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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곧 힘이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연재 주기
채아노
작품등록일 :
2018.11.17 19:05
최근연재일 :
2018.12.28 00:34
연재수 :
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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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71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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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17,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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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0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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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무도회가 열린다.

DUMMY

프리나를 보려고 입원실에 들어갔는데 그녀는 곤히 잠들어있었다. 아직 여러모로 힘든 것 같았다. 괜히 미안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간지러웠는지 몸을 잠깐 뒤쳑였지만, 자세가 바뀌었을 뿐 다시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들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나는 미소를 지긋이 지으며 바라보았다.


내가 깨어났을 때는 거의 하루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있었다. 학교로 가는 지금 해는 벌써 서쪽으로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학교로 돌아가는 길은 험난했고 지금 내 상태는 그리 좋지 않았다.


'진짜 이 빌어먹을 멀미는 언제 없어지는 거지.'


신전에서 학교까지 공간이동을 한 나는 멀미로 고통받고 있었다. 예쁜 저녁 하늘? 시원한 바람? 하나도 보이지 않았고 느껴지지 않았다. 입안에서 터져 나올 것처럼 맴돌고 있는 욕설을 삼키는 게 내가 학교 벤치에 앉아서 하는 유일한 것이었다.


15분 정도 흘렀을까,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을 만큼 컨디션 회복이 된 나는 일단 저녁을 먹으러 갔다. 외식을 요즘 많이 하게 돼서 학교밥이 맛없게 느꺼지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식당에 들어가니까 중급반 애들이 전부 나를 한 번씩 보는게 느껴졌다. 그 시선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있었다. 심지어 내게 다가와 내 안부를 물어보는 학생까지 있었다. 나는 '평소엔 인사도 안 하던 애들이 왜 갑자기 아는 척이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났다고 생각해 웃으면서 괜찮다고 대답해 주었다.


다행히 학교 밥은 아직 맛있었다.


[털썩]


한참 동안 빵을 찢어 수프에 찍어 먹고 있는데 누가 내 앞에 앉았다.


"너 괜찮냐?"


누군가 봤더니 앨루윈이었다.


"안 괜찮으면 여기서 이러고 있겠냐?"


"듣고 보니 그렇네?"


"그치? 걱정하지 말고 먹어."


잠깐의 말이 오간 후 우리는 식사에 집중했다.


"대체 뭔 일 있었냐? 애들 대피하고 난리 났는데."


앨루윈이 식사를 마친 뒤 후식으로 나온 오렌지 주스를 마시며 물었다.


"인형들이 갑자기 진짜 몬스터가 됐음."


"진짜?"


"응응."


빵을 오물오물 씹으면서 내가 대답했다.


"고블린에 리자드맨에 오크에... 진짜 뒤지는 줄 알았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인걸. 이유는 알아?"


알긴 안다. 그 악마가 자신의 잔류마력이 어쩌고 했으니까. 그런데 괜히 여기서 진실을 말해 학교를 혼란스럽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몰라.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학교서는 뭐래?"


그래서 모른 척 넘어갔다.


"학교 말로는 게이트가 너무 오랫동안 있어서 내부의 핵 에너지로 인해서 자연 발생 됐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조처를 하겠다고 했어. 그런데 솔직히 난 안 믿기거든. 애초에 체험용으로 만든 시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최다한 핵의 출력을 낮췄을 텐데 갑자기 발생했다고? 말도 안 돼."


'새끼, 뭘 봤구나.'


아무래도 독자적으로 조사를 좀 한 것 같았다. 그가 말하는 것에서 마치 명탐정이 미해결사건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를 찾았을 때의 느낌이 났다.


"그런데 애들은 저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있어. 아무도 의심을 안 해. 그래서 내가 오늘 새벽에 몰래 현장으로 들어갔거든. 증거를 찾으려고."


그러더니 손으로 입을 가리며 내게 가까이 온다. 나는 귀를 가처다 댔다.


"거기서 검은색의 화살을 찾았어."


"!"


