사나 다른 부서에 있는 직원들을 욕했던 일들이 많이 있었으면서···.



스윽···.



“······.”


그날, 처음 농담으로 말했을 뿐인 나에게···.



주르륵···.



“어··· 째서···.”


도대체, 왜···!!!


그리고 그날을 기점으로, 나와 함께 회사생활을 보냈던 동료들이 내 뒤에서 서로 짜고 맞추고서···.


···


···


···


마녀사냥을 시작했다.



절레절레···!



“······.”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의 행동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는···.


내가 내뱉은 말로 인해 상처받았을지도 모르는 당사자에게, 그 자리에서 곧바로 고개 숙이며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고, 그들도 웃으면서 이를 받아주었다.


···


그런데 어째서, 그들은 뒤에서 나를 멸시하고 소외시킨단 말인가···?



웅성웅성···.



“야, 야···! 지금 뭐 하는 거야···?!”


“사내새끼가 왜 이래···? 빨리 일어나···!”


“야이 씨···! 남들 다 쳐다보잖아-!!”


“너 지금 우리한테 단체로 쪽 주냐···?! 빨리 안 일어나냐···?!”


하지만 사건의 원인과 진실을 알게 된 나는, 그들을 향한 분노 가득한 복수보다···.


···


“······.”


그들 앞으로 직접 찾아가, 다른 회사직원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무릎 꿇고 내가 잘못했다며 용서를 비는 선택을 했다.



꾸벅꾸벅···!



정말 미안하다고···.


그때, 진심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고···.


제발 용서해달라고···.



두리번두리번···!



“진짜, 우리가 너한테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러는 거냐···?”


“누가 보면, 우리가 너한테 엄청 심하게 대했다고 생각하겠다···?”


“여러분들 죄송합니다···!”


“이 친구가 대낮부터 술을 했나 봅니다···! 별일 아니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야, 네가 우리한테 도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냐···?”


“모두한테 피해 주는 행동은 이제 그만하고, 빨리 네 자리로 돌아가자···? 응···?”


···


“······.”


그리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그들은 오히려 나의 행동을 보고 비웃으며, 이 일을 계기로 나는 회사에서 더욱더 심한 압박을 당하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속닥속닥···.



“······.”


상사들은 침묵하고 후배들은 눈을 피하며, 동료 직원들은 어제보다 더욱더 멸시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내가 보이지 않을 거리까지 이동하면 들으라는 듯이 크게 욕설을 퍼부었다.


···


죽고 싶다.


이들은 분명, 나의 안 좋은 소문을 다른 회사에도 퍼뜨렸을 것이다.


인터넷에도 올렸을 것이다.



스윽···.



“······.”


휴대폰에서 모르는 전화와 메시지가 찾아오고···.



주르륵···.



“······.”


집 앞에는 ‘죽어라’라는 팻말과 함께, 누군가가 던진 흔적이 있는 쓰레기와 더러운 오물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


나는 이 세상에서 더는 살고 싶지 않았다.


나의 부모님은 내가 회사에 들어가기 전에 모두 일찍 돌아가셨기에···.


지금 나에 대한 회사의 안 좋은 소문이 널리 퍼지는 순간, 이미 내 곁에 남아주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


고교 시절부터 열심히 공부해서 수많은 실패를 겪은 끝에 괜찮은 회사에 취직했지만, 나의 안일한 생각과 말실수 하나로 인해 완전히 끝나버리고 말았다.


···


결국 이때 나는, 이왕 죽는 김에 나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회사에서 죽자고 생각했다.



저벅저벅···!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서 출근하는 만큼, 이 회사에 처음 입사할 때 입었던 정장과 손가방을 들고 힘차게 출근했다.



소곤소곤···.



웅성웅성···.



수군수군···.



당연하게도 내가 회사 안으로 힘차게 들어서자마자, 나를 알아보던 대부분의 직원들은 이를 이상하게 쳐다보았지만, 나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얼른 엘리베이터에 탄 뒤에 옥상으로 올라갔다.




********************




“······.”


평소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지, 다행히 옥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곳에서 동료들과 함께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을 장소였겠지만···.


지금은, 뒤에서 나를 욕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문질문질···.



“······.”


갑자기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내 인생을 이렇게 허무하게 끝내야만 한다는 것을···.



뚜벅뚜벅···.



그리고 이 빌어먹을 세상을 계속 원망하면서, 앞으로 한 걸음씩 천천히 걸어갔다.



척···!



“······.”


하지만 어느 순간에 나는 잠시 망설여졌는지, 자연스레 움직이던 나의 가벼운 발걸음이 우뚝 멈추고 말았다.


···


왜냐하면, 이 상태에서 한 걸음만 더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



스윽···.



옥상 밑으로 곧장 떨어져서 즉사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 회사 건물의 높이는 옥상까지 16층 높이이다.


그래서인지 아래를 내려다보면, 차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 아슬아슬하게 눈에 보였다.


“이제 안녕이다, x같은 세상아···!”


“다음 생이 있다면, 이런 세상 말고···!”


“내가 꿈꾸던 판타지 세계에 태어나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줘···!”



스르륵···.



그러나 죽음을 결심한 나는 더는 망설이지 않고, 눈을 꼭 감은 채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


중학생 때부터 판타지 만화나 소설들을 많이 읽었었는데···.


···


정말 재미있었지···.



···



···



···



그럼, 이제 안녕···.



퍼억···!




********************




<제1장 꿈같은 이세계>




“이거 생각보다 훼손 상태가 심각하군···.”


“허 참, 너무 많이 바라는 거 아니요, 박사?”


“하긴···. 16층 건물 위에서 투신했는데, 이 정도 훼손 상태면 운이 좋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타고난 육체를 가졌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대단한 친구구만···!”



짝짝···!



“잡담은 그 정도로 하게, 이제 수술을 시작하지···.”




********************




환청인가···?


난 분명 옥상 밑으로 떨어져서 죽었을 텐데···.


···


죽었다는 건 이렇게 나 혼자···.


아무것도 없는 공간 속에서, 내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걸까···?


“······.”


아니, 애초에 내가 진짜로 죽었다면 이런 생각을 할 수나 있을까···?



꼬르륵···.



쓸데없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더니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



벌떡···!



“배고파-!!”


그러다 나는 결국, 내 뱃속에서 느껴지는 지독한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돌처럼 굳어 있어야 할 나의 빈약한 상체를 일으키는 기적이 일어나고 말았다.



두리번두리번···.



“여, 여긴 어디지···?!”


그리고 나는 주위를 빠르게 둘러보며, 이곳이 어디인지를 차근차근 확인하기 시작했다.


···


그러자 내 눈앞에는···.


