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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왕자님

만화/웹툰 > 나도만화가 > 판타지, 순정

radwindy
작품등록일 :
2018.12.27 05:16
최근연재일 :
2018.12.27 21:41
연재수 :
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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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492

작성
18.12.27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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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빛나는 남자

DUMMY

꿈속의 왕자님


‘누..누구세요?’


밤 12시. 막 12월 1일로

넘어가고 있었다.

졸리지는 않지만,

나는 대학 졸업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고

지금 조금이라도 자고 새벽에 일어나야만

도서관 자리전쟁에서 승리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잠을 청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불을 끄고 다시 침대로 돌아오는 그 찰나의 순간에

내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굉장히 환한 빛을 내며.


‘자체 발광인가? 진짜 빛이 나는데?

근데 어떻게 내 방에 들어왔지?


분명 방금 불을 끄고 침대로 돌아왔는데

그 사이에 내 방에 들어온 건가?

그렇다고 보기엔 내 방이 너무 코딱지만한걸.

이 남자는 어떻게 내 앞에 아무렇지 않게 서 있는 거야?’


머릿속이 너무나 복잡했다.

그 복잡한 머릿속 질문들을 누르고

다시 한 번

내 앞에 있는 남자를 향해 물었다.


“누구세요?”


남자는 굉장히 큰 키에 넓은 어깨를 가졌다는 것 외에는

스스로 내뿜고 있는 빛 때문에

얼굴을 자세히 보기가 어려웠다.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고 싶었지만

마치 빛으로 얼굴을 가린 것처럼 보이지가 않았다.


‘예수님이야, 하나님이야, 뭐야.

왜 이렇게 빛나!?’


누구냐고 묻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만 있지

대답 해 주지 않는 남자 때문에

다시 조급하게 물었다.


“누구세요?

어떻게 여기에 서 있는 거예요?”


‘혜야, 너를 만나러

꿈 너머의 세계에서 왔어.

너와 대화하기 위해 먼 세계를 지나왔지.’


어!? 이 남자!? 내게 말하고 있지만,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마치 텔레파시를 주고받는

사람인 것처럼,

이 남자의 언어가,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거 어떻게 하는 거예요?

방금 내 머릿속에다가 말한 거요.”



‘혜야, 네가 나를 모를 리 없지.

약속 한 때가 되어서 너를 찾아왔어.

너를 정말 만나고 싶었거든.’


마치 나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그를 보면서

생각을 되짚어 봤다.

도저히 기억이 안 나는걸.

만약 내가 전에 이렇게

자체 발광하는 남자를 봤었다면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초면이었다.


수많은 귀신은 봤지만,

이렇게 빛나는 귀신은 처음인걸.




나는 어릴 때 종종 귀신을 봤었다.

어떻게 보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특별한 사건도, 이유도 없다.

내가 기억을 하기 전부터

귀신을 봤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모든 사람들도

다 보이는 줄로만 알았었다.


내가 제일 처음 본 귀신은

우리 집에 밤마다 나타나는 얼굴밖에 없는 귀신이었는데

얼굴이 시뻘건색에다가 너무나 기괴하고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어서

어린 나는 항상 밤마다

부모님과 함께 잤었다.

너무 어린 나머지 귀신인지도 몰라서

밤마다 나타나는 흉측한 얼굴을

어떻게 표현해야 되는지도 몰랐었지.



7살쯤 되고 나서야

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엄마나 아빠에게 내가 보이는 것들을 처음 이야기 했지만


“혜이는 어렸을 때부터

상상력이 뛰어나서

인형들과도 대화도 곧 잘했잖아.

상상의 친구를 또 만들었나보네” 하며

그저 상상력이 뛰어난,

부모님과 함께 자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귀여운 딸로 생각했었다.


이후 나이가 들면서 몇 번 더

귀신이 보인다고 친구들에게,

부모님에게 이야기 했었지만

순간 걱정거리, 가십거리였을 뿐 진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친구들은

또 다른 이야기는 없냐고 성화였고,

엄마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한약을 지어오기 바빴다.

기가 허해서 보이는 거라나.


이후로는 귀신이 보여도 말하지 않았다.

그들이 종종 흉측한 모습을 돌아다녀서 심장이 쿵하고 떨어질 때는 있었지만,

크게 내 삶에 해를 주지 않았기 때문에

너는 너고, 나는 나다! 하면서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었다.


