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급 헌터 시간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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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1.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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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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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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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 퀸

DUMMY

안 보이는 게 당연하다. [리자드퀸]은 C급 보스몬스터. 김성아는 D급이기 때문에 자신보다 등급이 높은 [리자드퀸]의 등급을 볼 수 없다.

다른 리자드맨과 달리 [리자드퀸]은 마법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팀장님. 저 녀석 잡을 수 있어요?”


강성호가 겨누고 있는 쇠뇌가 바들바들 떨렸다.


“녀석의 몬스터 핵을 깨부수면 바로 즉사시킬 수도 있겠죠?”


정훈의 지식으로, [리자드퀸]의 몬스터 핵은 목에 달려있다.


“그럼 그걸 부수면 되겠네요?”

“아쉽지만 지금은 아무리 용을 써도 핵을 부술 수 없을 거 같네요.”


몬스터 핵은 목 아래로 단단하게 얽힌 근육으로 보호받고 있었다.

보아하니 칼날 하나 들어갈 틈도 없어 보인다.

C급 몬스터, 특히 보스부터는 쉽게 핵을 사냥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걸 확인한 팀원들이 주춤거렸다.

‘걱정할 필요 없어. 녀석은 공격력이 낮은 편이니까. 문제는······.’

[리자드퀸]이 섬 중앙까지 걸어와 마법지팡이를 두 손으로 잡았다. 끝에 달린 둥근 보석이 검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고오오오-


허공에서 흑색의 마법진이 전개됐고, 그 안에서 주먹 크기만한 눈알들이 연달아 튀어나왔다.

한 30마리 가량 되는 수의 눈알들이 허공을 배회한다.

‘그래. 문제는 이 눈알들이지.’


[눈 먼 리자드퀸의 눈동자]


눈알의 아래에는 실지렁이 같은 촉수들이 붙어 있었는데, 이런 것들이 허공을 부유하며 촉수를 꼬물대는 모습은 두 번째 봐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눈알들을 전부 소환한 [리자드퀸]은 다시 늪지대로 되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재빨리 늪으로 가라앉더니 이제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보스가 모습을 감춰버린 것이다.


“이 흉측한 것들! 죽어라!”


정요한이 쇠망치를 크게 휘둘렀다. 그러나 눈알들의 회피가 너무 좋아서 한 대도 맞추지 못했다.

강성호도 마법 화살을 발사했지만 역시 부질없는 짓이었다.

동체 시력이 엄청 좋은 것 같다.


“성아씨. 혹시 모르니까 SP를 미리 회복해두세요.”


지금부터는 계속해서 [프로텍터]를 써야하기 때문에 미리 포션을 마시도록 지시를 내렸다.

헌데 눈알들의 움직임이 묘했다. 꾸물꾸물 움직이더니 어느새 3마리씩 한 조를 이루어 삼각형의 꼭지점을 이루고 있다.

그러더니 눈알들 사이로 검은 빛의 선이 생기면서 검은 형태의 삼각형이 생겨났다.

그러한 삼각형들이 무려 10개.


“형님! 뭔진 모르겠지만 굉장히 위험해 보여요!”


응 위험하지.

저 삼각형은 상당히 아프다.

마침 시범이라도 보이듯, 연신 마법화살을 쏘던 강성호의 머리 위로 검은 삼각형이 날아왔다.


눈알 셋이 만들어내고 있는 검은 삼각형.

강성호는 주변의 다른 눈알들을 겨냥하느라 눈알 셋이 자신의 머리 위로 접근하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성호씨 위험해요!”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김성아가 외쳤지만 강성호 머리 위에는 단지 삼각형이 있을 뿐, 특별한 공격 모션이 있는 건 아니었다.


“이게 뭐지?”


그런데 직후였다.


퉁~ 퉁~ 퉁~ 쩌억~


강성호를 보호하고 있는 [프로텍트]에 균열이 생겨났다.

[프로텍트]가 저절로 깨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쯤 되면 말해도 괜찮겠지?’

정훈은 슬슬 가늠하다 드디어 입을 열었다.


“모두 조심하세요. 이건 도트대미지입니다.”