내가 지금 누워있는 병실용 침대와 나의 오른편에 비치된 보랏빛 수용액, 그리고 나의 오른쪽 팔목에 연결된 링거 주사, 마지막으로 작은 빛이 조금씩 새어 나오는 하얀색 커튼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


자, 기억을 다듬어보자···.


난 분명 정신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내가 다니던 회사의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서 그대로 투신했다.



쿠직···!



내가 다녔던 회사의 옥상 높이는 16층···.


그렇다면, 내가 그곳에서 바닥 위로 떨어져 부딪치는 순간, 내 몸은 반드시 박살이 나서 죽어야만 했다.



스윽···.



“······.”


하지만 지금 난 멀쩡하다.


머리부터 발가락 끝부분까지 모든 감각이 새록새록 느껴진다.



두근두근···.



즉, 나는 지금 살아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게다가, 그 빌어먹을 회사로 출근할 때 입었던 정장은 어느새 환자복으로 바뀌어 있었다.


···


그럼, 나를 살려냈다는 뜻인데···.


왜 다른 환자들은 보이지 않는 거지···?



두리번두리번···.



그러다가 나는, 1인실치곤 이곳의 병실 크기가 매우 넓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이 방에서 수상한 점은 더 없는지, 다시 한번 더 주위를 둘러보며 꼼꼼히 확인해보았다.


“······.”


하지만 이 방에서 수상한 점이 더 보이기는커녕, 지금까지 내가 발견한 것 이외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하아···.



“미치겠네···.”


그리고 나는 결국,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앞뒤가 맞는 생각을 떠올리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절레절레···.



“그래, 더는 그만 생각하자···.”


내 머릿속이 더욱더 복잡해진다는 것을 깨닫고, 더는 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만지작 만지작···.



“그러고 보니, 나는 자살 판정을 받았으니까···.”

“보험 처리는 안 되겠지···?”


···


정말 한심하다, 이 와중에 돈 걱정이라니···.



뚝···.



뚝···.



“······.”


그나저나, 아까부터 내 몸속으로 계속 들어오는 이 기분 나쁜 보라색 액체는 뭐지···?


그러다 잠시 후, 나는 병원비 생각을 잠시 뒤로 미뤄두고···.


아까부터 여기서 가장 수상해 보이는 보라색 수용액이 내 오른쪽 팔목에 꽂혀있는 링거 주사를 통해서 내 몸속으로 계속 흘러들어오는 것을 느끼고, 이를 유심히 관찰해보았다.


“······.”


내가 의학 지식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보통 일반적인 병원에서 이런 보라색 수용액을 꽂아주는 걸 본 기억은 없었다.


“뭔진 모르겠지만, 빨리 빼야겠다.”



쑤욱···!



그렇게 나는 일절 주저하지 않고, 내 오른쪽 팔목에 연결된 링거 주사를 바로 뽑아버린 다음···.



들썩들썩···!



내가 입고 있던 환자복 소매 일부를 찢어서 간단히 지혈하고, 병실용 침대 위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부들부들···.



“······.”


하지만 침대 위에서 장기간 누워있던 탓에, 곧바로 딱딱한 바닥 위를 두 발로 걸어서 움직이려니···.



척···!



“휴, 이 정도면 충분히 걸을 수 있겠네···.”


생각보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서 꽤나 고생하고 말았다.




********************




두리번두리번···.



“어디 보자, 출구가 어디에 있나···.”


그리고 잠시 후, 흔들거리는 두 발로 바닥 위를 걷는데 완전히 익숙해진 나는···.


이곳 병실 밖으로 나갈 문이나 출구가 없는지, 처음 이곳에서 깨어났을 때보다 더 주의 깊게 주위를 살펴보며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번뜩···!



“아, 저기에 있었네···?”


비록 바닥과 벽면에는 출구처럼 보이는 장치는 없었지만, 성인 한 명이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문이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



저벅저벅···!



나는 곧바로,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


저기까지 올라가서 손잡이를 붙잡으려면, 먼저 여기 있는 침대를 이용해야겠어···.


···


···


···



스윽···.



“좋아, 이제 있는 힘껏 열면···!”


그렇게 나는,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탈출구 아래로 침대를 옮긴 후에, 그 위로 올라가서 손잡이를 붙잡고 천천히 열어젖히려는 순간···.



꺄아악-!!!



병실 밖에서, 공포에 떠는 한 여성의 거대한 비명이 들려왔다.



화들짝···!



“뭐, 뭐야···?!”


이에 나는, 공포에 떠는 한 여성의 갑작스러운 비명에 매우 깜짝 놀란 나머지···.



우당탕···!



남들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얼굴로 변하면서, 푹신한 침대 위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스윽···.



“······.”


하지만 나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이마 위에서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낸 뒤에···.



슬쩍···.



“커, 커튼 쪽인가···?”


한 여성의 비명이 들려온 커튼 쪽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유심히 바라보았다.



저벅저벅···.



그리고 나는, 한 여성의 비명이 들려온 커튼 쪽으로 조심스레 다가가서···.



사라락···!



병실 창문 너머에 있는 바깥 풍경을 감춰주고 있던 커튼을 천천히 걷어냈다.



번쩍···!



그러자 그 순간, 내가 커튼을 걷어내면서 이 정체 모를 방안으로 들어오는 눈부신 태양빛이 내 두 눈을 모두 감싸 안았지만···.



스르륵···.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고, 밝은 빛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척···!



이곳 병실 밖 너머에 있는 드넓은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


“저, 저건 뭐야···?!”


그리고 나는···.


차마 제대로 눈 뜨고 보기 힘든 충격적인 광경을 보고 말았다···.



후다닥···!



“사, 사람 살려···!”


“누가 좀 도와주세요···!”


“빨리 도망쳐야 해···!”


“어째서 저 괴물들이 여기에 있는 거냐고···!”


“젠장, 죽고 싶지 않아···!”


왜냐하면, 이곳에서 별로 멀지 않은 거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하염없이 도망치고 있고···.



쿠직···!



“인간···! 너무 쉬운 먹잇감이다···!”


“너희들, 한 놈도 놓치지 마라···! 대장이 보고 있으니까···!”


”우헤헤, 신난다···!“


그런 도망치는 사람들을, 난생처음 보는 괴상망측한 초록빛의 괴물들이 이들을 정신없이 학살하는 모습이 내 눈앞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콰직-!



쿠지직···!



퍼억-!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피를 쏟아내고 비명을 내지르며 죽어 나가고 있었다.




********************




“······.”


그렇게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가면서 저 끔찍한 광경을 계속 지켜보는데,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했는지···.


“······.”


그러고 보니, 저 괴물들···.


