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용서를 먹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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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무(廣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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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3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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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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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으로 뛰어들다 – 87

배신과 모함이 난무하는 세상 그 혼란을 잠재울 자는 누군가? 여기 복수를 위해 200년을 기다려온 자가 있다. 그의 이름으로 처절하게 복수하고, 따뜻하게 용서하는 얘기가 시작된다.




DUMMY

세상 속으로 뛰어들다 – 87



“가..감사합니다. 고맙소.”

팽문은 엉겁결에 인사를 하지만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다.

‘난 간신히 젓가락을 날렸다. 근데 중간에 나도 모르는 기운이 끼어들어 마치 이기어검술인 것처럼 만들었다. 마지막 젓가락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것은 내 기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그렇다면 소장주가 도와준 걸까? 그게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정작 소장주는 딴 생각을 하고 있다.

‘차라리 잘 됐다. 안 그래도 천소가 죽고 나서 쓸 만 한 놈이 없었는데. 어차피 이놈은 팽가에 있어봐야 지 형에게 밀려서 찬밥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소장주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이것만 봐도 그가 팽문을 도와준 것은 아니다. 그건 단검으로 이기어검을 펼친 제갈홍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의 무공이 평소보다 월등히 부드럽게 펼쳐져서 의아했으나 팽문의 무공을 보면서 잊어버렸다.

“자, 이것으로 승부는 결정되었다. 일등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는 없을 것이다. 상금은 팽문의 몫이다.”

소방주는 품속에서 금화 천 냥짜리 전표를 꺼내 팽문에게 건넨다.

“대신 오늘 나와 같이 있을 사람은 제갈세가의 남매다.”

소방주는 의외의 말을 한다. 처음엔 분명 우승자에게 상금을 주고, 그 남매와 지내기로 했다. 근데 갑자기 말을 뒤집어 버렸다.

“소장주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분명 승자에게 두 가지 다 주시기로 하셨잖아요?”

“아깐 그랬지. 하지만 내 맘이 변했어. 오늘은 제갈홍 남매와 같이 지내고 싶다.”

팽가희의 항의에 소장주 유현은 태연하게 말한다. 하지만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문이는 즉시 가문으로 돌아가서 어른들에게 한 가지 승낙을 받아오너라.”

“예에? 어떤 승낙을 말씀하시는지....”

“앞으로 넌 팽가를 떠나서 나와 같이 행동한다. 내 오른팔이 되란 말이다. 알았느냐?”

“예에? 예. 아..알겠습니다.”

순간 모든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태양장의 소장주는 무림의 황태자로 차기 무림 황제나 마찬가지다. 그의 오른팔이면 무림에서 절대고수의 명성을 얻게 된다. 지금 태양장의 좌,우 호법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다. 그러니 하북팽가로선 든든한 동아줄을 잡은 셈이다. 모두 당황해서 멍하니 앉아 있자 소방주가 먼저 일어난다.

“두 사람은 태양장의 분타로 오너라. 령이는 예쁘게 단장하고.”

“예에? 예. 알았어요. 호호호!”

“예에!”

제갈령과 제갈홍은 입가에 미소가 흐른다. 반면에 아무 것도 얻지 못한 남궁세가와 사천당가 자식들의 얼굴은 일그러진다.

“다음 모임은 북경이다. 앞으론 문이가 연락한다.”

그 말을 끝으로 소장주가 나가자 나머지 일행도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

“가관이다. 가관이야. 소장주란 놈이 하는 짓거리를 보니 태양장이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구나.”

한편 지붕 위에선 무진 일행이 그 광경을 모두 지켜보았다. 원래는 개봉으로 올 계획이 아니었다. 근데 소개를 먼저 보내고 나서 걱정이 돼서 온 것이다. 그 과정에서 소방주 일행을 발견하고 여기가지 따라왔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오?”

“생각이 바뀌었다.”

“어떻게 요?”

“개방 문제에 개입하는 건 취소다.”

“그럼 그냥 지켜보겠다는 거요?”

“그래. 그게 개방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

“근데 대형!”

갑자기 태운이 나선다.

“후후, 또 우리 운이의 호기심이 발동한 모양이구나.”

“알고 계신다니 여쭙기가 쉽겠네요. 하긴 여기서 대형 말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태운이 말은 제갈홍과 팽문의 일에 무진이 개입했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진이 엉뚱한 말을 한다.

“어쩌니? 틀렸는데.”

“예에? 그럼 누가 했단 말입니까? 설마 일초 형님이?”