"바위 뒤쪽에 공간이 있는데 거기에 아직 치워지지 않은 사체가 있었어. 작은 고블린이었는데, 어깨에 화살이 박혀 있더라고. 그래서 사체는 태우고 화살은 교장 선생님께 드렸어. 뭔가 조사할 게 있으면 하시라고. 이 정도면 합리적 의심 아니냐?"


"그 정도면 킹리적 갓심 인정합니다."


"그 말 재밌네. 킹리적 갓심."


앨루윈이 킥킥 웃었다.


그나저나 꽤 훌륭한 증거를 찾긴 했는데 마지막이 살짝 아쉬웠다. 위쪽에서 학교가 시끄러워지는 걸 막기 위해서 그럴듯한 가짜 정보를 흘린 것 같은데 그 거짓말을 파훼할 수 있는 증거를 교장 선생님께 드렸다고? 다 잘했는데 아깝다, 앨루윈.


"교장선생님이 조사 결과가 나오면 오늘 중으로 알려주신다고 하셨거든? 교장실 나랑 같이 가자."


"알겠음."


식사를 끝낸 나는 앨루윈에게 네 방에서 기다려도 되냐고 물어보자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렇게 그의 방으로 가는 도중 헤르바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내 몸을 막 이리저리 만지면서 괜찮냐고 울먹이며 말하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교장 선생님과의 이야기가 끝나면 그녀에게로 가기로 약속에 약속을 거듭한 후에야 비로소 그녀가 떨어졌다.


"님 여자친구 대단하네염."


앨루윈이 짓궃게 웃으며 말했다.


"여자'사람'친구다. 오해는 금물이야."


일단은 그렇게 반박했다.


"남녀 간에 평범한 친구 사이가 가능하다고 생각해염? 그 길의 끝은 사랑 아니면 싸움이거든욤."


"알겠으니까 그만 좀 놀려. 그 이상한 말투도 그만하고. 화가 날락말락 한다."


난 웃으면서 말하려고 노력하는데 이상하게 눈이 웃어지지 않았다. 지금 내 표정을 남이 본다면 꽤 무서울 것이다. 앨루윈이라고 다르진 않은지 그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때는 그 이상한 말투를 쓰지 않았다.


"그나저나 너 어떻게 살아있냐."


앨루윈이 차를 따르며 말했다.


"뭐가, 흐으아! 뜨거!"


차를 마시려고 컵을 잡았는데 너무 뜨거워서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뭐 이리 급해?"


앨루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거 맛있었단 말이야. 그런데 너무 뜨겁네."


오른손을 털며 내가 대답했다.


"이상하다, 그렇게 오래 안 끓인 것 같은데."


앨루윈이 고개를 갸웃했다.


"진짜 개 뜨거운데."


"미안하다. 일부러 그런 거 알지?"


"뭐임마?"


내가 말을 끝내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이렇게 차를 마시면서 농담을 하는 이 순간이 나는 너무나도 재밌고 행복했다.


"프리나 대단하더라."


아직 내 말에 웃음 기운이 좀 남아있었지만 나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다.


"흠. 프리나라면 그럴 만도 하지. 그나저나 그 철벽녀랑 어떻게 한 팀이 된 거냐?"


앨루윈은 궁금해 죽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앨루윈에게 화요일에 수련실에서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말해 주었다.


"와."


그러자 앨루윈이 감탄을 했다.


"뭐."


내가 앨루윈을 쳐다보며 말했다. 뭔가 또 이상한 소리를 할 것만 같았다.


"헤르바가 있는데 다른 여자한테 꼬리를 치네. 대단한 놈이었네, 이거."


역시 앨루윈은 앨루윈이었다.


"아니, 헤르바랑 그냥 평범한 친구 사이라고 말했고 프리나는 만난 지 1주일도 안 됐는데 이렇게 몰고 간다고? 죽을래 진짜?"


"죄송합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때리지만 말아 주세요."


내가 주먹을 쥐고 천천히 다가오자 앨루윈은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아, 미안. 미안미안미안. 아. 때리지마. 아! 잠깐, 뼈 맞았어!"