설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리저리 요동치던 혼란한 마음을 가다듬고, 병실 창문 밖 너머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계속해서 죽이는 초록빛 괴물들을 자세히 관찰해보았더니···.



화들짝···!



“소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오크가 왜 여기 있는 거지···?!”


그들의 정체는 놀랍게도, 판타지 세계에서나 등장하는 오크와 똑같이 생긴 것이었다.



꽈악···!



“설마, 전생한 건가···?”


그러자 그 순간, 나는 또다시 모든 게 다 혼란스러워지는 동시에···.


“이세계로···?”


현실과 동떨어진 이 상황에 대해 허탈함을 느끼며, 내 얼굴을 스스로 만져보기도 하고 꼬집어 보기도 했다.


···


그리고 이 모습은 누가 봐도 매우 평범한 인간이었다.



콰직···!



병실 창문 밖 너머에서 죽어 나가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매우 평범한 인간···.



번뜩···!



“잠깐만, 그러고 보니 저 사람들도 뭔가 이상해···.”


하지만 그때 나는, 내가 입고 있던 옷과 병실 창문 밖 너머에서 오크들에게 학살당하는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과는 전혀 다른 소재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고 눈을 번쩍였다.


“······.”


지금 내 복장은 비록 환자복이지만, 현대에 맞춘 실용성 있는 옷이다.



타박타박···!



반면에 병실 창문 밖 너머에서 오크들에게 학살당하는 사람들 모두, 중세 시대 사람들이 입고 있을 법한 낡은 옷과 움직이기 불편해 보이는 옷을 입고 있다.


···


이것으로 확실한 건···.


나는 이세계에 왔다는 정신 나간 결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어째서 이곳에 있는지는···.



스윽···.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게다가, 나에게 무슨 능력이 있는지조차도···.



타박타박···!



“살려줘···!”


“제발 누가 좀 살려주세요···!”


“빨리 도망쳐···!”



쿵쿵쿵···!



쿵쿵쿵···!



“단, 한 마리의 인간도 살려두지 마라-!”


“좋았어, 모조리 죽이자···!”


“마음껏 학살하자···!”


그러거나 말거나, 내가 지금 계속해서 생각하는 와중에도···.


병실 창문 밖 너머에 있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도망치다가 죽어 나가고 있고, ‘오크’로 확실시되는 저 괴물들은 그런 인간들을 악착같이 쫓아다니며 잔혹하게 살해하고 있었다.


···


그러니 더는 내게 고민할 시간은 없다.


이대로 가면, 저기 있는 사람들 모두가 죽고 만다.



스윽···.



“빨리 밖으로 나가야···”



우뚝···.



할 수 있을까···?


지금, 나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정보 하나 아는 게 없는데···?


“사, 살려···”



콰직···!



만약, 이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나갔다가···.


저 괴물들에게 붙잡혀서, 내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방법으로 살해당하면 어떡하지···?



꿀꺽···!



게다가, 이게 마지막 기회라면···?


나도 결국, 병실 밖에 있는 사람들처럼···.


저 괴물들에게 똑같이 난도질당하지 않을까···?



덜덜덜···.



무서워···.


죽고 싶지 않아···.


···


갑자기 온몸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호흡이 거칠어지며, 선명했던 눈앞의 시야가 모두 새하얗게 물드는 것만 같았다.



부들부들···!



“······.”


젠장, 천장에 있는 손잡이를 붙잡고 빨리 열어야 하는데···.


어째서 손을 움직이지 않는 거냐고···!


···



꿀꺽···!



그, 그래···.


놈들이 사라질 때까지, 여기서 계속 기다리자···.


아무런 정보도 없이, 위험 속으로 홀로 뛰어들 수는 없으니까···.



스윽···.



이대로···.


“······.”


나는 천천히 내 손을 무릎 아래로 내렸다.


조용히···.


···


···


···


···


“용사님···!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


그리고 그때, 내 귀에서 어린 여자아이의 간절한 외침이 똑똑히 들려왔다.



콰지직···!



그러자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천장에 설치되어 있던 작은 문을 통째로 부숴버리면서 병실 밖으로 거칠게 빠져나오고 말았다.



뿌드득···!



“다음 생이 있다면···. 이세계에 태어나서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었잖아···.”


그리고 나는, 본래 내가 살던 세계에서 죽기 전에 바랐던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



부들부들···!


“······.”


스스로 목숨까지 버려가면서 운 좋게 겨우 얻어낸 이 소중한 기회를···!


다시 비겁한 겁쟁이의 삶으로 만든다고···?!



척···!



“······.”


아니···!


적어도 이곳에서만큼은···.


나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는 새 삶을 살겠어···!!




********************




“······.”


그렇게 나는, 병실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오는 데 성공하고···.



콰직···!



퍼억···!



“······.”


내 발밑에 있는 건물 안에서 보았던 풍경보다 훨씬 더 넓게 펼쳐져 있는 끔찍한 광경이 두 팔 벌려 나를 맞이해주었다.



스윽···.



그리고 나는, 이 좁은 병실 밖으로 용기 내어 나갈 수 있도록 계기를 심어주었던 어린 소녀가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번뜩···!



“······.”


찾았다···!


내 눈으로 대충 가늠해보았을 때, 이곳에서 대략 100m 정도의 거리인 것 같았다.


···


그러나 그것도 잠시, 내가 병실 밖으로 빠져나왔을 때는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죽어 있었고···.



덜덜덜···.



“······.”


오직 내가 찾고 있었던 어린 소녀 혼자서만 겨우 살아남아, 홀로 나무 뒤에 등을 기댄 채···.



주르륵···.



“······.”


눈물을 흘리며 오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번쩍···!



“제발 닿아라···!!”


제발···!!!


그러자 그 순간, 나는 어린 소녀가 있는 곳을 향해 있는 힘껏 지면을 세게 박차며 하늘 위로 뛰어올랐다.



쿠구궁···!



그리고 이때, 나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내가 지면을 세게 박차고 올라가는 순간, 조금 전에 내가 머물고 있었던 병실로 추정되는 건물이 이때의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병실의 천장부터 산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흔적도 없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




스윽···.



“이제 이 조그만 꼬맹이만 남았네···?”


“그러게, 저 떠는 모습 좀 봐···! 죽일 맛 좀 나겠는데···?!”


“야, 얘 오줌 지렸다···!”


“좋아, 이제 고깃덩이로 만들어주자···!”


한편, 나무에 등을 기댄 채로 겁에 질려 있는 어린 소녀의 모습을 보고 크게 웃어대던 오크들은 자기가 애용하던 무기를 각자 동시에 들어 올리더니···.



꽈악···!



“그럼, 잘가라···!”


자기들 앞에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 어린 소녀를 잔인하게 죽이려고 했다.



질끈···!