다만 아주 어릴 때부터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 말고는

나는 남들과 똑같았다.

아니 똑같아지기 위해서 노력했다.


지금 이 상황을 겪기 전까지는 말이다.

온몸이 빛나고 있는 남자가 나를 찾아오기 전까지는.

초면인 줄 알았던 남자는

우리가 서로 구면인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게다가 내 이름도 알고 있으니

우리가 서로 만났었나 생각이 들어서

내가 충격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귀신들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가만있자..

몇 주 전에 비 오는 날

소복치마 휘날리며

내 우산 속으로 뛰어 들어온

그 여자 귀신?

아니지! 이 사람은 남자인 것 같은데...


그럼 1년 전쯤에 자기 장례식 차를

따라 걷고 있던

그 남자귀신? 그 남자는 조금 키가...’



‘나는 귀신이 아니다.’

내 머리를 꿰뚫어본 것 같은 남자는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사차원의 세계에서 왔어.

너와 나는 네가 16살 때 처음 만났지.

네 몸이 필요 없다고 필요하다면

내가 써도 된다고 하지 않았었나?’


“내가 내 몸이 필요 없다는

그런 막말을 했었다고요?”


내 나이 25살, 신체 포기각서를 10년 전에 썼다는 거야?

과거의 나야.. 무슨 짓을 한거니.

그럼 내가 기억을 하고 있어야지!

왜 나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난단 말이야?


‘내가 기억이 나지 않는가보지?

나는 너의 도움이 필요해.

그래서 그 약속을 지켜달라고

하기 위해서 왔어.’

남자는 어떤 감정의 요동도 없이 말했다.


이 남자는 절대 부탁하러

온 것이 아니다.

분명 약속한 것을 받으러 온 것이다.


이상하게도 이 빛나는

남자가 묘하게 익숙하다.

어디서 만난 적이 있는 것 같고,

서로 대화하며

웃은 적이 있었던 것도 같은데

도저히 기억이 안 나서 멍하니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혜야. 이 세계 사람들은

나를 잠깐이라도 만나면

전능자라고도 하고, 신이라고도 하지.

다양한 이름으로 나를 부르지만

네가 나를 볼 때는

사랑이라고 하면 좋겠군.


네가 나를 부르면 내가 대답할 거야.

지금처럼 네 생각으로.

언제든 불러.

그리고 네 약속도 생각해 보면 좋겠군.’


내가 뭐라고 대답하기 전에

남자는 사라졌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남자이지만

갑자기 내 몸이 필요하단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귀신이라고 하기엔 너무 빛나고, 에너지가 크다.


분명 이 남자는 나를 알고 찾아왔다.

머릿속에 당황, 놀람, 물음표들이 떠다니고 있었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한 번도 법을 어기면서 살지도 않았고,

나름 착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다.

누구보다 평범하고, 밝고,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했는데

내 인생이 굉장히 혼란스러워지고 있었다.

.

.

.

.

.

“혜야, 또 잠을 못 잤어?

누굴 닮아서 그리 잠을 못자니.

잠이 보약인데...”

엄마가 걱정스런 눈으로 물었다.

엄마는 내가 잠을 잘 못자는 것이

항상 걱정이었으니까.



“아니, 자긴 잤는데 새벽부터

일어나서 그런가?

엄마 학교 다녀올게.”

엄마에게 익숙한 거짓말을 하고

새벽 일찍 지하철을 타고

학교를 향하고 있었다.

이 모든 비현실적인 상황이

꿈인 것 같았다.


밤과 새벽.

그 사이에 나는 빛나는 남자를 만났고,

나를 도와달라는 그 남자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꿈이었을까?’

그래. 꿈이었다면 정말 마음이라도 편하겠다.

그런데 꿈이 아니었던 것이 확실하니까.


생각이 복잡했지만, 학교에 가서는 학교의 삶을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2년간 휴학을 했고, 복수전공을 택해서 공부를 하고 있었기에

나의 마지막 학기는 두 번의 졸업시험과,

논문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금혜. 시험 졸업시험 잘 준비했어?”

선영이가 여유있는 표정으로 물었다.


선영이는 대학 내도록 나와 친하게 지내준 대학친구다.

속이야기를 깊이 하는 친구는 아니지만

똑부러진 성격으로

팀 과제는 거의 선영이와 했고,

대학 내에서 고민들을 함께 나눴었다.


