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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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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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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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 공백인형, 론 우저 입성

DUMMY

헬 베스크다코의 뒤를 잡은 노바는 한 쪽 눈에 푸른 기운을 태우며 선의 청록검을 수직으로 그었다.


슈아아악!!!


청록검이 살짝 발광하더니 녹색의 검기가 날카롭게 뿜어져 나왔다.

맹렬한 기세로 쏘아진 검기는 대지에 직격되는 순간 깊숙이 파고들며 부자연스러운 협곡을 만들어냈다.


대규모의 균열을 발생시킨 거대한 힘에 의해 대지는 한동안 고통에 절규하듯 요란한 소음과 동시에 지진과 같은 울림을 전파하며 방금 전의 일격이 어느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는지 피부로 와 닿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록, 헬 베스크다코에게는 닿지 못했지만 한 쪽 눈에 푸른 기운을 집중시키고 있었기 때문에 근거리에서 그녀의 움직임을 짧게나마 포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회피하기까지의 경로는 제대로 쫓을 수 없었다.


처음 헬 베스크다코의 접근을 눈치 채지 못한 것은 역시나 착각이 아니었다.


노바의 허리춤에서 나풀거리고 있는 두 쌍의 반투명한 천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는 만큼 각각 차례대로 일정한 힘을 주입할 시 착용한 자가 원하는 대로 속도를 조절할 수가 있다.


그 외에도 다른 기능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능력은 공중을 뜰 수 있게 해주는 능력뿐이라 움직이기 위해서는 꾸준히 힘을 주입시켜야만 한다.


노바는 태생부터가 요정령의 자질을 지니고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에 요선을 사용하는 것에 있어 큰 어려움은 가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요선이 가진 힘을 완벽하게 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요선도 선의 청록검과 같이 노바에 한해서만 사용하는 것을 허락한 신기이기 때문이다.


비록 제한이 걸려있는 아이템이라 하여도 요선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냈을 시에는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의 고속 이동을 보일 수 있으며, 지금까지 이 능력하나만으로도 요선은 신기로써의 가치를 어느 정도 증명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요정들의 탐지 능력에는 벗어나지 못했다.

아무리 빨리 움직이고, 클로버의 이동술을 비슷하게 흉내 내도 푸른 기운을 태우고 있는 요정의 눈은 피해갈 수 없었던 것이다.


헬 베스크다코의 지근거리에서 검기를 날릴 당시 노바는 분명히 푸른 기운을 두르고 있는 상태였다.


공격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회피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으며, 선의 청록검의 검기는 막는다고 해서 막아지는 그런 무른 공격이 아니었다.


스피드에는 상당한 자신이 있어 보이긴 했지만 제대로 주시하고 있다면 놓칠 리 없다는 생각은 노바의 뒤에서 풍겨오는 마기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이게 절대적인 힘이라 불리는 요정령의 공격이구나, 다른 종족들이 경외하게 받아들일 만하네.”


노바는 자신의 뒤로 확실하게 존재감을 내뿜고 있는 마족의 기운에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요선을 펼쳤다.


“하지만 맞지 않는 공격이라면 절대적이란 말은 좀 과장이 심하지 않아?”


스피드는 요선보다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것도 노바의 탐지 능력을 초월할 정도의 압도적인 속력으로 짓눌러버렸다.


이걸 단순히 가공할 정도의 스피드라고는 치부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클로버의 이동술을 흉내 내고 있는 노바와 달리, 헬 베스크다코는 완벽히 재현해낸 수준이었으니까.


“요정령인 당신도 날 따라잡을 수는 없다. 그 말은 절대적인 힘이란 것도 새로운 내 힘에는 초월하지 못한다는 걸 증명 한 거네?”


노바가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펼쳐진 요선이 점점 분홍빛으로 진해져가기 시작했다.


“즐겁네, 내가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은.”


“그런 이유로 요정들을 유린한 거군요.”


“계획과 내 이상이 들어맞았으니 어쩔 수 없잖아~ 후훗 물론 계획이 아니었어도 요정령과 만나고 싶었으니 언젠간 벌어질 일이었겠지만.”


노바는 다시 자세를 잡고 청록검을 치켜세웠다.


“···새로운 힘이라고 하셨죠? 증명을 바란다면 상대해드리겠습니다.”


“어머, 설마 날 위해서 그렇게까지 말해주니 감동이네.”


“다행이네요.”


대화를 이어나가는 도중에도 요선은 점점 더 짙게 색을 발하기 시작했고 헬 베스크다코는 손에 쥔 쇠사슬을 천천히 풀기 시작했다.