“······.”


‘엄마···! 아빠···!’


이에 어린 소녀는 이게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깨닫고서, 절망의 눈물을 쏟아내며 자신의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척···!



“대, 대장···! 하늘에서 무언가가 이곳으로 떨어지려고 하고 있어···!”


“뭐, 뭐라고···?!”


“저, 전원···! 그곳에서 빨리 떨어져라···!”


···



헐레벌떡···!



“뭐, 뭐라고요···?!”


“지, 진짜다···!”


“빠, 빨리 움직여···!”


“하, 하늘이 진노하셨다···!”


그러자 그 순간, 어린 소녀를 죽이려고 했던 오크들은 하늘 위에서 무언가가 이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하고 황급히 명령을 내리는 오크 대장의 말에,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보고서 우왕좌왕하더니···.



후다닥···!



다급한 목소리로 각자 크게 소리 지르며, 그 자리에서 뿔뿔이 흩어졌다.



쾅-!



그리고 잠시 후, 정체를 알 수 없던 수수께끼의 물체가 어린 소녀의 눈앞으로 빠르게 떨어지면서 지면 위로 세게 부딪히자, 거대한 진동과 함께 짙은 흙먼지가 일어났다.



웅성웅성···.



이에 오크들은 서로를 마주 바라보며, 안전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멀리서 이를 지켜보았으나···.



콜록콜록···!



“······.”


어린 소녀는 자기 눈앞에서 지면 위로 빠르게 추락한,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로 인해 생겨난 흙먼지가 완전히 가라앉기 전까지는 눈물과 기침을 멈출 수 없었다.



스르륵···.



그러다가 짧은 시간이 흘러, 점점 땅 위로 가라앉기 시작하던 흙먼지는 어느새 선선한 바람에 의해 순식간에 사라지더니···.


“······.”


그곳에서 인간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나타났다.


“설마, 인간···?”


“말도 안 돼···! 인간은 날 수 없잖아···!”


“그럼, 내가 확인해보겠다···!”



벌떡···!



그러자 대부분의 오크들은 놀라움과 동시에 두려움을 느끼고 감히 함부로 다가가지 못했지만, 그중 한 마리가 용기 내어 자신의 도끼를 꼭 쥐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쿵쿵쿵···!



갑자기 하늘 위에서 뚝 떨어지며 나타난 인간을 향해 무서운 기세로 돌진했다.



사아악-!



“인간처럼 생긴 녀석···! 죽어라···!”


그리고 뒤이어서, 용기 내어 홀로 돌진해오던 오크는 성인 두 명이 함께 드는 것조차 불가능한 자신의 오크 전사 전용 강철 도끼로 바람을 가르며 힘차게 휘두르더니, 흙먼지 속에서 나타난 인간처럼 생긴 인간(?)을 두 동강 내려고 했다.



콰직···!



그러자 그 순간, 무언가가 도끼날에 찍히는 뭉툭한 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오크들은 두 눈으로 직접 보고도 차마 믿을 수 없는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고 말았다.


···


왜냐하면, 왕국의 기사들도 막아내기 힘들다는 오크 전사의 강철 도끼가 흙먼지 속에서 나타난 인간처럼 생긴 한 남자(?)의 정수리 위로 제대로 박혀 있는데도, 태연하게 서 있는 그의 뒷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스윽···.



“애···?”


“어···?”


그러다 그때, 흙먼지 속에서 나타난 인간처럼 생긴 남자(?)는 자기 머리 위에서 무언가 거대한 충격이 전해져 왔는지, 자연스레 고개를 뒤로 돌리며 자신의 코앞에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오크의 두 눈과 정면으로 마주치게 되면서, 몇 초간 서로의 벙찐 얼굴로 쳐다보고 말았다.


···


···


···



화들짝···!



“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그리고 두 사람(?)은 동시에 깜짝 놀라며 크게 소리 질렀다.




********************




내가 이곳으로 떨어지기 몇 초 전···.




슈우웅···!



나는 지금 날고 있다.


···


아니다.


방금 내가 한 말은 정정하겠다.


“······.”


정확하게 나는 지금···.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가, 점점 아래로 추락하는 중이라고 말하는 게 옳을 것이다.


···


도대체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나는 분명히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가 깨어난 병실 건물 위에서 다급한 마음에 어린 소녀가 있는 곳까지 단숨에 달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높이 뛰었을 뿐이었다.


···


그런데, 이세계로 넘어오면서 생각 이상으로 엄청난 힘을 얻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힘 조절을 하지 않은 상태로 있는 힘껏 뛰는 바람에 이런 꼴이 되어서는···.



슈아아악···!



부, 부딪힌다···!!


이렇게 하늘 위에서 점점 아래로 추락하다가, 땅 위로 부딪히기 일보 직전에 소중한 나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 안으며, 내 몸이 부디 무사하길 간절히 기도하는 신세가 되었다.



콰앙-!



···


“······.”


이 거대한 녀석이···.


판타지 속에서나 등장하는 오크···?!



움찔···!



“······.”


그러다 이 이후에, 본의 아니게 내가 만들어낸 흙먼지가 완전히 가라앉아서 사라질 때까지 잠시 기다리고 있다가, 갑자기 정수리 쪽에서 무언가가 부딪히는 느낌이 들면서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뒤로 돌렸더니, 지금 상황처럼 되어버린 것이었다.




********************




다시 현재···.




“이, 인간처럼 생긴 녀석···! 괘, 괜찮은 거냐···?!”


“어, 어···? ㄴ··· 나···?!”


“아,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리고 지금 나는, 내 앞에 서 있는 오크가 긴장한 얼굴로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바람에 누가 봐도 매우 당황한 표정으로 내 몸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말았다.



두리번두리번···.



“······.”


뭐, 뭐지···?


이상한 건 딱히 없는데···?


혹시, 오크들만 아는 추상적인 인사법인가···?


하지만 아무리 내 몸 어디를 둘러보고 만져보아도, 다친 곳 하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그의 질문이 일종의 그들만의 인사법이라고 생각했다.



웅성웅성···!



“뭐, 뭐지···?! 저 인간 녀석···! 우리말을 하고 있는데···?”


“그, 그것보다 저 인간처럼 생긴 녀석은···!”

“어떻게, 우리의 무기를 정통으로 맞고도 멀쩡히 버틸 수 있는 거지···?!”


“일단 기다려보자, 아직 저놈은 우리를 공격하지 않았어···!”


“그래, 저 녀석이 조금이라도 수상한 행동을 보인다면···.”


“그때는 우리가 다 같이, 먼저 녀석을 공격하는 거야···!”


그러자 그때, 이를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 다른 오크들은 서로서로 수군덕대며 각자 무기를 꼭 쥐고 있었다.