하지만 이번에는 앨루윈을 때렸다. 기회를 줬는데도 입을 놀린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주었다.


"그나저나 많이도 나왔네. 몇 마리였다고?"


앨루윈이 맞은 팔을 문지르며 말했다.


"일곱...아니 여섯 마리. 고블린 셋, 리자드맨 둘, 오크 하나."


나도 모르게 그 자칭 악마까지 포함한 나는 재빨리 수정했다.


"와. 그쪽은 왜 이렇게 많이 생겼지? 우리도 몬스터가 나오긴 나왔는데, 한두 마리 정도밖에 없었는데."


"뭐야, 너희 팀도 만났냐?"


"애들 다 보스 잡으러 가길래 우리는 딴 데로 갔는데, 나오던데?"


"두 번째 통로?"


"어. 두 번째 통로. 너네는 첫 번째?"


"응응."


"분명 첫 번째 통로에 있는 무언가 때문에 두 번째 통로에도 영향을 끼쳐 몬스터가 생겼을 거야. 세 번째는 너무 멀어서 별말이 없었던 거고. 진짜 수상하다니까? 검은색 화살도 그렇고. 아. 결과 언제 나오냐..."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좌우로 막 흔든다. 기다리는 게 지겹나보다.


"너네는 보스 잡으러 안 갔어?"


궁금해진 내가 물었다.


"안감."


"왜?"


"보스 방 진짜 개판이야. 기여도에 따라서 점수 주는 시스템이어서 너도나도 마법 때려 박으려다가 동선 겹쳐서 부딪치지, 장판 나왔을 때 애들은 많은데 피할 공간은 좁아서 또 싸우지...우린 그냥 적당히 클리어나 하려고 거기 안 갔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게다가 레이드는 성적에 목매는 애들이나 하는 거야."


"너는?"


"?"


"성적 신경 안 써?"


"그딴거 하나도 필요 없어. 마법 고사만 잘 보면 장땡이야."


"너 그거...아니다."


원래 저런 큰 시험 하나에 올인하면 큰일 나지만, 저런 애들은 말해도 안 듣는다. 실제로 망하는 경험을 해봐야 정신 차린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이 딱 저랬다. 내신이 잘 안 나오고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자 고2 겨울부터 정시에 올인한 케이슨데 그해 수능 국어가 역대급으로 어려워서 1컷이 80점 때 중반이 나왔다. 다른 건 몰라도 국어 하나만큼은 항상 1등급이었던 그 사람은 수능 때 3 등급이 떴고 재수한다고 들었다. 다른 그 사람의 친구들도 수능은 비슷했지만 수시로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어떻게 됐을까? 6모는 잘 보셨을까? 다른 세상에 떨어져서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게 좀 아쉽다.


'화이팅. 앨루윈.'


일단 응원해줬다. 마음속으로.


그나저나 앨루윈의 말을 들으니 왜 첫 번째 통로에 우리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었다. 보스를 잡으면 잡은 시점에 생존한 모든 인원에게 추가점수를 부여한댔으니, 확실히 일반적인 클리어보다는 점수가 높을 것이다. 그러니 너도나도 참가했던 거고. 첫 번째 통로 같은 건 보이지도 않았겠지.


'결국 1은 보스몬스터가 맞았네. 7은 그럼 앨루윈네 팀을 만난다는 의미였나? 안전하게 클리어할 수 있으니까 일종의 행운이지. 아. 진짜 무슨 뜻인지도 좀 알려주지 숫자만 띡 나오니까 불편하네.'


잠깐 내 특성에 대해 생각한 나는 이 불친절함에 몸을 떨었다.


"뭐야? 왜 그래? 갑자기 어디 아파?"


앨루윈이 이런 내 모습을 보더니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물론 나는 너무나도 건강했고 내가 몸을 떤 이유는 순전히 분노 때문이었다.


"별건 아니고, 특성 생각하니까 개빡쳐서."


"오. 나 네 특성 궁금하다. 뭔데? 살짝만 알려줘."