---


“론 우저 도착이다! 빨리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요리 먹으러가자!”


“우롱토끼님!! 기다려주십시오!!!”


드디어 론 우저로 입성한 우리들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요리에, 대단한 환상을 품으며 달려 나가는 우롱이의 모습에 실소를 터트렸다.


하지만 처절하게 그녀를 부르는 클로버에 의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나는 클로버의 정체가 탄로 나지 않도록 잘 하지도 못하는 연기력으로 내가 외치는 것 마냥 행동을 취해보였다.


“클로버씨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조심하셔야죠.”


“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주의를 주는 세라에게 클로버는 날 향해 사죄를 날렸고 제이본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우리들을 바라보며 박장대소를 멈추지 않았다.


“일단 내가 우롱이 데려 올 테니까, 세라랑 제이본은 방을 잡아줘.”


주머니에서 금화를 꺼내 세라에게 건네주고 약속시간과 장소를 정한 뒤 걸음을 옮겼다.

클로버는 나와 함께 우롱이를 찾고 싶어 해서 같이 동행하기로 했고 쿠키는 입성하기 전부터 제이본에 의해 붙잡혀있는 상태라 그대로 여관행이었다.


“축제의 도시에서도 그렇고, 주머니에 돈도 한 푼 없는 녀석이 왜 이렇게 흥분하는 거야.”


“우롱이는 애기였을 때부터 그랬으니까요.”


내 어깨 위에서 추억을 회상하기 시작한 건지 클로버는 눈을 감은 모습이었다.


“클로버는 요정이 되기 전에는 어떤 사람···아니, 수인족이었어?.”


“저 말씀이신가요? 쑥스럽습니다.”


“그러지 말고 얘기 좀 해줘.”


“그, 그보다, 우롱이를···!!”


툭!!


클로버를 간질이다 그만,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히고 말았다.

그 반동으로 어깨 위에 있던 클로버가 떨어졌지만 곧바로 받아낸 나는 사과를 건네기 위해 상대를 바라보았다.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


“괜찮아요, 그보다 귀엽게 생긴 토끼네요. 클로버 문양이 새겨진 검은 토끼는 처음 봤어요.”


나와 부딪힌 자는 여성이었고 상당히 값이 나갈법한 로브를 착용하고 있었다.

맞춤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몸의 윤곽이 드러나는 차림이었는데 후드에 의해 가려진터라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얼핏 비치는 이목구비만으로도 상당한 미모의 여성임이 틀림없었다.


여성은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었던 모양인지 허리를 숙여 내 손에 들린 클로버를 쓰다듬으며 관찰하기 시작했다.


“···귀여운 토끼네요. 이름이 뭐에요?”


“클로버예요.”


“···낯선 손길에는 경계하니 쓰다듬는 건 그만둬야겠어요.”


여성이 웃음을 머금으며 내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선지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검은 로브와 후드에 의해서 모습을 감추고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확인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은발의 머리카락이 참 예쁘세요, 제 컬렉션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외모를 가지셨네요.”


“커, 컬렉션이요?”


“예, 인형을 만드는 게 제 취미거든요. 아, 저도 모르게 그만, 죄송해요. 예술에 대해서는 혼을 담아낼 정도로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어서요.”


“인형을 만드시는 분이셨구나, 한 번 보고 싶네요.”


여성은 남 들 앞에 보일만큼 대단하지 못하다며 손사래를 쳐보였고 쑥스러운 듯 나와 클로버에게 인사를 건네 보였다.


“네이리나라고 해요.”


“칼입니다.”


이름과 악수를 주고받은 뒤, 짧은 대화를 잠시 이어나가다가 클로버의 상태가 어딘가 좋지 않은 탓에 찾고 있는 일행이 있어 이만 가봐야겠다고 전하고 나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


네이리나라는 여성과 마주한 순간부터 클로버가 심각할 정도로 말이나 행동을 자제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마치 나무를 깎아 만든 토끼 조각상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왜 그래?”


“···칼님, 저 네이리나라는 자는 인간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이 아니면 다른 종족이라는 거야?”


힘겹게 입을 땐 클로버는 눈이 절반은 감겨있는 상태였다.

뭔가 필사적으로 졸음을 참아내고 있는 눈치였다.


“···희미하지만 마기의 잔재가 겉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분명 마족이 틀림없습니다.”