“······.”


아···!


찾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오크들의 시선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흙먼지가 완전히 가라앉은 이곳 주위를 둘러보다가, 도움을 요청한 목소리의 주인공처럼 보이는 어린 소녀가 나무에 등을 기댄 채, 몸을 떨며 울고 있는 모습을 찾아냈다.


“저기, 꼬마야···!”


그리고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겁에 질려 있는 어린 소녀가 놀라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불러보았다.


···


“······.”


하지만 어린 소녀는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는지 아니면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주위의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했는지, 그저 눈을 꼭 감은 상태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긁적긁적···.



“······.”


이, 이상하다···?


보통 동화책에서 이런 극적인 등장을 하면 울면서 달려오던데···.


그러자 이때, 나는 생각지도 못한 어린 소녀의 차가운 반응에 작은 의구심이 생기더니···.



주르륵···.



“······.”


혹시, 나한테 무슨 문제라도 있나···?


설마, 내가 못생겨서···?!


이마 위에서 굵은 식은땀이 흐를 만큼,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다.



척···!



“이, 인간처럼 생긴 녀석···!”


그리고 이런 내 마음을 몰라주던 오크는 다시 나를 불러 세우며 귀찮게 했다.


“또, 왜···?!”


“정말로 괜찮은 거 맞나···?”


“글쎄, 괜찮다니까···!”


“지금, 네 머리 위에 내 도끼가 계속 박혀있는데도···?”


···


“······.”


뭐···.


뭐라고···?!



스윽···.



그러자 그 순간, 나는 오크의 믿을 수 없는 황당한 말에 내 머리 위로 재빨리 손을 올려보았다.



덥석···.



“······.”


딱딱하고 차갑다···.



주르륵···.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계속 내 이마 위에서 콧등 위로 무언가가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


자, 잠깐만···!


내 머리 위에 뭐가 박혔다고···?!



두둥···!



“이, 이게 뭐야···?!”


“내··· 내 머리 위에 도끼가···?!”


“도, 도끼가···!!!”



흔들흔들···!



나는 내 정수리 위에 박혀 있는 강철 도끼를 뒤늦게 눈치채고서, 고함을 크게 지르며 혼란스러워진 마음으로 이리저리 고개를 빠르게 뒤흔들었다.



부우웅···!



부우웅···!



부우웅···!



하지만 오크의 강철 도끼는 생각보다 깊게 박혀 있었는지 쉽게 빠져나오지 않았고, 그대로 내 머리와 함께 바람을 가르며 빠르게 움직였다.


“지, 진정해라···! 인간처럼 생긴 녀석···! 내가 도끼를 뽑아줄 테···”



퍼억-!



그러자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오크는 자신의 강철 도끼를 뽑아주려다가, 내 머리 위에 박혀 있던 강철 도끼 손잡이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고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


“이, 인간처럼 생긴 녀석이 우리 동료를 공격했다···! 도, 돌격해···!”


“주, 죽인다···!”


“빨리 없애버리자···!”


“우리의 적이다···!”



쿵쿵쿵···!



쿵쿵쿵···!



이에 멀리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다른 오크들은 모두 당황해하다가, 자기들끼리 계획한 대로 마음을 다잡고 합심하더니,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동시에 돌진해왔다.


“자, 잠깐만···! 나 지금 다쳤잖아···!”


“먼저 내 머리 위에 박혀 있는 도끼부터 뺀 다음에···!”


“우어어어-!!”


“우아아아-!!”


“죽인다아아-!!”


점점 예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침착하게 행동할 수 없었던 나는 허둥대는 얼굴로 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으나, 오크들은 내 말을 조금도 듣지 않고 완전히 무시한 채, 일제히 돌진해 와서는 나를 무자비하게 공격하려고 했다.


“죽어라, 이 인간처럼 생긴 괴물아···!”


“죽을 때까지 난도질해주마···!”


“죽어라, 죽어···!”


그리고 오크들은 자기들이 사용하는 각종 무기로 나를 찌르고 베고 밟고 주먹으로 때리는 식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퍼버벅-!



콰앙-!



푹-!



콰직-!



퍼억-!



“······.”


결국 나는 억울하게 눈물을 흘리며 몸을 웅크린 상태로 오크들에게 정신없이 계속 두들겨 맞았다.




********************




하아하아···!



털썩···!



풀썩···!



“왜 고기로 안 변하는 거야···!”


“우리 피부보다 더 질긴 것 같아···.”


“나, 난 더는 무기를 들 힘도 없어···.”


그렇게 체감상 5분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 나를 정신없이 두들겨 패던 오크들이 하나둘씩 지쳐서 쓰러지기 시작하더니···.


“더, 더는 못 때···”



쿵···!



풀썩···!



결국, 내 주위에서 힘겹게 무기를 휘두르던 마지막 오크까지 모두 기절하게 되면서, 나를 향한 오크들의 집단폭행은 그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슬쩍···.



“······.”


끄, 끝났나···?


그리고 이때, 나는 오크들의 집단폭행이 완전히 멈추었다는 것을 알아채고,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내 주위를 살펴보았다.


···


“내, 내가 이 녀석들을 모두 쓰러뜨린 건가···?!”


그러자 나는 내 발아래에 쓰러져 있는 오크들을 보고 엉뚱한 착각을 하고 말았다.


“이런 한심한 놈들···!”



퍼억-!



그리고 그 순간, 내가 착각에 빠져 방심하고 있을 때에 내 등 뒤로 누군가가 크게 소리치며 단단한 무언가로 뒤통수를 세게 내리쳤다.



콰직-!



풀썩···.



이에 나는 의문의 기습 공격을 맞고 그대로 앞으로 날아가다가, 어린 소녀가 기대고 있던 나무에 등을 세게 부딪치면서 바닥 위로 힘없이 쓰러졌다.



벌떡···!



“······.”


위, 위험했다···!


방금, 조금이라도 정신을 넋 놓고 있었다면···.


그대로 기절할 뻔했어···!


하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이를 버텨내고, 곧바로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고서···.



스윽···.



도대체 어떤 정신 나간 놈이···


나의 등 뒤를 기습 공격한 놈을 보았다.



철컹···!



“호오···? 그래도 맷집 하나는 쓸만한 놈이구나···?!”


“하지만 그것도 오늘이 마지막이 될 거다···!”


“왜냐고···?!”



쿵···!



“내가 너를 여기서 반드시 찢어 죽일 생각이니까···!”


그러자 내 눈앞에는 조금 전에 나를 일제히 공격했던 그 어떤 오크들보다도 매우 흉악하고 섬뜩하게 생긴 오크 한 마리가 자신의 거대한 덩치만 한 크기를 가진 대검을 들고서, 살기 어린 기운을 내뿜으며 서 있는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너는 누구···”



버럭···!



