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최강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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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가™
작품등록일 :
2019.01.0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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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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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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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진정해, 알카디우스! (上)

DUMMY

“전하, 모든 백성들의 대피가 완료되었습니다!”


라스테리아의 수도 하늘타리에서 왕궁 친위대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위엄이 흐르는 화려한 복장이 아닌 유사시를 대비한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는 국왕 카이엔이 직접 친위대를 이끌고 있어 그의 이마에 금세 식은땀이 흥건해졌다.


“이제 하늘타리에는 저와 친위대, 그리고 소수의 수비 병력만이 남아 있는 셈이군요.”


한 나라의 수도답게 셀 수조차 없이 많은 건물이 보이는 하늘타리. 카이엔은 유령이 튀어나와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적막감이 흐르고 있는 풍경을 둘러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이제 전하께서도 피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늘타리는 저희 친위대가 목숨을 걸고 지켜내겠습니다.”


친위대 대장 레미의 간청이 이어졌지만 카이엔은 대답도 시선도 피한 채 침묵을 지켰다.


“제가 부덕하여 나라가 이렇게 위태로워졌는데, 어떻게 저 혼자 안정을 추구할 수 있겠어요?”

“저, 전하······.”


침묵을 깨고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으며 자신의 결심을 나타내고 있는 카이엔. 레미는 그런 카이엔에게 감히 더 간청할 수 없어 입을 다물어야 했다.


“라스테리아는 과거 라델베르그와 네 개 소국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두 번째 고향. 그리고 모든 이들이 부족한 저를 세상에 하나뿐인 왕으로 생각해주고 있는데, 그들을 절대 실망시킬 수 없어요.”


카이엔은 검을 하늘 높이 치켜들며 더욱 굳센 의지를 보였다. 레미는 계속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위, 위험해요, 레미!”

“저, 전하!”


그때 카이엔이 별안간 검을 내팽개치며 레미를 껴안고 뒹굴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레미는 어찌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고, 잠시 후 그의 귓속으로 고막을 터뜨릴 듯한 폭발소리가 들려왔다.


“크윽! 괘, 괜찮아요, 레미?”

“전하!”


카이엔과 뒤엉켜 한참을 뒹굴던 레미는 폭발로 인한 탄내와 함께 불안감이 용솟음치는 피비린내를 감지해냈다. 당장 튀어나올 기세로 동공이 팽창하고, 서둘러 카이엔을 떼어내 조심조심 땅바닥에 눕혀보니 이럴 수가!


“전하! 조금만, 조금만 참으십시오! 응급처치를 해드리고 의사를 불러오겠습니다!”


방금 전의 폭발로 집 한 채가 통째로 날아간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레미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만만치 않은 부상을 당해 거친 숨까지 몰아쉬고 있지만 자신을 걱정해주는 신하의 마음을 염려하여 억지로라도 미소를 유지하려하는 어진 왕의 모습뿐이다.


“제발, 제발······.”


걸치고 있던 망토를 찢어 응급처치와 함께 당장 눈물을 쏟을 기세로 울먹이는 레미. 나무파편이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카이엔의 왼쪽 다리를 사정없이 찢어놓고, 유리파편은 갑옷이 미처 가려주지 못하고 있던 목덜미에 박혀 쉴 새 없이 출혈이 이어지고 있었다.


“쿠에에에엑!!!”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레미의 귓가에 듣는 것만으로도 오싹 소름이 돋는 괴성이 들려오더니, 이윽고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나 레미와 카이엔을 한꺼번에 뒤덮었다.


“와, 와이번?! 그 침략자 놈들이 와이번을 무기로 활용한다는 건가?!”


더욱 최악인 것은 와이번이 결코 한 마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카이엔이 흘리고 있는 피냄새를 맡았는지 사방에서 날아오는 숫자가 열 마리도 넘었다.


“오, 올 테면 얼마든지 와봐라! 위대한 라스테리아의 기사가 네놈들 같은 괴물들에게 등을 돌릴 성 싶으냐!”


심한 부상에 정신을 잃은 카이엔을 조심조심 눕혀두고, 레미는 검을 뽑아 와이번에게 겨누었다. 자신이 시간을 끄는 동안 기적이 벌어져 카이엔이 서둘러 안전한 곳으로 피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물론 포악하고 단순한 와이번은 레미의 의지 따위 콧방귀도 뀔 가치도 없다며 당장 송곳니를 들이대는데.


콰쾅!


“쿠와아아악!”


거대한 불기둥이 날아와 그 녀석의 등을 때리며 폭발을 일으켰다. 녀석은 거대한 불산이 되어 땅바닥을 뒹굴다 숨이 끊어졌고, 다른 녀석들은 동족을 한 방에 보내버린 녀석이 어떤 녀석인지 불안한 표정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크아아아!!!”


이번에는 와이번과는 다른 괴성이 온 사방으로 울려 퍼지고 거대한 육체가 하늘에서 떨어져 와이번들을 사정없이 덮쳤다.

