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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아포칼립스 : 지금 이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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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쟁이(진)
작품등록일 :
2018.12.13 14:36
최근연재일 :
2019.01.30 19:40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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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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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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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 진마(3)

DUMMY

떠오른 신호탄은 집결의 의미. 부상자를 제외한 전원을 모아두고 조장님이 입을 열었다.


“야, 안되겠다. 태업한 새끼는 자수하자. 나 먼저 손든다. 눈치껏 들어라.”


레코더 끄라 할 때부터 알아봤다.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 나는 조장님을 따라 슬그머니 손을 올렸다. 뜬금없는 자백 타임에 268조장도 동참했다. 그래봤자 세 명에 불과했다. 이걸론 후달리는데.


“우리 막내도 손들었는데 234 니들은 뭐 느끼는 거 없냐?”


조장님의 독촉에 234 조장이 마지못해 실토했다.


“할 순 있지만 오래 유지는 못합니다.”

“야 임마. 우린 두 탕 뛰고 왔어. 우는 소리 작작 해라.”


다행히 한 명이 더 나왔다. 그렇게 나와 조장님, 234·268 조장으로 한 라인업이 완성되었다. 진마의 무력은 넘치도록 확인한 후였다. 통상적인 전술론 승산은 제로에 수렴할 터. 우리에겐 보다 확실한 카드가 필요했다.


“막냉아 너 할 수 있겠어?”

“예, 저도 오래 유지는 못하지만 전환은 가능합니다.”

“위험하면 바로 빠져. 너 말고도 셋이나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하는 데까진 해봐야죠.”


주어가 없어도 무얼 뜻하는 지는 명확했다. 나는 각오를 다지며 군화끈을 단단히 조였다. 여태 숨겨왔지만 핀치에 몰렸으니 별 수 없었다. [가속] 상태로 덤볐다간 칼 한 번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할 거다.


대견한 짜식, 조장님이 머리를 마구 헝클었다. 그렇게 네 명만이 진마 앞에 섰다. 인원은 줄었지만 훨씬 든든했다.


“다들 상태 전환해. 이제부터 전력으로 간다.”


천천히 붉은 연무가 낮게 깔려왔다. 이는 [초가속]이 빚은 잔재. 급격히 증속된 순환에 마력이 체외로 표출되었다. 피어오르는 붉은 안개는 점차 짙어져가고, 나는 양 손에 쥔 검에 마력을 감았다.


두 자루의 B형 무장이라, 평소라면 엄두도 못냈을 테지만 다희가 준 마력이 이를 가능케 했다. 살아 돌아가면 고기라도 사줘야겠다.


“키긱. 킥.”


조롱하는 것도 여기까지야. 나는 칼자루에 힘을 주며 동화률을 한층 끌어올렸다.


[인게이지!]


교전 명령과 함께 나는 힘껏 땅을 박차 날아올랐다. 가속을 넘어선 [초가속]. 전환된 상태는 신체능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림에 지나지 않지만.


“1계위, 「각답(脚踏)」”


공중에 발판이 생기면 시너지는 극대화된다. 나는 마력의 발판을 딛고 더욱 높이 도약했다. 지금이라면 놈에게 닿을 수 있다! 나는 놈 위로 아득히 떠올라, 그대로 내리꽂혔다.


“개새끼야!”


중력에 도움닫기 더한 일격. 캉-! 비록 막혔대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막대한 충격을 받아낸 녀석이 지상에 처박혔다. 여유 부리더니 꼴좋군. 오만하게도 피하지 않았음을 후회하게 될 거다.


“떨어뜨렸습니다!”


[후위!]


조장님의 호출에 허공에서 마력사가 촘촘히 얽혀갔다. 2계위 마법, 「천라(天羅)」. 무수히 뻗혀가던 붉은 실은 이윽고 견고한 그물망을 이뤘다. 후위의 연계로 비로소 놈을 가둘 새장이 완성되었다.


나는 놈의 뒤편에 착지했다. 정면은 조장님이, 양 측면은 다른 조장들이 맡았다. 그제야 진마가 굽혔던 무릎을 폈다. 족히 3m에 달하는 거체가 오연히 우리를 내려다 봤다. 놈은 아직도 웃고 있었다.


“키기기기기기. 키키키키키긱.”