“내 이름은 오크 어벤저···!”


“너희 인간들을 향한 분노로 탄생한 지옥의 전사다···!”


···


아무래도 이 험악하게 생긴 녀석이 조금 전에 내가 모두 쓰러뜨렸던(?) 오크들의 대장인 것 같았다.


“오크···”


“뭐, 뭐라고···?”



콰직-!



이, 이런 미친···!


그리고 그 순간, 나의 시답잖은 반응에 매우 화가 나 보이던 오크 어벤저는 자신의 대검으로 내 머리 위에 박혀 있는 강철 도끼와 함께 반으로 쪼개버릴 작정으로 내리찍었지만, 다행히 이는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면서 애꿎은 지면 위에만 거대한 칼자국을 남기게 되었다.



슈아악···!



“본래라면,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인간 마을을 시작으로···!”


“네놈들의 왕국까지 모두 박살 낼 계획이었다만···!”



샤아악···!



“네 녀석 때문에 나의 원대한 계획이 모두 지연됐으니···!”


“곱게 죽을 거라 생각하지 마라···!”


하지만 오크 어벤저는 거기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자기 덩치에 맞지 않게 빠른 동작을 선보이며 나를 향해 자신의 대검을 연속으로 이리저리 휘둘렀다.


“······.”


젠장···!


갑자기 자기 사연을 왜 이야기하는 거야···?!


그러나 나는 그런 오크 어벤저의 거센 공격을 기적처럼 간신히 모두 피하면서, 어떻게 이 괴물에게 반격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했다.


“······.”


하지만 원래 내가 살던 세상에서, 나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싸움을 해 본 적이 없다.


물론, 주위에 한 명 정도는 있었지만···.


나는 그저 이를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정도였다.


···


그래, 마치 형식이처럼···.




********************




중학교 시절, 어느 저녁 시간 때···.




“뭐, 네가 앞으로 제대로 싸울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찾아온다면···.”



스윽···.



“여기를 있는 힘껏 치고 도망치면 돼···!”


먼 과거, 형식이와 나는 밤하늘에 많은 별들이 보일 때마다 자연공원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었다.


“······.”


“어라···? 전에도 이런 거 많이 보여주지 않았어···?”


“내가 다른 애들이랑 싸울 때마다, 가장 먼저 상대에게 사용했던 수법을 말이야···!”


“그래···? 난 아직 잘 모르겠어···.”


그리고 이때, 형식이는 생각보다 남들에게 설명하며 가르쳐주는 재주가 없어서, 내가 형식이의 설명을 완벽히 이해하는 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었다.


“뭐랄까···.”


“쉽게 설명하자면, 너도 알고 있을 기본적인 정권을 내지를 때, 나처럼 유동적으로 움직인다는 느낌···?”


그리고 형식이는 이 이후에 ‘팡’이라는 말이나, ‘쿵-!’이라는 효과음을 자기 입으로 직접 말하면서 손동작을 보여줬다.


···


“이제 알겠지···?”


“응,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아···!”


“알긴 뭘 알아~! 이런 이상한 설명을 어떻게 이해하냐···?!”


“아, 진짜야~!”


“됐어, 빨리 집에나 가자~!”


“야···! 진짜로 이해했다고···!”


“알았어, 알았어···! 네 말 믿을게~!”


“그나저나,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심심한데, 우리 내기 하나 할래···?”


“내기···?”


“어, 우리 중에 누가 먼저 자기 집으로 빨리 돌아가서, 보골보골 X폰지X을 보는지 내기하는 거야···!”


“하···? 보나 마나 내가 이기는 승부에 내기를 걸겠다고···?”


“그래, 내기에서 지는 사람은 내일 학교 끝난 뒤에···.”


“이긴 사람에게 떡볶이 사주기로 하는 거지···! 어때···?”


“좋아, 보골보골 X폰지X 애청자의 힘을 보여주겠어···!”


···


···


···


그 이후에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고 크게 웃으면서 이야기하고는···.


가벼운 말장난을 치며 집으로 함께 돌아갔다.




********************




다시 현재···.




번쩍···!



“······.”


그래, 형식이처럼 움직이면서 정권을 내지르면 이 녀석을 이길 수 있을지도 몰라···!


한편, 오크 어벤저의 공격 패턴에 익숙해진 나는 그의 공격을 손쉽게 피할 수 있을 때쯤, 두 눈을 번뜩이며 과거에 형식이가 알려준 싸움 방법과 그 동작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


양형식···.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유일하게 계속 연락하고 지냈었던 좋은 녀석이었는데···.


···


그놈의 회사일 때문에, 어느 순간 연락이 완전히 끊기더니···.


결국 죽기 전, 마지막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었지···.


“······.”


만약, 내가 죽으려고 마음먹었을 때···.


그 녀석에게 용기 내어 전화했다면···.


지금 같은 상황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을까···?


···



절레절레···.



아니야···.


잡생각은 나중에 하고···.


우선 그 녀석이 싸움에서 승리했던 공통점을 되짚어보자···.


그러다 나는 과거에 잠시 빠져 있다가, 이내 고개를 빠르게 내저으며 정신을 차린 뒤에 과거에 형식이가 가르쳐 준 방법을 자세히 떠올려보려고 했다.


···


‘■■야, 여기랑 여기를 꼭 기억해둬···!’


‘난 언제나 여기랑 여기만 노렸으니까···!’



번쩍···!



“······.”


그래···!


그 녀석은 처음이나 마지막으로, 항상 상대의 명치나 턱을 먼저 노렸었어···!


그리고 그 순간, 나는 한참 동안 곰곰이 생각한 끝에 양형식이 알려준 승리의 비법을 겨우 떠올리면서 속으로 기뻐하며 외쳤다.



버럭···!



“언제까지 피하면서 도망만 칠 생각이냐···?! 이 벌레 같은 놈아···!”


그러자 그때, 오크 어벤저는 자신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요리조리 피하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자신의 대검을 빠르게 휘두르는 와중에 매우 화가 난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



중얼중얼···.



“명치 부분은 갑옷으로 단단히 방어하고 있고···.”


“반면에 아래턱 쪽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


하지만 나는 이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그의 공격을 정신없이 피하다가, 여태껏 보지 못했던 오크 어벤저의 장비 상태를 차분히 살펴보며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뭐지, 이 녀석···?’


‘방금, 내가 듣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 혼잣말하는 거야···?’


그러나 불행하게도, 내가 무의식적으로 속삭이며 중얼거린 내용들을 오크 어벤저가 모두 듣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되면서, 제대로 된 전략 싸움을 시작하기도 전에 대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씨익···.