"이게 박학다식이라는 특성인데..."


나는 설명을 다 하지 못했다. 앨루윈에게 내 특성에 대해 가볍게 말해 주려는 찰나,


[똑똑똑]


방 안에 노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왔다."


앨루윈이 문 쪽으로 걸어간 다음 문을 열었다. 문 뒤에는 사감 선생님이 계셨다.


"앨루윈, 교감이 부른다. 교장실로 가라. 그리고 혹시 카니아 어딨는지 아니?"


엥? 나는 왜요?


"예? 저는 왜요?"


진짜로 궁금해진 내가 마음속에서 질문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문 앞으로 간 다음 선생님께 물었다.


"뭐야, 둘 다 여기 있었구나. 휴. 덜 귀찮아졌네. 몰라. 내가 너희 둘이 가는 이유 같은 거 어떻게 알아. 위에서 까라니까 까는 거지. 빨리 나가라."


사감 선생님이 엄지손가락으로 밖을 가리켰다. 언제 들어도 가벼운 말투였다.


"가자."


"그래."


***


심심하다. 너무 심심하다. 혼자서 기다리는 건 정말 지루하다. 공기를 보고 있는 것도 지겹고 먼지를 세는 것도 따분하다.


내가 지금 혼자서 이렇게 지루해하고 있는 이유는 앨루윈이 먼저 교장실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나는 둘이 같이 들어갈 줄 알았는데, 교장 선생님 비서(추정) 누나가 앨루윈 먼저 들어오고 그가 나오면 내가 들어가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이 이렇다. 나는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다. 시간은 한 6분쯤 흘렀나.


뭔가 재미있는 게 없을까 하다가 빌어먹을 특성이나 볼까 하고 정신력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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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카니아


학교 : 이페시아의 두 번째 학교


반 : 중급 3반


정신력 : 80102


사용 가능한 속성 : 화염, 얼음(물), 공기, 전기, 흙


사용하는 마법 : 화염창 2, 화염구 3, 얼음 방패 3, 얼음창 2, 얼음 화살 1, 공기막 1, 전기 전달 1, 방염구 1, 재생 1


특성 : 박학다식(통찰, 추론), 사고하며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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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또 하나 생겼다.


'추론?'


'어떠한 판단을 근거로 삼아 다른 판단을 이끌어 냄.' 이라는 뜻을 가진 추론. 이 단어가 통찰 옆에 버젓이 생겨있었다.


'이건 또 왜 생겼...아 그 성녀 때문이구나.'


아무래도 성녀의 목적을 파악한 것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어떻게 쓰는 거야? 아니 알려줄 거면 제대로 알려주던가.'


나는 내 특성의 불친절한 설명을 떠올리며 박학다식 칸을 눌렀다.


[박학다식 :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세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의 힘이 개방된 상태다. 무엇인가를 집중해서 볼 경우 통찰의 힘으로 5가지 정보 중 하나를 숫자로 표현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추론의 효과는 적혀있지 않았지만, 제일 처음으로 얻었던 통찰의 효과가 적혀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다시 설명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운빨망겜이네.'


내가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5가지 중 한 가지라니 너무 확률이 적었다. 숫자가 4라고 적혀있으면 이게 난이도인지 개체 수인지 숫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인지 어떻게 안다는 것인가?


'그나저나 어떻게 5개지? 난이도, 개체 수, 숫자의 의미...또 있나?'


애초에 개체 수와 숫자의 의미는 결과론적인 추론으로, 난이도는 추측으로 도출해낸 거라 잘 모르겠다.


'잠깐, 추론?'


나는 다시 특성창을 열어 보았다. 다시 봐도 통찰과 추론이라고 적혀있었다.


'이거 어쩌면 4와 7, 1의 의미를 생각한 시점에서 이미 추론이 해금된 것 같은데. 그 덕분에 성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고...'