히드라 머리에 뱀처럼 길쭉한 육체, 그리고 양쪽으로 돋아난 튼튼한 팔다리까지. 와이번들은 처음 보는 상대에 허둥거리며 변변한 저항도 못한 채 땅바닥을 나뒹굴어야 했다.


“크아아! 이거나 먹어라!”

“퀘에엑!!!”


와이번들이 힘없는 인간들에게 인정사정 봐주지 않았던 것처럼, 리스 또한 땅바닥에 널브러져 애처롭게 꿈틀대고 있는 녀석들에게 자비 따윈 베풀지 않았다.

쩍 벌어진 입에서 쉴 새 없이 새까만 맹독이 뿜어져 나와 와이번들을 하나하나 녹여버리기 시작했다.


“다, 당신들은 알카디우스 단장님의······.”

“뭐하고 있어요?! 어서 전하를 모시고 멀리 피하지 않고!”


이번에는 웨어울프 샤키라가 달려와 레미와 카이엔을 서둘러 일으켜 세웠다. 꼼짝없이 죽게 되리라 생각했는데 이런 구원을 받게 될 줄은 상상도 못해 레미의 감동이 매우 컸지만, 정작 샤키라는 그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쿠에에엑!!!”


동료들의 죽음에 화가 머리끝까지 솟은 건지 저 멀리서 한 무리의 와이번들이 날아오고 있었다. 멀리서도 녀석들이 뿜어내는 살기가 선명하게 느껴져 주춤거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지만.


“히야~ 단순한 녀석들이 예의범절은 공부를 한 모양이야? 여기 있는 숙녀를 위해 한 자리에 딱 모여 있고 말이야?”


와이번들의 예의(?)에 손뼉까지 치며 기뻐하는 샤키라. 레미는 이 웨어울프 아가씨가 대체 무슨 생각인지 황당하기까지 했지만, 곧 그녀의 몸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에 흠칫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라이트닝 미사일!”


잠시 후 모든 힘을 끌어 모은 샤키라가 하늘을 향해 힘껏 두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강력한 전격이 흐르는 샛노란 고깔이 마치 미사일처럼 무수히 날아가 와이번들의 온 몸에 박혔다.


파지지직! 콰콰쾅!


“쿠와아아아악!!!”


전격과 폭발이 한데 어울려 춤을 추는 라이트닝 미사일 위력에 사나운 와이번도 비명을 지르지 않고는 못 배겼다. 뿐만 아니라 하나 둘 비행능력을 잃고 땅에 곤두박질치며 숨이 끊어지자 겨우 살아남아 있던 녀석들은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공중을 맴돌았다.

“남은 녀석들은 제가 처치할게요!”


유일하게 하늘을 날 수 있는 키메라 세나가 와이번들이 정신 차릴 틈도 없이 달려들어 허공에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처음에 와이번을 숯덩이로 만들었던 거대한 불기둥 플레임 스트라이크가 방출되었는데, 안타깝게도 와이번들이 퍼뜩 정신을 차리며 황급히 몸을 날려 회피해버렸다.


“챠아앗!”


그러나 세나의 표정에 실망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정도 움직임은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빠른 속도로 날아가 힘껏 검을 휘둘렀다. 활활 타오르는 불에 휩싸인 칼날이 와이번의 딱딱한 비늘과 질긴 가죽을 사정없이 파고 들어갔다.


써걱!


와이번 한 마리의 목이 두 동강나며 피 분수 쇼가 펼쳐지고, 지상은 피비로 흠뻑 젖어 들어갔다.

세나는 허공에서 눈이 마주친 와이번의 머리를 향해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인 뒤 다른 녀석에게 날아가 똑같이 목을 잘라 버렸다.


“좋았어, 세나야! 아주 멋진데?!”


용맹한 막내를 향해 한껏 환호성과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는 리스와 샤키라. 그런 오빠, 언니를 향해 어깨까지 으쓱거려 보이는 세나까지. 머릿속에서 끔찍한 죽음이란 단어가 떠오르는 급박한 상황에서 조금씩 여유가 찾아온 상황이다.


“전하! 레미 대장님!”

“아! 알카디우스 단장님!”


리스, 샤키라, 세나 세 친구의 활약으로 와이번들이 전멸하자, 이번에는 SUV 자동차 투산이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알카디우스가 조수석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와이번들이 하늘타리로 날아가는 광경을 보고 서둘러 왔어요! 그런데 전하께서는······.”

“걱정 마십시오, 단장님. 전하께서는 잠시 정신을 잃으신 것뿐입니다. 곧 치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서둘러 의사를 불러오겠습니다.”


출혈이 적진 않았지만 레미의 말대로 생명에 지장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알카디우스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레미를 도와 카이엔을 부축하는데.


“쿠에에에엑!!!”


또 다시 들려오는 끔찍하고 익숙한 괴성. 안타깝게도 기껏 돌아온 여유는 여기까지, 모두들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야 했다.


“휘수, 전하와 레미 대장님을 안전한 곳으로 모셔다 줘. 나는 여기서 와이번들을 막아볼 테니까.”

“알카디우스, 설마 그 상태로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거야?!”


