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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F급 헌터 시간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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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1.1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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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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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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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완의 제안

DUMMY

“왜 보냈냐니? 이상한 말 하네. 회사에 필요하니까 보내지. 왜 보냈겠어?”

“내가 우리 애들 그런데 빼돌리지 말랬지? 경고한다. 그런 거 하지 마.”

“열불 내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하질 않네. 그리고 걔가 왜 너희 애지? 걔 차지환 조잖아? 차지환이 허락은 다 받았어요. 네가 왜 열을 내?”


딱히 싸움을 말릴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대화에 자신이 거론되고 있는 게 어쩐지 민망하다.

정훈이 다가오자 중간에 알아채고 말을 멈추는 두 사람. 약간 어색한 침묵이 흐르더니 곧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을 한다.


“아, 수고 많았겠군. 일은 잘 처리되었다고 들었네.”


정실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거 다행이네요. 약속하신 보수는 언제 받을 수 있을까요?”

“그거라면 나중에 회계실 거쳐서 입금될 걸세. 그럼 난 일이 있어서 이만······.”


안경을 고쳐 쓴 정실장이 복도 너머로 슥 떠나갔다.


“아오 저 뺀질이를 확 그냥!”


정실장이 사라진 복도 허공에 대고 권실장이 화풀이를 해댔다.

어쩐지 사이가 엄청 험악한 동기동창 같은 느낌이다.

왜 동창회 보면 사사건건 충돌하는 사람들 있잖은가.


“저기··· 현장지원실에서 저를 보자고 해서 왔습니다만······.”


불똥이 튀길까봐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 미안하게 됐습니다. 박정훈씨를 보자고 한 건 접니다. 일단 들어가서 얘기 나눠요.”


정중하게 말하는 권실장. 그를 따라 현장지원실로 들어갔다.

팔짱을 끼고 소파에 앉은 권실장이 바로 본론을 꺼냈다.


“박정훈씨, 저희랑 같이 일해 볼 생각 없습니까?”

“일이요? ······정확히 어떤 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미 [적룡] 길드에서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곳은 다른 회사라도 된단 말인가?

그런 표정을 하고 있자 권실장은 뭔가 눈치를 챘는지 하아 하고 한숨을 쉰다.


“현장지원실이 뭘 하는 곳인지 박정훈씨는 잘 모르는 모양이군요.”

“아니······ 알긴 압니다만.”


현장지원실은 예비헌터인력을 관리하는 부서다.[적룡] 길드에서 현장에 파견되는 팀은 공식적으로 A팀부터 E팀까지 있다. 전부 A급이나 S급 헌터가 리더를 맡고 있는 팀으로 던전 클리어를 주목적으로 활동한다.

사장인 한진태가 A팀. 차지환은 C팀.

팀 내에서 던전의 특성과 입장 명수에 따라 인원을 선발, 파티를 구성하는 형태다.

7년 후에는 한진태 외 5인 체제가 되어 여섯 팀, 즉 F팀까지 생겨나지만 지금은 총 다섯 팀.

여기에서 현장지원실의 역할은 각 팀에서 헌터들이 부상을 입거나 하면 그 팀에 대체할 만한 예비 헌터를 보내는 일이다.

일종의 2군이랄까, 보험이랄까 그런 느낌이다. 눈앞의 이 사람은 2군 감독 쯤 되는 거겠지.


“······다른 팀을 돕거나 인력보충을 맡고 있다는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결코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권성완 실장의 얼굴은 펴지지 않았다.


“세간에는 그렇게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실제로 그게 주 업무는 아닙니다. 현장지원실도 던전에 헌터를 직접 파견하지요.”


권성완 실장의 말은 이랬다.

A팀에서 E팀으로 던전을 전부 감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결국 더 많은 팀이 필요하다.

일정 규모의 [길드]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한 해에 공략해야 하는 던전 개수가 지정되어 있다.

다섯 팀으로는 아무리 뛰어나도 무리.

그래서 현장지원실에서는 5개 팀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헌터들로 간이팀을 만들어 던전에 투입한다.

에이스팀에 소속되지 않은 하급 헌터들이 주가 되기에 등급이 높은 던전에는 도전하기 어렵지만 이들이 해결하는 던전의 수도 결코 적지 않다는 것.

이를 설명하면서 권성완 실장은 열변을 토했다.


“보고서를 보면 알겠지만, 지금의 헌터는 연예인이나 다름없습니다. 방송 활동에 찌들어 있어서 던전 공략도 제대로 못하고 있잖아요? 근데 상급 헌터는 전체 헌터의 20프로도 안 돼고···. 한진태 사장? 강하죠. 진짜 잘하고 강해요. 그런데 일년에 던전 몇 번 들어가는 줄 알아요? 공식적으론 두세 번 들어갑니다. 그게 끝이야. 뭐, 그 던전들이 다 엄청난 던전들이긴 하지만······.”