“이놈 봐라. 내가 하면 안 될 이유라도 있냐? 너 설마 이 형님을 너랑 같은 수준으로 보는 거냐? 그래서 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고. 그치!”

“그..그게...”

태운은 당황해서 제대로 대꾸도 못한다.

“죄송합니다. 우리 형제가 잘못 판단했습니다. 형님이 그 동안 밤낮 없이 수련하는 걸 보고서도 옛날만 생각했습니다.”

“사형! 그럼 우리와 형님의 차이가 더 벌어졌단 거요?”

“그게 현실이다. 형님은 우리보다 더 열심히 했고, 우린 그 동안 안일했다.”

“으음!”

사형의 말에 태운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역시 일초가 노력하는 걸 봐왔기 때문이다.

“큰일이네요. 우리가 형님의 경지까지 가려면 한참 멀었는데, 따라가면 또 저 멀리 가 있을 테고...”

태운의 어깨가 축 늘어진다.

“너무 실망하지 마라. 니 형이 최근에 단전의 기운을 많이 소화시킨 탓이니까. 항상 말하지만 뭐든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경험이 많은 니 형은 그걸 알기에 최근에 내력을 소화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그에 반해 니들은 아무 생각 없이 수련만 해서 효율성이 떨어진 거다.”

“명심하겠습니다.”

“반성하겠습니다.”

“나 참, 모처럼 얘들을 놀려먹을 게 생겼나 했는데, 꼭 그렇게 까발려야겠소?”

“쯧쯧, 형이란 놈이 맨날 동생들 놀려먹는 게 그렇게 좋니?”

“흥! 나 좋으라고 하는 거요? 분위기가 딱딱하니까 재밌으라고 하는 거지.”

“좋다. 반 년 뒤에 보겠다. 그때도 네놈이 지금처럼 얘들을 앞서지 못하면 각오해라.”

“그게 뭔 소리요? 이제 조금 쉬어볼까 했는데, 다시 뺑이를 치란 말이오?”

“니가 분위기를 그렇게 만들었잖아? 이제 얘들이 가만있겠냐?”

“그거야 그렇지만....”

“아마 너도 당분간은 잠자기 어려울 걸?”

“미..민아! 우리 신사협정을 맺으면 안 될까? 아무리 수련도 좋지만 하루 세 시진은 자자. 응? 좀 인간답게 살자.”

“그건 곤란합니다. 대형은 한숨도 안 주무시는데 우리가 그렇게 많이 자면 되겠습니까?”

“맞습니다. 반 년 뒤엔 형님을 따라잡을 테니까 각오하세요.”

태민 사형제는 아예 잠잘 생각을 안 한다.

“아니, 그런 말은 왜 해가지고... 씨발! 큰일 났네. 다른 건 몰라도 잠은 정말 참기 힘든데...”

일초의 엄살떠는 소리는 일행이 떠난 뒤에도 한 동안 허공에 맴돈다.



한 시진 후.

개방의 제일장로를 비롯한 네 명의 거지들은 개봉의 한복판에 위치한 한 장원으로 들어간다.


만국장(萬國莊).

규모도 크지만 화려하기가 황실에 못지않은 곳이다. 정문에서부터 휘황찬란하게 꾸며져 있고, 담장의 높이도 보통 장원의 배 가까이 된다. 그런데 이와 같은 만국장은 중원 곳곳에 있다. 북경을 비롯한 중요 도시엔 어김없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태양장의 비밀분타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곳에 태양장의 중요인물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은 태양장의 소장주가 머무르고 있다.

“헉! 헉! 헉! 아..안 돼요. 전 아직 안 끝났어요. 조..조금만 더 참아요. 아악!”

제갈령은 마지막 쾌락을 만끽하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만, 소장주는 참지 못하고 그만 일을 끝내고 만다.

“아이, 그렇게 빨리 끝내면 어떡해요?”

그녀는 손으로 소장주의 가슴을 치며 짜증을 낸다. 하지만 곧바로 그의 품에 안기며 아양을 떤다.

“너무 좋았어요. 앞으로 자주 사랑해줄 거죠?”

“글쎄? 나야 그러고 싶지만 워낙 내가 인기가 많아서 말이야.”

소장주는 노골적으로 제갈령을 무시한다.

‘개자식! 인기 좋아하시네. 니가 태양장의 소장주만 아니면 지나가는 똥개도 안 쳐다본다. 사내구실도 제대로 못하는 게 밝히기는....’

“아이, 소장주님. 그런 게 어딨어요? 제가 이렇게 소장주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제갈령은 생각과는 달리 더 소장주의 품속을 파고들며 아양을 떤다.