일정한 대미지가 정해진 시간 내에 지속적으로 박히기 때문에 지속대미지라고도 부르는 공격이다.

7년 전 김예나가 [리자드퀸]을 상대했을 때도 이런 도트대미지 때문에 고전했었던 기억이 스쳤다.

강성호가 재빨리 삼각형에서 벗어났지만, 삼각형은 한번 잡은 먹잇감을 놓치려 하지 않았다.

다른 팀원들도 사태는 똑같았다.

한 발의 대미지가 약한 편이라서 [프로텍트]도 어느 정도 버티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간을 두고 박힐 총 대미지를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형님! 세모가 2개나 따라붙었어요!”

“저는 3개라구요!”

“젠장! 공격이 하나도 안 맞아!”


팀원들의 [프로텍트]는 이미 거의 깨져나가 있었다. 가장 먼저 당한 강성호의 경우 이제 맨몸인 상태.

그렇게 외치는 팀원들을 보며 정훈이 스킬을 시전했다.


스킬 [타임 스톱] Lv.3


눈알들은 서로 네트워크처럼 연동되어있어서 사각이 없다.

평범한 공격으로는 잡을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을 멈추는 정훈에게는 전부 부질없는 짓이다.

김성아와 정요한의 머리 위에 있는 눈알들을 몇 개씩 베어버리고, 멀리서 역동적인 포즈로 정지해 있는 강성호를 향해 거미줄이 연결된 [아라크네의 송곳니]를 던졌다.

정확히 눈알에 적중.

정훈이 공격한 녀석들은 전부 삼각형 당 한 마리씩이다.

검은 삼각형은 세 꼭지점의 눈알이 전부 건재할 경우에 발동하기 때문에 셋 중 하나만 없애도 도트대미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과거에 봐두길 잘했네.’


아픈 기억이지만 어쨌든 경험은 다 지식이 되는 법이었다.

시간이 다시 재생되자, 팀원들 머리 위에 몇 개씩 떠 있는 삼각형이 소멸했다. 그리고 반으로 갈라진 눈알이 바닥에 후드득 떨어졌다.


“세 마리 중 한 마리라도 처리하면 마법을 상실하는 거 같네요. 삼각형이 생기면 그 중 한 마리라도 확실하게 노리세요.”

“알겠습니다, 형님!”


정요한이 함성을 지르며 쇠망치를 휘두른다.


하지만 삼각형을 이루고 있지 않은 눈알들의 회피력은 엄청났다.

그 상태에서는 정훈이라도 스킬 없이는 이놈들을 잡을 자신이 없었다.

강성호가 쇠뇌를 정확하게 겨루어 운 좋게 한 마리를 잡았다.


“으랴앗!”


감동에 몸을 떠는 강성호. 하지만 김성아의 외침이 들려왔다.


“팀장님, 눈알들이 또 소환돼요.”


말대로였다.

하늘에 떠 있는 마법진이 반짝이더니 죽은 숫자만큼 눈알들이 새로 소환됐다.

정훈은 [타임 스톱]을 연달아 쓰면서 눈알을 베어버렸다. 하지만 베는 만큼 또 소환되기를 반복했기 때문에 무의미하게 SP소비만 늘어났다.

김성아는 끊임없이 [프로젝터]를 썼지만 피로가 역력했다. SP 포션도 이제 거의 바닥일 것이다.


‘이대로 가면 끝이 없겠네.’


정훈은 공격을 멈추고 늪지대 앞에 섰다.

머리 위로 삼각형이 날아왔다. 그러나 도트대미지에 신경 쓰지 않고 늪지대만 노려보는 정훈이었다.


‘어디냐. 어디에 있냐?’


그때였다. 미약하지만 정면 늪에서 거품이 몇 방울이 올라와 기포를 이루는 게 보였다.

기포는 물고기처럼 미세하게 이동하고 있었다.


“성아씨, [프로텍트] 한 번 더 걸어주세요.”


정훈은 김성아에게 SP포션 몇 개를 더 던져주고 주문했다.