“······.”


‘게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감히 내 턱을 노리겠다···?’


‘이 멍청한 놈···! 그런 중요한 수 싸움을 속으로 헤아렸다면···.’


‘아주 만약에라도, 네가 나를 이겼을지도 몰랐을 텐데···!’



스윽···.



그리고 이를 본 오크 어벤저는 속으로 크게 웃으며, 일부로 자신의 턱을 앞으로 내밀면서 그의 공격을 유도했다.



번쩍···!



“지금···!”


그러다 잠시 후, 오크 어벤저의 동작이 큰 공격을 두 번 정도 피하는 순간에 그의 눈앞까지 빠르게 파고들어 간 나는···.


“······.”



슈아아악-!!!



당황해하는 듯한 그의 턱을 노리고, 오른쪽 주먹을 꼭 쥐며 아래에서 위를 향해 있는 힘껏 세게 내질렀다.



스윽···.



“······.”


‘멍청한 놈, 이미 너의 작전은 간파하고 있었다···!’


그러자 오크 어벤저는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표정이 뒤바뀌면서 기분 나쁜 미소를 짓더니, 자기가 양손으로 쥐고 있던 대검을 아무렇게나 내던지며 재빨리 자신의 얼굴을 방어했다.



씨익···.



“······.”


‘이제 이 공격을 막아낸 다음에 바로 카운터를 치면 나의 승리···’


그리고 오크 어벤저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는 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자기가 상대하는 정체 모를 인간의 공격을 기다렸다.


···


하지만 오크 어벤저는 몰랐다.


자신이 상대하고 있는 정체 모를 인간의 주먹이 자기 생각 이상으로 매우 강하다는 사실을···.



화들짝···!



“······.”


뭐, 뭐야···?!


그러자 이때, 나는 오크 어벤저가 갑자기 자신의 대검을 아무렇게나 내던지며 턱을 방어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당황하고 말았다.



꽈악···!



“······.”


젠장, 어떻게 알았지···?! 에라 모르겠다~!


약간의 틈 쪽으로라도, 최대한 내지르는 수밖에···!


···



뿌드득···!



“······.”


‘어···? 이게 어떻게 된···’



퍼억···!



그리고 그 순간, 내가 있는 힘껏 들어 올려 날린 주먹은 자신의 턱을 방어하고 있던 오크 어벤저의 양팔을 통째로 부숴버리면서, 이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순식간에 뒤바뀌어버린 녀석의 턱과 함께 저 멀리 하늘 위로 날려버렸다.


···



슈우웅···!



그러다 이 이후에, 오크 어벤저는 하늘 위로 잠시 붕 떠오르더니···.



콰직···!



다시 땅 위로 빠르게 낙하하며 바위가 박살 나는 듯한 소리를 내며 그대로 즉사하고 말았다.


···


“이, 이겼다···!”


“내 인생의 첫 싸움에서 저 괴물 같은 녀석을 이겨버렸어···!”


역시, 어떤 생명체든 급소를 공격하는 게 정답이었어···!


고맙다, 양형식···! 덕분에 살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나는 처음에는 잠시 넋 놓고 있다가, 뒤늦게 내가 녀석을 쓰러뜨렸다는 사실에 환호하며 큰소리로 외쳤다.




********************




“어이, 꼬마야···!”


그렇게 잠시 후, 오크 어벤저와의 싸움을 끝낸 나는 아직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어린 소녀의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


“······.”


하지만 어린 소녀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야···!”



꽈악···!



이에 나는 어린 소녀의 두 뺨을 꼬집으며 말했다.


“아, 아파···!”


“저리 가···!”


“내 몸에 손대지 말란 말이야···!”



퍼버벅···!



그러자 어린 소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의 조그마한 주먹을 나에게 이리저리 휘두르며 밀쳐냈다.



버럭···!



“야, 이제 다 끝났어···!”


“너 살았어, 인마-!”


그리고 그런 어린 소녀에게 계속 맞아주다가, 끝내 참다못한 내가 크게 소리를 질렀더니···.



슬쩍···.



“아···.”


그 어린 소녀는 이제야 눈을 슬며시 뜨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


“시, 시체가 말을 한다-!!!”


그러나 이때, 그 어린 소녀가 뒤늦게 정신 차리고 눈을 떴으나, 나의 기괴스러운(?) 모습을 자기 눈앞에서 직접 보고서, 매우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며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다시 문제의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척···!



“무,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 아직 살아있어···!”


“나를 잘 봐봐···!”



덜덜덜···.



“머리 위에 거대한 도끼가 박혀있는데, 어떻게 살아있어···?!”


당연히 나는 비명을 지르는 어린 소녀에게 손을 내저으며 살아있다고 주장했지만, 어린 소녀의 눈에는 내 머리 위에 박혀있는 거대한 강철 도끼를 보고서, 좀비 언저리 느낌의 괴물로 생각했는지···.



버럭···!



“이 흉측하게 생긴 괴물아···!”


나에게 등을 보이며 크게 소리쳤다.


···


“아직도 박혀 있었어···?”



스윽···.



“그러면 꼬마야, 네가 이것 좀 빼줄 수 있겠니···?”


이에 나는 아직도 내 머리 위에 강철 도끼가 박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보고, 내가 구해낸 어린 소녀 앞으로 고개를 숙이며 부탁했다.


“시, 싫어···! 징그러워···!”


“빨리 저리 가···!”



퍼억···!



당연하게도 그 어린 소녀는 그런 나에게 ‘매우 싫다’라는 얼굴로 징그러운 무언가를 밀쳐내듯이 대하며 강하게 거부했다.



울컥···!



“야···! 내가 하나뿐인 네 목숨을 구해줬잖아···!”


···


“네, 네···?!”



두리번두리번···.



“······.”


그러자 나는 진심으로 섭섭한 마음에 내가 구해낸 어린 소녀에게 화를 내듯 소리치자, 그 어린 소녀는 그제야 이곳 주위의 상황을 제대로 둘러보고서,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덥석···!



“아, 알았어···.”


“도와주면 되잖아···.”


그리고 잠시 후, 어린 소녀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 머리 위에 박혀있던 거대한 강철 도끼의 손잡이를 꼭 붙잡더니 있는 힘껏 뒤로 당겼다.



움찔움찔···!



뭐 당연한 결과지만, 어린 소녀 혼자서 아무리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면서까지 뽑아내려고 노력해도···.


···


역시, 내 머리 위에 박혀 있던 강철 도끼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긁적긁적···.



“이거 참, 미치겠네···.”


마음 같아선 내가 직접 뽑아내고 싶지만···.


손잡이가 손에 닿지를 않으니 원···.



슬쩍···.



“미안···.”