권성완 실장은 목이 마른지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사실 정말 공익을 위해서는 말이죠. 동네 뒷산에 생긴 E급 게이트를 빨리 빨리 정리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네··· 네···”

“그리고 저희 부서에서는 또 하나 슬로건으로 잡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게 뭔가요?”

“바로 저겁니다.”


자신만만하게 치켜든 손가락이 벽면으로 향했다.

플랜카드가 붙어있었다.

‘한 사람 몫을 하게 만들자······?’


“아시다시피 저희 길드만 해도 F급, E급이 상당히 많잖습니까. 특히 F급은 짐꾼 이외의 일을 맡질 못하죠. 정훈씨도 아마 길드 들어와서 짐꾼 이외에는 한 일이 없을 겁니다. 저는 그런 시스템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지금 [적룡] 길드의 인력이라면 훨씬 더 많은 게이트를 감당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권실장이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정훈은 처음 본 권실장의 마인드에 호감이 갔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을 [적룡]에서 본 적이 있던가.

정훈은 F급이라서 짐꾼으로 바로 투입되었기 때문에 도리어 바로 정규팀에 소속될 수 있었다. 때문에 현장지원실과는 그다지 인연이 없었다.

허나 생각해보면 가장 인적자원이 남아도는 등급은 어중간한 E~C급 헌터 쪽이다. 티오가 나질 않아 팀에 소속되지 못한 중하급 헌터들이 주로 이 부서에 대기발령 상태에 있는 것이다.


“솔직히 위에서는 제 말에 잘 동의해주질 않습니다. 에이스급들이 버는 돈이 상당해서 이 사람들 지원에도 급급하다 이거죠. 그러던 중, 단신으로 라이칸스로프와 싸워낸 박정훈씨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요컨대, 저희는 F급 헌터인 박정훈씨를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생각은 좋다. 그런데 어떤 식으로 지원한다는 걸까?

사실 정훈은 이 만남에 크게 기대하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권실장의 말을 듣고 그만 내심 동요하고 말았다.


“독립팀을 만들 겁니다. 정훈씨라면 가능성이 있어요. F급이라 쓸만한 등급까지 올리려면 자원과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그걸 최소한으로 효율적으로 해서 쓸만한 헌터를 만들어내는 게 저희 현장실의 목표입니다.”


권실장은 종이다발을 꺼내 테이블에 올렸다.


<하급 헌터의 성장과 자원의 배분에 따른 사회적 이득과 경제적 효용에 대한 보고서>


뭔가 굉장해 보이는 타이틀에 정훈은 말을 잃었다.


“정훈씨가 싸우는 걸 보고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내 싸움을 보고?’

아니 그보다 어제 하루만에 이걸 썼다는 말이지?

두께가 상당해 보이는데······.


“저희는 하급 헌터도 잘만 운영하면 제대로 된 던전 공략을 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할 겁니다. 위에서는 하급 헌터를 키우는데 드는 돈과 자원이면 상급 헌터에게 집중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그쪽을 설득할 수 있는 예시가 필요해요.”


결국 그런 이야기였다.

‘F급’이지만 ‘쓸만한 스킬’을 지닌 정훈을 중심으로 하급 헌터들의 팀을 만든다.

가능하면 F~D 등급 헌터들로.

그리고 상징적인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

성공사례가 하나 나오면 다음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은 더 쉬울 것이다.


“······저기, 그렇게 되면 제가 원래 속해 있던 팀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같이 하나요?”


그러자 권실장이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듯이 되물었다.


“당연히 나와야죠. 하지만 그건 박정훈씨도 원하던 일이지 않을까 했는데요? 혹시 거기서 짐 나르는 걸 좋아하시나요?”


아니 그렇지 않지. 짐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건 대환영이다. 회귀하기 전에도 7년 동안 바라마지 않던 일이었고.

하지만 현재 짐꾼 행세를 하면서 아이템 빼돌리는 것이 엄청나게 쏠쏠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

자기가 속는 줄도 모르는 차지환의 얼굴을 보는 것도 좋았는데.


“고민할 거 없잖습니까. 같이 합시다 박정훈씨. 이런 기회는 언제나 있는 게 아니에요.”


권실장이 얼굴을 들이밀며 애원하는 눈초리를 보였다.

그러나 쉽게 결정할 수는 없는 일.

정훈은 바로 답을 내지 않았다.


“하루만 생각해보겠습니다.”


***


정훈은 그날 밤, 권실장이 넘겨준 보고서를 읽어보았다.

도저히 끝까진 읽을 수 없었다.

너무 길다. 그리고 빡빡하다.

하지만 대강의 내용은 파악했다.


‘······적어도 이 사람이 성실하고 진심이라는 건 알겠네.’


정훈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이 기회는 나쁘지 않다.