벌써 수천만원은 쓴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E급 던전이라지만 20명짜리 던전을 4인으로 공략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김성아가 스킬을 시전하자 팀원들의 [프로텍트]가 새로 보충됐다.

정훈은 자신도 SP물약을 하나 마시면서 이야기했다.


“다들 최대한 버티고 계세요.”

“네? 어디 가시게요?”

“도마뱀 잡으러요.”


거품이 올라오는 지점을 확인하고 바로 스킬을 시전.


스킬 [타임 스톱] Lv.3


시간을 멈춰세운 뒤 거품 쪽으로 도약한 정훈. 하지만 예상치도 못한 사태에 맞닥뜨리고 만다.

뛰어드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물이 너무 탁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것.

‘젠장, 설마 이렇게나 안 보일 줄이야.’

열심히 팔을 휘저어 암흑 속에서 [리자드퀸]을 찾아다녔다.

그때 손끝에 매끈거리는 뭔가가 닿았다.

[리자드퀸]의 비늘.

정훈은 양 팔로 붙잡을 수 있는 걸 아무거나 부여잡았다. [리자드퀸]의 어느 부분인지 알 수 없어서 감촉만으로 추측해본다.

약간 매끈하면서도 길게 쭉 뻗은 느낌.

아마도 팔일까?

그렇다면 몬스터 핵이 있는 목에서 가깝다.

그 순간 정훈은 과거를 회상했다.


같은 공간. 7년 전. 정훈이 짐꾼이었을 때.

온통 짜증을 내는 김예나의 모습.


“아우 이게 뭐야! 더러운 도마뱀! 으으······.”


몸매의 굴곡을 드러낸 그녀의 헌터복이 진흙으로 지저분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 발 아래에는 이리저리 난도질당한 [리저드퀸]이 쓰러져 있었다.

늪지 위에서 여러 헌터들이 스킬을 남발, 힘으로 갈라놓은 것이다.

그녀를 보좌하는 B급 헌터가 리저드퀸의 몸을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이게 아무래도 물속에 들어가면 아가미가 열리듯이 열리는 구조인 것 같은데요?”

“아 어떻게 저런 물속에 들어가라고!”


그리고 당시 정훈은 ‘짐꾼’으로서 손수 [리저드퀸]의 몸을 해체하면서 그 구조를 파악한 바 있었다.


그랬다.

[리저드퀸]의 몬스터 핵은 목에 있으며 평소에는 강철 같은 근육의 보호를 받는다. 그러나 물속에 있을 때는 이야기가 달랐다.

아마 몬스터 핵이 있는 목 부분에 아가미 같은 기관이 있는 것이겠지.


정훈이 감각만으로 목 부위를 찾고 있는 그때, [타임 스톱]이 풀리고 말았다.

갑작스런 정훈의 등장을 감지한 [리자드퀸]이 놀라 몸부림쳤다.

[리자드퀸]은 정훈을 잡기위해 손을 휘저었지만 딱 달라붙은 정훈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정훈은 [강화]까지 써가면서 버텼다.


어쨌거나 정훈의 근력은 현재 79.

E급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수치.

[강화]를 더하면 107. 세자리 수가 된다. 더구나 [리저드퀸]은 C급 치고 근력이 높은 몬스터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물속을 헤집는 힘이 엄청나서 정훈은 꽉 붙잡고 버티는 게 고작이었다.


정훈은 한 번 더 [타임스톱]을 썼다. 그리고 리저드퀸의 목을 더듬어 찾으려 했다.

‘목이 대체 어디지?’

이상했다. 팔에서 더듬어 가면 목이 나와야 하는데 그에 해당하는 부위가 도무지 잡히질 않았다.

결국 [타임 스톱]이 풀렸다.

정훈은 연달아서 타임 스톱을 써볼까 하다가 그냥 버텨 보기로 했다. 상대의 움직임을 보면서 판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캬아아아───


보스가 괴성을 지르며 늪 밖으로 튀어 올랐다.

정훈은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이 붙잡고 있는 것이 팔이 아닌 두 꼬리 중 하나였다는 것을.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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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자드 퀸 +1 19.01.30 1,727 4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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