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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F급 헌터 시간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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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1.11 14:55
최근연재일 :
2019.02.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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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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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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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교육의 시간

DUMMY

이 때 하필이면 날이 어두웠다.

그래서 임조성의 눈에 박정훈의 안색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침묵하고 있는 박정훈의 모습이 지쳐 쓰러지기 직전의 모습처럼 보였다.

자신의 스킬에 걸린 헌터들은 다들 그랬으니까.

한 시간만 지나도 말 한마디 제대로 하기 힘들어했으니까.

그래서 임조성의 다음 멘트는 이러했다.


“여기까지 와줄 필요는 없었는데······ 아마 이 선배님을 애타게 찾고 있었던 모양이지?”


역시 상대는 말이 없다. 뭔가 고민하고 있는 기색이었다.

이것 역시 임조성은 다르게 해석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지? 이러다 죽겠구나 싶지? 괜찮아. 그걸로 죽진 않으니까. 자칫하다 미쳐버릴 순 있어도 죽진 아. 다 확인해봤어. 어때, 안심되지 않아?”


크하하 웃는 임조성.


그런데 사실 임조성 팀의 E급 짐꾼인 윤수현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전혀 아픈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


그녀의 스킬은 [휴먼 라이트]. 라이트 계열의 스킬로 어둠 속에서 주변을 적외선처럼 볼 수 있는 스킬이다.

본래 SP가 충분할 때는 팀원들 전체에게 스킬의 혜택을 누리게 할 수 있지만 여기까지 오는데 남발하는 바람에 불가능.

그래도 자신에게 기본적으로 적용되는 패시브 효능이 있었다.

즉, 그녀는 밤눈이 밝았다.


그런 윤수현의 눈에 박정훈은 피로해보이지도, 두통을 앓고 있는 듯이 보이지도, 죽음의 공포에 떠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저 표정은······.


자신이 다니던 학교에는 체벌을 가하는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이 어떤 매로 때릴까 고민하는 그런 표정과 유사했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임조성에게 할 리가 없는 윤수현이었지만.


어쨌든 박정훈 팀이 나타나자 임조성의 팀원들도 한 곳에 모였다. 반대편에는 박정훈 팀이 대치.

팀과 팀이 대치하는 형태다.

물론 전력으로 밀린다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임조성.


그런 임조성에게 박정훈이 머리를 긁적이며 입을 열었다.


“고마운 건 오히려 이쪽인데······. 어떻게 찾아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이렇게 딱 만나다니 나름대로 인연이 있나봐. 그렇지 않습니까 선배님?”


이 때 임조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 [저주의 고동]에 당했을 텐데 생각보다 멀쩡하게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


‘태연한 척을 하는 건가? 멍청하긴.’


현재 임조성 팀에 붙은 관문관리사는 자리를 비운 상태다.

밤이 다가와서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보고하기 위해 다른 관문관리사를 만나러 간 것이다.

임조성은 눈치 볼 것도 없이 정훈을 짓누를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했다.


“한 가지 묻고 싶은데, 무슨 생각으로 그런 저주를 거신 거죠? 선.배.님?”

“아아 눈치는 챈 모양이네? 나쁘게는 생각하지 마. 이런 건 ‘관행’이니까.”

“관행?”


이 때 임조성의 곁에 있는 손희원이 끼어들었다.


“우리 자기는 너 같이 버릇없는 것들을 교육시키는 걸 좋아하거든.”

“그러니까······ 교육이었다?”

“하하하, 너 같은 하급이 잘난 체 기어오르는 꼴을 어떻게 봐? 땅벌레처럼 기어다녀도 모자라. 알아듣겠어? 신참은 잘 모르겠지만 원래 이런 건 주고 받으면서 이어져 내려오는 거야.”


임조성이 손희원의 말을 받으며 빙글빙글 웃었다.


“뭐 그런 거지. 아 맞다. 여기 나가면 언론이나 헌터 협회 쪽에 고발해야겠다거나 뭐 이런 식의 생각이라도 하고 있으면 맘 고쳐먹는 게 좋을 거야. 헌터가 무슨 일을 당하건 사회는 별로 관심이 없어. 잘나가는 헌터는 엄청 빨아주지만 약한 헌터는 오히려 경멸하고 하대하는 게 보통이거든.”


사슬낫을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한 임조성.


“네가 무슨 일을 당했건 아무도 관심이 없을 거라는데 내가 돈이라도 걸 수 있지. 뭐 죽기라도 하면 또 모르지만 그렇게는 안 해줄 테니까.”


그리고 임조성이 ‘교육’을 행사하기 위해 사슬낫을 던지려 할 때였다.


촤악~!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임조성의 허벅지를 [아라크네의 송곳니]가 관통했다.

피가 잔뜩 뿜어져 나온 후에야 임조성은 사태를 깨달았다.


“아아악!”


허벅지를 붙든 임조성이 바닥을 굴렀다.