나는 이것이 추론의 힘이 아닐까 싶었다. 나중에 박학다식에 또 하나가 해금되면 추론의 자세한 효과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끼이익]


생각을 끝마치자 교장실의 문이 열리고 앨루윈이 나왔다. 그를 보니 화가 난 듯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고, 꽉 쥐어진 주먹은 펴질 줄을 몰랐다.


"나는 내 방에 가 있을게. 끝나면 너도 와. 빌어먹을 영감탱이."


이 말을 남기고 앨루윈은 씩씩거리며 걸어갔다. 마지막에 교장 선생님을 욕하는 거 보니까 별로 좋은 일이 일어나진 않았나 보다.


"카니아님, 들어오세요."


"네에."


비서의 말을 들은 나는 교장실로 발을 옮겼다. 목소리가 굉장히 예뻤다.


교장실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책상과 책꽂이가 있고, 책꽂이에는 수많은 책이 꽂혀있었는데, 마법 관련 서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갖가지 예쁜 화분들이 있었고 마법의 힘으로 만들어진 정수기와 에어컨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앞에 편안해 보이는 의자가 있었다. 나는 그 의자에 앉았다.


"오랜만이다 카니아. 학교는 즐겁니?"


마지막으로 내 앞에는 교장 선생님이 앉아계셨다.


"네. 애들도 착하고 마법 배우는 것도 재밌고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그렇구나."


"어제 일만 아니었으면 더 즐거웠을 것 같아요."


"그건 미안하다. 내가 이렇게 사과하마."


교장 선생님이 고개를 숙이셨다.


"고개 들어주세요. 선생님. 그게 왜 선생님 잘못인가요."


"원래 학생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결론적으로 교장의 잘못이란다."


선생님이 씁쓸하게 웃으시며 말했다.


"일단 너와 프리나에게는 별도의 선물이 주어질 게다. 퇴원 축하 겸 사과의 의미지."


"아, 네. 감사히 받겠습니다."


"자,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그 통로에서 일어난 일을 말해주겠니?"


나는 자세를 바로잡고 말하기 시작했다.


"선생님께서는 악마에 대해서 아시나요?"


"알다마다. 상당히 많이 알고 있지. 그것 때문에 너를 부른 것이기도 하고."


"그럼 이야기가 빨라지죠."


나는 교장 선생님께 내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알려드렸다. 나와 프리나에게 일어났던 상황부터 그 악마의 말까지 모두.


"악마가 마법 비슷한 걸 쓰던데 우리와 다른 말을 쓰던데요? 그게 뭐죠?"


"혹시 악마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니?"


"쉴드(Shield)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


"그건 방패라는 뜻이란다."


"왜 우리와 말이 다르죠? 같은 마법 아닌가요?"


"혹시 마력이 뭔지 아니?"


"잘 모르겠는데 그 악마가 '잔류마력'이라고 말했었어요"


말하는 중간중간 모르는 걸 질문하면서 나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실 마력을 모르는 건 아니다. 게임이나 소설에 흔히 나오는 그거 아니겠는가. 단지 여기서 아는 척을 하면 괜히 복잡해질 것 같아서 모르는 척 할 뿐이다. 또 내가 알고 있는 마력이랑 이 세계의 마력이 다를 가능성도 없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제가 단편적인 단어들을 들었는데, 반대쪽, 멸마, 별, 운명. 이런 것들이었어요. 혹시 뭔지 아세요?"


내가 이렇게 말을 하고 교장 선생님을 보니 선생님은 깊은 생각에 빠지셨는지 눈을 감고 책상을 톡톡 두드리고 계셨다. 나는 참을성 있게 선생님이 생각을 정리하실 때까지 기다렸다.


"미안하다. 카니아. 내가 너무 오랫동안 상념에 빠졌구나."


생각을 끝내신 선생님이 눈을 뜨시며 말씀하셨다.


"부탁인데, 이 일은 다른 학생들에게는 비밀로 해줄 수 있니? 학교가 소란스러워질 수 있거든. 이 사건은 여러모로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일반 학생들이 알아서 좋아질게 없단다."


"그럼 저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건가요?"


"자. 내게 이야기해 주느라 수고 많았다. 잘 가렴."