지금까지처럼 [적룡]의 자원을 빼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아니 아주 좋지만, 이대로 계속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본래대로라면 문제가 없었지만 라이칸스로프와의 전투가 방송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빼돌리는 것도 눈에 띄지 않을 때나 가능한 것.

이제는 상당히 견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적룡]을 나올 때인가?

아니, 본래부터 적절할 때 [적룡]에서 빠져 나올 생각이었지만, 지금 빠져 나오는 건 아쉽다. 회귀하면서 자신이 쌓은 지식이 거의 다 쓸모없어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직은 독립에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쌓아둔 것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별도의 팀이라는 건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

하지만······.

정훈은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다음날 아침.

정훈은 아침이 되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네 권성완입니다.”


통화음 한번 만에 실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를 받았다.


“좋습니다. 같이 하죠.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어떤 조건입니까?”

“첫째, 제가 원하는 사람들로 조를 꾸릴 수 있게 해주세요. 물론 팀장은 제가 하겠습니다.”


우선은 지휘권이다. 이게 안 되면 차지환 조에 있을 때와 다를 게 없으니까.


“흐음······ 계속 말해봐요.”


수화기 너머로도 권실장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지 떠오른다.


“둘째, 던전 공략시 얻는 수익, 그러니까 재료와 아이템을 가치로 환산해서 삼할에 해당하는 금액을 길드에 납부하겠습니다. 하지만 그 외, 멤버 간 수익 배분권이나 아이템 배분권은 저에게 일임해주셨으면 합니다.”


권성완 실장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되물었다.


“박정훈씨, 그거 에이스급 팀 리더들도 가지고 있지 않은 권한이예요. 유례가 없어요. 그거 알고 하는 이야기에요?”

“네.”

“박정훈씨 본인이 리더라곤 해본 적이 없잖아요. 경력은 짐꾼뿐이고. 그것도 알죠? 그런데 리더 시켜달라는 거고.”

“네.”


알고 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정도 되지 않으면 할 가치가 없다. 박정훈은 묵묵히 대답을 기다렸다.

박정훈의 생각에 가능성은 반반이었다. 자신의 무리한 요구와 저쪽의 필요와 갈망, 그리고 열정.

다시 한참의 침묵.

그리자 권실장이 끙 하는 소리와 함께 대답했다.


“일단 말을 편하게 하겠습니다. 어째 같이 일하게 될 것 같으니까.”


그리고 이어지는 말.


“멤버 구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찬성할 수 있는데 나도 동의할 수 있는 멤버여야 해. 동의하겠어?”


동의한다.


“나머지도 말대로는 해주겠는데 일단 일년 만이야. 더해서 팀 내 수익 배분권은 팀 안에서 불만이 없어야 해. 팀 안에서 아이템이나 돈 관계 트러블이 있으면 바로 팀 해체할 거야. 지킬 수 있나?”

“지켜야죠.”

“좋아. 아, 그리고 삼할이 아니라 사할이야. 우리 부서가 위에 책잡히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어.”

“삼점 오할로 하죠.”

“······그래, 제길 삼점 오할.”


권성완 실장은 끙 하고 신음을 내뱉었다.


“에이구 내가 무슨 팔자가······ 그리고 전투보고서랑 안전관리보고서는 반드시 써야 해. 이건 당연한 거고 절대 양보 못해.”

“물론입니다.”

“······좋아 앞으로 잘 해보자구. 아니 제대로 한번 해보자.”


권실장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고난을 알면서도 희망을 가지는 목소리.

정훈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런 사람이 2년 후에 죽는다니. 안타깝네.’

7년 전, 권실장은 앞으로 2년 후에 사고사로 죽었던 바 있었다.

‘어떤 사고였더라? 뺑소니였나?’

당시의 정확한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 정훈은 권실장과 그리 접점이 없었으니까.

어쩌면 자신이 변화시킨 일들로 그의 미래도 변화하지 않을까?

잘 모르겠다.

문득 정실장과 권실장의 말다툼이 떠올랐다.


“그런데 정영길 실장님하고는 원래 사이가 안 좋으신가요?”

“아··· 그 녀석은 내 고등학교 동창인데 솔직히 말해서 진짜 사갈 같은 놈이야. 자네도 조심하는 게 좋아. 그 놈이 뭔가 시키려고 하면 무조건 나한테 말해. 절대 좋은 일일 수가 없으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말해봐. 말하는 거 보니 생각해둔 멤버가 있는 모양인데, 누구야?”


그 말에 정훈은 자신이 염두에 둔 멤버들을 떠올렸다.


“기존의 에이스팀에 소속된 멤버도 가능하죠?”

“······누구냐에 달렸지. 누군데?”


그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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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리자드 퀸 +1 19.01.30 1,429 40 10쪽
17 에이스팀 아닌데 에이스팀 같은 +1 19.01.29 1,477 46 13쪽
16 새로운 팀의 결성 +3 19.01.28 1,583 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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