“모르겠어, 일단 준비는 했는데

준비한 만큼 쳐야지.

일단 빨리 들어가서 대충이라도 한번 읽어보고 시험치자.”


시험지를 받아서 보고 있는데

마지막 서술 문제가 막혔다.

분명 준비했던 내용인데,

기억이 드문 드문 나는게

답답해서 책이라도 펼쳐서

10초라도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아..책 펼쳐서 컨닝이라도 하고 싶다!

왜 기억이 안나니!!!’


머리를 쥐어 뜯고 있는 나에게,


‘혜. 컨닝은 도둑질이야.

노력없이 점수를 훔치는 것이지.’


내 마음으로,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헛웃음이났다.

지금 내게는 심각한 상황인데

아무렇지 않게 내 생각을 비집고 들어와서 도둑을 운운하다니.


‘저기요, 전능자씨,

누구는 신이라고도 부른다면서요.

지금 저를 조금 도와줄 수는 없나요?

굉장히 중요한 순간인데

도저히 기억이 안나서요.’


그래, 도와줄지도 몰라.

내 생각을 볼 줄 안다면 모르는게

뭐가 있겠어.

엄청난 전능자라는데~!?

그리고 나를 그리도 보고 싶어서

차원인가 뭔가를 뛰어 넘어서 왔다잖아.

이런 사소한 것 정도는 쿨하게 들어주겠지.

게다가 겨우 한문제인걸?


스스로 합리화를 하고 있는 나에게,

단호하게 그는

‘나는 너를 도울수 없어.

네가 해야 할 일은 네가 해야지.’ 라는 말을 남기고

더 이상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정말 이상한 남자야.

사랑이 어쩌고 할 때는 언제고, 도와주지는 않겠다!?


결국 마지막 시험문제는

쓰지 못하고 나왔다.

시험치고 나오자 마자 졸업 논물을 쓰러 도서관에 들려서

이것저것 정신없이 자료를 한가득 찾아보다가

집으로 가는 버스에서

다시 그 남자를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16살 때의 나는 평범했다.


‘당신 도대체 누구야!’


‘나? 너를 10년간 사랑한 남자.

너를 만나러 시간도, 공간도 초월하며

다른 세계로 찾아온 남자.

네 도움이 필요한 남자.’


어!? 굉장히 가깝게 느껴지는 소리에

다급히 주변을 둘러봤지만

남자는 없었다.


‘눈에 보여야지만 존재하는 건 아니지.

혜. 너는 알잖아.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너는 그들을 보잖아.

나도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어.

그리고 너는 내 존재를 이미 알고 있고.’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


‘저는 기억이 안나요.

약속도, 당신도 기억이 안나요.’

보이지 않지만 나는 그와의 대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와 대화해야 내 혼란한 생각들이 잠잠해질 것만 같아서.


‘괜찮아. 너는 나를 기억해 낼 것이니까.

잊을 수 없는 일들이니까.

오늘 밤 내가 너를 다시 찾아갈게.’



그날밤.

남자가 언제 올지 초초했다.

하지만 어제부터 잠을 전혀 못 잔터라

너무 피곤해서 침대에 몸을 기대어 누워있었다.

졸리긴 하지만 잠은 들지 못하는 것.

불면증은 쉽게 잠들지는 못하게 했다.


그 남자를 기다리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다.

어떤 일이 내게 벌어질까,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길까.

나는 어떤 약속을 한 것일까.


이 남자가 나쁜 남자면 어떻게 하나.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침착하려고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 불안한 마음은

피할 수 없었다.


25살 평생 다른 사람들은 못 보는 것은 종종 봤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귀신들이 말을 걸어오거나

도와달라고 하거나 한 적은 없었으니까.

다만 종종 서로 눈이 마주칠 경우

나에게 일부러 겁을 주려고 쫓아온다거나 한 적은 있었지만

그건 그냥 헤프닝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달랐다.

무엇이 다른지 정확히 모르지만

나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

아니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는 존재가

나에게 도와달라고 한다.

게다가 오늘 밤에도

나를 만나러 온다고 했으니

생각이 너무 복잡했다.


이 생각, 저 생각에 치친 몸이 두둥실 떠다니고 있을 때

여전히 밝은 빛과

함께 남자가 다시 나타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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