어느새 옆에서 나타난 정훈이 임조성을 무섭게 노려봤다.


“그 교육······ 내가 시켜줘도 되겠지?”

“자기야!”


손희원이 임조성을 부축하려 들었다.


“저리 비켜!”


그러나 밀쳐버렸다.

하급 헌터한테 찔렸다고 여자에게 부축을 받는 건 임조성의 체면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주춤주춤 일어선 임조성이 사슬낫을 다시 붙들었다.


“하급 주제에!”


그러나 그 순간,

촤악~!

또 피가 뿜어져 나왔다. 이번엔 어깨였다.

‘이 녀석 뭐야! 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거야!’

비명을 참은 임조성은 목숨의 위기를 느꼈다. 그리고 체면을 따질 때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죽을 것 같다.


“손희원! 스킬을 써!”

“······알겠어!”


멍하니 있던 손희원이 바로 [인식저하]를 사용했다.

분명 눈 앞에 있던 이들이 스윽 하고 사라진다.

본래 이 스킬은 숲 같은 곳에서 상대로부터 도주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대낮이라면 이렇게 투명화라도 되는 듯 쉽게 쓸 수는 없었다.

지금은 밤이라서 몸이 어느 정도 어둠에 가려져 있어 작동한 것.


임조성을 인식할 수 없게 된 정훈이 냉정하게 주위를 둘러봤다.

게이트에 입장했을 때 임조성 팀이 너무나 빨리 사라진 것에 의문을 품었던 정훈이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이제 여유를 찾은 임조성은 정훈의 주위를 천천히 돌면서 사슬낫을 던질 기회를 살폈다. 이제 임조성도 정훈이 스킬의 영향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벗어난 거야!’

던전에 스킬을 해주할 수 있는 술사라도 있었던가?

어디 상급 머맨 주술사라도 있었나?


‘그래도 한 번 더 [저주의 고동]을 쓰면 승산이 있다······.’


그렇게 판단한 임조성.

그러나 사슬낫이 도달하는 찰나에 또 다시 사라진 정훈.


“꺄아악!”


곧바로 손희원의 비명이 들렸다. 임조성이 고개를 돌렸다.

손희원은 피가 흐르는 다리를 붙잡고 땅을 기고 있었다. 집중력이 흐트러져 하마터면 스킬이 깨질 뻔 했다.


“자기야! 이 녀석 뭔가 이상해! 어떻게 우리를 찾지?”

“젠장! 너희들 뭐하고 있어! 빨리 녀석을 찾아!”


촤악~ 촤악~

그러나 정훈에게 공격에 나선 C급과 D급이 각각 몸 여기저기를 꿰뚫려 쓰러지고 말았다.

분명 [인식저하]를 쓰고 있는데도 금세 베여버린 것이다.


“어이. 스킬. 풀어.”


분명 손희원에게 하는 말이었다.


“하급 새끼가! 닥쳐!”


손희원이 주저앉은 채 자신의 무기인 체인을 날렸다.

그러나 정훈이 다시 사라지고 손희원의 손등이 크게 베이고 만다.

대체 어떻게 공격을 당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으으으으······.”


이제는 울상이 돼버린 손희원에게 정훈이 다시 말을 걸었다.


“스킬 풀어. 내가 니들 어디 있는지 정말 모르는 줄 알아? 귀찮아서 풀라는 거지 못 잡아서 풀라는 게 아니야. 안 풀면 다음은 네 목이야. 죽거나 기절하거나 하면 어차피 풀릴 테지.”


살기를 담은 매서운 눈. 그 눈을 직시한 손희원은 몸이 얼어붙고 말았다.

저 말은 절대 허세가 아니었다.

더구나 자신은 이미 허벅지를 당해서 멀리 달아나지도 못한다.


“아,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제발 찌르지 마.”


손희원이 결국 [인식저하]를 풀었다.


“손희원! 뭐하는 거야!”

“······”


손희원은 겁에 질려 말이 없었다.

그 다음부터는 누가 뭐래도 정훈의 차례였다.

현재 ‘서 있는’ 것은 E급인 짐꾼 윤수현과 팀장 임조성 둘 뿐.

등급도 낮은 윤수현에게 뭔가 기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어딜 어떻게 베였는지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이어서 임조성에 대한 정훈의 ‘교육’이 시작되었다.

정훈은 임조성을 쉽게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저주 때문에 받은 고통에 포션으로 낭비한 돈을 생각하면 성이 풀리기엔 아직 멀었다.

그리고 더해서.

‘너 때문에 성아씨한테 혼났잖아!’


촤악~! 촤악~! 촤악~!


“그만······.”

정훈은 멈추지 않았다. 요리사가 고기를 오븐에 넣기 전에 칼집을 넣듯 꼼꼼하게 칼질을 한다.


촤악~! 촤악~! 촤악~!


“그만! 내가 잘못 했어······.”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촤악~! 촤악~! 촤악~!