“저 여자가 마족이라···”


클로버의 말에 황급히 여성이 가던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거리는 인파로 넘쳐흐르고 있는 상태였기에 찾을 수 없었다.


“···마족이 중간계에 있다는 것은 뭔가 일을 꾸미고 있다는 것이겠죠. 아무래도 좋지 못한 예감이 듭니다.”


“클로버가 그렇게 말하면 무시하고 넘어갈 만한 이야기는 아니지, 자세한 이야기는 모두와 모였을 때 하는 걸로 하고 일단 서둘러서 우롱이를 찾자.”


“···알겠습니다.”


일단 클로버가 점점 잠에서 못이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자라고 일러두었고, 나는 잠든 클로버를 손에 들고 우여곡절 끝에 식당에서 깽판을 치고 있는 우롱이를 찾을 수 있었는데, 하도 생떼를 부리는 탓에 길거리 음식으로 입을 틀어막아서야 약속 장소로 향할 수 있었다.


---


“말 그대로 낙원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도시네요, 제이본씨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카말린이 생각하는 낙원은 이런 절경이 어우러진 평화의 도시는 아니라 생각하는데.”


제이본의 대답에 세라의 미간이 좁혀지기 시작했다.


“제이본씨도 참! 기껏 론 우저에 왔는데.”


“세라의 말대로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즐겨보는 게 어때?”


우롱이를 데리고 약속 장소에 도착한 나를 세라와 제이본이 반겨주었다.


낙원이라 불리는 론 우저는 마치 어느 땀 음료의 광고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런 평화로움을 자아내고 있는 도시의 모습이었다.


거대한 바다를 등지고 세워진 도시답게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었고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각양각색의 길드와 공방들이 들어서 있으며 드워프들과는 교류의 장으로도 쓰이는 만큼 공업과 상업적인 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잡고 있었다.


게다가 유일하게 드워프들이 가게를 열고 운영을 하고 있는 도시이기에 경비 또한 다른 도시와는 비교를 불허할 만큼 삼엄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런 도시의 안에 마족이 활개하고 있고.’


내 정체에 대해서 알고 접근을 시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얼굴을 가렸음에도 왠지 꿰뚫어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엘프의 영역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목각인형들이 대거 출현했던 적도 있었다.

그 인형들에서는 마기의 잔재를 확인 할 수 있었고, 분명 연관성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에 세라와 우롱이에게 클로버와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제이본은 중간부터 우리와 합류한 터라 이해가지 않는 이야기임에도 듣는 내내 신경 쓰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무무가 말한 물건의 정체는 진짜 마창 이벨져일지도 몰라.”


“사실이라면 이곳에 마족이 있다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죠, 그렇다면 이미 그들의 손에 넘어간 것은 아닐 까요?”


광장의 한 가운데서 진지하게 대화를 주고받고 있던 나와 세라의 틈을 파고들며 우롱이가 기운이 빠진 얼굴을 한 채 말했다.


“고민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일단 모험가 등록을 한 뒤에 바로 확인해보면 되니까 일단 밥부터 먹자.”


“···입가에 묻은 소스나 닦고 말하라고.”


제이본의 말에 우롱이가 황급히 입가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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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15. 여정의 시작, 다시 론 우저로 19.04.02 92 1 13쪽
71 14. 무린, 뿌리 19.04.01 107 1 12쪽
70 14. 무린, 백하단의 그림자 19.03.30 104 1 12쪽
69 14. 무린, 신기 갈루 제 2 단 : 요격모드 19.03.29 100 1 11쪽
68 14. 무린, 신기 갈루 제 1 단 : 포격모드 19.03.28 115 1 12쪽
67 14. 무린, 폭풍전야 19.03.27 112 1 11쪽
66 14. 무린, 태양을 갉아먹는 자 천체 사로스 여왕 19.03.26 110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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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3) 19.03.23 124 1 11쪽
63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2) 19.03.22 131 1 11쪽
62 13. 강해져야 할 때, 신경사슬 19.03.21 133 2 12쪽
61 13. 강해져야 할 때,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19.03.20 14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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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12. 백설십장, 조율의 공간에서의 격전 19.03.16 12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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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11. 공백인형, 죽음을 거부시키는 조건 19.03.11 130 1 12쪽
52 11. 공백인형, 조사 19.03.09 134 1 12쪽
51 11. 공백인형, 몰락 귀족가의 저택 19.03.08 157 1 12쪽
» 11. 공백인형, 론 우저 입성 19.03.07 172 1 12쪽
49 11. 공백인형, 요정령 노바 19.03.06 16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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