“존나 재수 없게 쪼개네.”

스타트는 조장님이 끊었다. 양 팔과 두 다리, 인간을 쏙 빼닮은 진마다. 나는 재미 삼아 요원들과 벌였던 대인전을 복기했다. 베이스가 인간이라면 빈틈은 차고 넘쳤다. 나는 놈의 후방에서 쇄도했다.


조장님이 내지른 창은 빈 허공을 찔렀다. 회피한 녀석이 반격을 가하기 전에 나는 놈의 사각을 파고들었다. 카가가가각-! 칼날이 놈의 등판을 긁자 돌연 녀석이 반전했다.


“빠지겠습니다!”


놈이 몸을 돌려 새로운 사각지대가 생겼다. 그 틈을 노리고 다른 조장이 공격을 감행했다. Hit and Run! 서로가 서로를 커버하며 우리는 놈을 몰아붙여갔다.


계급장만 위관일 뿐이지 우리의 실질적인 전력은 영관급에 준했다. 이는 앞선 전투와 다른 양상을 이끌어내기에 주효했다.


“캬아아아아각”


퍼부어대는 연격에 놈의 날개피막이 찢겨나갔다. 검은 피부 위로 새빨간 선혈이 방울지어 떨어졌다. 하지만 이걸론 부족했다. 조장님이 창을 빙빙 돌리며 진마의 동태를 살폈다.


“저 새끼 뒤에 눈깔이라도 달렸냐?”

“허억, 헉. 괜히 진마겠습니까.”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당장은 우세했지만 근소한 우위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오래 유지할 수 없었다. [초가속]은 상당량의 마력을 소모하는 동시에 몸에 부하를 준다.


“한 번 더 간다!”


구령에 맞춰 다시금 진마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놈이 내지른 발차기를 스치듯 파고들었다. 카앙-! 그러나 검은 무력하게 튕겨 나왔다. 검기를 둘렀음에도 피부가 어찌나 단단한지 조그만 생채기도 나질 않았다.


찌르기라면 가능할 텐데. 공격을 극점에 집중하지니 아예 놈에게 닿질 않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로 수차례 경합이 오갔다. 허나 놈은 건재했고, 우리는 찰나의 소강을 맞이했다.


“앞으로 10분입니다.”


268 조장이 잔여 마력을 계산하여 한계 시간을 고했다. 벌써 타임 오버인가, 무리한 마력 운용에 따른 반작용은 내게도 찾아왔다.


“저도 얼마 못버팁니다.”


머잖아 발동이 풀릴 것 같았다. 극한까지 몰아친 여파에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씨발. 죽기 살기로 덤볐는데 고작 날개죽지에 빵꾸 하나라니. 수지타산이 안맞았다. 조장님이 혀를 찼다.


“어쩔 수 없다. 플랜 B로 전향한다.”


겨우 균형추를 맞췄건만 주도권을 내줘야 한다니. 씁쓸했지만 수긍했다. [초가속]으로 밀어붙였음에도 놈에게 제대로 된 데미지조차 가하지 못했다. 재차 시도해본들 결과는 매한가지리라.


미련을 내려놓고 최악보단 차악을 택할 때다. 더 이상 무의미하게 마력을 낭비할 순 없었다.


나는 마력 잔량을 체크했다. 각 지부의 조장님들까지 합해 네 명. 여기서 한 명이라도 이탈했다간 전열 채로 무너지겠지.


결국 우리는 [초가속]을 포기하고 [가속]으로 페이스를 배분했다. 앞선 전투가 속도전이었다면 이제는 장기전이었다.


“살 떨립니다.”


차츰 뿌려지던 붉은 안개가 멎어갔다. 이변을 감지한 진마가 날개를 쫙 펴들었다. 주도권이 다시 놈에게 넘어갔다.


“버텨!”


조장님의 말마따나 어떻게든 놈을 붙잡아둬야 했다. 나는 검을 교차해 녀석의 정권을 받아냈다. 촤아아악-! 군화가 바닥에 끌리며 수 십 미터를 밀려났다. 느려진 몸놀림으론 기민한 진마에게 변변찮은 대응조차 못했다.


“다시 붙어!”

“씨팔, 못할 짓인데.”