너무 많이 베여버린 임조성의 오른팔은 아예 절단되듯이 되어버렸다. 살점 몇 덩이만으로 겨우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으으으! 내가 잘못했다고! 미안해! 아니,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봐주세요!.”


고통을 참지 못해 흐느끼는 임조성.

끝내 무릎을 꿇은 임조성이 머리를 땅에 박았다.

정훈이 그런 임조성을 벌레 보듯 내려다봤다.

쇼크로 덜덜 떨고 있는 임조성은 더 이상 싸울 상태가 아니었다. 그만한 공격을 받고도 정신을 잃지 않는 건 ‘그래도 B급은 B급이네’라고 칭찬해줘야 하는 대목일까?


“그럼 이제 반성의 시간은 끝났고 보상의 시간이 왔네. 사죄를 한다면 마땅히 보상이 있어야겠지?”

“보, 보상?”


촤악~!


한 번 더 벴다.


“으! 아, 알겠습니다! 원하는 게 뭐예요?!”

“음. 그럼 우선 인벤토리부터 열어보실까?”


생각보다 가진 게 풍족한 인벤토리였다.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에 가진 게 없었으면 진짜 손해 볼 뻔했으니까.


“그럼 일단 내가 너 때문에 소모한 포션들을 기본으로 받아야겠지.”


저주에 걸려서 소모한 HP포션의 두 배는 받아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임조성이 보유하고 있는 HP포션은 정훈이 이번에 소모한 것의 절반 가량에 불과했다.


“B급 배낭이 뭐 이리 빈약해? 이러고서 팀원의 목숨을 챙길 수 있겠어?”


훈수까지 하는 박정훈.

임조성은 이를 악물고 있을 뿐 말이 없다.

본래 임조성 팀은 정면대결을 거의 하지 않기에 포션이 들 일이 별로 없다. 거기에 자신이 데리고 다니는 헌터들에게 포션을 지급하는 일도 별로 없다


“HP포션은 전부 다 긁을 수밖에 없고, 부족분은 SP포션이나 해독 포션으로 대체해서 가져가주지. 동의하지?”


여전히 말이 없는 임조성.


촤악~!

정훈이 임조성의 옆구리를 찔렀다.


“동작 봐라? 아직도 정신 못 차렸나?”

“으, 아, 알겠어······. 제발 그만 찔러······.”


그렇게 임조성이 가진 포션류를 탈탈 긁어낸 박정훈.

뭐 아쉽지만 일단 포션에 대한 손해배상은 이걸로 되었다고 해도 괜찮을 것이다. 물론 아직 끝이 아니지만.


“그럼 이제 정신적이고 신체적인 손해배상을 받아야지. 내가 그동안 소모한 심적인 에너지와 물리적인 고통에 대한 것 말이야. 그렇지?”


그러자 임조성이 가느다란 소리로 항의를 했다.


“그건 지금 나한테 한 짓으로 충분히······ 크윽!”


말이 끊어진 것은 정훈이 임조성의 상처입은 허벅지를 꾸욱 밟았기 때문이다.


“그건 니네가 이쪽을 공격한 것에 대한 정당방위고, 나에 대한 손해배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아 그리고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아져서 우리 팀원들이 받아야 했던 심적, 물리적 고통에 대한 배상도 해야겠지?”


씨익 웃은 정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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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한밤의 춤 (2) +4 19.02.19 857 23 13쪽
34 한밤의 춤 (1) +3 19.02.18 881 32 13쪽
» 교육의 시간 +4 19.02.16 961 34 11쪽
32 경찰은 왜 필요해요? 19.02.15 981 32 13쪽
31 해주 +2 19.02.14 967 37 13쪽
30 고대 머맨의 수룡 19.02.13 967 38 13쪽
29 돈이 줄줄 샌다 +2 19.02.12 1,019 38 13쪽
28 탑으로 가는 길 +3 19.02.11 1,098 38 11쪽
27 저주 +1 19.02.09 1,208 40 15쪽
26 연합던전 +2 19.02.08 1,224 39 13쪽
25 응? 양다리? +6 19.02.07 1,293 41 12쪽
24 D급이 되다 +2 19.02.06 1,320 42 13쪽
23 차지 대거 +2 19.02.05 1,320 40 12쪽
22 귀신의 광란 +1 19.02.04 1,403 48 13쪽
21 강해지는 것이 답 +1 19.02.02 1,444 40 11쪽
20 차지환 습격 +3 19.02.01 1,448 48 11쪽
19 리자드 퀸의 보안경 +1 19.01.31 1,404 43 10쪽
18 리자드 퀸 +1 19.01.30 1,429 40 10쪽
17 에이스팀 아닌데 에이스팀 같은 +1 19.01.29 1,477 46 13쪽
16 새로운 팀의 결성 +3 19.01.28 1,583 44 12쪽
15 권성완의 제안 +1 19.01.26 1,748 43 13쪽
14 필버그 공략 +1 19.01.25 1,722 4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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