“흐윽!”

그녀가 어떻게 했는지 소장주는 이상야릇한 소리를 내며 다시 그녀를 끌어안는다.

“하긴 니가 날 만족시키는데 다른 년에게 눈을 돌릴 필요는 없지. 그럼 어디 다시 시작해볼까? 흐흐흐!”

소장주의 눈빛이 음흉하게 변하더니 두 다리로 자신의 위에 있는 제갈령의 몸을 감싼다.

“아이, 소장주니..임!”

그녀가 몸을 비비꼬며 콧소리를 내는 순간 밖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소장주님!”

“.....”

순간적으로 두 사람의 몸이 경직된다.

“에이, 씨발! 저 새낀 꼭 이럴 때 부르고 지랄이야? 무슨 일이냐?”

“개방의 제일장로가 찾아왔습니다.”

“그 새끼가 왜?”

“세 명의 장로들과 함께 왔습니다. 몰골로 봐서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멍청한 놈들, 결국 들켜서 도망친 모양이군.”

“어떻게 할까요?”

“태양장이 언제부터 쓰레기 집합소로 전락했냐?”

“그래도 개방이라면 쓸 만한 정보가 있지 않겠습니까? 특히 놈은 정보를 총괄하는 제일장로입니다.”

“그렇긴 한데... 일단 어떤 정보가 있는지 알아보고 적당한 자리에 배치해라.”

“예, 소장주님!”

“근데 이게 무슨 소리냐?”

바깥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태양장은 개방의 반역자를 내놓아라!”

“태양장은 개방의 반역자와 한패거리냐?”

바깥 상황이 갈수록 격해지자 다른 부하가 달려온다.

“소장주님!”

“웬 소란이냐?”

“개방의 방주와 소방주 일행이 찾아왔습니다.”

“놈들이 왜?”

“제일장로와 장로들이 반역죄를 범했는데, 추적 결과 부국장으로 들어왔다는 겁니다.”

“언제부터 개방 따위가 태양장에 와서 행패를 부렸느냐? 당장 쫓아내라. 당장!”

“그..그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놈들은 소장주님이 여기 계신 줄 알고 면담을 신청했습니다.”

“없다고 하면 될 거 아니냐?”

“당연히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랬더니.. 왜?”

“거지들이 지금 이곳을 무려 다섯 겹이나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게 어쨌다는 거야?”

“저러다 이곳이 비밀분타라는 게 알려지면... 곤란해집니다.”

“에이!”

그 사이 옷을 입은 소장주는 제갈령이 막을 틈도 없이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온다.

“소..소장주님!”

그녀도 따라서 밖으로 나간다.

잠시 후.

만국장의 정문에서 태양장의 소장주와 개방의 방주가 마주 보며 대화를 한다.

“방주, 이 밤중에 무슨 일이오?”

“소장주께서 재미를 보는데 방해해서 송구합니다.”

“그걸 아는 사람이 이게 무슨 짓이오?”

소장주는 계집과 침대에서 뒹구는 일을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당하게 말한다.

“그러게 말입니다. 똥개도 밥 먹을 땐 안 건드린다고 했는데, 소장주님이 제일 좋아하는 걸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만약 만족을 못하셨다면 일이 끝난 다음 개봉에서 제일 예쁜 계집으로 대령하겠습니다.”

방주는 소장주를 자극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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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반격은 시작되고 – 136 +4 20.03.23 1,139 17 11쪽
515 반격은 시작되고 – 135 +6 20.03.22 1,064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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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2 반격은 시작되고 – 132 +4 20.03.19 1,045 14 11쪽
511 반격은 시작되고 – 131 +4 20.03.18 1,130 13 11쪽
510 반격은 시작되고 – 130 +4 20.03.17 1,133 13 11쪽
509 반격은 시작되고 – 129 +4 20.03.16 1,134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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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 반격은 시작되고 – 127 +4 20.03.14 1,083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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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3 반격은 시작되고 – 123 +4 20.03.10 1,166 16 11쪽
502 반격은 시작되고 – 122 +4 20.03.09 1,125 18 11쪽
501 반격은 시작되고 – 121 +6 20.03.08 1,194 17 11쪽
500 반격은 시작되고 – 120 +4 20.03.07 1,347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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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7 반격은 시작되고 – 117 +4 20.03.04 1,150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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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 반격은 시작되고 – 41 +3 19.12.18 1,404 19 11쪽
420 반격은 시작되고 – 40 +5 19.12.17 1,527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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