교장 선생님께서는 내 질문을 못 들은 것처럼 말씀하셨다. 질문에 대답해주실 분위기가 아니어서 나는 인사를 드리고 교장실에서 나왔다.


"안녕히 계세요."


"고생했다."


[덜컥]


이제 앨루윈에게로 가야겠다. 증거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어 화가 많이 났나 보다, 가서 좀 풀어줘야겠다.


'어, 뭘 잊은 것 같은데?'


잠깐 가던 길을 멈추고 내가 놓친 게 있나 한번 곰곰이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문제 되는 게 없었다.


'기분 탓이겠지.'


그렇게 앨루윈의 방으로 걷기 시작했다.


***


교장과 카니아의 대화가 끝난 후 가장 먼저 교장이 한 일은 그의 비서를 부르는 것 이었다.


"여기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


"알겠습니다."


카니아와 앨루윈을 안내해줄 때와는 다르게 교장의 말에 대답하는 비서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없는 것처럼 음의 고저가 없었다.


교장은 열쇠를 꺼내 금고의 자물쇠를 풀었다. 그 안에는 또 다른 상자가 있었는데, 이는 마법적 잠금장치가 달린 특수한 상자였다.

그는 손쉽게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그 안에 있던 것은 투명하고 깨끗한 보석이었다. 보석을 붙잡은 그는 얼마 남지 않은 마력을 주입했다.


[어라, 늙은이가 웬일이야? 나한테 연락을 다하네.]


그러자 수정에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3분 안에 애들 전부 불러. 하던 일 전부 중단시켜서라도 불러. 오늘 회의한다."


[...무슨 일이야?]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 보석 속의 목소리가 말했다.


"수호자와 대리자가 정해진 것 같다. 무도회가 열린다."


작가의말

몸이 열나고 많이 아파서 당분간 글을 못 쓸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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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어캐 살았냐. 18.12.26 87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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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5) 18.12.23 131 1 14쪽
26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4) 18.12.21 118 1 16쪽
25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3) 18.12.20 131 1 13쪽
24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2) +2 18.12.19 149 2 13쪽
23 대마법보호막 방출 게이트 참사? - (1) 18.12.13 236 1 13쪽
22 목을 치면 영화처럼 기절시킬 수 있지 않을까? 18.12.13 185 1 14쪽
» 무도회가 열린다. 18.12.09 198 3 19쪽
20 내게 다소곳이 인사를 한 사람은 무려 이 나라의 성녀였다. 18.12.08 214 3 14쪽
19 가까이서 보니까 털뭉치쯤 됐다. - (2) 18.12.06 234 3 15쪽
18 가까이서 보니까 털뭉치쯤 됐다. - (1) 18.12.05 228 1 15쪽
17 팀빨도 좀 타고 조합도 좀 타고 그래. +1 18.12.04 260 3 15쪽
16 물론 난 갈 생각이 없다. +1 18.12.02 313 4 13쪽
15 저 좀 살려주세요 +1 18.12.01 302 5 12쪽
14 너 무슨 정보창 같은거 보이냐? 18.11.30 333 3 12쪽
13 어쩌다가 막아버렸다. +3 18.11.29 342 4 17쪽
12 상상구현 수업은 인기가 많으니까 빨리 가는 게 좋을 걸 18.11.27 348 4 20쪽
11 오늘은 끔찍한 하루였다. 대강 이유가 4개정도 있다. 18.11.26 357 4 17쪽
10 공격에 낭비가 없고 수비에 투자를 많이 한다 18.11.23 408 4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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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RPG 게임할 때 마법사를 플레이 해볼껄 18.11.21 445 4 15쪽
7 나는 누구인가 +1 18.11.20 536 6 20쪽
6 공기라도 보고 있으세요 18.11.19 546 6 18쪽
5 아침에는 네 발, 점심에는 두 발, 저녁에는 세 발 +2 18.11.18 633 7 18쪽
4 가장 중요한 3가지는 상상력, 정신력, 직감이다. +2 18.11.17 677 7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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