그럼에도 나는 재차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우리가 해야만 했다. 후위가 상대적으로 마력이 넉넉하다지만, [가속]으로 상태를 변환하진 못했다. 자체 항마력이 높아 체내 마력 흡수율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시동]이 최선의 임전태세다.


“우리가 뚫리면 후위는 다 뒤지는 거야!”

“아가리 꽉 깨물고!”


두려움을 떨쳐내려 각 조장들이 크게 외치며 놈과 맞섰다. 268 조장이 튕겨나간 공백은 내가 끼워들어 메웠다. 이어 조장님이 녀석의 공격을 받아내 건물에 처박히고, 268 조장이 재차 합류했다.


그렇게 육박전을 벌여대니 몸이 남아날 리가 없었다. 설상가상 덜 여물은 뼈가 찌릿하게 저려왔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받아쳤다간 또각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누구 스팀팩 있습니까?”

“건아 어디 다쳤어?”

“팔이 부러질 것 같습니다.”

“아직 잘 붙어 있네. 엄살 부리지 마라.”


배부른 소리가 아니란 말입니다. 불평할 새 없이 나는 다시 녀석의 공격을 받아내야만 했다. 여지없이 팔이 부러지고 나는 칼을 놓쳤다. 옆구리가 튕겨 나온 칼날에 길게 찢겼다.


“옘병.”


알싸한 통증에 익숙해질 틈도 없었다. 재차 몰아쳐오는 녀석을 허릴 굽혀 피하고 측면으로 돌아 나왔다. 비장의 카드였던 [초가속]이 수포로 돌아갔으니, 남은 건 하나 뿐이다.


[전원 산개해!]


무전에서 부조장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즉시 우리는 일시에 놈과 거리를 벌렸다.


쌔애애애액-!


덕지덕지 3계위를 이어붙인 마법 따위가 아니었다. 엄폐물에 숨기에는 너무 늦었다. 나는 자세를 낮추고 눈과 귀를 막아 후폭풍을 대비했다. 온전한 4계위, 「섬화(閃火)」. 투발된 빛이 한순간 점멸하고 뒤따라 격폭이 일었다.


이것은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거대한 폭발.


“엎드려!”


콰아아아아앙-!


휘몰아치는 풍압이 우리까지 덮쳐왔다. 후위의 마력을 전부 털어 구현한 마법이자 우리가 가진 마지막 수. 실패하면 다음은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위험반경에 남았다. 오로지 녀석에게 공격을 적중시키기 위해, 붙잡아 둔 거다.


[$#%#$%$#%#!]

[#$%#$%%!]


웅웅, 말소리가 들리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지? 잠깐 정신을 잃은 것 같았다.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가쁜 숨을 내쉬는데 가슴팍 언저리에서 무게감이 느껴졌다.


뭐지? 눈꺼풀을 들어 시야를 확인했다. 내 위에 엎어져있는 건 새카맣고 또 빨갰다. 전투복이 찢겨나간 등판엔 301 문신이 선명했다. 나는 금세 누군 지 알 수 있었다.


“조장님···?”


흔드는 대로 맥없이 몸뚱이가 움직였다.


“조장님.”


이제야 기억이 났다. 폭발이 덮치기 직전, 누군가 나를 감싸줬다는 걸.


황급히 몸을 일으켜 맥을 짚었다. 아직 뛰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약했다. 미약한 울림은 금방이라도 멎을 것만 같았다.


“조장님!”


소리쳐 불러 봐도, 거칠게 흔들어 봐도 반응이 없었다. 마치 시체처럼 축 늘어진 채로 천천히 식어가고 있었다. 대체 왜···! 흘러나온 피가 주변에 흥건했다.


피가 줄줄 새고 있었다. 나는 급한 대로 상의를 벗어 상처부위를 꽉 묶었다.


“키긱, 킥.”


녀석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설마···! 반사적으로 검을 찾았지만 손이 비어있었다.


[우리가 간다! 게이트에 있던 소위들도 전부 모여!]


무전기는 건물 잔해에 파묻혀 있었다. 오지 말라고 해야 하는데, 도망치라 전해야 하는데. 이젠 다른 조장들도 없었다.


모조리 갈려나간 현장엔 오로지 녀석만이 두 발을 딛고 서 있었다.


작가의말

다음엔 더 빨리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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