끄덕


실버 드래곤이 아닌 인간의 모습으로 와이번과 정면대결을 벌이겠다는 건 사실 자살행위와 마찬가지인데! 휘수의 걱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알카디우스는 자칫 말이 길어질까 염려되어 가볍게 고개만 끄덕이고 곧장 검을 뽑았다.

그리고 힘껏 냉기를 모아 가장 근접해오는 녀석의 심장에 박아 넣어줄 생각이었는데, 리스의 커다란 손이 눈앞에 나타났다.


“알카디우스, 여긴 우리에게 맡기고 어서 형님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가.”

“리스, 그게 무슨 소리야? 너희들에게 저 와이번들을 다 떠맡기라는 거야?”


알카디우스는 당치도 않다며 손사래를 쳤다. 지금 몰려오고 있는 녀석들은 족히 마흔 마리는 되어 보이는데 아무리 친구들이 강하다고 해도 저렇게 많은 숫자를 당해내기란······.


“알카디우스! 저분은 네가 모시는 라스테리아의 왕이시잖아? 신하된 자로서 부상을 당하신 왕을 내버려둘 거야?”

“샤키라······.”


샤키라의 송곳과도 같은 말투에 알카디우스는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휘수 오빠!”


리스와 샤키라가 알카디우스를 상대하는 사이, 세나는 휘수에게 달려가 속삭였다.


“세나야, 무슨 일이니?”

“오빠, 지금 가장 힘든 건 알카디우스 언니일 거예요. 오빠가 한시도 언니를 떠나지 말고 곁을 지켜주세요.”

“세나야······.”


세나에 이어 어느새 샤키라도 다가와 휘수에게 속삭였다.


“휘수 오빠, 여긴 나와 리스, 세나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알카디우스가 절대 다른 마음먹지 못하게 해. 알겠지?”

“으응······.”


샤키라의 눈빛이 워낙 강렬하여 휘수는 기어들어가는 대답에 고개도 겨우 끄덕였다. 샤키라는 물론 세나에게도 엿보이는 근심이 무엇을 뜻하는지 휘수도 잘 알고 있어 어깨가 무거웠다.


“좋아, 좋아! 잡담은 여기까지만 하고, 우리 다시 시작해보도록 할까?”


샤키라와 세나가 휘수에게 단단히 일러준 것처럼, 리스도 알카디우스와의 이야기가 끝났는지 앞으로 나서며 힘차게 고함을 질렀다.


“좋지! 누가 가장 많이 쓰러뜨리는 내기하는 거다?!”

“호오, 그래요? 아마 그 내기의 승자는 제가 될 것 같은데요?!”


가장 먼저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세나. 천진난만한 막내의 모습에 다들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결코 오래 머금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못생긴 와이번들! 백 마리든 천 마리든 다 와보라고!”


리스와 샤키라도 세나에게 질세라 와이번들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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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 제297화 너의 마음은 어때? 20.03.13 73 1 12쪽
296 제296화 언니의 부탁 20.03.08 50 1 12쪽
295 제295화 블루 드래곤의 속셈 20.03.06 33 1 13쪽
294 제294화 아들아, 미안하다 (下) 20.03.04 51 1 13쪽
293 제293화 아들아, 미안하다 (中) 20.03.02 41 1 12쪽
292 제292화 아들아, 미안하다 (上) 20.02.29 33 1 14쪽
291 제291화 부디 후회 없는 선택을 20.02.28 38 1 14쪽
290 제290화 힘들면 힘들다고 말을 해야지! 20.02.26 32 1 12쪽
289 제289화 현휘수, 어디에 있니? +1 20.02.24 43 1 14쪽
288 제288화 친구들아, 도와줘 20.02.19 40 1 12쪽
287 제287화 아버지의 진심 20.02.17 71 1 12쪽
286 제286화 아들의 호언장담 20.02.16 41 1 11쪽
285 제285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어린 시절 +1 20.02.14 67 2 13쪽
284 제284화 소리 질러! 20.02.12 37 1 12쪽
283 제283화 우리 기분전환하러 가자! 20.02.10 33 1 12쪽
282 제282화 안전장치 20.02.09 70 1 12쪽
281 제281화 어제의 악몽이 다시? 20.02.08 43 1 12쪽
280 제280화 뜻 밖의 새벽 데이트 20.02.05 66 1 11쪽
279 제279화 가슴이 아파 20.02.03 75 2 14쪽
278 제278화 당신이 어떻게 아버지야! 20.02.02 37 2 11쪽
277 제277화 휘수에게 무슨 일이? 20.02.01 32 2 14쪽
276 제276화 새 친구들과 함께 20.01.31 42 2 14쪽
275 제275화 양아치 해산 20.01.29 49 2 12쪽
274 제274화 찌질한 것들 20.01.26 71 2 14쪽
273 제273화 하늘이 두렵지 않니? 20.01.25 44 2 14쪽
272 제272화 무자비한 폭력 20.01.24 59 2 13쪽
271 제271화 더러운 양아치 20.01.20 35 2 14쪽
270 제270화 대책 회의 20.01.19 40 2 13쪽
269 제269화 장난꾸러기에게 응징을! 20.01.18 69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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