그러다 이때, 내가 곤란해하는 표정으로 고민하는 모습을 본 어린 소녀는 자기가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마음의 죄책감을 느꼈는지, 나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짧게 사과했다.


“그런 것보다···.”


“아까부터 자꾸 생명의 은인한테 반말을 찍찍하네···?”


물론,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반대로 아까부터 계속해서 나한테 반말을 찍찍하는 어린 소녀의 무개념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대놓고 그런 어린 소녀의 기강을 잡으려는 말투로 이에 대해 강하게 주의했지만 말이다.



끄덕···.



“아,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생명의 은인한테 자꾸 반말을 하다니···.”


“정말 죄송해요···.”


이에 어린 소녀는 나의 말하는 의도를 바로 파악했는지, 곧바로 나를 대하는 태도를 달리하며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알면 그걸로 됐어, 어차피 힘없는 어린애한테 이런 무모한 일을 부탁한 내가 바보지···!”


···


···


“그나저나, 이 도끼를 내 머리 위에 계속 달고 다니니까···.”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아서, 살짝 소름 끼치네···?”


그러자 나는 곧바로 마음이 누그러지면서 이 어색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다.


···



슬쩍···.



“그런데 아저씨는 누구세요···?”


하지만 어린 소녀는 그런 나의 숨겨진 노력을 알아주지 않고, 내 정체에 대해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나···?”


“네, 전 아저씨 같은 사람은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


확실히 지금 내 모습은 이세계에서 볼 수 없는 복장인 만큼···.


이 녀석이 나를 수상하게 여기는 건 당연지사일까···?


“일단 아저씨는 아니야, 아직 20대 후반이니까···!”


이에 나는 가장 먼저 어린 소녀의 입에서 나온 ‘아저씨’라는 매우 중요한 부분부터 오해를 풀려고 했다.


“······.”


물론, 어린 소녀는 그런 내가 이상한 사람처럼 보였는지···.


아무 말 없이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기만 했지만···.



척···!



“아직 젊다고···!”


···



하아···.



“그냥 이름만 말해주세요···.”


그리고 그런 나의 한심한 반응을 본 어린 소녀는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


“명호···.”


“명호···?”


“그래, 명호···!”


“그게 내 이름이야···!”


이에 나는 속으로 부들부들 떨었지만, 통성명을 원하던 어린 소녀의 부탁을 들어주며 내 이름을 시원스레 알려주었다.


“그럼, 어째서 저를 구하러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


“······.”


뭐···?


그러다가 갑자기, 이 상황에서 당연히 나올 법한 어린 소녀의 질문을 들은 나는···.


···


왠지 모르게 이때, 나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복잡한 심정으로 잠시 망설였다가···.



버럭···!



“그야 당연히 간절하게 도움을 바라는 너의 목소리를 들었으니까 왔지···! 이 바보야···!”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심으로 화를 내며 이를 멍하니 바라보던 어린 소녀에게 대답했다.


···



주르륵···.



그러자 그 순간, 나의 대답을 들은 어린 소녀는 갑자기 눈물을 터트리기 시작하더니···.



덥석···!



자신의 가녀린 몸을 내던지며 내 품 안으로 안겨 왔다.


···


“······.”


아무래도 한동안은 이 녀석을 꼭 안고 있어야 할 것 같다···.


내 머리에 거대한 강철 도끼가 박혀있는 상태로···.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마녀사냥-불신의 세계'를 쓰고 있는 gyeomi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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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외전-제1장 구원자(9) 19.03.03 76 0 10쪽
73 외전-제1장 구원자(8) 19.02.23 146 0 9쪽
72 외전-제1장 구원자(7) 19.02.19 59 0 9쪽
71 외전-제1장 구원자(6) 19.02.07 63 0 7쪽
70 외전-제1장 구원자(5) 19.02.04 77 0 14쪽
69 외전-제1장 구원자(4) 19.01.26 105 0 8쪽
68 외전-제1장 구원자(3) 19.01.25 59 0 8쪽
67 외전-제1장 구원자(2) 19.01.25 53 0 8쪽
66 외전-제1장 구원자(1) 19.01.18 79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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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제4장 기적의 밀크(45) 19.01.12 6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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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제4장 기적의 밀크(43) 19.01.09 5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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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제4장 기적의 밀크(17) 18.11.01 73 0 9쪽
35 제4장 기적의 밀크(16) 18.10.31 138 0 21쪽
34 제4장 기적의 밀크(15) 18.10.30 108 0 23쪽
33 제4장 기적의 밀크(14) 18.10.29 95 0 22쪽
32 제4장 기적의 밀크(13) 18.10.28 148 0 21쪽
31 제4장 기적의 밀크(12) 18.10.27 141 0 22쪽
30 제4장 기적의 밀크(11) 18.10.26 102 0 17쪽
29 제4장 기적의 밀크(10) 18.10.25 100 0 16쪽
28 제4장 기적의 밀크(9) 18.10.24 77 0 17쪽
27 제4장 기적의 밀크(8) 18.10.23 118 0 21쪽
26 제4장 기적의 밀크(7) 18.10.22 113 0 22쪽
25 제4장 기적의 밀크(6) 18.10.21 101 0 27쪽
24 제4장 기적의 밀크(5) 18.10.20 149 0 23쪽
23 제4장 기적의 밀크(4) 18.10.19 105 0 21쪽
22 제4장 기적의 밀크(3) 18.10.18 100 0 22쪽
21 제4장 기적의 밀크(2) 18.10.17 118 0 19쪽
20 제4장 기적의 밀크(1) 18.10.16 128 0 16쪽
19 제3장 정령의 부름(11) 18.10.15 123 0 22쪽
18 제3장 정령의 부름(10) 18.10.14 92 0 24쪽
17 제3장 정령의 부름(9) 18.10.13 133 0 23쪽
16 제3장 정령의 부름(8) 18.10.02 114 0 18쪽
15 제3장 정령의 부름(7) 18.10.02 75 0 20쪽
14 제3장 정령의 부름(6) 18.10.02 129 0 25쪽
13 제3장 정령의 부름(5) 18.10.02 85 0 21쪽
12 제3장 정령의 부름(4) 18.10.02 109 0 21쪽
11 제3장 정령의 부름(3) 18.10.02 114 0 20쪽
10 제3장 정령의 부름(2) 18.10.02 177 0 23쪽
9 제3장 정령의 부름(1) 18.10.02 155 0 34쪽
8 제2장 수상한 모험가(7) 18.10.02 146 0 34쪽
7 제2장 수상한 모험가(6) 18.10.02 149 1 29쪽
6 제2장 수상한 모험가(5) 18.10.02 167 1 26쪽
5 제2장 수상한 모험가(4) 18.10.02 209 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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